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거림

소실된 자료, 그 많던 인터넷정보는 다 어디로 갔을까?

네그나 2019. 3. 20. 22:37


서랍에서 가만히 잠들어 있던 구형폰을 꺼냈습니다. 2009년 출시. 노키아의 한국 복귀작 폰이었던 내비게이터. 전면 풀터치폰도 아닌 슬라이드 형태에 눈이 아플 정도의 작은 화면이지만 당시에는 앱을 설치할 수 있었고, 데이터 통신으로 웹서핑도 가능했습니다. 나름 스마트폰 형태였습니다.



내비게이터가 큰 반응이 없었던 이유가 있습니다. 노키아, 심비안이라는 비주류였고 시장은 터치폰으로 이동하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가장 큰 건 와이파이가 탑재되지 않았습니다. 십년전만 해도 통신사 놈들이 폰에 와이파이 기능을 넣는걸 죽어라고 막고 있었습니다. 그 패악질을 깨서 사람들을 열광시킨게 애플 아이폰이었습니다.



다시 꺼내고 노키아 내비게이터 전원을 어떻게 켜는지 몰라서 당황했습니다. '이 녀석이 전원버튼이 없었나?' 그 뒤가 더 놀라웠습니다. 작동법 때문이 아니라 인터넷 때문입니다. 검색엔지에서 찾아 '검색하면 나오겠지' 했는데. 아무것도 안나옵니다. 구글, 네이버, 다음 모두 존재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만 나옵니다.



10년전, 이 폰을 가지고 놀 때만 하더라도 네이버 카페에서는 정보 공유를 활발하게 이루어졌습니다. 노키아 6120 사용하고 활동했던 사람을 알겁니다. hello OX 설치해서 락을 풀고 이앱, 저앱 가지고 놀던 그 자료들. 다 사라지고 없어졌나 봅니다.



노키아의 휴대폰 사업도 망해버렸기 때문에 ( 정확하게는 시장철수죠. 지금은 중국이 상표권을 사용하는 모양이지만 ) 매뉴얼이 온라인에 남아있지도 않습니다.



홀로 전원을 켜는 방법을 알아내기는 했습니다. 소비자 제품이니 어려울건 없겠죠. 키패드 오른쪽에 있는 전화끊기 버튼을 꾹 눌러주면 부팅이 됩니다.


노키아 6120S 내비게이터


구형폰 자료를 찾으면서 인터넷이 자료를 축적하고 을거라는 환상이 깨졌습니다.   인터넷은 우주가 팽창하듯 날마다 엄청난 자료들이 업로드 된다고 하지만 사라지는 정보들은 얼마나 될지 가늠도 안됩니다. 불과 10년전 자료도 찾기 어려워졌습니다. 



얼만전 수리를 했던 소니GPS-CS1의 매뉴얼을 블로그에 올려두었습니다. 거대기입인 소니가 당장 망할일이야 없을겁니다. 관련자료를 손쉽게 찾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나 언제든지 끝나버릴 수 있습니다. 누군가가 백업을 해두는게 좋겠지요.



언제나 웹에 있을거라고, 검색어 한 번 입력하면 손쉽게 찾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던 그 많은 정보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웹이다. 이제는 클라우드 시대다 하지만 정보를 디지털화 온라인화 시키는게 마냥 바람직한 방향인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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