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중국산에 당했군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JCD 인두기 세트

네그나 2020. 6. 20. 16:43

네. 당했습니다. 마데산에 일격을 맞았습니다. ㅜㅜ.  발단은 전자제품 수리를 하기 위해서 인두기가 필요했습니다. 엑스박스 원 컨트롤러 RB 버튼이 문제가 있고, 데스크톱 PC에 사용하고 있는 마우스에 문제가 있고, 조이스틱도 고쳐볼 생각이고. 처음에는 오픈마켓을 보다가 '알리에 괜찮은 게 있지 않을까?'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검색을 하니까. 알리가 사용자 추천으로 첫 화면에 띄어주네요. 비싼 건 필요가 없고 간단하게 쓸 생각으로. 눈에 들어온 게 JCD. 인두기 전문기업으로 보였습니다. 물론 들어보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구매후기가 많아서 안심을 했습니다.  모두가 함께 걸어간 길은 안전하니까.

 

나름 브랜드도 있는거 같아서 안심했는데.

 

이 댓글을 지나치지 말았어야 했는데 말입니다.

 

구입한 가격은 16달러( 정확히는 15.59 달러) 배송은 빠른 편이었고 우체국 택배로 왔습니다. 여기까지는 참 좋았는데.

 

보관의 편리를 위해서 전용함이 있는 세트를 선택했습니다.

구성이 그럴듯하죠. 인두기, 실납, 납 흡입기.

확인을 하지 않은 게 잘못이겠지만 페이스트가 없었고, 인두기 거치대가 너무 싸구려입니다. 여기까지는 뭐.

 

디자인이 나빠 보이지 않았고 LCD로 온도조절을 할 수 있어서 구입했습니다.

 

사진만 보면 제대로 된 거 같은데.

 

제품을 수령하고 그냥 보내다가. 오늘 테스트를 해봤습니다. 기대를 안고서 해봤는데.. 어라? 이상하다. 이상하다. 이상하다. 하다 결국 당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1. 제품을 처음 수령을 했을 때. 온도가 350도로 표시됩니다. 실납을 녹이는데 충분한 온도입니다. 속지 마세요. 이 온도에서는 녹아지지 않습니다. 온도를 더 높여야 하는 것인가? 그래서 어디까지 올렸을까요? 450도 근처가 되니까 녹기 시작했습니다. 기뻐해야 하는 것인가?

온도 차이가 나도 작동만 되면 되니까. 납 흡입기 테스트를 위해서 납땜을 녹여보려 했습니다. 500도 가까이 올려야 겨우 녹일까 말까 했습니다. 녹여진다고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될까 말까 했다는 거지. 납이 녹아지지 않습니다. 실납만 겨우 녹일 뿐입니다.

 

2. 여기서 판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LCD에 붙여진 온도 표기는 사기입니다. 사용자는 +,- 버튼을 눌러서 온도조절을 한다고 믿지만 실제로는 작동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3. 처음부터 온도를 높여서 쓰면 되지 않느냐? 예열에 또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립니다. 실납만 녹이는데 10분 이상이 걸렸습니다. 이걸 쓰라는 거야? 30분가량 기다려도 기판의 납을 못 녹이더군요.

 

참. 애매한 상태입니다. 제품이 작동하지 않는가? 그렇지는 않아요. 작동은 합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잘 안돼서 그렇지. 아예 되지 않으면 판매자에게 환불 요구라도 할 텐데. 되기는 하는데 시원찮게 되니까. 환불 요청을 하기도 애매합니다. 가만히 두면 결국 쓰레기고. 건질 건. 인두기를 제외한 보관함, 실납, 등등이네요. 중요한 인두기만 빼고 다 쓸 만은 해 보입니다. 

 

최종 결론은 제품이 사기라는 겁니다. 납을 녹여보려고 용을 쓰다 GG 치고 분노한 상태로 제품 평가 별 한 개 주었습니다. 다른 희생자가 나오지를 않기를 바라면서요. 아무리 봐도 이 겉만 그럴싸한 인두기는 못 쓸 거 같고, 제대로 납땜이 될 거 같지도 않습니다. 오픈마켓에서 저렴한 놈으로 하나 사야겠습니다. 괜히 전기제품 중국산 샀다가 돈과 시간을 날리네요.

 

냉정하게 보면 저한테 불량품이 배송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제품 평가를 보니 세계의 다른 구매자는 별 5개로 칭찬을 줬습니다. 그들은 제대로 된 물건을 받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기회로 하나 깨달은 건.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구매평이 많다고 무조건 믿지 말아야 한다. 한국인 구매평을 유심히 보고 제품 자체에 대한 평은 유심히 봐야 한다.

 

배송이 느리다, 케이스에 흠집이 났다 이런 건 넘어갈 수 있지만, 인두기가 납을 제대로 녹이지 못하다는 평은 그냥 넘길 수 없죠. 오픈마켓에서 저렴이 인두기 하나 구매를 해서 이 놈과 비교를 해봐야겠습니다. 

 

한 가지 재미있다고 느끼는 것이요. 블로그에 쓸 거리가 없어서 고민을 합니다. 불량품을 배송받는다던가, 허접한 게임이나 영화를 보고 나면 평소보다 글을 쓰고자 하는 동기가 확실하게 부여가 됩니다. '이토록 나쁜 건 다른 사람에게 알려야 돼' 하면서 말이죠. 사람은 누군가를 깔 때 머릿속에 번득이는 창의성이 보이는 거 같습니다.

 

www.youtube.com/watch?v=TKq2hjZnMEI

 

알리에서 구매를 실패를 한 것도 경험이고. 이건 블로그에서 쓰기 좋은 글이죠. 내 돈 2만 원은 아깝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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