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시장 이가네 떡볶이를 먹다
부평동 깡통시장에 있는 이가네 떡볶이를 먹었습니다. 요기가 백종원의 3대천왕에 나온 떡볶이 집이라고 합니다. 어느 순간, 백종원이란 브랜드는 미슐랭처럼 맛을 보증하는 의미가 되어 버린듯. 맛집에 대해서 큰 신뢰를 하지 않는 편이라 찾아가서 먹는걸 선호하지 않습니다.
맛이라는 느낌은 일정 수준의 이상에 도달하게 되면 평범한 사람은 구분하기 어렵고, 맛 이외에 다른 요소가 좌우한다고 믿습니다. 매장의 분위기가 주는 느낌과 사람들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소문, 명성을 쌓은 기간(마일리지..)
무엇보다도 먹는 사람이 어떤 상태와 감정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라면으로 따져보면 군대에서 뽀글이 해먹었던게 최고였고, 정말 맛있었던 음료는 힘든 행군 훈련 때 먹었던 맛스타로 아직도 그 맛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원효대사의 해골물 원샷 드링킹이 꿀맛이었듯 마음 가짐에 따라서 달라질 수 밖에 없습니다. 맛집이라고 오랫동안 줄서서 기다리다 먹었다면 보상심리가 작동해서 맛이 좋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이가네 떡볶이를 먹어 보니까. 떡이 굵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양념이 다른 떡볶이집과 다를 바가 없어 보입니다. 한 입 베어 물어보니. 음 맛이 약간 다르기는 합니다. 일반 떡볶이 양념보다 다채로운 맛이라고 표현해야 할까요. 스펙트럼이 더 넓습니다.
맛이 있기는 합니다. 여기가 워낙 인기가 좋아서 재료가 일찍 동나 문을 빨리 닫는다고 합니다. 괜찮은 선택으로 보입니다. 사람들에게 호평을 받아 감당할 수 없는 주문이 들어오게 되면 맛이 떨어지고 서비스가 불친절 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정해진 만큼만 팔도 그만두는 것도 명성을 오랫동안 유지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맛이 있기는 한데, 모르겠네요. 떡볶이를 먹으러 일부러 찾아 가는게 맞는건지. 개인취향이 반영된 터라. 어머니는 아주 대만족 하시네요. 깡통시장 근처에 들린다면 찾아가 보는 것도.
한달 나비. 한달 프로젝트는 어떠한가?
일단 다음 링크에서 이 만화를 보세요. 아주 긴 만화이니 모바일이면 데이터 조심 하시고.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hit&no=13564&page=1
한달 나비는 청띠제비나비 애벌레를 가져다 한달 동안 먹이고 키우는 과정을 그린 만화입니다. 만화가 아주 수준급입니다. 구성과 그림체도 좋고, 인터넷에 유행하는 각종 패러디에 프로 냄새가 납니다.
<B급 전성시대>라는 책을 보면 만화를 배워 보라고 권합니다. 만화가 사람들에게 전달력이 좋습니다. 요즘 같은 움짤의 시대에서는 긴 글은 더더욱 환영 받지 못하고 한컷에 담아서 워하는 바를 알리면 아주 잘 먹혀듭니다. 블로그를 하는 사람이라면 만화 그리는 능력은 아주 도움을 될 겁니다.
하고자 하는 말은 만화 그리기가 아니고, 저 만화를 보고 나니. 한 달 프로젝트를 구성해 보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한 달안에 끝낼 수 있는 무언가를 생각해 내는 겁니다. 자! 우리는 무언가 높은 성취를 하겠다고 큰 결심을 합니다. 2016년 초에 했던 결심. 8월인 지금이면 그 목표는 대부분 흐지부지 되었을 겁니다. 그것은 처음 부터 도달하기 어려운 목표였겠죠.
반면 한달 안에 끝을 낼 수 있는 프로젝트라면? 한 번 시도해 볼만합니다. 물론 대단한 성취는 못하겠죠. 한 달 배우고, 한 달 만들어서 '인생이 바뀔 서프라이즈!' 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인생이 조금 다르 식으로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삶은 행복하다고 느낄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행복이란 감정에 대해서 학자들이 많은 연구를 했습니다. 인간은 워낙 적응을 잘 하는 동물이라 로또 같은 큰 행복이 오더라도 쉽게 적응하고 그 행복에 무감각해집니다. 큰 행복을 맞은 사람이 더 큰 자극을 받으려면 그보다 더 큰 사건이 일어나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아주 큰 행복을 한 번 맞는것 보다 작은 행복을 여러번 겪게 되면 삶이 행복하다고 느낍니다. 애벌레를 나비로 만드는게 대단한 일은 아닐지라도 삶에서 느끼는 사소한 행복이 될 수 있습니다.그런 사소한 사건과 행복들이 모여서 기억을 구성하게 되고, 시간이 지나서 되돌아 보면 더욱 행복한 감정으로 탈색되어 있을 겁니다.
한 달이라면 포기하지 않을 만큼의 적당한 기간이고 아주 작은 목표를 포기하지 않고 달성한만한 기간입니다. 나에게 있어 한달안에 나비로 만들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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