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누기

966이 중국의 장점일까?

네그나 2018. 4. 26. 01:14

미국이 중국의 통신장비 업체인 ZTE를 제재하면서 숨통을 조르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이런 기사가 있습니다. 기사 시진핑 “핵심기술 돌파”… 中 ‘반도체 굴기’ 발톱 드러내다


기사에서 중국의 한 인사가 중국문화의 장점이라고 주장한 대목이 있습니다.


“서구의 중국에 대한 공포는 부러움과 무지에서 비롯된다. 서구는 중국기업의 업무 강도가 얼마나 높은지 상상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매체는 미국을 위협하는 중국 기술기업의 강점으로 ‘996문화’를 꼽았다. 996문화란 직원들이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일하며, 일주일간 6일 일하는 기업문화를 말한다. 이 외에도 중국 기업이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받아 독점 기회를 얻고, 정부 주도로 장기 계획을 마련하는 점도 중국만의 강점으로 소개됐다.


중국은 서구 선진국보다 노동시간이 더 높기 때문에 생산성이 더 높다고 주장하는 셈입니다. 말콤 글래드웰이 아시아인들의 근면 성실이 쌀농사 문화에서 찾기도 했습니다. 중국 인사말이 웃기게 들릴지 몰라도 우리의 과거 모습이기도 했습니다. 한국도 주 5일제가 정착된 시점이 2000년대 이후였으니까요. 지금도 일부 직종에 한해서는 주 6일 채택하고 있는 업장도 볼 수 있습니다. 제 동생처럼.





서구는 이런 특징. 중국의 근면(?), 성실(?)을 잘 이용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모르는 아이폰의 숨은 역사>에서는 뉴욕타임스의 기사가 나타납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읽었을 기사입니다.


(중략) 그들은 애플이 마지막 수간에 아이폰 화면을 설계하는 바람에 조립라인을 재정비해야 했다. 세 화면은 자정 무렵 공장에 도착하기 시작했다. 그 간부의 말에 따르면, 현장 감독이 사내 기숙사에서 자고 있던 직원들은 비스킷과 차 한 잔을 받아 작업장으로 갔으며, 30분 안에 유리로 된 화면을 프레임에 끼워 맞추는 12시간 교대근무를 시작했다.


총 96 시간 동안, 공장은 하루 1만대 이상의 아이폰을 생산해 내었다. "속도와 유연성이 숨이 막힐 정도로 놀라웠습니다. 미국에서는 이런 공장을 찾아 볼 수 없죠."


아니, 미국에서는 자고 있는 사람을 급히 깨워 작업장에서 일하게 만드는 장면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아마 인권을 무시한다며 욕을 대차게 먹겠지요.


그런데 그 중국인사가 모르는 사실이 있습니다. 미국도 할 때는 한다는 것, 역시 같은 책에서 나온 사례는 아이폰을 개발에 헌신하던  많은 직원들의 가정이 망가지고 건강을 잃어 갔다는 예를 보여줍니다.  스티브 잡스가 자랑스럽게 아이폰을 선보인 무대 뒤 모습입니다. 아이폰이 보여준 긍정적인 변화와 그 뒤의 희생에는 세상의 무관심함. 그렇지요. 그게 내 일이라면 관심이 없습니다. 


아이폰을 지탱하고 있는 근본 중 하나는 다른 이들에게 희생을 효과적으로 떠 넘기게 만드는 힘입니다. 아니, 비틀어서 보자면 아이폰이 아닌 현대 사회에서 성공이 그렇다고 봅니다. 지금 시대에서 성공이란 내가 하기 싫은 일, 혹은 희생을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떠 넘기냐입니다. 이 같은 일을 효과적으로 해내면 경영인 달인이라는 칭호를 받습니다.


미국이 중국에게 한 밤중에 깨워서 일을 시켜야 하는 일을 떠넘기고,  중국은 자국의 많은 노동자들에게 떠넘깁니다. 중국도 지금보다 더 커진다면 그 일을 떠넘길 대체자를 물색하겠지요. 그 때가 오면 966문화를 그들이 가진 장점이라고 말하지는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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