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주택청약 신청을 하고 나서

네그나 2011. 3. 29. 23:47






주택청약신청 때문에 은행에 갔습니다. 은행에 들어서자 마자 인파 때문에 놀랐습니다.
번호표를 뽑아보니 대기인수가 70명이 넘어갑니다. 눈치를 살펴보니 모두 주택청약신청 때문인 것 같았습니다.
나이대는 애를 데리고 온 사람 부터 지긋한 할아버지까지 다양했습니다.



'이 사람들이 다 청약신청을 하는 모양이군.' 다른 지점으로 가볼까 하다가 '여기만 이런것도 아닐텐데..' 생각이
들어서 기다렸습니다. 사람이 줄어들 조짐이 보이지 않아서 답답해 하던 차에, 직원에게 물었습니다.  직원인지 경비인지 모르겠는데, 허리춤에 가스총이 보이더군요.( 가스총인지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실탄을 쓰는 총이지 않겠죠. ^-^;) 특이한 점이 여자였습니다.



'계좌 개설할려고 하는데 계속 기다려야 합니까?' 고 물으니 사람이 많아서 어쩔 수 없다고 합니다.
대신에 신청서를 먼저 작성 하라면서 신청서를 주었습니다. 신청서를 작성을 다 하고 주위를 둘러보는데, 차장직함을
가진 직원이 (언뜻 보기에도 40내외 보이는) 사람이 계좌개설을 하고 있었습니다.



은행을 잘 몰라서 그러는데, 바쁘면 차장도 계좌개설 업무를 하는 모양이죠. 일손이 모잘라서 어쩔 수 없겠지만
속으로는 '바쁘면 차장도 저런 일을 해야 하는구나' 싶었습니다. 기다리는 중에 그 여직원이 저를 데리고 VIP룸으로 데려다 주었습니다.  바쁘니까 직원들이 직함이나 장소를 가리지 않고 업무를 처리합니다.




이게 한국의 장점입니다. 융통성이 있다는 거 말입니다.  한국은 영업시간이 끝나도 매장에 사람이 있으면 업무를
처리해 주죠. 외국은 그렇지 않다고 하더군요. 사람이 있어도 업무시간이 지나면 내일 다시 오라고 한다는 겁니다.
규칙대로 하는 거긴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이러면 융통성이 없다는 소리 듣겠죠.

이와 대조를 이루는게 일본입니다. 일본의 매뉴얼 사회. 시스템 사회라고 불리는데요. 이 시스템이 사회가 안정되
었을 때는 큰 힘을 발휘하는데 돌발적인 상황에 취약합니다.




지진으로 일본사회의 관료주의 끝을 보았습니다.  구호물자가 충분히 있음에도 어떻게 보급하는지 회의 때문에 늦어지는 어이없는 광경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어찌나 답답해 보였으면 미군들이 구호물자를 일본과 협의 없이 그냥 내리고 갔습니다.  '무거워서 내리고 갔다'는 핑계를 대면서요.




한국이라면 어떻게 했을까요? 순신간에 했을 겁니다. 위의 지시를 기다려줄 정도로 느긋하지 않고, 한국 특유의
'빨리빨리'정신이 발동해서 순식간에 보급했을 겁니다. 밤을 세워서라도 다 해버렸을 겁니다. 광고관련 책에서
읽은 건데 외국인들이 한국회사가 광고 만드는 거 보면 놀란다고 합니다. 몇일 혹은 일주일 만에 뚝딱 만들어
버리니까요.




계좌개설을 하면서 주변을 보는데요. 직원이 컴퓨터를 사용해서 계좌개설 업무를 합니다. 그걸 보면서 PC는
계속 존재할거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요즘 태블렛 열풍이 워낙 거세서 PC가 사라진다는 말도 나오지만 수긍할
수 있는 주장은 아닙니다. 이건 나중에 써보겠습니다. 지금 글이 길어지고 있네요. ^-^;




직원이 인터넷으로 청약신청을 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던데 인터넷이 바꾸어 놓은게 청약신청이군요. 컴퓨터를
하지 못한다면 직접 은행에 와서 신청을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합니다. 그러고 보니 젊은 사람은 거의 안보였던
것 같습니다. 다 인터넷으로 신청을 하겠죠.




계좌개설을 마치고 저를 배려해준 직원에게 인사를 할려고 했는데 바빠서 정신이 없어 보였습니다. 그 직원
하루종일 정신 없이 일했을겁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를.. ^-^;




인터넷으로(정확하게는 인터넷 뱅킹으로) 주택청약 신청을 했는데요. 아직까지 공급보다 수요가 많으니 청약을
하는거죠. 강준만의 '전화의 역사' 라는 책을 보면 옛날에는 전화도 청약신청을 했습니다. 수요보다 공급이 절대
부족해서 생긴 현상이었죠. 전화개통이 특권이었고, 부의 상징이었습니다. 개통을 위해서 권력자에게 줄대는일도
있었습니다.



전화는 신분의 상징 이었으나 이제는 전화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기술이 발전하고 가격이 저렴해지면서 모두가 전화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모두가 무언가를 가지거나 소유하게 되면 세상이 변하죠. 그 이전 과는 다른 세상이 됩니다.
전화망 구축을 위한 대규머의 인프라 조성을 해야 하지만 전화는 주택보다는 공급하기가 쉽죠. 공산품이라서 기술
발전으로 인해 가격이 떨어집니다.




주택은 공산품 처럼 빠른 공급이 되지 않는다는 게 문제죠. 주택뿐만 아니라 교통, 에너지, 수도, 교육, 문화, 환경
같은 제반시설 같이 구축되어야 합니다. 주택공급은 일각에서는 모지라다가 하고 다른쪽에서는 포화라고 하기도 합니다. 부동산 폭락을 주장하는 사람도 있고, 폭락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제 생각은 지금 상황이 정상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옛날 처럼 계속 올라갈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폭락이 일어나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도 장기적으로는 하락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은 인정을 합니다. 가장 큰 변화는 인구감소 입니다.
주택을 구매할 수 있는 수가 줄어들고 있습니다.가격상승에 비해서 소득향상이 일어나지 않는점도 크고요.




주택가격이 폭락을 하든 하락을 하든 이게 우리시대에 한 번은 일어날 일로 보입니다. 우리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IMF 시련을 격었다면 우리는 부동산으로 문제를 겪게 될겁니다. 그게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요.  청약신청을
하고 든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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