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진해군항제 구경. 여좌천 벚꽃 말고? 야경

네그나 2017. 4. 4. 21:30

예상한 바이나 여좌천은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유명명소에 와서 사람이 없기를 바라는 것이 이기적인 생각일지도 모릅니다. 평일에도 이러니 주말에는 인파가 어떨지 상상이 안됩니다. 여좌천을 실제로 보니까 천은 정말로 작습니다. 그러니 '천'이라고 붙여졌겠지만. 물에 빠져도 발이 젖지 않을 수량입니다.


작은 개천 사이로 벚나무가 서로 드리운 풍경입니다. 사진 촬영하기에 좋은 그림입니다. 작은 천에서 벚꽃을 배경으로 사진촬영하고자 하는 사람들. 좁은길, 좁은 다리라 움직이기는 불편했습니다.  물론 저도 그 불편함에 한 몫했겠지만요.


인파를 보니까 루브로 박물관의 모나리자 그림이 생각납니다. 실제로 루브르 박물관에 가본건 아니지만. 루브르는 커녕, 유럽에 발자국을 남겨 보지도 못했습니다. 모나리자를 보면 그림이 생각보다 작고, 보고자 하는 사람들로 넘쳐나는 시장통 분위기라 별다른 느낌이 없다고 합니다. 모나리자의 오묘한 미소 같은걸 느낄 새가 전혀 없다고...


블로그 올려진 잘 나온 사진을 보고 간다면 예좌천을 보고 실망할지도 모릅니다. (이런건 해외유명명소의 실제 사진을 보면 단박에 이해가 갑니다. ) 편집된 이미지와 사진은 우리 멋대로 상상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어쨋거나 벚꽃을 배경으로 사진 촬영을 했습니다. 벚꽃 보자고 여기까지 왔으니 할 건 해줘야지. 벚꽃 보다는 오히려 사람 구경하는 모양새가 되었지만. 사람들이 많으면 사람 그 자체가 구경거리이기도 합니다.


주변의 먹거리 상인, 카메라를 목에 매달고 관광객임을 티내는 외국인(어떻게 알고 온 것일까?)  남녀노소 셀카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고, 여자들은 벚꽃 머리띠를 두르고 있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건 3,000원 주고 살 수 있는데 풍경과 아주 잘 어울립니다. 한복을 대여해주는 곳도 있습니다.



여좌천 주변은 그냥 일반 주택가라 벚꽃놀이 기간이 되면 살고 있는 주민들은 불편할 것으로 보입니다.  낮부터 저녁까지는 소란 스러운 분위기입니다.



기존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임대료가 오르고 내몰리는 현상을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이라고 합니다. 유명명소, 관광지가 되어 주민들이 내몰리는 현상은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얼마전 JTBC <한끼줍쇼>를 보니 한옥마을에 실제로 살고 있는 얼마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주거지로의 조용함 보다는 관광명소로서의 소란스럼운 때문에 생활하기 불편하기 때문입니다.



내 집앞에서 사람들이 카메라 들고 어슬렁거리는 모습을 보면 결코 유쾌하지는 않을겁니다. 그렇게 사람들이 떠난 마을은 활기를 잃어 박제화 되고, 결국은 그 매력을 잃어가게 됩니다. 부산의 감천문화마을도 경로를 따라 가지 않나 싶고요.


진해 군항제 여좌천 야경

벚꽃풍경을 담느라 여념이 없는 사람들


봄, 사람, 벚꽃 말고는?


벚꽃 명소라기 벚꽃 구경이 주이기 합니다. 그 말고는 없습니다. 진해군항제가 역사가 오래 되어서 다양한 컨텐츠를 기대했지만 벚꽃 말고 없습니다. 야경을 위한 조형물이 있기는 하지만. 주간에는 영 허접해 보여서 별로입니다. 하천에 심어진 인공조화도 주간에는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고.


그래서 저녁까지 기다리면


진해 여좌천 야경사실 이 사진처럼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저녁되면 사진 찍기 더 좋아진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하트문은 유치해 보입니다. 더 멋진걸 만들 수 없었을까?


진해 여좌천 야경조화에 들어오는 빛은 분위기 좋다.개인적으로 하트는 조금...

하천에 심어진 조화들은 저녁이 되면 조명이 밝혀집니다. 빛이 사라진 시기가 되면 이곳 분위기가 전혀 달라집니다. 그러니 여좌천에 굳이 일찍 올 필요는 없고 늦은 오후에 와서 벚꽃 구경을 하고 야경을 감상하면 되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조명이 비치는 하천을 배경으로 사진 촬영을 하기 위해서 내려갑니다. 안전 감독을 하는 관리인은 나오라고 말합니다. 사람들이 워낙 말을 듣지 않자 조명을 잠깐 꺼버리기도 했습니다. 감전사고의 우려가 있다고 합니다. 안전을 생각하는게 맞기는 한데, 기획을 잘 못 한거 같습니다. 사진촬영을 위한 적절한 장소를 만들어 주는게 더 좋지 않았을까? 하지 말라고 안 할거 같지도 않고. 시도하지 않을 분위기도 아닙니다.


여좌천 벚꽃


진해군항제, 여좌천 벚꽃이 유명하다고 해서 왔습니다. 기대에는 못 미쳣습니다. 벚꽃놀이로만 보자면 부산온천천이나, 광안리가 더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부산에서 굳이 올 필요가 없어보입니다. 다른 지역도 비슷하게 느낄테고. 진해 벚꽃이 유명하다고 하지만 요즘은 전국 각지에서 벚꽃을 많이 심어서 벚꽃만 보고 찾아가기에 동기가 약합니다.


내 집앞에서 보는 벚꽃과 이곳의 벚꽃은 같지만 다르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다르게 보이려면 그렇게 만들 포장이 필요합니다. 더 많은 컨텐츠가 있었다면 좋았을 겁니다.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일회성은 가수들 초청하는 것 보다 젊은 예술인들에게 지원을 해서 작품을 만들고 전시하게 한다면. 실험적이고 예술적인 작품을 벚꽃과 함께 전시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런 시도를 하려면 예술과 디자인에 대한 안목이 있어야 하고 평소에 돈을 써봐야 합니다. 디자인과 예술에 돈을 쓰려 하지도 않으면서 대단한 걸 기대하면 안됩니다. 무엇이든 쓴 만큼 나오는 법.


여좌천 하트 배경 야경


여기와서 여좌천만 보고 돌아가기는 아쉽습니다. 주변의 다른 볼거리라면. 여좌천 상류에 진해 내수면 환경생태공원이 있습니다. 여좌천 하류로 내려와서 제황산공원에 가면 모노레일을 탈 수 있고, 진해탑 정상에서는 진해시내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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