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으로 남게 되는 나우누리, 이젠 안녕

나우누리가 1월 31일부로 서비스가 종료됩니다. 1990년대를 휩쓸었던 PC통신 서비스인 하이텔, 나우누리가 사라짐으로써 이제 천리안만 남게되었습니다. 천리안이 남아있다 한들 큰 의미는 없겠죠.예전과 같은 영광은 다시 오지 않을 겁니다. 추억도 회상해볼 겸, 폐쇄되기 전 마지막으로 나우누리에 접속했습니다.

나우누리에서 가장 많이 시간을 보낸 곳이 게임기 동호회입니다.그 때는 게임 참 좋아했죠. 이야기나 새롬데이터맨을 이용해서 VT모드로 접속했습니다. 웹에 익숙한 사람은 무엇인지도 모르겠죠. 명령어를 입력해야 하는 점은 도스와 비슷했습니다. ATDT 0141X를 입력하고 나우누리에 접속. 아이디와 로그인을 입력하고 go vg를 입력했습니다.그러면 게임기 동호회 초기화면이 나왔습니다.

다시 찿아가본 게임기동(vg)은 황량합니다. 나우누리 전체가 그렇지만 사람이 전혀 없는 유령도시를 보는 느낌입니다. 게시판을 확인해보니 03~04년을 기점으로 글이 멈추었습니다. 게시판이 < 드림캐스크& 세가새턴, 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게임큐브&닌텐도64 >로 분리되어 어느 시대인지 알 수 있습니다. VG를 둘러보니 시간이 영원히 멈춘 곳을 탐험하고 있습니다.

세가 드림캐스트를 포기한 이후에 게임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사그라들었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자연스럽게 열정이 식더군요. 나우누리 게임기동에 접속할 때만 하더라도 이 열정이 영원히 갈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 이후로는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했고 나우누리에 접속하는 빈도가 계속 줄어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접속한 게 언제인지 모르겠습니다. 5년 이상은 된 것 같습니다.

폐쇄되는 나우누리를 둘러보는 것은 어른이 된 후, 어린 시절 놀던 놀이터에 다시 가는 느낌입니다. '그래 그 때는...' 하며 묘한 감정을 불러오게 만드는 어린 시절 놀던 놀이터.

나우누리 홈페이지. 2013년 1월 31일 종료 공지가 눈에 띕니다. 클럽탐방에는 JPOP. 90년대에 JPOP 한창 인기였습니다. 일본음악 안듣는 사람이라도 엑스자팬은 한 번쯤 들어보지  않았을까?  일본 문화나 에니메이션을 좋아했다면 ZARD도 좋았했을 겁니다. 허무하게 사고로 죽어 놀란 기억이 있습니다. 게임기 동호회, 우측에는 mania of Animation & cartoon(anc)도 보입니다.

나우누리 청구소 주소 변경 공지. 나우누리 유료가입자가 언제까지 있었는지 궁금해집니다. PC통신 시절에는 돈을 내고 서비스받는 걸 당연하게 생각했습니다. 웹과 인터넷이 탄생하자 웬만한 서비스들은 무료가 되었습니다.

나우누리에서 ANC가 유명했죠. 전 가끔 한 번 가보는 정도였습니다.

게임기동 VG. 웹화면입니다. 당시에는 텔넷으로 접속. 독수리 타법이었기 때문에 눈팅을 하면서 보냈습니다.

나우누리 vg동호회 공지 사항

  
[vg]
- 공지사항
1. 2003년 11월 3일부터 무료회원분들의 가입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가입하실 때 양식을 대충 작성하시면 가입처리하지 않으니 되도록 성의껏 작성해 주시기 바랍니다.
2. 무료회원을 받아들이게 됨에 따라서 장터게시판에 판매글을 올리실 경우 연락 받을 전화번호 기재 필수입니다.
3. 본 동호회에서 복사 및 PC에서 운용되는 에뮬레이터 관련글은 금지입니다.
4. 가입에 관련된 사항은 nowvg1로 문의해 주시고 그 밖에 기타 사항은nowvg로 문의 바랍니다.

게임기동(vg) 공지사항. 03년 25일이 마지막글입니다.

나우누리 VG동 최후의 공지

[6대] 새로운 운영진의 알림과 게임매니아 승급 발표

2003/03/25 20:08 | nowvg ( 게임기동 ) | 조회 510

안녕하세요 게임기동 6대 시삽 minus1(최호동) 입니다. 약간 늦었지만 새로운 운영진의 실시와 이번에 게임매니아로 승격되신 분들에 대한 공지입니다. 2003년 3월 3일부터 VG동을 이끌어가게 될 6 대 운영진 분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시삽 : minus1/nowvg (최호동) - 부시삽 : fujisaki/nowvg1 (장주석) , purepure/nowvg2 (김영민) 그리고 2003년 3월 20일에 각 게시판 담당자분들의 추천으로 이루어져 게임매니아로 승격되신 분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cruru(이세범) fantasy6(이상배) gaeaman(김세조) khome7(강민) lackee(채승훈) lard(이승원) mahosojo(이현권) sega(조성재) yujini(송유진) 거나거나(유건화) 국일문자(박준성) 네오겟타(허준호) 돼지털(안창원) 메탈소울(나영빈) 밤통령(이경섭) 센스머신(서형호) 슈퍼마료(김한섭) 짱임다요(서정근) 저기저기(이창수) 지리부도(김제중) 질주(김태균) 파마하마(서충원) 이상입니다.

이 분들은 지금 뭐하려나요?

PC통신 동호회에는 시삽과 부시삽이 있었습니다. 대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각 게시판마다 관리자가 있는데 게시글 삭제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습니다. 나우누리는 권한을 시삽에게 양도하고 다시 게시판은 관리자가 관리하는 구조입니다.  위키피디아가 자발적인 노동을 한다고 하지만 PC통신도 비슷합니다. 자발적인 노동으로 굴러가는 커뮤니티

였습니다.

클럽자료실.

이런 저런 이야기들. 마지막이라니까 한 번씩 들어오는 사람이 있군요. '내 청춘이 가는군요.' 라는 글.

드림캐스트란. 한 때 세가빠였는데....

플레이스테이션란. 5개월동안 1페이지를 넘지 않았다는 글이 나우누리의 현실을 보여줍니다. 당시에 글을 작성할려면 말머리를 붙여야 했습니다.  [잡답], [질문],  [정보] 이런식으로.

게임큐브란.

엑스박스란.

중고장터. vg중고장터에서 몇번 구입했습니다. 낮익은 이름도 보입니다. 물론 당사자는 모르겠지만.

소모임인 세가팬. 맨후에 '나우누리 세가팬 최후의 통계' 란 글이 보이는데 pc통신시절에는 게시판에 통계를 내주었습니다.

비디오 게임 집중 분석란. 파이탈 판타지 X-2 가장 최신작인 것 같군요.

운영진 회의실. 역시 낮익 이름들이 보입니다. 회원들 경고조치하고 동호회 운영에 대해서 논의흘 했습니다. 전눈팅을 했었고. 당시에는 게임팬끼리 싸움이 있었는데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팬간의 싸움과 비슷합니다. 나우누리는 웹의 흐름을 올라타지 못하고 쇠락합니다. 게임기동도 쇠락해갔고 그 자리는 루리웹(ruliweb)이 가져갑니다. 루리웹 초창기만 하더라도 이렇게 클 줄(국내최대 비디오게임 커뮤니티죠.) 몰랐습니다. 

게임기동은 나와서 열린광장(go plaza)로 가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열린광장을 가본게 언제였더라? 2002년 월드컵에는 가봤던 것 같습니다. 그 때만 해도 열린광장(베스트 유머였나?)이 꽤 활성화되었습니다.

유머란은 100명을 추천을 받으면 베스트 유머로 올라가는데 군대가기전 추천받고 가는 사람들이 종종보였습니다.

베스트 유머의 마지막 글. 2009년 2월 8일 피가고파(김정환). 만화가 김풍이 쓴 글이 마지막입니다.

베스트 유머란  다른 글 "나우누리 폐인이었던 분들만 보세요."  제목을 클릭해보니. '애는 잘 크죠?" 그렇겠죠. 나우누리에서 청춘을 보내던 사람들은 아저씨, 아줌마로 한 가정의 아빠, 엄마가 되었을 겁니다. 시간이 그렇게 많이 흘렀고 뒤를 돌아보고 있습니다. 언제 이렇게 되었을까? 나도 이렇게 되는구나.

이제는 사라지게 되는 나우누리.  안녕이라고 말해야 겠죠. 그 때는 정말 즐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