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 연휴. 기록적으로 무더웠습니다. 살다 살다 추석에 30도가 넘어가는 무더위를 볼 줄은 몰랐습니다. 올 추석 시즌을 노린 영화는 베테랑 2 밖에 없더군요. 영화 관람 전에 혹평을 많이 봤습니다. 평을 후하게 줬다고 일어난 논란(?)도 봐서. 그 정도로 별로인가 싶었습니다. 기대를 하지 않고 관람을 했고요.
영화는 현 시대상을 꽤 많이 반영하고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민감한 학폭. 공교롭게도 추석쯤에 학폭 관련 유튜버 소동이 있었죠. 변화된 방송 환경도 그렇고요. 영화 댓글부대에서도 그렇지만 모든 게 연결된 사회에서 이루어지는 소통. 소위 사이버렉카 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등장도 그렇습니다. 시대 반영은 적절하게 잘했다고 봅니다.
먼저 좋았던 점은요. 액션신이 화끈합니다. 화끈한 액션이 좋고, 많은 사람들이 옥상위 격투씬은 호평을 하지 않을까? 비가 주르륵 오는 날. 첨벙거리면 죽어라고 싸우는 장면은 인상 깊었습니다. 배경도 꽤 괜찮았습니다. 이미지에 어울리는 장소를 딱 섭외를 하거나 조성을 했습니다.
주연배우인 황정민은 밋밋하네요. 강렬한 이미지를 연기해서 베테랑을 보면. 조금 싱겁다는 느낌입니다. 극 중에 확실한 캐릭터는 사이버렉카인 정의부장이네요. 웃기기도 하고. 극의 빌런인 해치가 살해 목적이 뭘까? 보는 이로 하여금 궁금증을 일으키게 만듭니다. 악인을 처벌하고 다니는 이유가 뭘까 궁금해진다 말이죠. 그렇게 궁금증을 일으키고 있을 무렵에...
영화에 집중하고 있을 때. 사건이 발생합니다.
처음에는 영화 속 사운드로 생각했습니다. 화재경보가 울렸거든요. 화재경보로 속이고 빠져나가는가? 네에. 아니었습니다. 실제 화재경보였고. 곧 사람들이 웅성웅성했습니다. 사람들이 밖으로 나가는 것 같았고 정신을 차리고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비상문으로 나가니까 이미 많은 사람들이 출구로 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화재라고 하기에는 연기도 없고 주변도 조용했습니다. 맞았습니다. 영화관 직원들이 와서 화재경보가 오작동이 났음을 알려왔습니다.
원하는 사람들은 표값을 환불받을 수 있었습니다. 와! 이런 일은 처음이네요. 극장에서 화재로 인한 대피. 그러고 보니 이번에는 비상구 확인을 하지 않았습니다. 극장 안으로 들어오면 습관적으로 비상구를 확인하고 앞으로 내려가서 왼쪽으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왔거든요. 해프닝이었지만 다행이기는 합니다. 다친 사람도 없고 파손된 기물도 없었으니까. 날려버린 건 시간이죠. 영화 중간 내용과. 그래도 경보가 울리면 일단 대피를 하는 게 맞기는 합니다.
다행히도 보지 못하고 넘긴 장면은 영화 흐름상 중요하지는 않았습니다. 화재대피 이후로는 영화가 빠르게 진행이 되었는데. 좋은 평을 주지는 못할 내용입니다. 빌런 캐릭터는 좋았다고 보는데, 동기에 대한 서사가 없습니다. 이유를 알려주지 않는 영화가 많기는 한데요. 너무 뜬금없습니다. 위기에 처한 황정민이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방식도. 치트키를 쓰는 마냥 맥없이 해결이 되어 버리고요. 조금 더 서사적으로 풀어낼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영화는 못 볼 정도로 혹평인가 하면. 그렇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아주 좋은 영화나 수작에 올라갈만한 영화가 아님은 확실하지만. 꼭 그런 영화만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니까요. 추석 극장가를 노린 전형적인 영화로 적당히 시간을 보내며 볼 영화는 되어 보입니다. 다소 잔인한 장면이 있기는 해서 온 가족이 볼 영화는 아니겠지만요.
베테랑 2 별점을 주자면 별 세 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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