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누기

미래 예측을 하라. 그러면

네그나 2011. 11. 1. 10:15

닌텐도의 추락



닌텐도가 4~9월 결산에서 573억엔 적자를 냈습니다. 이것은 1981년 이후 30년 만의 첫 적자라고 합니다. 닌텐도는
휴대용 게임기인 NDS와 가정용 게임기인 닌텐도 위로 대성공을 거두었습니다. 2년 전 이명박 대통령은 닌텐도의
성공을 들면서 "우리는 왜 닌텐도 같은 게임기를 만들지 못하나"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승승장구 하던 닌텐도가 불과 2년만에 상황이 바뀌게 된데에는 복합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판매의 80%를 수출에
의존하는 닌텐도는 환율에 민감할 수 밖에 없습니다. 최근의 엔고로 닌텐도 뿐만 아니라 다른 일본기업도 비상등이 커졌습니다.



엔고 보다 더 큰 문제는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 게임의 보급으로 닌텐도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습니다. 닌텐도는
누구나 쉽게 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여서 성공을 했는데, 그 사람들을 스마트폰에게 빼앗겨 버렸습니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닌텐도 사용자를 대거 흡수해버린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야심작으로 내놓았던 휴대용 게임기인 3DS도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닌텐도에게는 콤보공격이
연속해서 들어오는 상황인데요. IT나 게임분야서는 판도 변화가 워낙 심해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죠. 특히나 지금 처럼 대격변 시기에는 더 그렇습니다.


3DS

닌텐도 3DS의 부진은 예상하지 못했다. 10000엔 인하라는 파격적인 조치도 예상하지 못했다.





3DS의 부진을 보면서 과거를 뒤돌아 보게 되는데요. 3DS가 처음 발표할 때만 하더라도 반응이 괜찮았습니다. 게이머들의 반응이 좋았고, 언론들도 호의적으로 평가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닌텐도가 스마트폰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서 내놓은 기능. 3D입체화면을 통해서 새로운 경험을 강조하는 것도 나쁘지 않게 보였습니다.




닌텐도 발표를 보면서 '역시 닌텐도다'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대박까지는 아니더라도 부진할 거라고 예상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뚜겅을 열어 보니 예측과 전혀 다르게 나왔습니다. 닌텐도는 연말에 부진을 만회할 것이라고 하지만 상황이 낙관적이지는 않습니다.



  빗나간 예측들.




닌텐도 3DS가 시장에서 부진할 것을 예측못한 것 처럼 빗나간 예측들이 있습니다. 블로그에 글을 써서 올리지는
않았지만 나름대로 예측을 했는데요. 그 중 몇개를 들어보면.




첫번째는 아이폰3GS의 한국에서 대성공입니다.
아이폰이 한국에서 출시된다고 할 때, 인터넷이 폭발했죠. 어딜 가나 아이폰으로 화제가 되었는데요. '왜들 이리 호들갑이야' 싶었습니다. '한국은 미국시장과 달라. 애플 매니아들이 되면 얼마나 된다고. 많이 팔아 봤자 30~40만대
정도겠지.' 라고 예측을 했습니다. 이 때 당시에 전문가들도 제가 한 예측과 비슷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뚜껑을 열고 나니 아이폰은 100만대가 넘게 팔렸고, 한국에 아이폰 충격파를 일으킵니다. 




두번째는 아이패드의 성공입니다.
애플이 태블렛을 만든다고 할 때, 대부분이 부정적으로 보았습니다. 패드란 명칭을 보고 '생리대냐'는 비웃음도 있었고, 아이팟 터치를 크게 늘려놓은 것일 뿐 이라고 말도 나왔습니다. 이번에도 '애플 매니아들 때문에 팔릴지라도 소수의 아이템이 되겠지.' 라고 했는데. 이런 예측을 비웃듯이 아이패드는 대성공합니다. 


아이패드

아이패드가 성공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세번째가 삼성의 반격입니다.
아이폰 쇼크가 불어닥치고, 삼성과 LG가 위기상황이 되는데요. 이 때가 옴니아, 갤럭시A 나올 때 입니다. 이 시기만 하더라도 삼성이 애플 따라 잡을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보았습니다. 여론도 다르지 않았죠.( 반 삼성 분위기라 있어서 이기도 하지만..) 한참 헤맬 것이라는 예측을 무색하게 삼성은 무서운 속도로 따라잡았습니다. 삼성의
반격은 구글의 도움 때문이기도 하죠.(서로 윈윈 하는 구조이니 손해 볼 것은 없죠.) 삼성이 이렇게 빨리 따라 잡을 거라고 예상한 사람 얼마나 될까요? 특히 아이폰 열풍이 한 참 불어닥칠 때에는 이런 생각하기 힘들었습니다.




네번째가 지금 쓰는 닌텐도3DS 입니다. 3DS와 닌텐도가 이렇게 부진할 거라고 예상못했습니다.




예측을 하라! 그러면 바보가 된다.




4번 틀렸는데, 예측을 많이 하면 할 수록 더 많이 틀리겠죠. 그 만큼 미래는 불확실 하고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습니다.
저만 이런 것도 아닙니다. 미래예측은 전문가도 일반인과 별로 다를 바가 없다는 조사결과도 있습니다. 기업분석을 하는 애널리스트들은 수도 없이 틀리고, 경제연구소들이 연초에 내놓은 보고서들은 맞는데 얼마나 되나요? 전문가들의 실언으로 결론난 말도 많습니다.



영국 텔레그래프가 유명인들의 실언에 대해서 순위를 내놓았습니다. 


1위 - 2005년 앨런 슈거 경 (아이팟에 대한 사망 선고)
2위 - 1977년 켄 올슨 (가정용 PC는 필요 없다)
3위 - 알렉스 루이트 (10년내 핵발전 진공청소기의 현실화)
4위 - 1946년 대릴 자누크 (TV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5위 - 1933년 10인승 여객기 처녀비행 성공한 엔지니어링 (이보다 큰 여객기는 없을 것)
6위 - 1959년 미국 우정청장 (로켓 메일의 문턱에 서 있다)
7위 - 1985년 빌 게이츠 (개인용 PC에 64KB이상 메모리 필요 없을 것)
8위 - 1989년 영국 우정국 기술자 (메신저보이들이 있는 한 전화는 필요 없다)
9위 - 2004년 빌 게이츠 (향후 2년 내 스팸 메일이 사라질 것)
10위 - 1883년 영국 왕립학술원장 (엑스레이는 허풍으로 밝혀 질 것)


미래 예측을 잘 못하면 바보 되기 쉽다.







스티브 발머는 599달러나 하는 아이폰을 누가 사겠느냐면서 비웃었지만 아이폰은 성공을 했습니다. 결과를 안 지금
뒤돌아 보면 스티브 발머의 말은 비웃음 거리가 되겠지만, 당시의 상황을 고려하면 꼭 틀린 말도 아닙니다. 합리적으로 보면 실패를 예상하는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DEC의 켄 올슨은 가정용 PC가 필요없다고 한 말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시에 컴퓨터는 개인이 사용하는 물건이 아니었습니다. 산업용 물건을 집에다 가져다 놓을 이유는 없습니다. PC가 필요하지 않다는 말은 그 당시에는 합리적인 사고였니다.



유명인들의 실언을 보면 그들이 멍청해서 이런 말을 하는게 아니라, 당시의 분위기가 그랬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유명해서 인용이 되는 거지, 일반인들에게 질문을 하면 대부분 사람들이 비슷한 말을 할 겁니다. 'PC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필요없어요' 라고 말을 했겠죠.




미래예측에서 가장 극적인 사례라면 주식투자입니다. 주식투자는 미래의 기대되는 이익에 베팅을 하는데요.
사람과 원숭이와 투자대결을 하면 누가 잘 할까요? 그 사람이 펀드매니저라면?  실제 결과가 있습니다.



'지난 2000년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이라는 신문에서 원숭이와 펀드 매니저를 대상으로 재미있는 실험을 했습니다. 원숭이에게 ‘다트게임 (Dart Game)’으로 투자 종목을 고르게 한 후 펀드 매니저들이 선택한 종목과 1년 동안의 수익률을 비교해보는 게임이었습니다. 각각 4개의 종목을 고른 이 게임에 서 원숭이가 고른 네 개의 종목 중 한 종목만이 마이너스(-) 수익을 기록한 반면, 펀 드매니저가 고른 종목은 네 종목 중 세 종목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였습니다. 결론적으로 원숭이가 투자의 전문가라는 펀드 매니저를 이긴 것입니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사람이 원숭이에게도 질 수 있는 게 바로 투자입니다


이 실험은  최근에도 다시 했던 걸로 아는데, 그 때도 사람이 졌습니다. 이 사례는 미래예측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보여줍니다. 노련한 전문가라도 틀리는게 다반사이고, 미래는 아무도 확실하게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유명인이
어설프게 미래 예측을 하면 바보가 되기 십상이고, 미래예측을 믿고 투자를 하면 큰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




미래앞에서 겸손해지도록



주식투자 시장에서 산전수전 다 격은 사람들이 항상 하는 말이 있죠. '시장앞에서 겸손해지라.' 투자수익이 올렸다고 우쭐거리면 시장이 강력한 보복을 해서 무릅을 꿇게 만듭니다. 미래예측도 마찬가지겠죠. 엄청난 변수를 인간이 다 계산할 수 없습니다. 미래 예측을 한 답시고 우쭐 거리면, 미래가 자신을 바보로 만들어 버리걸립니다.




"1929년 대공황 직전 "미국 주가가 영구적인 최고점에 안착했다"고 말을 했다가 바보가 된 사람이 있습니다. 피셔는 주가폭락이 있기전인 10월 21 일, 그는 미세조정을 거치면서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강조한 데 이어 23일에는 주가가 너무 폭등했다는 일부의 우려에도 "주가가 아직 제 가치를 찾지 못했고 거품이 발생한 것도 아니다"라고 말을 했으나 검은 화요일에 주가는 대폭락을 했고, 피셔는 평생 조롱과 멸시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피셔는 주식으로 큰 돈을 번 부자이자 바로 예일대 경제학과 교수였습니다. 그런 명망있는 사람도 다가오는 위험을 감지하지 못했습니다. 대공황 후에 피셔는 자신의 실수를 곱씹으며, 철저하게 연구해서 부채 디플레이션 이론을 내놓습니다.  피셔를 비웃을게 아닙니다. 2008년 금융위기 전에도 대부분 사람들이 낙관론에 젖어 있던 것과 유사합니다. 다가 오는 위험도 감지못하는데 10년, 20년 뒤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2000년대에 대한 가장 흔한 예측들. 2000년대가 되면 우주관광이 활성화 되고 모두들 비행기를 타고 다닐 걸로
예상했지만 그런 날은 오지 않았다.




전문가 조차 틀리고,미래는 불확실 하다는 것을 알지만 사람들은 예측하기를 멈추지는 않겠죠.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더 이른 미래를 알 수만 있다면 할 수 있는게 많은니까요. 미래를 예측을 해보되 확신은 경계하고  항상 가능성을 열어 두어야 할 것입니다. 저도 블로그에 이런 저런 예측을 하는데, 대부분 문장이  '같습니다.'로 끝은 내는 것도 바로
이 이유 때문입니다.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기 때문이죠. 확실한 미래는 아무것도 없죠.




처음으로 돌아와서 닌테도가 다시 부활하게 될까요? 할 수 있고 못 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낙관적으로 볼 수 없습니다. 지금과 같은 전략을 고수한다면 닌텐도가 쪼그라 들 일만 남아있겠죠.( 그렇다고 닌텐도가 망하거나
게임기가 사라지지는 않을 겁니다. )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느냐? 닌텐도도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고 봅니다. 게임기 시장에서만 남아있을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합니다. 스마트폰이 아니라면 닌텐도를 위한 자리가 없을 걸로 보여집니다. 사람들의 관심과 시간이 스마트폰으로 향하고 있는데, 방어전략만 취하고 있으면 안됩니다. 적극적으로 공격을 해야죠.




닌텐도가 어떻게 될지 예측을 해보는 것도 재미있겠죠. 그들의 고집으로 다시 놀라운 성과를 낼지, 아니면 비참한
미래가 펼쳐질지요.저는 그들이 고집을 부린다면 낭패를 볼 걸로 예상을 합니다. 미래에 '제가 또 틀렸습니다'라고
말을 할 날이 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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