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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토토가. 과거는 항상 좋다

네그나 2014. 12. 30. 10:15


90년대의 인기 가수의 모아놓은 추억쇼가 큰 화제를 불러 왔습니다. 무한도전이 기획한 토토가(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편은 전국 기준 19.8%를 기록했습니다. 90년대 음악이 음원 순위에 다시 올라갈 정도입니다. 



토토가를 즐겁게 시청하면서도 표현하기 어려운 묘한 감정이 일어났습니다. 이 감정은 무엇일까?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지나간 시간에 대한 아쉬움과 그리움일까? 




특별한 시대가 아닌 시대가 어디 있겠냐만은 90년대는 가히 대전환의 시대였습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로 전환되는 시대였고 90년대 전반기는 유래없는 호황이 일어나 시대는 낙관주의로 가득찼습니다.그러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로는 모든게 변했습니다. 사고방식이 다른 X 세대가 등장했고 서태지와 아이 들을 비롯한 아이돌의 등장 문화적인 변화도 일어났습니다.



무한도전 토토가




90년대는 좋다. 과거는 항상 좋다. 미래도 좋을 것이다. 현재만



'지금 보다 90년대 음악이 좋았다' 는 말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이는 나이가 들었다는 사실을 표현한 것입니다.  지금의 10대가 90년대 음악을 더 좋다고 느낄까요?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90년대 음악이 좋게 느껴지는 이유는 성장시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던 음악이나 문화가 더 익숙해서 입니다. 




사회에 복고 분위기가 부는 이유 경제적인 배경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면서 사회가 가장 좋았던 과거를 그리워 합니다. 마이클 달렌의 <넥스토피아, 미래에 중독된 사람들>에서는 인간의 시간을 어떻게 해석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인간은 과거와 미래가 현재보다 좋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흘러서 예상 시점에 다시 설문조사를 하면 그 현재가 가장 어렵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어렵다고 생각했던 과거(설문조사 시점)에도 현재보다 행복했다고 답했습니다. 인간은 과거는 좋게 미화하고 현재는 부정적으로 보며 미래는 낙관합니다.



과거를 항상 아름답게 세탁하는 우리의 사고방식 때문에 90년대를 거쳐왔던 사람이라면 그 시절의 음악이 좋게 들립니다. 최근 유행하는 음악은 왜 좋게 들리지 않을까요? 가요계가 아이돌 천국이라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뇌의 변화가 가장 큰 이유일겁니다. 이제 새로운 음악을 잘 듣지 않으려 하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왜 같은 음악만 듣는가?




나는 왜 같은 음악만 듣고 있을까?' 의문을 품고 연구한 사람이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이런 질문에도 호기심을 보였습니다. '새폴스키'라는 심리학자는 왜 자신이 '밥 말리'의 히트곡만 듣고 있는지 의문을 품었습니다. 자신의 음악적 취향이 70년대를 벗어나고 못하고 있는 이유를 밝혀내고 '개인의 문화적 취향을 형성하고. 새로운 경험을 받아들이는 창문'을 연구 했습니다.




그는 개방성의 창문이 닫히는 연령이 존재하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그러니까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는 나이가 있는지를 알고 싶었습니다. 연구 조사를 통해서 알 수 있었던 것은 어린 시절 들었던 음악을 그 이후로도 좋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35세를 넘어가게 되면 새롭게 등장한 음악 장르나 패션를 받아 들이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새폴스키는 혀에 피어싱을 하는 것 같이 새로운 경험에 도전하고자 하는 '개방성의 창문은 23세에. 소의 춰장이나 간과 같은 새로운 음식에 도전하려는 창문은 39세가 되면 영원히 닫혀 버린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30대가 되면 뇌에서 필터가 가동되기 시작합니다. 사고가 굳어지면서 점차 보수적으로 변합니다.스티브 잡스는 30세가 넘어가면 고정된 사고를 한다고 한다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지금 당장 새로운 것은 여러분입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지금부터 머지 않은 시간에 여러분도 서서히 낡은 것이 되어갈 것이고 사라져갈 것입니다. 이것이 진실입니다.”




삶에 무게에 짓눌리고 책임져야 할 일들이 많아지면서 보수적으로 변하게 되고  새로운 음악, 게임,패션, 헤어스타일, 습관, 사고를 하기 힘들어 집니다. 이 같은 변화가 반드시 나쁜것은 아니지만 알 수 있는 사실이 있습니다. 뇌가 열려있는 젊은 시절에 다양한 경험을 해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소설가 '김영하'는 청춘들에게 30세 이전에 다양하게 경험을 쌓으라고 조언했습니다. 젊은 시절에 힙합 음악을 듣지 않았다면 나이 들어서 힙합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나와 맞는 않더라도 한 번 해보는게 좋습니다. 아니라고 생각하더라도 막상 해보면 의외로 맞을 수도 있습니다.




특별한 파급력



박명수가 '무한도전 시청률 20% 누가 만들었습니까?' 우쭐거릴 모습이 선합니다. 토토가의 아이디어가 나오게 된 이유를 알아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정준하와 박명수 둘이서 쭈꾸미 잡이 여행을 떠납니다. 정준하는 내켜하지 않아했지만 쭈꾸미 낚시를 즐겼고 저녁에는 노래방을 가자고 권합니다. 박명수가 노래방행을 내켜하지 않지만 추억을 회상하면서 즐겼습니다.  우연히도 노래방에서 정준하는 과거에 같이 일했던 촬영감독을 만나게 됩니다. 




거슬러 올라가 보면 쭈꾸미 잡이 여행에서 토토가 기획이 나왔는데 큰 아이디어는 사소한 우연과 일상에서 나온다는 것을 이미지로 보여주지 않나 싶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 중 하나가 여행에서 얻는 발견입니다. 뇌가 굳어지는 걸 말랑말랑 해주는 걸 여행이 바꿀 수 있습니다. 한 뇌과학자는 뇌를 리셋할 수 있다면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들어가는 학생들을 세계 여행을 보내자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90년대 가수를 불러들이는 기획은 케이블에서 이미 이루어졌습니다. 저는 존재도 몰랐는데 이미 시도 했다고 합니다. 사실, 추억의 가수를 다시 불러오자는 기획은 누구나 생각해 볼만한 아이디어라 아주 신선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진부하게 보입니다. 그런데 어디서도 무한도전만큼의 반응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비슷한데 왜 이토록 반응이 다를까?



메시지를 전달하는 메신저가 중요합니다. '행복과 불행은 스스로 정하는 것입니다.' 의 말을 내가 하는 것과 산전수전, 인생의 풍파를 다 겪은 사람이 하는 것에는 그 말의 무게가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인기와 화제를 끊임없이 몰고 다니는 무한도전발 메시지는 그 크기가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무한도전은 이미 존재하는 요소를 조합해서 완전히 새롭게 보이도록 만들었습니다. 이걸 가장 잘 하는 기업이 애플입니다. 애플은 같더라도 새롭게 보이도록 만드는 재주가 있습니다. 무한도전 토토가의 새로움의 애플의 새로움의 비슷하게 보입니다. 혁신은 신기술, 신생각이 아니라 재조합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할까요. 둘 다 열성팬을 보유하도 있다는 점도 비슷합니다.




비슷한 생각과 기획이 있었지만 무한도전이 열풍을 불러일으킨 것처럼 애플이니까 아이폰 열풍을 불러들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애플의 아이폰이 아니었더라도 스마트폰은 등장했겠지만 아이폰 같은 열풍은 애플만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생각도 듭니다.




무한도전 로고



크게 좋아하지 않았던 가수들이 나와도 ( 남자건 여자건 아이돌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다시 나왔다는 사실 자체가 그냥 반가왔습니다. 나이 드신분들이 왜 가요무대를 보는지 확실히 깨달았습니다. 뻔한 추억팔이 이지만 행복했다고 믿는(착각하는) 과거를 다시 보는 일만으로 미소가 번졌습니다. 과거는 항상 좋습니다.  앞으로도 과거는 영원히 좋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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