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

에반게리온과 스마트폰의 만남 - 일본산 휴대폰은 어디에 있지?

네그나 2012. 4. 4. 09:00


안노 히데아키 감독의 애니메이션 <신세기 에반게리온>은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매니아를 양산했습니다. 1995년 처음 등장하고 세월이 많이 흘렀음에도 관련 상품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 샤프에서 에반게리온을 적용한
스마트폰을 내놓았습니다.



에반게리온

에반게리온 스마트



안드로이드 2.3 진저브레드, 4.5인치HD (1280×720), 3D 매직 디스플레이로 3D영상 지원, TI OMAP 4460  1.2GHz
듀얼코어 프로세서, 1GB램, 8GB 내부메모리, 전면 32만 카메라,  후면 800만화소 카메라 ,1520mAh배터리.
128mm×6mm×11.8mm / 145g. 일본 제품에 항상 등장하는 방수, 방진 지원. 적외선통신, 원세그를 지원합니다.




에반게리온 패키지 라서 그런지 에반게리온 극장판 3D버전이 내장되어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분위기에 맞는 런처도 제공하는 모양인데, 정신 사나워 보여서 편의성은 떨어질 듯 싶군요.


에반게리온 스마트폰은 일본 한정으로 2012년 6월에 발매될 예정입니다.



검색을 해보니 이전에도 에반게리온을 탑재한 폰이 나왔습니다.
NTT도코모에서'에반게리온폰' SH-06A NERV는
에반게리온을 담은 폴더폰입니다. 이 제품이 2009년도 나왔는데 에반게리온 스마트폰이 다시 나오는 건 보면 아직 에반게리온의 인기는 있나 보군요.


SH-06A NERV

SH-06A NERV





일본 휴대폰은 아무도 찾지 않는다.





에반게리온 스마트폰은 특화제품이기에 집어서 말할 수는 없지만, 일본 스마트폰을 봐도 사고 싶은 제품이 안 보입니다. 큰 매력이 없습니다.
한 컬럼에서는 일본의 전자제품 매장에 가봐도 살만한게 없었다는 글을 보았습니다. 사람들의 인식이 예전에 비하면 참 많이 달라졌습니다.



한 때, 일본에 갔다 오면 코끼리 밥솥 사와야 하는 시절도 있을 정도로 일제를 최고로 대우했습니다. 일본에 가면 아키하바라에 들려서 하나씩  사오고 싶었는데 가도 이제 살게 없다니. 반대로 한국의 전자 매장에서는 일본,중국 관광객이 와서 사간다고 하니 많이 변하기는 했습니다.



일본은 갈라파고스 신드롬 때문에 시대에 뒤쳐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갈라파고스가 성공의 원동력이었습니다. 일본에서 통하면, 일본에서 최고로 대접받으면 세계에서 통하던 시절이 일본의 전성시 시절입니다. 시간이 흘러서 그들이 가진 장점이 이제 단점으로 변했습니다. 세계를 선도하기는 커녕 안으로 수그러 들었고 시대에
적응 하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뉴스를 보면 일본의 전자회사에서 좋은 소식이 나오지 않습니다. 나오는 소식이라고는 감원이나 축소, 사업이전 같은 소식만 들려올 뿐입니다.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붐이 일어나고 있는데 스마트폰 제조사 중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일본제조사는 전무합니다.
도시바는 휴대폰 사업에서 철수합니다. 남은 제조사라고는 소니입니다.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오히려 화웨이나 ZTE 같은 중국제조사들입니다. 어떻게 하다가 이렇게 되었을까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역시 부동산 거품붕괴로 인한 잃어버린 시대의 도래가 클겁니다.




1989년 일본 노무라연구소 보고서에서는 당시 3만9800이던 닛케이 지수가 1995년 8만까지 간다고 예측습니다.21세기가 되기 전에 일본의 GDP가 이 미국을 능가한다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그러다가 부동산 거품 붕괴로 일본은 암흑시대로 접어들게 됩니다. 그 이후로 일본의 분위기는 암울함이 이어져 왔고 작년에는 후쿠시마 원전사고까지 터졌습니다. 올해 엘피다는 파산 신청을 했고 부정적인 뉴스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희망찬 소식이 안나오고 있습니다.




< 대중의 직관 > 이라는 책은 꽤 흥미로운 주장을 펼칩니다. 사건이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회 집단 구성의 분위기가 사건을 만든다고 주장합니다. 예로 드는게 재미있는데, 2007년 미국 대선 분위기에 대한 설명으로 “민주당은 ‘미키 마우스’를 후보로 내세웠어도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을 것이다” 라고 주장합니다.



집단의 구성원들이 미래를 낙관하고 세계무대에서 자신들의 우수성을 인정받고자 노력할 때 구성원들이 어떤 행동을
할까요?  '우리가 세계 무대에 올라섰다." 고 동네방네 떠들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 을 짓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건물이 완성될 무렵는 미래에 대한 믿음이 무너져 버려서 고층건설이 시작될 때 보다 낮은 수준으로 복귀합니다. 이게 바로 세계최고층 빌딩이 완공되면 불황이 시작 된다는 마천루의 저주입니다. 세계최고층 빌딩의 건설은 바벨탑처럼 구성원들의 오만과 미래에 대한 낙관을 상징합니다.




1980년대 일본이 잘 나갈 때 어떻게 했느냐 하면 우리땅 다 팔면 미국을 다 구입하고도 남는다고 떠들었습니다. 1989년에는 소니가 콜럼비아 영화사를 인수했습니다. 미쓰비시는 록펠러센터를 사들여서 미국인들의 자존심을 구겨놓았습니다. 영화 다이하드2는 시대 배경을 맞게 나카토미 빌딩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회사원들 사이에서는 남태평양의 피지에 섬을 사는 것이 유행이었고, 일본 기업과 갑부들은 명화를 닥치는 대로 사들였습니다. ‘일본이 세계를 사들이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왔습니다. 일본은 '우리는 이렇게 잘났다' 라며 세계에 신호를 보냈습니다.




그렇게 자신만만 하다가  거품이 펑 하고 터집니다.
잃어버린 20년을 거친 후 일본의 집단적인 우울증에 걸린것 처럼 보입니다. 자신감도 떨어졌고 패기도 없어 보입니다. 초식남이 왜 등장했을까? 부정적인 사회분위기도 한 몫 하지
않았을까? 생각도 듭니다.




일본의 몰락을 보면서 웃을 수 만도 없는 것이 < 대중의 직관 >에서는 한국의 사례를 언급합니다.




 “서울에 건설될 롯데월드타워 123은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 될 터인데, 세계에서는 (두바이의) 칼리파에 이어 두번째로 높을 것이다. 이 건물은 2009년 부지 굴착공사가 끝났고 2015년에 완공예정이다. 앞을 내다보는 투자자라면 곧 한국 주식시장이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측할 것이다.”



한국 역시 얼마전까지 부동산 광풍이 불어닥쳤습니다. 그 때 많은 돈이 어디로 흘러 갔을까요? 미래에 대한 지나친낙관이 초고층빌딩을 건설하는 동기를 만들고, 시간차로 인해서 불황을 불러 오게 된다는 이론이 맞다면 2015년 전후로 큰 쓰나미가 들이닥칠 겁니다. 롯데월드 타워는 바벨탑 신호역할을 하게 될까요? 한국도 오만함의 대가를 받게 될까요? 아니면 데이터에 끼워맞추는 헛소리에 불과할까요?  미래는 모르니 그 때 가봐야 알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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