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누기

컨텐츠는 왕인가?

네그나 2011. 1. 11. 10:00

다음에 기사제공 하기를 거부했던 언론들



언제부터 인가 다음 뉴스에서 중앙일보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애네들 다시 다음에 뉴스를 공급하는 모양입니다. 그전까지 중앙을 비롯해서 조선과 동아도 다음에 뉴스를 공급하기를 거부했었죠. 검색을 해보니 문화일보와 매일경제등 총 6개 언론사가 다음에 기사 공급하기를 거부했습니다.

< 다음에 다시 중앙일보 기사를 제공한다는 공지>

'사실상 항복선언을 했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에 기사를 제공하는 정확한 과정은 알 수 없지만 추측 하기로는 화해 하는 모양새 였겠죠. 다음도 겉으로는 언론과의 협력을 원하다고 하겠지만, 다음이 언론사에 매달릴 이유는 없어보입니다. 매달릴 쪽은 언론사죠.


사건의 발단은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2008년의 광우병 파동 이었습니다. 광우병 파동시 다음의 아고라가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보수 언론들은 다음이 진보적이고 영향력을 끼친다는 이유로 기사공급 하기를 거부했습니다.


언론사 실무진 에서는 기사 공급 거부하는 것을 반대했다고 합니다만 경영진의 주도로 이와 같은 결정이 이루어졌습니다. 보수언론을 싫어하는 네티즌들은 다음에서 안봐도 되니까 좋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기세등등하게 기사 제공하기를 거부했는데, 그 이후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다음이 큰 타격을 입었을까요?


보수언론은 아마 다음을 큰 타격을 입고 뉴스를 보러 네이버나 네이트로 이동할 것을 예상했겠죠. 아니면 언론사로 직접오던가요. 하지만 다음은 타격을 전혀 입지 않았습니다. 접속율도 그대로 였고, 오히려 이전보다 늘어난 때도 있었습니다. 언론사들이 기사제공 거부가 사람들에게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던 거죠. 그 후에도 보란듯이 다음은
성장을 잘했습니다.


사실 이럴 수 밖에요. 네티즌들이 뉴스를 보고서 어떤 언론사의 기사인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죠.  신문사들이 기사를 보면 정치적 성향만 다를뿐 대부분 비슷합니다. 주요한 사건기사나 보도자료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아무 언론사 기사나 봐도 상관이 없다는 거죠. '주가 떨어졌다. 물가가 오른다, 구제역이 심각하다.' 이런 뉴스를 언론사를 골라가며 볼 필요가 없죠.


중앙일보가 다시 다음에 기사를 공급하는 것은 사실상 패배선언 이죠. 권력과 힘이 이동했다는 걸 인정한 겁니다.
자신들이 영향력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것을 알게된거죠.  언론사보다 포털이 더 우위에 있습니다.
무엇보다 실리 챙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을 겁니다. 이들은 언론이기 이전에 기업입니다.


다음에 뉴스를 공긍함으로써 얻는 금전적 수입과 동시에 언론사의 영향력을 확보해야 합니다. 언론사들의 기사가
많이 읽혀져야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이들의 파워는 결국 구독자 수 인데 구독자가 감소하게 되면
자신들의 기득권은 사라집니다.


보수언론들은 침통할 겁니다. 자신들이 스스로를 과대평가 하고 있었다는 걸 알았고, 환상 속에서 깨어났습니다.
언론기사는 얼마든지 다른 기사로 대체될 수 있다는 걸 알게된거죠. 이제 상황이 역전 되었습니다. 다음은 기사제공 하지 않겠다는 언론사에 매달릴 이유가 없습니다. 이제 기사 제공하는 비용을 올려달라고 말하기도 쉽지 않죠.
비싸다고 말하고 다음이 거부하면 매달릴 쪾은 오히려 언론사들이죠.


전 세계적으로 신문의 위기는 계속 진행중이죠. 인터넷과 포털의 등장으로 구독자수가 감소중입니다.
기존의 신문사들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걸 알고 있기에 방송진출을 서둘렀는지도 모르죠. 언론사들의 방송
진출이 어떤 결과를 내게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요란스럽게 거부하다가 조용하게 복귀를 하고 있는데 조선과 동아도 머지않아 다음에 복귀하겠죠. 보수언론들도
서로들 경쟁을 하고 있는데, 영향력 확대가 절실하니까요.



컨텐츠가 왕? 플랫폼이 왕이다.



모바일시대가 열리면서 컨텐츠가 하드웨어에 융합되는 시대라고 합니다. 모두들 컨텐츠가 중요하다고 말하고,내용을 채워 넣을려고 안감힘입니다. 그런데 정말 컨텐츠가 왕일까? 생각을 해봅니다. 컨텐츠가 왕이라면 언론사들의 전략이 먹혔어야 했습니다.


보수언론도 컨텐츠가 왕이라고 굳게 믿었을 겁니다. 자신들이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했고,  콘텐츠를 무기로 삼으려던 전략은 실패했습니다. 



'전자책의 충격' 이라는 책을 보면 전자책은 플랫폼 전쟁이 될거라고 예측을 합니다. 플랫폼이란 사전적인 의미로는
승강장이라는 의미이고, IT에서는 내용을 담을 그릇 혹은 장(場)을 의미합니다. 플랫폼은 이전까지도 중요했고, 앞으로도 중요하죠.  전자책은 컨텐츠 회사가 주도하는게 아니라 플랫폼을 만드는 회사가 주도할 거라고 예측합니다.


다음과 네이버 같은 포털사이트도 일종의 플랫폼입니다. 인터넷 세계에서 정보를 이어주는 견고한 플랫폼이죠.
모두들 뉴스를 보러 포털로 가지 언론사로 가지 않습니다. 언론사 전용 사이트가 있는 것도 알지만 포털로 가는게
더 편하죠.


저는 A와 B 양쪽을 이어주는 것은 다 플랫폼 이라고 봅니다. 이해가 관계가 있는 사람이나 집단을 중간에서 중계해주는 중계기 역할은 모두 플랫폼이라고 봅니다.  역과 역을 환승하듯이요.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구글, 아마존, 이베디, 페이스북 등 영향력이 크고 , 큰 부가 따라오는 기업을 다 살펴보면 전부 이렇습니다.


플랫폼 전쟁에서 핵심은 많은 사람을 모으는 거죠. 만드는 것은 쉽습니다. 동맹군과 지원세력을 모으기가 쉽지 않죠.
플랫폼을 지배하는 자가 시장의 승리자가 되고 규칙을 작성합니다. 한번 만들어진 규칙은 깨기가 어렵습니다. 규칙을 거스르기가 힘듭니다.


컨텐츠는 얼마든지 대체될 수 있지만 플랫폼은 그렇지 않죠. 플랫폼이 한번 구축되면 스스로 힘에 의해서 나아가는데 그걸 멈추게 하는 것은 긴 시간이 걸립니다.


중요한 것은 컨텐츠가 아니라 플랫폼입니다. 플랫폼이 지배하는 자가 모든 걸 지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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