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급X에서 나를 구한 맥도널드 티슈

네그나 2024. 10. 15. 23:01

맥도널드에서 저녁을 했습니다. 버거세트를 시켰는데. 오! 럭키. 알바가 주문을 실수했나 봅니다. 감자튀김이 일반보다 많은 라지로 나왔습니다. 마치 너구리에 다시마 2개를 얻은 느낌이었는데. 아니지. 좋아하는 감자튀김이 더블로 왔으니 훨씬 좋았는데요. 즐겁게 식사를 마쳤습니다.

 

맥도널드에서 나와서 집으로 향했습니다. 얼마 가지 않아서 속에서 이상한 신호가 감지되었습니다. 콜라를 마시다가 얼음 한 조각을 그냥 삼켜 버린데 마음에 걸렸는데. 이 때문이었을까? 배가 아프다는 신호를 보내왔습니다. 집까지 가기에는 시간이 조금 걸리는 상황. 그냥 참고 갈까? 심하지는 않은 것 같은데. 하필 이럴 때 급똥이 와서. 사람 힘들게 하네.

 

조금 걷다 보니. 아. 이상한데. 기분이 좋지 않아. 인내심을 발휘하면 집까지 갈 수 있을 것 같았지만 고통 참기가 만만치 않을 것 같았습니다. 일단 바지 단추를 풀어헤쳐놓고. 주위를 스캔했습니다. 아쉽게도 공중화장실은 있는 공원은 저쪽 아래에 있어서 다시 돌아가기도 쉽지 않은 상황.

 

화장실이 있을 만한 곳 어디 없나? 어디 없을까? 데이터를 스캔하던 도중. 마트에 화장실이 있었다는 걸 기억해 내었습니다. 마트까지 가는 길도 왜 평소와 달리 멀어 보이는지. 아픈 배를 부여잡고 마트 문을 열었습니다. 자동문이라 스스로 열었지만요.

화장실 간판. AI IMAGE.
AI에게 원하는 그림을 그려달라고 설명하는 일은 정말 쉽지가 않은 듯.

화장실로 직행. 마트 화장실은 개방이 되어 있었습니다. 요즘은 상가 건물에서 화장실이 개방되어 있지 않은 곳도 많기 때문에 당연하게 생각할 수 없습니다. 큰일 보는 변기가 단 하나네요. 안내문에는 화장실이 없다고 적혀있었습니다. 이 순간 나를 구한 게 맥도널드였습니다.

 

맥도널드에서는 티슈를 3장 적도 주는데요. 한 장으로 입을 닦기에는 충분합니다. 그러면 나머지는 어떻게 하나요? 보통은 다들 같이 버리는데. 저는 들고 가지고 갑니다. 멀쩡한 거 버리기도 아깝고 해서. 주머니에 찔러 넣는데요. 마침 지난번에 넣어두었던 티슈까지 같이 있어서 뒤를 닦는데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알뜰하게 챙긴 게 빛을 보는 순간이네요. 그것보다는 휴대용 티슈 하나 정도는 챙기고 다녀야겠습니다. 공공장소 화장실처럼 무료로 제공되는 게 아니라서 필요는 하겠네요. 기분 좋게 햄버거를 먹고 나서 급똥이 와서 당황했습니다. 그래도 한국은 화장실 인심이 좋은 편이라 노상에서 해결을 하는 일이 드물긴 하죠.

 

인간의 존엄성을 지켜준 동네 마트에도 다시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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