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무지개떡 건출 : 도시가 자연이다

네그나 2017. 1. 31.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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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가에서는 한국건축과 도시에 대한 담론을 다룬 책을 볼 수 있습니다. 프랑스 지리학자 발레리 줄레조가 지은 <아파트 공화국>입니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겠지만 한국의 독특한 아파트 문화를 분석한 책입니다. 좋든 싫든 간에 현대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입니다. 제3자의 시선으로 보면 한국인의 아파트 열광은 매우 흥미로운 모습일 겁니다.


천편일률적으로 같은 아파트들 두고 성냥갑같도 말하기도 하지만 한국인들의 아파트 애정은 식을 줄 모릅니다. 일부에서는 전원주택, 땅콩 주택을 소개하며 "아파트의 시대는 갔다"고 말하지만 그런 조짐은 조금도 보이지 않습니다.


저자 뿐만 아니라 모두가 동의하듯이 한국의 현실에서 아파트만한 대안이 없어 보이는게 사실이나 이  환경을 동의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파트가 편하다는 데 동의를 하지만 칙칙하기도 하고 보기 좋다고 말할 수는 없다는데는 수긍할 겁니다. 아파트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싸그리 없애버리는 불도저식 과정, 외부의 단절을 통해 안전을 도모하는 중세 성식 구조가 비판받습니다.


아파트 동네는 무엇보다 재미가 없습니다. 동네구경을 하는 jtbc <한끼줍쇼>는 빌라와 주택이 밀집한 주거지역을 주로 촬영장소를 선택합니다. 유일하게 아파트를 찾아간 지역이 목동이었는데 주택과 비교하면 확실히 심심한 그림입니다. 주택은 비슷할 지언정 사는 사람의 개성이 묻어 나오는 반면에 아파트는 그렇지 않습니다. 외부인의 접근을 차단하는 구조인데다 내부로 들어가기 전에는 개성을 확인할 수 없습니다.


유럽 여행을 가더라도 오밀조밀한 마을을 구경하러 갑니다. 마을 보더라도 아파트 단지를 보러 가지는 않습니다. 서울이 가로수길이 뜨는 이유도, 부산의 감천문화마을이 명소가 된 이유도 아파트 단지와 다른 흥미를 주기 때문입니다.






당연하다고 생각해 왔지만 활기도 자원이다.


한국의 경제는 계속 성장해왔고, 아파트도 짓기만 하면 팔렸습니다. 심지어 짓기도 전에 분양이 되었습니다. ( 게임분야도 이런 모습이 부러웠는지 완성품을 내놓기도 전에 팔려고 합니다.) 경제성장 과정에서 도시화 되었고 인구도 늘어났습니다.


한국에서는 활기란 사람사는 곳이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성장 국가를 보면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출산 고령화 현상을 먼저 겪고 있는 일본에서는 <지방 소멸>이라는 책이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일본이 지방자치단체 절반이 30년 이내로 사라진다는 놀라운 예측입니다. 인구구조는 다른 분야와 달리 예측이 쉽습니다.



저성장중인 유럽국가에서도 인구가 빠져나가는게 사회문제라고 합니다.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의 구도심은 전체가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아름다운 모습과 도시 모습과 달리 구도심 상층부는 텅텅 비어 있다고 합니다. 구도심 전체의 공실률이 50% 달한다고 합니다. 역사 보전을 위해서 함부로 건물을 변경할 수 도 없습니다. 잘 보존된 도시를 보고 아름답다고 생각하지만 사람이 줄어들어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한국도 인구 보너스 시대는 지나고 유럽,일본과 같은 일을 겪게 될것입니다. 사실 한국은 인구 보너스 정도가 아니라 펑펑 써왔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인구가 감소하면 도시로 더 집중하게 됩니다.


도시가 자연이다.


많은 사람들이 전원에서의 삶을 꿈꿉니다. 푸른 언덕에 숲이 우거지고 새가 노래하는 환경. 기성세대는 농촌이나 어촌에서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왔습니다. 그들에게는 개발의 때가 묻지 않는 풍경이 자연스럽겠지만 자라나는 세대는 어떨까요? 


설날 연휴에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을 보았습니다. 극 중에서 여주인공 미츠하는 시골에 살고 있는 여고생으로, 정말 해보고 싶은게 도시인에게 매우 익숙한 카페를 가는 일입니다. 도시에 자라나는 세대는 흙길 대신 아스팔트와 보도블럭을 뒷산에 놀러가는게 아니라 영화관과 상가를 가는게, 잠자리채를 휘둘러 곤충을 잡으러 다는기보다 스마트폰으로 포켓몬을 잡으로 다니는 게  휠씬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렇다고 한들, 한적한 전원 생활에 대한 낭만은 쉽게 가시지 않습니다. 삼시세끼 같은 프로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도 번잡한 도시를 벗어나 한적함을 즐길 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 주어서가 아닐까요. 그렇지만 의외로 전원 생활은 친환경적이지 않습니다.



<도시의 승리>라는 책에서 37년동안 도시에서 살다가 녹지에 둘러 쌓인 전원 생활을 해보니 도시 사람들 보다 휠씬 에너지를 많이 사용한다고 밝힙니다. 전원 생활은 마을의 구조가 수평으로 펼쳐지게 되고 이동을 하려면 차를 사용해야 합니다. 장을 보려고 해도 거리가 멀기에 대량으로 사와야 하고 냉장고의 저장 용량도 휠씬 커야 합니다. 직장은 도시에 있으니 출퇴근에도 시간이 많이 걸리고 에너지도 많이 소비하게 됩니다.



모든 사람이 아파트에 살기를 거부하고 주택을 고집한다면 도시가 얼마나 더 팽창해야 할까요? 좁은 공간에 수직으로 밀집해서 사는 게 에너지도 아끼고 환경파괴도 최소화하는 지구를 위하는 길이라는 겁니다. 여기서 다른 생각.. 반대로 한 공간을 혼자서 사용하는게 부를 과시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주택이라고 아파트 보다 다 비싸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자연이란 저절로라는 것인데. 도시가 그렇습니다. 도시가 나에게, 우리에게는 자연이니까.


비워야 쾌적하다. 건축도 집도



저자는 공극. 건축에 비워 있는 부분이 얼마나 많이 있는가에 흥미를 보입니다. 공극이란 발코니, 옥상정원 처럼 "채울 수 있지만 비워 놓는 곳"입니다. 한국의 한옥이 그렇습니다. 한옥은 풍부한 마당 공간, 처마 밑, 개방된 대청마루로 한국인인 비워 놓는데 익숙합니다. 경제성장시절에는 채워넣는게 집중했습니다. 마루에는 유리문을 설치하고 마당에는 지붕을 만들었습니다. 개발이란 공극을 없애는 과정이었습니다.






방정리, 집정리도 비슷하게 느껴집니다. 방정리를 하다 보면 느낍니다. 방정리 하는 최고의 방법은 쓸모 없고 사용하지 않는 것을 버리는 것입니다. 방과 집을 아무리 깨끗하게 정리를 해도 버리지 않으면 쾌적하지 않습니다. 정리를 해보면 살아가는 데 필요한게 많지 않다는 걸 깨닫습니다. 현대 도시 생활은 필요한 물건과 서비스를 밖에서 쉽게 가져올 수 있으니 채우지 않아도 됩니다.



다른 사람의 집을 한 번 보면 느낍니다.  <한끼줍쇼>처럼 집구경하는 TV프로그램을 보세요.  부유한 사람들, 연예인, 사업가의 집과 방을 보면 아주 심플합니다. 그들은 뭘 채워 놓지 않습니다. 진짜 부자인 스티브 잡스를 보면 집에 별 다른게 없습니다.  빼는데 집중합니다. 사람나름이겠지만 부족하게 살아온 사람들은 채워 넣을려고 하고 버리지 않을려고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저의 아버지처럼 말입니다.



진짜 사치는 이럴 수도 있겠습니다. 땅을 사서 내버려 두는 겁니다. 어디 구석에 있는 땅이 아닌 입지가 좋은 곳을 말합니다. 보통이라면 투자를 해서 이걸 어떻게 뽑아 먹을까 생각하고 무엇을 채워 넣을까 고민하겠지만 정말 부유하다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내버려 두는게 진정한 사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나에 섞어 놓는 무지개떡 건축


우리에게 익숙한 건축물은 아파트, 기업사옥, 공공청사와 같은 한가지 용도로 사용하는 시루떡 건축입니다. 저자가 제안하는 구조는 무지개떡 처럼 주거와 다른 기능이 복합된 구조입니다. 저층, 중증, 상층으로 나누어, 저층에서는 사람들이 쉽게 드나들고 이용하는 카페가 들어서고, 중층에서는 학원, 사무실 용도, 고층에서는 주거 용도로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하나의 건물을 다용도로 사용하면 장점이 있습니다. 사람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활기가 계속 이어지게 됩니다. 상업용도로만 사용하고 지역은 일과시간이 끝타면 인적이 끊깁니다. 미국에서 슬럼이 어디에 있는지 생각해 보면 금방 깨닫습니다. 사람의 존재, 상점의 조명과 빛 자체가 방범 역할을 하여 거리를 더 안전하게 만들어 줍니다.


제안 중에 인상적이었던 아파트를 복합건물로 만들자는 것이었습니다. 인기가 적은 저층은 카페나 세탁소, 등으로 사용을 하고, 아파트 내에 학교나 도서관이 있다면? 발상의 전환이 참신합니다.


무지개떢 건축이 제안하는 삶의 방식은 더 나은 도시생활입니다. 여기에는 무엇을 추구하는 냐에 따라서 다른 답이 나올것입니다. 전원생활이 좋을 수도, 주택이 좋을 수도, 아파트가 편리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어차피 자연이란 도시에서 재개발을 하기 보다는 리모델링을 통한 나음을 추구하자는 게 내용입니다. 저도 동감하는 내용이고.


서장훈한국인의 이상적인 목표는 이 사람이 아닐까...


마지막으로 글쓴이의 의도와는 다르겠지만 복합용도인 무지개떡 건축을 가진 건물주가 되고 싶지만 꿈에 불과할 뿐이군요. 30대에 건물을 올리는 사람은 어떤 사람들일까...


무지개떡건축


단순한 책표지 디자인이 말하자고 하는 내용을 요약합니다. 사실 머리 속에 기억에 남는것은 책표지 보다 강렬한 종이 냄새였습니다. 제본 과정에서 생긴 냄새인지.. 모르겠지만. 어쨋든 이도 아날로그 종이책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경험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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