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누기

괴물 길들이기, 완벽한 통제는 가능한가?

네그나 2012. 7. 12.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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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품 편의와 수주 대가로 뇌물을 받은 한국수력원자력 간부 22명이 한꺼번에 구속되었습니다.특히나 고리2발전소 기술실 산하 기계팀은 5명인 팀원 모두가 납품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았다고 합니다. 더 대담한 것은 수사과정에서 동료직원이 자살했는데도 업체들로부터 태연히 돈을 받은 직원이 고리원전 등에 7명이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후쿠시마 사고 전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전 후



작년 후쿠시마 원전 사태만 하더라도 '한국은 원자력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던 사람들이 종종 보였습니다. 한국이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게 아니라 아주 문제가 많았는데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었습니다. 한국에서  후쿠시마와 같은 원전사고가 일어나지 않은 것은 쓰나미와 같은 대형재난이 없는 환경과 단순히 운이 좋았을 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운을 실력으로 착각하고 있었던 것 뿐이었습니다.




원전비리 사건을 보면 알 수 있는 것은 문제는 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사실입니다. 기계도 오류가 나고 고장나기는도 하는등 완벽하게 작동하는 것은 아닙니다. 기계보다 더 중요한 건 기계를 사용하는 사람입니다. 사람은 로봇처럼 행동하는 게 아니라 복잡한 감정을 가진 동물입니다.인간은 이기심을 가졌기에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규칙을 어길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재앙을 불러들일 수도 있습니다.





체르노빌, 쓰리마일, 후쿠시마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원자력사고는 한 번 발생하면 막대한 피해를 입힙니다. 이 사고를 보면서 떠나지 않는 생각이 있습니다. 괴물은 정말 통제가 가능한가? 라는 질문. 또한 생각나는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쥬라기 공원입니다.






쥬라기 공원과 원자력, 괴물은 통제가 가능한가?




마이클 클라이튼 원작 소실 쥬라기 공원은(Jurassic Park,)은 1993년 스티븐 스필버그가 영화화 해서 대히트를 기록했습니다. 쥬라기 공원은 6400만년전 중생대에 멸종한 공룡을 복제해서 되살려 낸다는 기발한 아이디어에 출발합니다. 공룡을 복제해서 복원 후 쥬라기 공원이라는 놀이공원을 만듭니다. 쥬라기 공원의 안전성을 검증받기 위해서 과학자들이  초빙됩니다. 그 일원 중에서 수학자인 말콤 박사가 있습니다. 말콤 박사는 카오스 이론을 종종 언급하면서 쥬라기 공원이 과연 인간의 뜻대로  통제가 가능할지 의문을 제기합니다.




쥬라기 공원은(Jurassic Park,)

공룡을 부활시키는 것과 통제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뚱뚱보이자 쥬라기 공원의 시스템 관리자인 데니스는 돈을 받고 공룡의 수정란을 외부로 반출할 계획을 세웁니다.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이 쥬라기 공원에 이상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공룡의 수정란을 빼돌려 쥬라기 공원에 떠날려고 했던 데니스는 딜포사우르스에 의해서 목숨에 잃고, 남아있던 사람들은 문제가 발생했다는 사실, 쥬라기 공원이 통제가 안된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쥬라기 공원은 영화상의 이야기이지만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데니스는 자신의 행동이 큰 화를 부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겁니다. 뇌물을 받은 원전 직원들 역시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생각 안했을 겁니다.'이 정도는 괜찮아' 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삼풍 백화점붕괴 사건을 기억해 봅시다. 건물 구조를 변경한다고 해서 건물이 통째로 무너지리라고 그래서 500명이 넘는 사람이 죽게 될거라고 생각했을까요? 아무도 그렇게 생각 안했을 겁니다. 





쥬라기 공원을 보면 어떻게 재앙이 일어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일반사고도 마찬가지지만 항공사고, 원자력 사고와 같은 대재앙은 여러가지 조건이 결합될 때 일어납니다.1979년 쓰리마일 섬에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쓰리마일 섬

사고 발생은 이렇습니다.



1.  출력운전 중 자동밸브 장치에 이상이 생겨 원자로 중심에서 순환하는 물로부터 열을 전도시키는 장치인 주 급수 시스템인 열 교환기에 물 공급이 중단되었다.


2.  2차 계통의 물이 줄어들면 자동 계기가 줄어든 만큼 물을 자동으로 공급하도록 설치된 보조급수기까지 작동하지 않았다.


3. 거기에 경수로 안을 냉각하는 긴급노심냉각장치(ECCS)가 작동하였는데도 운전원의 실수로 얼마 동안 ECCS의  작동을 멈추게 하면서 통제 불능 상태가 되고 말았다.


4. 사고가 커지는 동안에도 기술자들은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고 갈팡질팡했다. 여러 겹의 방어선을 설치해 사고 확대를 막는 심층 방호 시스템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다섯 겹의 보호막 중에서 네 번째 방호벽까지 뚫렸다. 통제실 계기반의 상태 표시는 계속 엇갈리는 신호를 나타내었고, 상황이 파악된 것은 사고 발생 16시간이나 지나서였다




재앙은 이렇게 여러가지 사건이 결합되어 발생됩니다.장치 이상 발생, 보조 장치 이상 발생, 조작원 실수, 상황 대처 미흡, 안전을 위한 비상장치 작동하지 않음. 항공기 사고도 이와 비슷합니다. 단순한 기계 결합으로 사고가 나는 경우가 거의 없고 장치이상, 의사소통 부재, 조종사의 실수, 판단 착오등이 겹쳐서 비행기가 추락합니다. 보통은 사고로 연결 되지않습니다. 누군가 실수를 조정하거나 안전장치가 정상적으로 작동합니다. 이렇게 되지 않을 때 사고가 납니다.





체르노빌


괴물이 잠들어 있는 땅 체르노빌, 석관에 의해 봉인된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의 모습 (2003년 촬영)




쥬라기 공원에서 말콤 박사는 카오스 이론을 설명합니다. 카오스 이론은 유명한 비유인 나비의 날개짓으로 태풍이 발생할 수 있다 설명합니다. 초기의 작은 변화로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자연의 전형적인 카오스이고 자연을 복제할려고 했던 쥬라기 공원 역시 카오스입니다. 사람들이 아무리 정밀한 기계로 통제할려고 하더라도

예측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쥬라기 공원은 '쥬라기 공원을 사람들이 통제할 수 있는가?' '자연을 인간이 통제할 수 있는가?' 라고 묻습니다.





원자력이라는 괴물을 사람들의 생각처럼 잘 통제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원자력은 통제할 수 있을지 몰라도 운영하는 사람들은 완벽하게 통제할 수는 없을 겁니다. 인간이 괴물보다 더 통제하기 힘들지 모릅니다.





사슬을 끊고 나온 괴물




원자력이 인간에게 해만 끼친다면 사용을 안하면 되는데 당장 필요하니 버릴 수도 없고 껴안기도 힘든게 문제입니다. 원자력과 비슷한 것이 있는데 바로 금융입니다. 2011년에 후쿠시마에서 괴물이 튀어나왔다면 2008년에는 금융에서

괴물이 튀어나왔습니다. 서브 프라임으로 촉발된 금융위기는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를 집어삼켰습니다. 금융위기로 인해서 신자유주의는 대단원의 막을 내립니다.





금융위기가 어떻게 일어났냐고 하면 사람들이 통제할 수 있다고 착각했습니다. 원래 금융은 글래스-스티걸법 [ Glass-Steagall Act ] 법으로 은행은 증권업무, 증권사는 은행업무를 각각 금지했습니다. 글래스 스티걸법이 생긴 이유는 금융 위기에 대한 반성입니다. 1929년의 주가폭락과 그에 이은 경제대공황의 배경 가운데 하나로 상업은행의 방만한 경영과 이에 대한 규제장치가 없었다는 점이 문제가 되어서 법이 만들어졌습니다.





시간이 흘러서 사람들이 이제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1999년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취임한 이후 은행과 증권, 보험이 서로 경쟁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그램리치블라일리법(Gramm-Leach-Bliley Act)이 제정됐고, 이로 인해 글래스-스티컬법은 폐지되었습니다.경제전문가들은 이러한 글래스-스티걸법 폐지가 금융사들의 무분별한 파생상품투자를 일으켰고, 이로 인해 결국 2008년 금융위기의 단초를 제공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금융위기로 잡아먹힌 메를린치




시대배경도 이런 흐름, 규제완화와 자유주의 사고를 강화시켰습니다. 90년대에는 소련이 붕괴함으로써 공산주의는

무너지고 냉전이 종식되었습니다.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역사의 종언을 통해서 자유주의와시장경제의 완전한 승리를 선언했습니다. 지금보면 어리석인 발언이죠. 역사를 관찰했다면 역사는 끝나는게 아니라 시계처럼 게속 돌아가고 주기적으로 순환한다는 사실을 알았을 텐데요. 어쩃든 세계에 자유주의, 시장주의 바람이 불었습니다. 규제는 악이고

시장은 절대만능이라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그래서 묶어두었던 사슬을 하나 둘씩 풀었습니다. 이에 대해서 몇몇 사람이 우려했지만 잘 돌아갔습니다. '거봐라, 아무런 문제가 없잖아'





그러나 사슬이 풀린 괴물은 덩치가 커지기 시작하더니 어느 순간에 사람들을 돌변해서 잡아먹었습니다. 통제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서 사슬을 풀었는데 통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사실, 금융은 문명사회에 반드시 필요합니다. 너무 일상적이라서 혁신으로 느껴지지도 않지만 금융은 아주 유용합니다. 화폐의 등장으로 인해서 거래가 편해졌고, 대출로 인해서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주식으로 인해서 위험을 분산시키고 기회을 얻을 수 있습니다. 구글이나 애플은 주식이라는 시스템이 없었다면 등장하지도 못했을 겁니다.



베르세르크

추천하는 만화인 베르세르크 ( 언제가 한번 후기 작성할 예정) 요즘에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라서 별로지만




만화 베르세르크를 보면 주인공인 가츠가 광전사의 갑주를 얻습니다. 이 갑옷은 RPG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저주받은 갑옷입니다. 베르세르크란 만화 세상은 마물들이 인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해서 인간의 가진 보통의 힘으로 상대할 수 없습니다. 아주 강력한 힘을 낼 수 있도록 해주는 광전사의 갑주 같은 아이템이 반드시 필요한데 대가를 요구합니다. 갑옷의 주인은 사람이지만 갑옷이 사람을 지배할려고 합니다. 누가 통제하고 통제당하느냐 입니다.





금융이나 원자력이나 잘만 사용한다면 아주 유용합니다. ( 원자력은 장기적으로 사라져야할 테고 사용을 최소화 해야 겠죠.지금은 대안이 없어서 사용할 뿐이죠.) 이 놈들이 항상 우리말을 들을거라고, 늘 통제가 될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주 위험한 생각이라는 것을 서브프라임 위기나 후쿠시마 사고가 잘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괴물을 잘 이용하되 괴물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다고 과신하지 말아야 합니다. 광전사의 갑주처럼 괴물은 통제를

벗어나기 위해서 노력할 테니까요. 그리고 방심하는 순간 튀어나와서 뒷통수를 때리거나 주인을 잡아먹을 겁니다.



벡진스키

통제할 수 있다는 환상에 빠지면 세상에 괴물이 튀어나올지도 모른다. 그림은 벡진스키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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