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목포 가볼만한 곳] 모범적인 전설이 있는 갓바위

네그나 2016. 10. 9. 22:35

여름 휴가 때 난생 처음으로 목포에 갔습니다. 살면서 경부선을 따라서 이동을 한 게 다인지라 전남 지역에 가볼 기회가 없었습니다. 남서해 일주 투어를 기획하고 들린 곳이 목포입니다. 목포에 가본 사람이 추천해 준 곳이 갓바위입니다. 목포에 다다르니. '목포는 항구다' 타령....



명소가 그렇듯 갓바위에는 나름 슬픈 전설이 있습니다. 병든 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청년이. 돈을 벌기 위해서 외지로 나갔다 한달 만에 집에 돌아오니 아버지는 싸늘한 시신으로 변해있었습니다. 청년은 병간호를 제대로 못함을 한탄하며 양지바른 곳으로 모시려다 실수로 관을 빠뜨리고 맙니다.



아버지의 장례를 제대로 치릊 못한 불효를 뉘우치며 아들은 갓을 쓰고 자리를 지키다 죽었습니다. 훗날 두개의 바위가 솟아올라 큰 바위를 아버지 바위. 작은 바위를 '아들 바위'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다른 하나는 부처님과 아라한[각주:1]이 영산강을 건너 이곳을 지날 때 잠시 쉬던 자리에 삿갓을 놓고 간 것이 바위가 되어 스님바위로 부르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국내에서 전설이 깃든 지명을 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대체적으로 충(忠), 효(孝)가 주제입니다.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생겨났다기 보다는 백성들을 잘 통제하기 통치수단으로 모범적인 이야기를 제시한 아닐까 생각도 해봅니다. 고전 명작이 지금에 보기에는 심심하고 지루함이 느껴지듯이, 갓바위 전설이 모범이 되는 이야기이나 지금 시각으로 보면 재미가 없습니다. 전혀 흥미가 안갑니다.



국내에 전설도 악(惡)함이 있을것이나 찾아보기 쉽지 않습니다. 아마 지워버렸을 겁니다. 우리가 익히 아는 콩쥐팥쥐 이야기가 사실 굉장한 하드코어입니다. 마지막에 팥쥐는 쫒겨 나는게 아니라 수레에 매어 찢겨 죽습니다. 여기까지만 해도 잔인한데. 팥쥐의 시신을 젖갈로 만들어 항아리에 담아 계모에게 줍니다. 자신이 먹은걸 안 계모는 쇼크사. 물론 콩쥐가 행복하게 살아갔다는 엔딩은 동일.



우리는 영화나 드라마는 자극적인 내용을 찾습니다. 살면서 직접 만나기도 어려운 조폭 깡패들의 서식지 투쟁과 의리(?)에 매료되고, 출생을 비밀을 다룬 막장 드라마에 환호합니다. 인기는 간단하죠. 평범하고 모범적인 삶에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찾아 내는 건 어렵습니다. 극단적인 갈등과 고난을 격고 해결하는 게 없습니다. 그래서 이력서 쓸 때 참 고민이죠. 내가 무슨 어려움을 겪었더라?



인터넷에서 사람들의 반응이 '갓'과 '극혐'으로 과대 증폭되듯,  인간의 삶 속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극단적인 경우를 가정하고 이야기를 풀어 나가면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뛰어난 작가는 일상속에서 비범함과 놀라움을 잡아낼지 모르겠지만 그 역시도 한계가 있습니다.



악한 전설이 있다면 그대로 보여줘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요즘처럼 차별화가 강조되고 개성을 중요시 하는 시대에는 악한 전설이 매력으로 다가올 수 도 있습니다.



갓바위는 목재데크로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어 이동하기 편합니다. 갓바위를 직접 보면..


음.. 이게 다 인가?


솟아 오른 바위에 갓처럼 생기는 했습니다. 정보 없이 본다면 평범한 바위입니다. 이도 이야기의 힘이기는 합니다. 아무것도 없는 바위가 이야기로 생명을 얻게 되었으니.



목포 여행 갓바위

갓바위입니다.

목포 여행 갓바위

앞에는 선착장이 있고. 시원한 바다가 아닌 영산강이 흐릅니다.

목포 여행 갓바위

얘는 튀어 올라왔다가 죽은 듯.

목포 여행 갓바위


산책로 이기도 하고 관광명소라 사람들이 제법 있었습니다.



목포 여행 갓바위

목포 여행 갓바위



목포 여행 갓바위

맞은편은 대불산업단지


목포 여행 갓바위 해파리

작은고기가 엄청 많았습니다. 해파리도 눈의 띄게 많았고.


목포 여행 갓바위 압축공기

흙먼지를 털 수 있는 압축공기가 주차장 근처에 있습니다.

목포 버스

버스를 찍어 봤습니다.


일정산 갓바위만 보고 왔지만 근처에 볼거리가 제법 있습니다.  입압산 둘레길이 갓바위 부터 시작됩니다. 바다 아니 강을 보면서 걷기 좋은 구간이고, 2시간이면 충분하다고 합니다. 목포 생활 도자 박물관, 목포 자연사 박물관, 국립 해양 문화재 연구소등 박물관도 문화예술관이 모여 있습니다.



갓바위는 야경을 보는게 더 좋다고 합니다. 갓바위에서 1.5km 떨어진 평화광장에서는 춤추는 분수를 한다고 하니 밤이 더 낫겠습니다.


  1. 번뇌를 끊고 세상의 이치를 깨달은 성자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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