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스페이스 크로니클 : 왜 우주에 가야 하는가?

네그나 2016. 4. 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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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크로니클 : 닐 디그래스 타이슨

Space Cheronicles : Facing The Ultimater Frotier / Neil deGrasse Tyson



닐 디그래스 타이슨을 알게 된 건 내셔널 지오 그래픽에서 방영된 우주 다큐먼터리 < 코스모스 > 에서 였습니다. 다큐를 보기 전까지만 해도 그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지만 흑인이라는 점이 눈의 띄였습니다. 왜냐하면 선입견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흑인이 지적인 이미지로 비춰지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미디어에서 비춰지는 흑인은 헐렁한 옷을 입고 랩하는 모습이거나 범죄자와 강도,대물림되는 가난, 학습 부진과 중퇴, 뛰어난 능력을 가진 스포츠 스타 정도입니다.




'DNA의 이중나선 구조'를 밝혀 노벨상을 받은 생물학자 제임스 왓슨이 2007년, 흑인은 백인에 비해서 지적 능력이 떨어진다고 말해서 파문을 일으켰습니다.사실, 이런 생각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 겁니다. 속마음을 노골적으로 표현하는 인터넷에서 종종 보이고. 흑인 비하 발언 이후 왓슨은 학계와 사회에서 완전히 매장 당해 노벨상 매달을 경매에 내놓을 정도로 어려움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웃긴건 왓슨의 유전자 검사 결과 증조부모 대에 흑인 조상이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는 겁니다.


한국 넷에서 '흑형'이라는 불러는 애칭도 신체적 능력에 대한 우수함을 뜻합니다. 이것도 스테레오 타입으로 흑인이라고 다 노래 잘하고 신체적 능력이 뛰어난 건 아니죠. 한국인들이 다 수학을 잘 하는 게 아닌 듯.[각주:1] 어쨋든 그는 천체 물리학자이자 과학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는 사람이며 유머감감각도 있고 글도 굉장히 잘 씁니다. 한마디로 똑똑하는 겁니다. 굳이 흑인이 똑똑하다고 말할 필요는 없겠죠. 그가 똑똑한 것일 뿐입니다.



이 책 <스페이스 크로니클>은 '왜 우주를 개척해야 하는가' 질문에 대한 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주개발의 원동력은?


우주개발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가 승인되려면 많은 사람들이 납득할 만한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탐욕. 경제적으로 막대한 이득이 예상될 때입니다. 두번째는 두려움. 두 국가간에 전쟁이 벌여지면 어쨌든 이겨야 합니다. 즉, 돈을 왕창 쓸 때는 전쟁으로 죽기 싫을 때와 가난하게 죽기 싫을 때입니다.



1957년 소련이 세계최초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에 발사에 성공하자 미국에 충격을 주었습니다. 소련의 업적인 계속 이어져,최초의 인공위성을 발사하고 불과 한 달 뒤, 생명체를 태운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2호에 발사에 성공했습니다. 최초의 유인 인공위성, 최초의 우주인, 최초의 여성 우주인, 최초의 흑인 우주인 타이틀도 모두 소련이 차지했습니다. 최초의 우주 유영에 성공했고 최초의 우주정거장을 건설했습니다.






1961년 5월 25일 상하 양원 합동 회의 석상에서 케네디 대통령은 이렇게 선언했습니다. "1960년대가 끝나기 전에 달에 사람을 보냈다가 무사히 귀환시킬 것이다. 나는 이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국가적 사명이라고 굳게 믿는다" 결의에 찬 연설이나 그 배경은 들여다 보면.  유리 가가린이라는 소련 최초의 우주 비행사가 역사상 최초로 궤도 비행에 성공했습니다. 뒤에는 두려움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케네디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 지금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자유와 독재의 싸움에서 승리를 거두려면 1957년 스푸트니크처럼 우주 개발 분야에서 극적인 성과를 거둬야 한다. 우리가 이룩한 업적은 앞으로 어떤 길을 갈 것인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확실한 지침이 되어줄 것이다." 만약 달은 정말 멋진곳이니 한 번 가봅시다. 라고 말했다면 의회가 절대로 예산을 승인하지 않았을 겁니다..




심각한 정치권과 달리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스푸트니크 1호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아마추어 햄 통신사들도 스푸트니크 1호에서 날아오는 신호를 무시했습니다.  미국의 유력일간지들은 소련 인공위성 기사를 3~4면에 배치했습니다.





스푸트니크 1호 충격 이후 탄생한 것이 기관이 NASA였습니다. 나사는 태생적으로 냉전의 유산이었습니다. 미국은 위상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는 사실에 확실히 깨닫고 대대적으로 조치를 실시합니다. 미국은 청소년 과학 교육에 개선하고 군사 연구를 촉진하는 예산을 쏟아 붓기 시작했습니다. 대학생들에게 저리로 학자금을 융자해 주고 장학금을 지급하는 프로그램도 실시했습니다.




당시 대학생들은 그들은 스푸트니크 1호 때문에 자신들이 경제적 혜택을 받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았을까요?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한 대학생들의 학업을 마치기 위해 도와 줍시다.' 보다 '냉전에서 승리하고 우주 개발에서 소련을 앞서기 위해 대학생을 지원해야 한다' 구호가 잘 먹혀 들어갑니다. 청지는 프레임이니까. 과학 관련 부서가 창설되었고 우수한 학생들이 과학,수학, 공학 분야로 뛰어들었습니다. 결과는 기대 이상으로 나왔습니다. 미국은 과학기술은 단기간에 장족의 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습니다.




하나의 사건이 준 충격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삶을 바꾸었을까요?중국의 만리장성, 원자폭탄, 소련과 미국의 우주 개발 프로그램은 모두 전쟁으로 탄생한 프로젝트였습니다.이 모든 변화가 전쟁 때문이었습니다. 유감스럽지만 피와 전쟁은 인류의 진보와 기술발전에 큰 기여를 해왔습니다. 이언 모리스의 <전쟁의 역설>을 보면 전쟁이 세상이 안전하게 만들고 부를 일으켰음을 보여줍니다.




타이슨의 말에 의하면 우주를 관측하는 천문학자들 대다수가 전쟁에 반대한다고 합니다. 물론 천문학자가 아니더라도 전쟁에는 대부분 사람들이 반대를 할겁니다. 하지만 그 천문학자들이 사용하는 망원경은 전쟁으로 인해 대대적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그 일화가 생각나네요. CIA가 필요없는 위성을 나사에게 넘겨 주었는데 나사가 보유하고 있는 것보다 더 좋아서 놀랐다고.




우주에 사람을 보내야 할까?



영화 <마션>은 화성탐사를 갔다 조난(...)당한 마크 와트니의 생존 투쟁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인간을 다른 행성에 보내는 건 참으로 비효율적이고 낭비라고 느겼습니다. 인간은 지구에서만 살기에 적당한 존재이니 탐사를 위해서라면 로봇만 보내는게 더 나아보였습니다.



굳이 위험을 감수하고 사람을 우주에 보내야 할까?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은 모양입니다. 지구에 있는 현실적인 문제를 제쳐두고 우주로 나가는데 많은 돈을 쓰는게 옳을까? 해야 한다면 더 싸게 탐사를 할 수 있는 로봇만 보내는게 낫지 않을까.




우주에 로봇을 처음으로 보낸 것은 1957년이고, 사람을 최초로 보낸 것은 1961년입니다. 로봇을 보내는게 휠씬 경제적입니다. 로봇의 우주 왕복 경비는 사람의 50분의 1에 불구하고, 우주의 극단적인 온도 차이에도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번거로운 생명유지 장치도 필요없고 살인적인 복사에너지가 쏟아지는 곳에서도 장시간 머무를 수 있습니다.



로봇은 뼈가 없기 때문에 무주력 상태에 오랫동안 머물러도 골밀도가 줄어들지 않습니다. 주기적으로 운동을 할 필요도 없습니다. 임수를 완수하기 위해 지구로 귀환할 필요가 없습니다. 마션에서 화성에 두고 온 것이 로봇이었다면 사람들은 전혀 신경쓰지 않았을 겁니다.로봇이 지구로 데려가 달라고 다리를 붙잡고 애원하지도 않습니다.




로봇을 보내는게 더 효율이 좋음에도 타이슨은 이렇게 말합니다. 사람이 로봇보다 뛰어난 것은 상식과 대응력. 달표면을 밟은 지질학자는 아폴로 17호의 해리슨 슈미트는 착륙 지점 근처를 둘러보다가 오랜지색 토양을 보고 샘플을 채치했고 그것은 화산 유리 조각으로 밝혀졌습니다. 최근 제작된 로봇은 화학 성분을 분석할 수 있고 사진을 찍어서 전송할 수 있지만 슈미트 처럼 스스로 결정을 내릴수는 없습니다.




인류가 아프리카를 나와 삶을 터전했듯이 우주도 그럴 필요가 있다. 또 20세기 미국의 안보와 경제는 과학기술 때문에 유지되었고 그 혁명적인 기술은 우주 개발과정에서 탄생되었습니다. 신장투석기, 인공 심장 박동기, 라식 수술, GPS와 부식방지 코팅, 수경 재배법, 항공기의 충돌 방지 장치, 휴대용 적외선 카메라, 분말주스로 유명한 탱(Tang) 가루도 원래 우주인의 음료로 개발되었습니다.




우주 개발로 여자들의 수명이 늘리게 해주었다면? 1990년 허블 망원경을 궤도에 올려놓고 나사는 충격에 빠집니다. 망원경의 가장 중요한 부품인 반사 거울이 제작 단계에서 잘못 가공되었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20억달러 망원경이 제 값을 못하게 된것입니다. 고가로 제작된 망원경을 놀리고 있을 수 만은 없는 일. 우주 망원경 연구소의 과학자들이 허블 망원경의 흐릿한 영상에서 정보를 추출하는 방법을 개발했습니다. 개발된 영상 알고리즘이 유방 조영상에서 암세포를 찾는 데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기술의 발전,발견 사례를 보면 웃깁니다. 진화처럼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타이슨은 우주개발에 사람이냐, 로봇이냐 양자택일이 아니라 둘 다 보내면 된다고 말합니다. 동의가 되는 내용 중 하나가. 우주에 사람을 보내면 스토리가 만들어 지고 그 이야기를 듣고 보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하고 영감을 받게 됩니다.



사람들에게 꿈을 꾸게 만드는 영웅이 필요하다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을 보면. 구글의 알파고는 압도적인 능력으로 이세돌 9단을 눌렀습니다. 대국 전 5 : 0으로 이세돌이 이길 것이라는 예측을 무참히 부서 버렸습니다. 사람들에게 누가 진짜

'바알못'인지 가르쳐 주었습니다. 사람들은 알파고의 월등한 능력에 놀랐지만 본받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두려움을 느낍니다. 반면 벽같은 존재 앞에서 분투중인 이세돌9단은 응원을 받았습니다. 패배했지만 포기를 모르는 집념은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불꽃남자가 생각나게 만드는 대목.)



같은 영장류 인간이라는 점도 작용했겠지만 기계가 아무리 잘하더라도 사람에게 영감을 못 줍니다. 이세돌의 바둑을 보며 바둑기사를 꿈꾸는 어린아이는 만들 수 있지만 알파고는 그렇게 하지 못합니다. 한 예로, 박세리가 우승을 하자 한국에서 특이한 현상이 일어납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무수히 많은 인재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들은 박세리의 성공을 보면서 골프 스타를 꿈꾸었습니다. 기계가 사람에게 꿈을 꾸도록, 미래를 설계하도록 만들 수 있을까?





이세돌 9단인간적은 반응을 보여주는 이세돌..



대국을 보며서 인공지능에 대항할 인간의 마지막 능력은 이성이 아닌 감정이라는 걸 확신했습니다.[각주:2] 같은 인간에게 열정을 불어넣고 영감과 공감을 받게 하는 능력은 인간이 지닌 고유하고 대단한 능력입니다. 저자인 타이슨도 원래 과학자를 꿈꾸고 있었지만 칼 세이건에 초대를 받은 뒤에 자신이 가야할 길을 비로소 완전히 깨닫게 되었다고 합니다.



마지노선인 감정 조차 언젠가는 인공지능이 정복을 하게 되는 날이 올겁니다. 감정과 자아를 인공적으로 만들어 낼 수 없다? 인간이 하늘을 날지 못하다는 과거 사람들의 어리석음을 비웃듯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면 이 생각도 우습게 보일겁니다. 얼마전까지 바둑이 복잡해서 기계가 정복할 수 없다고 말한 것처럼. 기계에서 인공적으로 정신의 힘을 불어 넣기전까지는 인간이 지난 최대 강점은 강점으로 작용할 겁니다.




타이슨의 말이 맞습니다. 1960년로 돌아가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냐'는 질문을 받으면 아이들은 '과학자'라고 말했습니다. 그들은 우주개발 과정을 목격했고 우주 비행사가 사회의 영웅이 되는 걸 목격했습니다. 그 모습은 아이들에 가슴으로 들어와 꿈으로 박혔고 많은 이들의 진로를 바꾸었습니다.



이런점을 고려하면 이소연을 우주로 보낸 것도 어느 정도 이해는 갑니다. 성공한 듯 보이지는 않지만. 많은 비용이 들지만 사람을 우주로 보내면 그 과정에서 도움이 되는 기술개발, 미래세대에 영감을 불어놓고 꿈꾸게 만든다는 타이슨의 주장은 옳습니다. 하지만 이 만으로 막대한 비용이 드는 우주 개발 비용을 설득하는건 쉽지 않을 겁니다.







미국의 엄살? 중국이 따라잡는다.



미국인들이 대상으로 쓰인 책입니다. 타이슨은 우주 개발의 후발주자의 추격에 대해서 경고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의 부상에 대해서 경고합니다. 미국은 누구나 항공, 우주 산업의 1인자임을 인정하고 이에 대해 아무도 토를 달지도 않습니다. 연이은 예산 삭감과 위상 하락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분야는 다르지만 낮설지는 않습니다. 후발주자들에게 추격당할 위험이 있다는 국내 언론에서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말입니다. 기억으로는 90년대 부터 한국은 중국과 일본 사이에 끼여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흔히 말하는 샌드위치 위기론. 1인자는 1인자대로 위태롭고 2인자는 중간에 끼여있고. 그렇습니다. 따지고 보면 모든 자들이 위험합니다. 하나의 생태계에서 현재 위치를 유지하라면 계속 달려야 하는것은 어디든 마찬가지이니까. 샌드위치 위기론을 무시하는 이유는 냉정한 현실인식이 아닌 요란스러운 구호와 정치적 입장을 유지하는데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중국이 달에 사람을 내려놓고 화성 개발을 노리기 시작한다면 어떨까요? 그 때는 미국이 달라질지도 모르겠습니다. 국가적인 자존심과 안보가 달린 일로 바뀌게 될겁니다.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가 미국에게 큰 충격을 준 것처럼 미국이 중국에게 따라잡힐 위험에 처하게 되었을 때, 게으름 피우던 사자가 재빨리 움직일지도 모릅니다. 타이슨도 말했듯이 우주개발에 원동력은 호기심이 아닌 두려움이었으니까요. 그게 아니라면 대항해 시대처럼 탐욕을 권장하던가요.



우리에게도 두려움이 있습니다. 바로 북한입니다. 그럴일은 없겠지만 북한이 우주개발에서 앞서 나간다면 한국은 공학과 우주개발에 대대적인 투자를 할까요?

  1. 그 많은 수포자 어쩔. [본문으로]
  2. 인공지능으로 사라지지 않을 직업 역시 인간의 감정에 관련된 직업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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