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TV

우리들의 일그러진 쇼 '나는 가수다'

네그나 2011. 3. 2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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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화제를 몰고 다니는 나는 가수다.가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나는 가수다>는 가수들이 500명의 청중앞에서 공연을 한 뒤,  관객들의 평가에 따라서 탈락자가 결정되는 프로그램입니다. 20일날 드디어 첫 공연을 하고 최초의 탈락자를 가리는 무대였습니다.






1위는 예상치 못하게 윤도현이 차지했습니다.
윤도현은 무대 퍼포먼스도 그렇고, 준비를 많이 해온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공연에서 가장 좋았습니다.
1위 발표 후, 드디어 탈락자인 7위 발표. 이 순간은 저도 긴장이 되었습니다.  더불어서 '조금 잔인한데. 역시 이렇게
탈락자를 가리는 포맷은 그렇나?' 생각도 들었습니다. 7위는 김건모. 의외라고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놀랍지는 않았습니다.방송을 보니 탈락자는 박정현과 김건모 둘 중 하나가 될거라고 생각을 했거든요.





7위가 김건모라는 사실보다는 그 뒤에 나온 행동이 보는 사람을 하여금 어이없게 만들었습니다. 김건모의 탈락을
본 이소라는 메인MC라는 위치를 망각하고 방송을 중단하고, 김제동이 다시 한번 기회를 줄 수 없겠냐고 물었죠.
더 어이 없는 것은 PD라는 사람 역시 본분을 망각하고 회의를 합니다. 그러면서 기존의 규칙을 어기고, 김건모에게 재도전의 기회를 주었고, 김건모는 고민 끝에 수락하는 걸로 끝내죠.  후폭풍을 우려했는지 포장을 해줄려고 애쓰더군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겠다는 꼴이죠.




촌극에 어이가 없어서 TV를 껐습니다. 내가 이 장면 볼려고  일요일 오후, TV앞에서 기다린것인가 싶었습니다.
예상대로 방송 후 인터넷의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어떻게 이럴수가 있냐? 제작진이 제정신이냐?는 반응이었죠.




< 나는 가수다 > 처음부터 서바이벌을 표방한 프로그램입니다.
누군가 한 명은 떨어져야 합니다. 모두가 동의를 한 상태에서 출연했고 탈락에 대한 위험감수를 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가장 연장자인 가수가 떨어지자 급조한 룰을 만들어 버립니다.




규칙을 바꾸자 이제는 탈락이 중요한게 아니라는 뻔뻔한 변명을 합니다. 그동안 누가 탈락을 할지 바람을 잡았으면
서도 태연히 그런말을 합니다. 가장 짜증나는게 이 녹화방송으로 결과를 이미 알고 있었으면서 누군가 한명이 떨어질거라는 분위기를 잡은 거죠. 시청자에게 사기를 친거고 우롱을 한 겁니다.






한국사회의 일그러진 면을 보여준 나는 가수다.



나는 가수다는 한국 사회의 일그러진 면을 잘보였주었습니다.
한국사회에 만연한 서열주의, 기득권, 패거리문화, 공정사회를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만약 김건모가 아닌 정엽이 7위가 되었더고 같은 반응이 나왔을까요?
담담하게 받아들였을 겁니다. 충격을 받았겠지만 자신이 부족했다고 느끼고 물러났겠죠.  또 후배라서 불복할 분위기도 아닙니다. 어딜 감히 선배앞에서 결과에 불복하겠습니까?



하지만 김건모의 탈락에 대한 반응은 김건모나 다른 가수들의 반응이 정엽 때와는 틀렸습니다.
'국민가수라서 탈락할 수 없다.' '가장 연장자인 가수가 탈락하는 것은 안된다'는 분위를 만들어 버렸습니다. 



무거운 분위기를 수습하기 위해서 김건모에게 재도전의 기회를 주었지만 그곳 모두가 동의를 했을까요?
분명히 재도전에 동의를 하지 않은 가수나 개그맨도 있었을 겁니다. 다만 예상보다 무거운 분위기에 말을 못했을 뿐이겠죠. '안타깝지만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도 있었겠죠.




하지만 선배가수에게 이런 말을 할 수 없죠. 자신들의 권리인데도 선배, 후배라는 위치 때문에 할 수 없는 말입니다. 이런 말을 했다면 대번에 '싸가지 없는 놈' '예의도 없는 놈이군, 감히 선배 앞에서' 이런 말이나 들었을 겁니다.
인터넷에서 '나는 선배다'라는 풍자도 돌아다닙니다. 한국에서 선배라는 위치가 신성불가침임을 보여주는 거죠.



개인주의 기반의 미국 이라면 어림도 없는 일이었을 겁니다.
미국에 사는 구성원들이 자기 주장이 강한 이유는 다인종 사회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처럼 눈치껏 챙겨주는 분위기가 아니죠. 그렇게 한다면 인종차별이나 성차별 문제로 불거질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이런 상황이 일어났다면
분명 후배 뻘 되는 가수가 이런 말을 했을 겁니다.



"안타깝지만 규칙은 지켜져야 합니다. 재도전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제작진은 김건모를 구하기 위해서 규칙을 바꾸어 버렸습니다. 그 이면에는 동료들의 떼쓰기가 있었죠.
이걸 보면서 생각이 난게 경제사범들의 사면입니다. '국민가수를 살려야 한다'는 행동은 '재벌 총수를 구해야 한다'는 재계의 반응과 완전히 같습니다.




논리도 비슷합니다. 국민가수의 위신과 체면을 살려주기 위해서 규칙을 변경해야 한다는 것은 재벌 총수가 그 동안 국가경제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크니 사면해야 한다는 것과 완전히 같습니다. 그들의 끼리 끼리 뭉치는 패거리 습성이 뉴스가 아니라 예능프로그램에서 재현되고 있습니다. '나 같은 사람은 감옥가면 안돼. 나 같은 사람은 탈락되서는 안돼'. 완전히 같죠.



이런 촌극을 정치,경제 뉴스가 아닌 예능프로에서 볼줄은 몰랐습니다. 그것도 한국사회의 치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면서요. 누군가 이건을 풍자영화로 만들어 보아도 괜찮을 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논문을 써보든지요.
예능프로를 보면서 일그러진 면을 보다니 참 씁쓸할 따름입니다.




우리사회에 ' 원칙은 지켜야 된다' 라고 말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나는 가수다를 보면서 우리사회에서 원칙을 지켜 나가기가 얼마나 힘든지 다시 느낍니다.
모두가 원칙을 지켜야 된다고 말을 하지만 자기가 원칙을 지켜야 할 때가 되면 예외로 둡니다. 그래서 외교부 장관은 딸을 특채하기 위해서 규칙을 바꾸고, 저축은행주는 원칙을 어기고 편법으로 자식에게 대출을 해줍니다. 재벌 들이
편법을 일쌈는 것은 다반사다라 예를 들필요도 없습니다. 그들 말을 들어보면 늘 그럴듯한 핑계를 대고 그걸 지원해 주는 기득권 언론이 있습니다.








원칙을 지키겠다고 하면 '정이 없다. 세상 돌아가는 걸 모른다.인정머리가 없다, 융통성이 없다. 고지식한 사람'이라는 평을 받기 일수 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정말 필요한 사람은 융통성을 발휘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건 안됩니다' 라고 말을 하는 사람입니다.  법대로 원칙대로 사회가 굴러가도록 만들어 주는 사람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는 문제 대부분이 이런 분위기에서 일어납니다. 원칙을 지키는 사람만 바보가 됩니다.



한 때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50만부 이상이 팔렸습니다.
인문서적 임을 감안하면 놀라운 결과라고 합니다. 인기의 원인에는 사회가 공정하지 않다. 정의롭지 않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기 때문이죠. 







한국 사람들의 평등 의식도 강한 이유도 있습니다.
저를 비롯한 한국사람은 차별받는 걸, 불공평하게 대접 받는 걸 극도로 싫어합니다. 그래서 스마트폰 스펙이 외국과 비교해서 다운 되면 분노합니다.  지도층이나 옌예인 병역비리가 발생하면 분노합니다. 왜 나만 차별받나는거죠.
이걸 잘 못 건드리면 엄청난 분노가 나옵니다. 외국학자가 한국인을 조용한 곰에 비유를 했는데 딱 그렇습니다.
평소에는 조용하지만 잘 못 건드리면 미친 듯이 분노를 쏟아냅니다.



역린처럼 민감한 부분을 건드렸기에 < 나는 가수다 > 에 많은 사람이 분노하는 겁니다.





당신은 마속을 벨 수 있는가?




가장 비겁한 사람이 <나는 가수다>의 김영희 PD입니다.
비겁하게도 김건모에게 선택권을 넘겨줌으로써 김건모를 두 번 죽였습니다. 김영희 PD는 내심 스스로 물러나겠다고 말을 하는 걸 바랬겠죠. 하지만 결과는 반대로 재도전 하겠다고 나왔습니다. 뜻대로 나왔더라도  자기손에 피를 묻혀야 했습니다. 




책임자인 자신에 지워진 책임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서 자질이 없음을 증명했습니다. 김영희 PD가 사람이 좋아서 모질지 못해서 그럴지도 모르죠. 양심냉장고를 비롯한 공익성 프로그램을 만들던 사람이라서 그럴수도 있습니다.
현장의 무거운 분위기를 감당하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정말 그렇다면 김영희 PD는 지금 어울리지 않은 자리에 있는 겁니다.  지금 그 자리에 있을 사람은 '재도전 해주면
안되요?' 말을 하면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잘라야 되는 사람입니다.



이걸 보면 생각나는 고사성어가 있죠.  바로 읍참마속입니다.


읍참마속 [泣斬馬謖]



<십팔사략(十八史略) >에 전하는 이야기로, 제갈량이 눈물을 머금고 사랑하는 부하 마속의 목을 베어 일벌백계(一罰百戒)함으로써 질서를 바로잡은 일을 이른다.
제 갈량이 평소 신임하던 마속(馬謖)을 장수로 임명하여 전장에 보내는데 마속이 제갈량의 지시를 어기고 제 생각대로 전투를 하다 참패를 했다. 마속은 능력이 뛰어나고 성실한 장수이자, 제갈량과 절친한 벗인 마량(馬良)의 동생이었다. 그러나 제갈량은 눈물을 머금고 마속의 목을 베었다. 이에 다른 장수가 제갈량에게 "앞으로 천하를 평정하여야 하는데, 마속 같은 유능한 인재를 없앤 것은 참으로 아까운 일입니다."하고 말하자 제갈량이 눈물을 흘리며 "손무가 싸워 항상 이길 수 있었던 것은 군율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처럼 어지러운 때에 군율을 무시하면 어떻게 적을 이길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 출처 다음 백과사전 -



만약 공명이 마속을 베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공명은 군사를 지휘 못했을 겁니다. 누가 공명의 말을 들을려고 할까요? 공명은 허풍은 센 사람이라는 인식만 가져다 주었겠죠.



당신이 공명이라면 마속을 벨 수 있습니까?




저는 이런 상상을 해보는데요. 저는 안될 것 같습니다. 해야 된다는 걸 머리속 으로는 아는데 실행에는 못 옮기겠습니다. 그렇다면 저에게는 지휘할 자질이 없는거죠.



리더의 자리는 마냥 멋진 일만 있을 수는 없죠. 어려운 결단을 내려야 하는 시기가 분명히 옵니다.
피를 묻여햐 할 때가 있습니다. 군대 에서라면 부하를 죽을게 뻔한 사지로 몰아넣거나 기업 이라면 정리해고를 결정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인들 좋아서 이런 결정을 내리겠습니까? 어쩔 수 없을 때가 있죠.



저는 이런 걸 못하겠습니다. 그러니 제가 저런 자리에 있으면 안되고, 스스로 물러나야 됩니다. 적절하지 않은
자리에 있으면 자기도 스트레스고 집단 에게도 피해가 갑니다.



김영희PD도 지금이 어떤 자리에 있는지 명심해야 됩니다. 분명히 실력있는 가수들이고,  인지도가 있는 가수들이
한 명씩 떨어져야 됩니다. 그런 냉철한 프로를 기획한 사람이 결단을 내리지 못해서 프로그램이 산으로 가버리게
되었습니다.



'당신은 마속을 벨 수 있습니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할 수 있어야만 될겁니다. 앞으로도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으니까요.김영희 PD가 못 하겠다는 답이 나왔다면 스스로 물러나는 걸 권유합니다.



이소라 역시 MC로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풍부한 감수성이 노래를 하는데 도움이 될지 몰라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균형을 잡는데는 방해 되는 요소일 뿐입니다. 좋다. 나쁘다는 게 아니라,  능력이란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서 평가가
달라집니다. 적절치 못한 자리에 적절하지 못한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 하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 모두 피곤합니다. 
이소라 역시 느낀게 있다면 스스로 물러나는게 좋겠습니다. 다른 사람 피해주지 말고요.



독이 든 성배 나는 가수다.


난느 가수다 공연을 보니 당락은 어떤 곡이 걸리는지, 편곡을 어떻게 했는지, 그날 관객이 어떤 선택을 했는지에
따라서 결정이 됩니다. 가수의 능력보다 운이 좌우되는 요소가 많다는 거죠. 너무 과도한 의미를 부여한 바람에
혹은 바람몰이 한 바람에 걷잡을 수 없게 되었지만요. 이제 와서 수정할 수도 없습니다.



예전에 온라인 게임 개발자가 한 말이 생각이 납니다. 자기들이 만들었지만 자기들 마음대로 수정을 못 한다는
겁니다.  사용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밖에 없다는 거죠. 나는 가수다도 이제 제작진 마음대로 할 수 없죠.



가수들 입장에서 보면 나는 가수다는 독이 든 성배로 보입니다.
유명세가 떨어지는 가수는 괜찮은데, 유명세가 있는 가수에는 위험이 큽니다. 탈락 이라는 부담감을 있지만 많은 대중에게 노출될 수 있고, 재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아마 이 프로 때문에 가수 이름 알게된 사람도 많을 겁니다. 게다가 나는 가수다의 음원이 상위권을 독차지 한것만 봐도 금전적인 이득도 얻을 수 있습니다. 보상은 더 없이 달콤한 데 받기가 쉽지가 않죠. 이번 사건으로 부담감은 더 커졌고요. 가수들이 쉽사리 나올지는 의문입니다. 나올 가수가 없어서 종영할 수도 있겠죠.



< 나는 가수다 > 사태가 개인적으로는 안타깝습니다.
기대를 많이 하던 프로그램이고, 오랜만에 일요일 오후에 TV에 앉게 만든 프로그램인데 이렇게 되버리는군요.
원칙과 신뢰가 무너지면 이렇게 되는겁니다. 금융위기도 알고보면 신뢰의 위기 입니다. 신뢰가 무너지면 경제가
무너집니다.  경쟁을 표방하는 프로그램이 공정성이 없으면 진정성이 사라집니다.




저는 더 이상 본방 시청은 안하겠습니다.  씁쓸한 모습을 보았고, 더 이상 긴장감이 느껴질 것 같지 않습니다.
다운을 받아서 보던지, 어쩌다 시간나면 보게 될지 모르지만 기다려 가면서 까지 볼 필요는 없는 프로 라고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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