책리뷰

제국의 탄생(War and Peace and War) 1 - 아사비야가 제국을 만든다

네그나 2012. 2. 2. 23:32

제국의 탄생 (War and Peace and War)
제국은 어떻게 태어나고 지배하며 몰락하는가?
피터 터친 / (Peter Turchin)



제국이라는 말을 들으면 어디가 생각나세요? 아무래도 제국으로 가장 유명했던 로마를 떠올릴 테고, 아시아를 정복했던 몽고제국, 이슬람 제국, 한 때 세계의 1/4를 지배한 대영제국, 그리고 현재 정치 경제적으로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미국 역시 제국입니다. 미국을 제국이라고 칭하면 깜짝 놀라면서 아니라고 하는 사람과, '그래 맞아'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부시시절 네오콘 인사중 한 명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미국은 역사상 가장 관대한 제국이다."



제국의 탄생(War and Peace and War)은 역사상의 제국들이 어떻게 탄생해서 세계를 지배했고 무엇 때문에 멸망에 이르게 되었는지 탐구한 책입니다. 어떤 민족들은 처음에는 작고 보잘 것 없었지만 막강한 제국을 건설했는데, 어떤 민족들은 그러지 못했습니다. 또 제국을 건설하는데 성공하고도 시간이 지나면 어김없이 제국이 붕괴되어 버렸습니다. 저자인 피터 터친 코네티컷대 교수는 생태학,진화생물학과, 수학과의 조교수 입니다. 다양한 이력답게 이 책도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합니다.



제국







우리와 그들은 다르다.



제국이 되기 위한 중요한 요건 중 하나로 민족성을 들고 있습니다. 민족성은 문화의 어떤 측면을 이용해서 집단 내부 결속을 다지고 다른 집단과의 차별화를 이루어내는 효과를 가져 옵니다.



예를 그리스 사람들은 자신들과 야만의 경계를 그었고, 그리스인에게 야만인이란 그리스어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민족의 경계를 그을 때 언어와 방언, 종교와 형태, 인종, 복식, 행동양태, 머리 모양, 장식, 문신 등 민족을 상징하는 것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많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와 그들을 가르는 것입니다.



사람들의 무리 지을 때, 많은 민족을 합쳐서 가장 넓게 무리 지은 것을 문명이라고 합니다. 저자는 그런 존재를 민족을 넘어선 공동체란 뜻으로 초민족 공동체 라고 표현합니다. 초민족 공동체는 서양 문명과 이슬람 문명, 중국 문명, 켈트족과 터키-몽골계 유목민 같은 광범위한 문화 집단도 들어갑니다. 문화적 차이는 서로 다른 초민족 공동체에
속한 사람들 사이에서 가장 크게 나타납니다. 이들 사이에서 갈등이 일어납니다.



제국이 되기 위해서는 민족집단이 계속 커져야 합니다.  집단 구성원들 사이에서 서로 통합되어야 지배도 가능합니다. 집단 내부가 협력을 해야 다른 집단의 위협에 맞서 싸울 수 있고, 전쟁과 같은 극단적 형태도 마찬가지입니다.
협력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가? 저자가 책 전반에 걸쳐서 강조하고 있는 힘인데 그것은 바로 아사비야입니다.





아사비야(asabiya)는 무엇인가?



아사비야는 14세기 아라비아 사상가 이븐 할둔이 제시한 개념으로 사회 집단이 집단적으로 일치할 수 일치된
행동을 할 수 있는 역량
을 말합니다. 쉽게 표현하자면 협력하는 집단이 제국을 건설한다는 말입니다. 협력하는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집단 구성원 간의 협력은 생각처럼 쉽게 이루어지지 않습니다.설사 협력한다고 하더라도 다시 분열되기 쉬움을 역사적인 사례를 들어서 보여 줍니다. 야샤비야 고정된 상태가 아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증가할 수도 있고
감소할 수도 있습니다.




제국이 영토를 확장하고 자신을 외부적과 내부의 적에게 지킬 능력을 얻는 것은 그들의 아사비야에 의해서 결정이 난다고 주장합니다. 수준 높은 아사비야가 있는 집단만이 큰 제국을 건설할 수 있습니다. 아사비야를 얻느냐 못 얻느냐가 관건입니다.




아사비야의 수준이 높은 집단은 초민족 공동체에서 생깁니다. 초민족 공동체 변경은 우리와 그들을 가르기 쉬운 지역입니다. 이슬람과 기독과, 서양과 동양, 아메리카 원주민과 백인 이주자들 처럼 뚜렷이 문화적으로 뚜렷이 구분되는 단층선 지역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협력하도록 만듭니다.




왜 자발적으로 협력을 하는가 하면, 변경에 사는 사람들은 외부의 침략으로 생존을 위협받기 때문입니다. 단층선
변경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외세의 잦은 침략에 시달리게 되면, 본능적으로 협력하는 것 만이 살아남기 위한 방법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지위가 높든 낮든 모든 사람들인 힘을 합쳐 노력을 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변경에서 탄생한 집단은 수준 높은 아사비야 상태에 도달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를 보면, 외부의 위협은 사람들을 어떻게 단합시키는지 알 수 있습니다. 얼굴을 칠을 하고, 붉은 피부의 이교도처럼 누가 보더라도 외계인 같은 사람과 마주쳤을 때, 유럽이주자들은 서로 다른 나라에 왔어도 자기들이 친족이라고 느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인디언들은 이주민들을 죽였고, 이주민들 역시 인디언을 죽였습니다. 사방이 불안전한 상태에서 이주민들은 협력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옛날에 유럽에서 아일랜드 사람들인 잉글랜드 사람을 미워하고, 프랑스 사람들이 독일 사람들과 싸웠지만, 신세계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협력을 해서 인디언과 싸웠습니다. 그리고 같은 편이라는 느낌을 공유한 결과 그들은 후손들은 빠르게 공동의 미국문화와 언어에 동화되었습니다.



제국하면 단번에 생각나는 로마는, 갈리아(켈트족)과의 전쟁으로 생존이 위협받았습니다. 로마가 제국이 되었던 것은 변경의 타자, 우리와 다른 그들이 있었습니다. 갈리아가 있었기에 내부갈등을 접어두고 서로 협력하기 시작했습니다.




전쟁에서 승리역시 적보다 아사비야가 높을 때 옵니다. 집단은 결속력이 강한 민족은 전투에서 많이 질 수 있었도
결국에는 승리합니다. 한비발과 로마의 전쟁이 그 예로, 한비발이 로마를 계속해서 박살내었지만 로마사람들은 한니발을 박살내고 마침내 전쟁에서 승리할 때 까지 로마 인구의 1/3을 잃었습니다.






로마의 수준높은 아사비야



로마의 종교는 근면, 규율, 의무, 성실, 용기, 미덕을 칭송했습니다. 종교는 사람들을 하나로 결합시켰고 초기 로마
사회의 수준 높은 아사비야를 낳았습니다. 로마인들은 그들이 정복한 사람들 보다 신체적으로 기술적으로 유리하지 않았습니다.



평균적인 로마인들은 평균적인 갈리아인들보다 작고 약했습니다. 일대일로 대결을 한다면 로마인이 질 가능성이
높았을 겁니다. 하지만 로마인 100명은 갈리아인 100명에도 대항할 수 있었고 로마인 1만명은 자기들 보다 몇 배나 많은 갈리아군도 쉽게 물리쳤습니다.





이상하게 로마는 초기 전투에서 지고 결국 전쟁에서 이기는 순서를 보입니다. 로마 역사가 티투스 리비우스는 “어찌 된 일인지 우리는 모든 큰 전쟁에서 져도 결국 이기는 운명을 타고 났다”고 적었습니다. 로마인은 첫 번째 전쟁에서 져도 몇 번이나 다시 시도해서 이길 때 까지 싸웠습니다.




로마인들을 서로 협력했던 이유는 사회적인 불평등이 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초기 로마의 원로원에 있는 귀족들도 검소한 생활을 해 시민과 구분되지 않았습니다. 로마공화정 초기 최상류층 1%의 재산은 많아야 평균 로마 시민의 20배 정도로서 빈부 격차가 거의 없다시피 했습니다.  과시적 소비를 위한 사치품도 거의 수입되지 않았습니다.




귀족들은 로마를 지키기 위해 앞장서서 전쟁에 나갔습니다. 로마의 숙적이자 가장 위대한 장군인 카르타고의 한니발은 수만 명의 군인과 37 마리의 코끼리를 이끌고 알프스산을 넘어 로마를 공격했습니다. 칸나이 전투에서 한니발에 맞서 싸우다가 로마 원로원 의원 1/3이 죽어나갔지만 로마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일반적으로 로마 귀족들이 전투에서 평민을 이끌었고 가장 먼저 죽었습니다. 사회지도층인 귀족들의 희생이 로마군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고 하나로 뭉치게 만들었습니다.




로마가 제국이 된 이유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즉 가진 자들이 공동체를 위해서 피를 아끼지 않았기에 가능했습니다.
이기적이었던 후기 엘리트들과 달리 공화정 초기의 귀족들은 공동의 이익을 위해서 재산 역시 아끼지 않았습니다.
부유층은 세금을 더 낼 필요가 있을 때도 가장 먼저 자발적으로 행동했습니다.




지도자들이 계급 뒤에 숨지 않고 공동부담 해야 할 것에서 자기들 몫을 기꺼이 부담할 때, 보통사람들도 규정을 어기지 않고 협조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즉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야 합니다.로마 공화정 초기와 중기 귀족과 평민이 사이 좋게 공존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때문이었습니다.




로마가 제국인 된 이유는 단층선 변경, 갈리아 위협에 대항하기 위해서 협력했고, 수준 높은 아사비야를 이룩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제국의 탄생'에서는 제국의 되기 위한 조건이 한 사람의 몫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위대한 지도자, 넓은 영토, 강한 군사력, 엄청난 부가 있으면 유리하겠지만 이것 으로 인해 저절로 제국이 되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제국은 특정인물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수 많은 개인의 합인 집단이 협력해 가면서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현재의 제국인 미국 역시 미국대통령만이 이끌어 나가는 것은 아니겠죠. 미국은 특정인물, 특정기업이 이끌어 나가는것이 아니라 미국이라는 시스템이 만들어 갑니다. 아사비야가 높게 유지되는 시스템입니다. 미국이 패권을 잃게 되는 날은 아사비야가 사라지게 되는 때이겠죠.




이와 같은 사례를 보면 국가지도층에 어떤 사람들이 올라가야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지도층은 기꺼이 희생하겠다는 자세가 되어 있는 사람이 올라가야 합니다. 합리적인 사고를 하고 이기적인 목적을 가진 사람이 지도층이 되면 부패가 만연하고 질서가 흔들립니다.



우리나라에서 병역문제가 그렇습니다.  군대에 간다는 것은 개인의 관점으로 볼 때 낭비입니다. 가장 합리적인 선택은 부정한 방법으로 군대를 면제 받는 것입니다.  군대에 가지 않는다면 그 시간동안 돈을 벌 수 있습니다.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군데에 가게 됨으로써 가장 큰 위험은 목숨을 잃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개인에게 손해인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면 우리나라 지도층은 어떤 행동을 할까? 지도층은 행동을 보면 개인에게 합리적인 선택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들은 지도층의 될자격이 없다는 말입니다.



제국의 탄생(War and Peace and War) 2 - 외계인이 지구를 침공하게 되면?
제국의 탄생(War and Peace and War) 3 - 불평등과 빈부격차가 몰락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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