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자신의 의지와 의도에 따라 자유롭게 행동한다고 믿습니다. 나의 의지대로 행동한다는 믿음은 강렬해서 이에 대해서 크게 의심하지 않습니다. 일부 뇌과학자들은 인간에게 자유의지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사 링크
얼마전, 포스코 에너지 상무가 비행기내에서 행패를 부려 화제가 되었습니다. 기내식으로 제공한 라면이 마음에 들지 않는 이유를 들어 승무원을 폭행했습니다. 이 사건은 일파만파 퍼졌고 인터넷 커뮤니티, 소셜네트워크, 공중파 뉴스에 까지 나왔습니다. 사건이 커지자 포스코 에너지는 상무를 보직해임했고 사표를 제출했습니다.
그 상무는 평소 행실이 그랬을 수도 있고, 갑을 관계의 권력에 익숙해서 일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만만한 여자를 갈구는데 재미를 느꼈을지도 모릅니다.다른 사람이 괴로워하는걸 재미있어 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상무의 행동을 기록한 글을 보면 소시오패스의 특징을 보이기도 합니다. 소시오 패스는 다른 사람의 권리를 무시하고 감정에 대해서 전혀 생각하지 않습니다. 소시오 패스 중 일부는 화술이 뛰어나 다른 사람을 매혹시키기도 하고 기업의 고위 간부로 올라가기도 합니다. 당연하지만 이런 사람들 아래에 있으면 괴롭습니다. 소시오 패스의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인 이유가 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상무는 원래 그런 사람이었을까? 아니면 어떤 일로 변했을까?
브루스 후드의 인터뷰 중에
"뇌의 분노를 제어하는 부위에 악성 종양이 생기면 분노를 조절하지 못해 괴팍한 사람이 됩니다. 이것은 사람의 성격을 뇌가 결정한다는 증거입니다."
우리의 성격은 의지 결과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성격은 뇌가 결정한다'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의지도 나름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뇌의 명령만 따르는 로보트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의지가 보잘 것 없는게 아닐까 생각하게 만드는 사건이 있습니다. 1843년 철도 감독관이었던 피니어스 게이지는 폭발작업 도중 사고를 당했습니다. 쇠막대기가 왼짝 빰에서 오른쪽 머리 윗 부분을 뚫고 지나가버렸습니다. 머리에 9cm가 넘는 구멍이 생겼는데 죽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기적적으로 살아났습니다. 특이한 것은, 이 사건 이후로 게이지의 성격이 변했다는 점입니다. 너그럽고 친절했던 게이지는 무례하고 변덕스러운 성격을 보였습니다. 친구들이 "게이지가 아니다" 아니다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피니어스 게이지를 보면 우리도 뇌에 조금만 이상이 생기면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친절하고 사려깊다, 무례하고 변덕스럽다. 행동으로 인해 나타나는 결과입니다. 그렇다면 이 행동은 누가 결정하지? 나의 의지인가? 뇌의 작용인가? 뇌에 이상이 생겨 다른 사람으로 변하면 나라고 말할 수 있나? 그건 나의 의지가 아닌데.
무엇이 나를 규정하지?
자유의지가 없다고 하는 뇌과학 실험 하나를 소개하면.
1980년대, 미 캘리포니아 대학 심리학자이자 인간의 의식 연구의 선구자인 벤자민 리벳은 뇌과학계에서 지금까지도 논란이 되는 실험을 했다. 그는 대상자에게 어떤 버튼을 누를지를 선택하도록 한 실험을 했다. 리벳은 실험대상자들이 어떤 버튼을 누를지 결정하기 수백밀리초 전에 행동과 관련된 뇌 부위가 이미 활동을 한다는 결과를 얻었다.
리벳은 이 실험을 통해 우리의 결정이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며, 자유의지가 별로 작용하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 결론은 뇌과학계에서 의견이 분분했다. 결정과 뇌활동 간의 수백밀리초라는 너무 짧은 시간 간격 때문에 결정 전의 뇌활동은 결정을 위한 준비일 뿐이라는 반박이 제기되었다.
하지만 이 논란을 종식시킬만한 연구가 네이처 뉴러사이언스 4월호에 발표되었다.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의 뇌과학자인 존-데일란 하인즈 교수 연구팀은 리벳 박사의 실험을 새롭게 해보았다. 그러자 우리의 인식보다 우리 뇌가 무의식적으로 무려 최대 10초 전에 결정을 내린다는 놀라운 결과를 얻었다.
하인즈 교수 연구팀은 14명의 실험대상자에게 리벳 박사의 실험처럼 왼손과 오른손으로 각각 하나씩 버튼을 누를지를 결정하도록 했다. 연구팀은 그들에게 정해진 시간을 주지 않고 자신들이 원할 때마다 결정을 내려서 버튼을 누르도록 했다. 다만 자신이 어떤 버튼을 누를지를 결정했을 때가 언제인지를 알려주도록 했다.
그동안 연구팀은 실험대상자의 뇌의 변화를 기능형 핵자기 공명영상(fMRI)으로 촬영했다. 이를 통해 최종결정과 관련된 뇌 분위의 변화를 조사했다. 그러자 실험대상자가 결정을 내리기 수초 전에 우리 이마 바로 아래에 있는 피질부위에서 반응이 먼저 나타나는 것을 연구팀은 확인했다.
이 피질부위를 통해 오른쪽 버튼을 누를지 왼쪽 버튼을 누를지에 대한 예측이 가능했다. 예측성공률은 60퍼센트였다. 중요한 점은 최대 10초 전에 이 피질부위에서 반응이 나타났다는 것이었다. 하인즈 교수는 “예측은 완벽하지 않을지라도, 우리에게 자유의지가 별로 없다는 것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이런 사례를 보면서 생각하는 건.나는 정말 나의 주인일까? 나의 행동을 내가 결정하는게 맞을까? 이런 믿음은 단순히 뇌의 착각이 불과할 뿐일까? 자유의지에 대한 논쟁이 뜨거워서 결론을 내릴 수 없지만 우리가 생각만큼 대단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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