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를 쓰고 외출하는 일도. 손소독제를 늘 바르는 일도 익숙해져 갑니다. 개인적으로 모자와 마스크 이런 류를 매우 싫어합니다만 어느덧 자연스러워졌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극장에도 거의 가지 않았습니다. 명절 때라도 한 번식 들렸지만, '혹시 잘 못해서 감염되는 거 아냐?' 불안감 때문에 발길을 돌렸습니다.
사람이 적을 심야 시간대를 골라서 극장에 왔습니다. 정말 이러다 극장 다 망하겠어요. 한산해도 너무 한산하고요. 밤 시간이라고 해도 아르바이트생과 관람객 비율이 비슷합니다. 서울에서는 많이 익숙해졌겠지만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찍어서 개인정보를 작성하는 일도 번거롭습니다. '이렇게 까지 해서 영화를 봐야 하나?'
좌석도 개인간 거리가 유지됩니다. 보러 오는 사람도 적은데, 좌석까지 적어지니 이래저래 극장은 망할 일만 남은 듯. 세상이 이렇게 바뀔 줄이야. 코로나가 공연, 영화, 관광, 항공업계에는 운석 충돌급 충격으로 다가올 듯합니다. 하지만 다른 세상도 있죠. 누군가 울상이라면 다른 누군가는 웃을 수 있는 게 세상. 삼성전자의 실적도 코로나 덕(?)을 봤다고 하는데. 덕이라고 해야 하나.
영화 그린랜드를 말하면. 코로나가 운석 충돌급 파급력이라고 말했는데, 정말 운석이 충돌하는 영화입니다. 네. 이게 다입니다. 사실 운석 충돌로 인한 인류 멸망은 클리셰가 될 정도로 진부한 내용이죠. 담보 대신 선택한 이유는 그나마 스펙터클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였습니다. 스피커 빵빵한 극장에서 이런 영화도 괜찮잖아. 이런 기대를 가지고 있다면 선택하지 마십시오. 후반부에 살짝 나오는 정도입니다.
그럼 뭐가 나올까요? 전형적인 할리우드 가족 영화입니다. 가족을 찾아 헤매고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는. 진부하다는 표현조차 진부합니다. 코로나만 아니었다면 선택하지 않았을 영화. 그린란드가 아주 나쁘지는 않지만 TV에 그냥 켜놓기 좋은 정도입니다. 왜 타이틀이 그린랜드인지는 영화를 보면 알 수 있고요. 현대판 노아의 방주 말고 다른 이야기를 해볼 생각은 없었는지 소재 고갈이 심각합니다. 새로움을 찾지 못해 리부트나 하고 있으니.
코로나 시대에 극장에서 영화 관람했다는 사실에 의미를 두어야겠습니다. 그리고 롯데시네마 리클라이너관 좋네요. 스크린은 작았지만 전동식 의자로 다리를 편하게 놓고 볼 수 있었습니다. 영화도 재미있었다면 더 좋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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