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거림

남자는 죽어도 되는가? 남성의 죽음은 그저 소모품에 불과한 사회

네그나 2018. 5. 21. 23:26

어느 공포가 더 클까?


요즘 인터넷에 핫한 주제가 몰카로 촉발된 여성차별입니다. 홍대몰카 사건은 희안한 유탄이 만들어져 버렸는데, 남자라서 신속하게 이루어졌다는 주장이 나왔고 혜화역에서 규탄하는 시위가 일어났습니다. 솔직한 심정을 말하자면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용의자를 특정할 수 있는 제한된 공간에서 일어났고, 명성있는 대학에서 일어나서 언론과 여론의 주목도가 높았습니다. 범인체포까지 10일 걸렸음을 고려하면 신속하게 이루어졌다고 말하기도 어렵습니다.


몰카범죄는 근절되어야 함이 맞고, 동일범죄는 동일한 처벌이 이루어져야 함이 맞습니다.  하지만  많은 연구결과들이 보고하는 것처럼 남성과 여성은 동일범죄 동일처벌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동일한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남성이 더 큰형 량을 선고받기 때문입니다. 이는 동서양을 가리지 않습니다.


그동안 어떤 감정을 느꼈든. 그들이 말하는 여성은 일상생활에서 공포를 느낀다. 동의는 안되지만 네. 일단 그렇다고 하겠습니다. 제가 주목하는 건  그들이 아니라 언론의 태도입니다.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기 때문이기도 하겠고, 여성이 사회적 약자라는 관념을 충분히 반영해서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비중있게 보도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카메라를 한 번 다른 각도로 돌려보겠습니다.


남성은 죽음은 관심받지 못한다. 아주 당연하기 때문이다.


이틀전.  그러니까 5월 19일입니다. 고속도로 보수 공사 작업을 하던 인부4명이 수십미터 아래로 추락해 그자리에서 숨졌습니다. 이 사건에 대해서 언론은 어떻게 반응을 했을까요? 언론은 그저 흔하게 일어나는 사건처럼 취급하는 모양새입니다.


우리나라의 노동현장에 대해서 심도 있는 고찰을 하지도 않습니다.  유명앵커가 시간을 할애해서 남성들은 일상회된 공포속에서 살아간다고 말해주지 않습니다. (혹시 클로징때 이사건을 언급했나요? 그렇다면 고치겠습니다.) 왜냐하면 남성은 만성회된 죽음의 공포를 극복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산업재해로 죽어가는 그 많은 사람들 중 하나. 그저 단순히 엑셀에서 +4 처리 되었습니다.


제가 일했을 때 느꼈던 감정과 똑같습니다. 공사현장에 잠시 있었을 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여기서 내가 사고로 죽으면 어떻게 될까? 아주 좋게 봐줘야. 모지역의 모모 현장의 모씨 공사현장에서 사고로 숨져. 로 단신처리 되겠지. 어디 이름도 듣지 못한 회사에 속한 볼품없는 노동자의 죽음을 아무도 신경쓰지 않겠지. 슬퍼하는 건 단지 나의 가족과 친구들일뿐. 어떻게 포장을 하든 개죽음일 뿐이야. 막상 현장에서는 이런 저런 논리로 원칙을 무시하는 경우가 불운으로 이어질 때는 사고로 연결이 될 겁니다. 효율을 위해서 ( 더 빠름 ) 불구덩이 속으로 던지는 겁니다. 

정치권은 경쟁적으로 성명을 발표하면서 여성이 수사에서 차별받지 말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청와대를 한 번 볼까요? 다음 기사를 발췌합니다.


경찰은 또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몰카범죄, 데이트폭력 등은 여성의 삶을 파괴하는 악성범죄"라며 좀 더 중대한 위법으로 다루는 인식 전환 및 관점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데 대해 강력 대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차별 수사논란으로 청와대와 대통령까지 한 마디 거들면서 대책마련을 지시합니다. 혹시 청와대나 청지권이 고속도로 보수 공사작업 사고에 대해서 성명을 발표했나요? 대책마련은요? 네이버 뉴스를 검색을 해봐도 무미건조하게 사건을 설명할 뿐입니다. 지식인의 잘난 칼럼도 없고, 깨어있는 척 하는 기자의 한 마디도 없습니다. 언론이 그저 하는 말이라고 곤 늘 말해왔던 예고된 인재. 그 따위 말을 할 거면 미리 예고라도 좀 하지 그랬어. 그러면 죽지도 않잔아.



대단하지 않나요? 몰카범죄 심각합니다. 일상을 파괴하는 범죄입니다. 사회적인 관심을 쏟아야 하는게 맞습니다. 냉정하게 봅시다.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공포? 그렇다 하죠.  그렇지만 죽음보다 더 한 공포는 느낄 수 없습니다. 큰 피해를 입었다 하더라도 사망은 아닙니다. 그런데요. 더 큰 피해를 입은 사건에는 사회가 놀랄정도로 냉담합니다. 잊지 맙시다. 4명 죽었습니다.  그들은 한 사람의 자식이자 아버지였을 수도, 남편이자 부모. 누군가의 좋은 친구였을겁니다.


얼마면 돼?

남성의 죽음은 그저 소모품에 불과한 사회


4명이 죽어도 그 뿐. 여기서 한가지 흥미로운 한편으로는 불편한 생각한 번 해볼까요? 어느 정도 죽음이 일어나야 관심이 일어나는가? 대참사인 세월호 침몰사고는 299명이 사망함으로 국민적인 관심을 모으고, 애도를 표하게 만들었고 정치적 논란으로 번졌습니다. 제천 스포츠 센터에서는 화재에서는 29명이 사망했습니다.


똑같은 죽음인데. 애도와 관심을 받지 못합니다. 사회적인 관심을 일으키는 문턱값은 얼마나일까? 흥미로운 질문 아닌가요? 4명 가지고는 확실히 안됩니다. 정치권 성명도 없고, 명망있는 앵커가 파고 들지도 않으까. 5명, 아니요. 6명, 7명. 안됩니다.


확실히 한자리 숫자는 안될거 같습니다. 2자리 숫자 이상의 사망자가 나와야 할겁니다. 2자리 숫자가 나와야 언론은 좌판을 펼치며 훈계 하듯이 정치권과 사회의 각성을 촉구할테고. 정치권은 하나마나한 대책 마련에 요란할테고. 청와대도 국민의 안전을 지킨다는 모습을 보여주도록 하겠죠. 


2자리 숫자도 미심쩍합니다. 앞 자리 숫자가 적어도 2는 되어야 할 거 같습니다. 워낙 사건 사고에 익숙해진 나라라. 그 정도로는 충격이 일어나기 어려울 겁니다. 하지만 확실한 건 4명은 아닙니다.


정말 안타까웠던 4명이 기억납니다. 군대간 아들을 면회를 가러 갔다가 고속도로의 사고로 일가족 모두가 사망했던 사건. 한가지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인간은 평등하지도 않지만 죽음조차도 불평등하다는 사실입니다. 죽음은 모두에게 공평하지 않습니다.


그 중에서도 남성은 죽음은 더더욱 무시됩니다. 왜냐하면 남성의 죽음을 당연히 하는 사회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남자가 죽었다는 인식도 없습니다. 여기서 생각 나는게 있습니다. 겜돌이라 게임이 생각나는 장면이. 스타크래프트의 노동자 SCV입니다.


평소에는 소처럼 일하다 위기 상황일 때는 소모가 되어야 하는 존재. 스타를 하지 못할 때 프로들이 보여주는 그 광경을 보고 놀랐습니다. 그전까지 가지고 있던 생각은 어쩃든 유닛은 하나라도 강아지처럼 아껴야 하는 존재였습니다. 필요로 따라 폐기처분하는 존재는 아니었습니다. 게임에서도 보여주지만 현실에서도 남성을 소모품으로 대하는 조직의 끝판왕이 군대입니다. 그러고 남성이 소모품화 되어가는 걸 사회는 동조하고, 암묵적으로 유도합니다. 남성조차도 그렇습니다.


택배상하차 하는 사람들의 현실에 눈을 감듯이 착취당하는 대상을 지워버리면 됩니다. 그러면 나는 교통비조차 안되는 싼값으로 내 집앞까지 배달되는 택배를 받을 수 있고, 돈 몇 푼 냈다고 갑질까지 할 수 있습니다. 착취당하는 대상을 지워 버리면 해피합니다. 인식조차 못하면 더 좋고요. 그 대상은 남자이고요. 그리고 나선 여론의 주목도가 높은 사건에 한마디 하면서 깨어있는 척 하면 됩니다. 


우리 사회는 ( 서양이라고 해도 크게 다를 바 없더라는) 남성을 SCV 처럼 대하고 있습니다. 폐기되면 어쩔 수 없고, 사고로 폐기되는 상황을 자각조차 하지 못하게 하며, 자칭 깨어난 사람들 조차 이 현상에 숙고하지 않습니다. 그들에게는 여성이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공포가 산업현장에서 마주치는 죽음보다 더 크게 보일테죠. 적어도 동일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인식조차도 머리에 없을 겁니다. 그들은 머리속에는 4라는 숫자는 보이지 않을겁니다. 무시해도 되는 숫자이자 성별이므로.


※ 제가 쓴 제목이지만. 조금 더 생각을 해보니. 노동현장에서 남성의 프레임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았. 아니 거의 없었던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이와 같은 문제는 원청과 하청, 위험의 외주화, 정규직과 비정규직이라는 렌즈로 볼뿐. 성별이라는 렌즈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이유를 알거 같기도합니다. 성으로 초첨을 잡고 보면 위험한 현장을 떠받치고 있는 사람의 압도적 다수는 남자입니다. 몰룬 피해의 다수도 언제나 남성입니다. 여성은 언제나 어디서든 사회적 약자로 살아간다는 그들의 프레임에 맞지 않을테니까요. 그러니 언어와 인식체계가 사고를 지배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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