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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서 살아남기 : 두려움 없이 용기도 없다

네그나 2017. 10. 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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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서 살아남기 / 메리 로치


제목을 보고 총성이 들려오고 포탄이 쏟아지는 전장에서 살아남는 서바이벌류 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우리가 몰랐던 전쟁이 과학이란 부제를 보면 스텔스 전투기나 무인기, 레이저포 일까? 그것도 아닙니다. 전쟁을 바탕으로 한 과학이지만 사람을 죽이는 기술보다 살리는 기술에 집중합니다.


전쟁에서 주인공이 되는 부류는 전투, 최전방에서 싸우는 보병, 특수부대원 등입니다.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선호하는 영화 제작자들도 이들에 집중합니다. 군대에 가본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군대란 거대 조직은 사회의 축소판과 마찬가지라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 다양한 분야의 사람과 집단이 필요합니다.


저는 주특기를 통신으로 받았습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통신병의 역할은 기껏해야 후방부대에지원이 필요하다고 다급하게 외치는 모습이라던가 목표 지점에 대한 좌표를 전송해 주는 정도입니다.  사실 통신에서 보여 줄만한게 없기는 합니다. 방차들고 선까는 역이란던가, 무선안테나를 치기도 하는데. 아주 멋진 모습은 아니죠. 아닌게 아니라 이 일은 정말 힘듭니다. 그냥 노가다입니다.


통신의 특징이 한가지 있습니다. 잘해봐야 본전이고 못하면 욕을 작살나게 먹는다는 것. 통신은 당연히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상이 생기면 한 밤중이라도 쉴 때도 불려나가야하는 피곤함이 있습니다. 이는 인터넷과 휴대폰 무선망도 비슷합니다.


보일러병, 취사병을 비롯해 여러 보직이 있는데 최근에 폐지된 공관병도 있습니다. 공관병에 대한 이야기를 그려보는 것도 재미있을지도 모릅니다. 노예처럼 허덕이는 병에 대한 이야기. 군에서 결코 밝히고 싶지 않을 스토리입니다.



재미가 없고 드라마틱하지 않지만 다양한 분야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서문에서도 부터 소개하는게 닭대포입니다. 닭대포는 포신은 18미터, 몸무게 1.8kg의 닭을 시속 650km 이상의 속도로 발사하는 기계입니다. 이게 왜 필요할까?


항공기에 쏘아 보기 위함입니다. 버드 스트라이크는 비행에 심각한 문제입니다. 미공군은 연간 3천번 충돌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닭대포라고 하는 의외이기는 합니다. 닭은 날지 못하는 대표적인 새이니까. 대신 구하기가 쉽고 저렴한 우리의 친구(...) 이기도 합니다. 최근에 배틀그라운드라는 게임 때문에 치킨이 날아오르는 모양새이기는 한데. 아무튼.

치킨휴식의 상징이자 맥주의 단짝. 죽어서도 실험에 이용되고, 1등의 상징인 치킨!!


또 하나 놀랐던 건 차량폭파실험. 폭파실험은 놀랄만한 것도 아닙니다. 디스커버리 채널의 미스버스터에서 허구헌날 폭파실험을 했으니. 안전이 보장된 상황에서 폭파실험만큼 재미있는 소재도 없습니다. 알다시피 미군은 도로에 매설한 급조폭발물(IDE)에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미군 사령부는 긴급하게 이를 막을 필요가 있었습니다. 아래로 부터 시작되는 폭발에 사람 목술을 구해줄 차량.


당연히 실험을 해봐야겠죠? 뭘로 실험을 할까요? 실제 시신으로 합니다. 사람 시제. 더미는 왜 안되지? 자동차 실험용 더미는 2축 밖에 안된다고 합니다. IDE처럼 아래로 부터 오는 충격에 대한 데이터를 얻을 수 없다고 합니다. 시신을 바탕으로 실험을 해보고 더 정교한 더미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런거 보면 놀랍지 않나요?  우리나라에서 생각할 수 없는 실험이니까요. 미국에는 시체농장도 있습니다. 시신을 기부받아서 시신을 방치해두고 썩어가는 모습을 관찰하며 연구합니다. 시체가 썩은 정도, 곤충이나 야생동물이 뜯어 먹은 정도를 두고 여러정보를 얻어낼 수 있습니다. 범죄수사등에 활용합니다.


전투중에 일어난 부상으로 인해 팔다리 절단은 흔한 모습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하 부위가 있습니다. 사타구니입니다. 총알이 그쪽을 피해가지는 않을테니 부상도 당연합니다. 전쟁영화의 흔한 클리셰로는 "내 거시는 어때?" "니껀 괜찮아. 걱정하지마"


부상으로 음경성형수술을 해야 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장애로 이어집니다. 바로 성생활. 군이란 조직은 섹스에 대해서 큰 신경을 않지만 보통사람에게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부부가 헤어지고 가정이 깨져버릴 수도 있으니까요.


저자는 로치는 용기에 대해서 이렇게 썼습니다. 책의 저술 이유이기도 합니다.


때로 용기란 주변 사람들과 다르게 생각하려는 의지에 다름 아니다. 순응이 미덕인 사회에서, 그런 의지를 발휘하는 것은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더 용감한 행위다.


세상에는 아무도 관심이 없고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 혹은 존재 자체도 아는 사람이 없는 군사 영역에서 묵묵히 일하는 수많은 과학자들이 있다. 그들의 연구는 무수한 군인들의 목숨을 구할 뿐 아니라, 전쟁터에서 그리고 전역한 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지대한 기여를 하고 있다.


따라서 로치가 보기에 진정한 영웅은 첨단 무기를 개발하는 과학자들이 아니다. 영웅은 잠수함 탈출용 호흡 장치를 시험하겠다고 구경꾼들에게 인사를 보내고 포토맥 강으로 뛰어든 해군 소령 찰스 [스웨드] 맘슨이나, 면역력이 생기는지 알아보기 위해 자기 몸에 직접 코브라의 독을 주사한 육군 의학 연구소의 허셜 플라워스 대위, 제1차 세계 대전 때 구더기가 상처의 썩은 부위를 먹어치우도록 놔둠으로써 팔다리와 목숨을 구한 군의관 윌리엄 베어와, 스페인-미국 전쟁 때 죽은 사람의 피를 수혈해도 안전한지를 검사하기 위해 자기 몸에 시체의 피를 주사한 의사 허먼 멀러 같은 사람들이다.




용기에 대해서 그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용기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두려움이란 감정이 존재해야 합니다. 두려움 없는 용기란 있을 수 없다고 봅니다. 유튜브에 고층건물을 아무런 안전장비없이 활보하는 사람들 있죠. 그 사람들은 편도체 문제가 있던지 어쨋든간에 두려움을 느끼는 부위가 이상이 있을거라고 봅니다. 아무렇지도 않은 겁니다. 그들이 하는 행동은 용기가 있는 행동이 아니라고 봅니다. 그냥 하는 거죠. ( 물론 두려움을 느낄수도 있습니다. 모두가 그런 것을 아닐테니.)


위험을 앞에 두고 아무렇지도 않게 행동하는거 보다. 두려움이 벌벌 떨며, 나약해지지만 어떠한 목적을 위해서 의지를 가지고 앞으로 나가는 모습이 참 멋있게 보입니다.



용기란 그런 것 일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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