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6.13 지방선거 사전투표를 했습니다

네그나 2018. 6. 9. 22:42

토요일. 오전은 집에서 뒹굴고 점심은 밀면을 먹고 나서 사전투표를 하러 나섰습니다. 여기는 사전투표소가 바뀌어 조금 걸어야 했습니다. 귀찮기는 했지만 살을 뺼려고 일부러 많이 걷고 다녀서 겸사겸사.


투표소에서는 투표를 하려는 사람들로 매우 북적였습니다. 투표소 앞을 오가는 차들도 번잡했고. 예상보다 긴 줄을 서야 해서 당황. 투표를 하려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았단 말인가? 집계결과 사전투표율이 20.14% 였다고 합니다.


그래도 투표율이 대폭 올라갈 것 같지는 않군요. 그동안 경험으로 볼 때 사전 투표는 투표를 하고 하는 사람들에게 여유를 주지만 선거에 무관심한 사람들에는 의미가 없어 보였습니다. 총 3일을 주는데도 하지 않는다면 하지 않을 사람들이겠지요. 투표를 하지 않는 선택 역시 자신의 의사이니까.


신분증을 확인하고 투표용지를 7장이나 받습니다. 시장부터 교육감, 시의원, 구의원. 이거 너무 많은 거 아닌가? 어떻게 구분을 하라고. 투표를 하러 나서기 전부터 공보물을 살펴 보았지만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말이야 다들 그럴듯하게 하지만 선거할때만 입니다. 공약으로는 옥석을 가릴 수 없습니다. 그래도 과거와 달리 전과가 있는 후보와 음주운전 후보는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정말 구의원을 직접 뽑아야 할까? 견제와 균형. 정말 되는건가? 후보가 누군지도 모르겠고 찍고 나서도 누군지 모르겠습니다. 후보가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될까 싶기도 합니다. 당만보고 투표하는 현실 앞에서 의욕있는 후보라 하더라도 대중에게 차별화시킬 수 있을지 모르겠고. 그게 안되니까 후보자는 당에게만 눈도장 찍으려 하고.


저도 누가 누군지도 모른채 당을 보고 찍었습니다. 찍기 전에도 모르고 지금도 모릅니다. 딱히 그 당을 지지하는 건 아닙니다. 다른 당이 더 싫을 뿐이지. 내가 선택한 후보가 공무를 수행할 역량 있는지 비리가 없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투표를 하고 나서도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과연 합리적으로 선택을 하는 것일까? 아무것도 모른채 그저 감정에 기대어 판단하고 결정하는 거 아닌가. [각주:1] 사실은 충동적으로 선택했지만 그걸 합리와 이성으로 포장을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옛날에는 모당을 계속 지지하던 아버지를 답답해 하고 ( 지금도 그렇지만 ) 다툼도 많았는데. 나는 정말 다를까?

곰곰히 보면 저의 선택도 감정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보수? 아니. 싫어. 그러면 진보는? 이제는 얘네들이 더 싫어.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사람을 선택한 것이 아닌 감정에 불호가 드는 선택지를 제외했으니까요. 뭐. 내가 늘 이성적이라고 생각해야 할 이유도 없겠지만요. 내 감정에 충실한 것도 선택지 중 하나이기는 합니다.


※ 티스토리에 다음사전을 넣을 수 있었군요. 와! 티스토리 사용한지 몇 년인게 이걸 이제 알다니. 그런데 본문에 삽입할 수는 없네요. 글을 쓸 때 좋네요. 자주 사용해야 겠습니다.

  1. 결심한 것 중 하나는 진보는 더 이상 뽑지 않으리라는 다짐이 있습니다. 이제는 진보가 싫어지는군요. 그렇다고 보수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지만. )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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