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10퍼센트 인간 : 우리의 몸은 하나의 생태계다

네그나 2016. 5. 17. 21:20


인간의 게놈에는 2만 1,000개가 조금 못되는 유전자가 있습니다. 이는 예쁜꼬마선충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인간은 고등생물이므로 더 많은 유전자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인간처럼 복잡한 생물이 구성하려면 벌레보다 숫자가 많아야 하지 않을까?  인간의 몸에는 2만 1,000개의 유전자로만 구성되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몸에는 우리 외의 것들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인간에게는 미생물총(microbiota)라고 불리는 체내 미생물이 무려 100조 마리가 있습니다.  인간의 세포는 미생물총에 비교하면 10분 1수준밖에 되지 않습니다.  우리 몸 거주하고 있는 박테리아, 바이러스, 균류, 원시세균을 포함한 유전자와 인간의 유전자 2만 1,000개가 합쳐 우리몸을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모두 합치면 인체에 서식하는 미생물총은 총 440만개의 유전자를 가집니다. 숫자로만 따지면 우리는 불과 0.5퍼센트만 인간입니다.



그래서 뭐가 어쨌단 말인가? 미생물은 미생물일뿐 내가 아니지 않은가? 생명이 탄생한 이후로 생명체는 서로 영향을 주고 받았습니다. 미생물이 인간에게 그저 들러만 붙어 있었을까요? 아무 영향도 없이. 미생물과 숙주는 공생관계를 이루기도 하고 뒷통수를 때리기도 합니다. 어느 동물은 생존에 반드시 필요한 도움을 주어 없으면 안되는 존재가 되기도 했습니다. 판다 같은 경우는 미생물의 도움이 없이는 소화를 시킬수가 없습니다.





하와이짧은꼬리오징어(Hawaiian bobtial squid)는 박테리아에게 배 밑면을 내어주고 살게했습니다.

알리비브리오 피셔리(Aliivigrio Fiscberi)는 먹이를 빛에너지로 전환하는 능력이 있는 박테리압니다.

이 박테리아 때문에 바다 밑에서 보면 오징어가 빛을 발하는 것 처럼 보입니다. 이 빛은 달빛과 어어우려저 수면 가까이 떠다니는 그림자를 감추어 포식자를 피하도록 만들어 줍니다. 박테리아의 스텔스 기능은 오징어의 생존은 필수적입니다.



미생물이 영향을 미친다 하더라도 그건 하등생물에 그치지 않을까? 인간에게도 똑같이 적용될까?

네. 이 책에 따르면 미생물이 미치는 영향이 우리의 예상 범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당신이 살이 찌는 이유는 미생물 때문?


현대에 대표적인 질병이 비만입니다. 그런데 비만이 전염성 질병이라면? 지도를 놓고 보면 비만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확산되어 주위 지역으로 전염되었습니다.  사람들은 비만의 확산을 패스트 푸드 식당, 고열량 식품을 판매하는 슈퍼마켓, 생활습관을 때문으로 보았습니다.



연구에 의하면 비만이 될 가능성은 가깝게 지내는 사람의 체중증가와 영향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배우자가 살이 찌면 내가 살이 찔 확률이 37퍼센트나 높아집니다. 부부는 식단이 비슷하니까 그럴 수 있지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건 친구가 살이 찌면 나 또한 살찌게 될 확률이 171퍼센트로 높아집니다. 이것이 살이 찌기 전부터 가까운 사이였을 경우입니다.



비만에서 한가지 고려해야 할 것은 미생물 교환입니다. 사람들이 서로 어울리면서 비만 가능성이 있는 미생물총을 주고 받는 것이 비만 확산의 촉진 요인될지도 모릅니다. 가까운 친구의 집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음식과 화장실을 공유하는 경우는 곧 미생물의 교환을 의미합니다. (당연하지만 연인간의 키스도 미생물 공유입니다.)



가까운 사이에서 미생물을 주고 받는 것은 비만이 쉽게 확산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믿기 어렵지 않나요? 미생물이 주고 받는다고 사람의 살이 찌다니. 그런데 마침이런 뉴스가 있습니다.



4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는 저명한 과학 잡지 '네이처' 최신호에 수록된 논문을 인용, 인체의 내장에 있는 박테리아 중 일부가 공기 중에서 사람 사이로 옮겨다닐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해 비만이나 염증성 장질환 등이 전염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트레버 롤리 박사는 논문에서 인체 내장의 박테리아 중 3분의 1이 일종의 홀씨를 생성해 공기 중에 생존할 수 있으며, 이를 다른 사람이 흡입하면 장내 균의 균형을 무너뜨려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전했다.


이 연구에 대해서 비만 전염 가능성을 단정짓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과학이란게 그렇죠.)

비만이 미생물 교환 혹은 전염에 의해라면 전염병처럼 확산되고 있는 현상도 납득할 수 있습니다. 미생물 떄문이라면 비만을 보는 관점을 바뀌어야 합니다. 비만은 게으름이 아닌 개인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게 아닌게 됩니다.



항균으로부터 우리가 얻는 것은 무엇인가?


옥시 가습기 살균제 사고로 많은 피해가 일어났고, 옥시 제품 불매운동이 대대적으로 진행중입니다. 이 사고는 복합적인데 위험성을 미리 알고서도 무책임하게 판 기업의 도덕성, 기업의 입맛대로 보고서를 발급해주는 연구 용역, 정부와 규제당국의 관리소홀 등입니다. 이 사고로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도입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질러놓고 나몰라라 하는 꼴(이라는 해야겠죠.)을 언제까지 봐야할까요. 하지만 안될꺼야 아마... 겠죠?


시기 적절하게 책에는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그대로 발췌합니다.



우리는 위생에 집착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위생적인 생활습관이 체내의 유익균에게 해를 끼치는 악영향 때문에 도리어 우리 자신이 해를 입고 있다. 우리는 적어도 하루에 한 번 샤워를 하면서 몸 전체를 비누와 뜨거운 물로 닦아낸다.



사람들은 우리 몸에서 병원균을 상대하는 일차적인 방어막은 바로 피부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콧속의 프로피오니박테륨 무리이든 겨드랑이의 코리네박테륨이든 피부에 서식하는 미생물총이 피부 표면에 눈에 보이지 않는 보호막을 치고 있다.



장내에서 미생물이 층을 이루어 내벽을 보호하는 것처럼 피부에서도 이렇게 유익한 미생물이 무리를 지어 살면서 병원균을 몰아내고 침입자를 상대하는 면역계의 반응을 조절한다.



항생제는 장내 미생물총의 조성을 바꾼다. 마트에서는 향균이라고 쓰여있지 않는 물비누나 세정제를 찾기가 어렵다. 악마의 뿔을 달고 있는 세균들이 득실거리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99.9 퍼센트 살균 성분이 있는  자기 제품을 사용하여 가족의 안전을 지키라고 광고한다.



광고가 우리에게 말해주지 않는 사실이 있다. 일반적인 비누 역시 똑같이 훌륭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다. 그 과정에서 일반적인 비누는 우리의 몸이나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 역시 광고에 나오지 않는다. (p.278)



항균 제품은 과학에 근거를 둔 가정과 광고의 승리작이다. 일상에서 사용되는 많은 화학물질과 달리 향균제품에 들어가는 화학약품은 면밀한 조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의약품은 안정성과 효능이 증명되어야만 출시할 수 있다. 하지만 항균성 화학약품의 경우는 사용금지 처분을 받으려면 우선 대중에게 유포된 후 규제기관이 위험성 입증 여부를 결정해야 이루어 진다.



서구에서 사용된 5만개 이상이 화학약품 중 겨우 300개만이 실제로 안정성 테스트를 받았다. 그리고 그중에 다섯개의 사용이 제한되었다. 테스트 된 것 중 1.7퍼센트에 해당한다. 테스트하지 않은 나머지 5만개 화학약품 중 1퍼센트만 유해하다고 가정해도 우리 집에 들이지 말아야 하는 화학약품이 500개 이상은 된다 말이다.



이 화학약품이 진짜로 위험한 물건이라면 그걸 사용한 사람들이 정말 병이 드는지 두고 보면 되지 않겠냐고 무심히 말할 수 있다. 그러나 화학약품은 서서히 축적되면서 감지하기 어려울 정도로 천천히 효과를 나타내기 때문에 그 유해성을 알아채기가 쉽지 않다. (p.280)



석면을 예로 들어보자. 이 천연 화학물질은 폐암을 일이킨다는 이유로 금지되기 전까지 전세계에서 건축자재로 사용되었다.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사람들이 한 때 도처에 사용되었던 이 물질에 노출되어 목숨을 잃었고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다.



나는 항균제품이 석면처럼 극단적으로 위험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향균 성분이 세제에서 도마, 수건에서 옷가지, 플라스틱 그릇에서 바디워시까지 수천 가지 제품에 두루 사용된다고 해서 그들이 안전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저자는 항균제품이 극단적으로 위험하다고 말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실제로 그런 일이 한국에서 벌어졌습니다.  썰전에서도 전원책 변호사의 장모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라고 했는데 당시에는 몰랐다고 하죠.  유시민은 가능한 화학제품을 사용하지 않는게 좋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사고는 탈취제까지 논란이 되어 번지고 있습니다. 탈취제 안전하다고 말하기는 어려워졌습니다. 저자 말처럼 화학제품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비누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왜 우리는 비누를 사용할까요?  깨끗이 씻고 좋은 냄새가 나서 상쾌한 기분을 주기 때문입니다. 몸에서 나는 냄새를 제거해가 위한 목적도 큽니다. 우리는 몸에서 나는 나쁜 채취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가장 단순한 방식으로 살아가는 지역 부족민들은 몸을 자주 닦지 않고 비누 한 번 쓰지 않지만 데오드란트 없이도 몸에서 나쁜 채취를 풍기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들은 몸에서는 왜 나쁜 냄새가 나지 않는가?



씻고 데오드란트를 바라는 것은 냄새를 유발하는 박테리아를 제거하거나 냄새 자체를 다른 향으로 덮어버리는 일입니다. 이 과정에서는 우리는 피부의 미생물총을 개조하게 됩니다. 암모니아 산화균은 우리가 땀을 통해 분비하는 암모니아를 아질산염이나 일산화질소로 산화시키는 데 반드시 필요한 박테리아인데 이들이 가장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산화질소가 없으면 우리의 땀을 먹고 사는 코리네박테륨이나 연쇄상구균이 거칠게 돌변할 수 있습니다. 특히 코리네박테륨의 수가 증가하면 우리가 모두 거부하는 지독한 체취가 발새합니다.


코리네박테리움



비누와 데오드란트는 우리의 암모니아 산화균을 죽이고 암모니아 산화균이 없으면 피부에 사는 다른 박테리아가 해를 입습니다. 그래서 변화된 박테리아 조성 때문에  우리의 땀이 불쾌한 냄새를 가지게 됩니다.



물론 이렇다 하더라도 현대사회에서  비누를 씻지 않는다는 발상을 수용할 사람은 없을 겁니다. 저부터도 그렇고. 생각해 볼점은 지나친 위생이 우리 신체에 좋게만 작용하지는 않는 다는 사실입니다.



우리의 몸은 우리의 것만이 아니다



우리의 몸에 우리의 세포 수 보다 많이 미생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미생물이 이렇게나 많은 영향을 끼칠지 몰랐습니다. 그 작은 미생물이 비만을 유도하고, 논란이 될 법하지만 자폐증과 관련이 있고, 사람의 몸에서 나는 냄새를 결정하고 우리의 건강과 행복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책을 읽다 가장 놀랐던 사실은 분만시 보이는 행동이 미생물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엄마 몸에서 나올 때 미생물 세례를 받습니다. 엄마 몸 밖에는 미생물이 많으니 그렇지. 아니요 그게 아니고. 우리가 엄마에게 처음으로 얻는게 있습니다. 분만시 자궁의 수축을 유도하는 호르몬과 아기가 밑으로 내려오면서 가해지는 압력때문에 산모 대부분이 대변을 지립니다. 출산의 마지막 단게 아기는 머리가 먼저 나오게 되는데 몸은 엎드린 형태로 얼굴을 아래쪽으로 향하게 됩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아기의 얼굴이 엄마의 항문을 마주보게 됩니다. 이 상태로 마지막 수축이 시작될 때까지 잠시 기다립니다. 이 때 아기의 머리와 입은 엄마가 지린 대변 속 미생물을 흡입하기에 충분한 시간이 주어집니다.



혐오감이 들지 모르겠지만 아이의 건강을 위한 엄마의 선물입니다.  출산 과정에 엄마의 변과 질을 통해서 아기에게 미생물을 전달하는 매커니즘이 놀랍지 않나요? 코알라는 미생물을 전달하기 위해서 새끼에게 자신의 똥을 먹인다고 하는데 인간도 같은 과정을 거치는 것입니다. 진화과정에서 우리는 몸은 미생물을 영향력을 알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책을 읽어보면 미처 알지 몰랐던 미생물의 영향력을 알아 대단합니다.  우리는 우리의 몸이 뼈와 살, 피로 이루어졌다고 생각하겠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친구들이 끼치는 힘이 있습니다. 이들은 우리 허락도 없이 무단으로 입주해서 터를 잡고 농사를 하고(?) 있지만 우리가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미생물의 존재를 알게 되면, 내몸이 내 것만이 아니고 다양한 구성원이 모여 사는 하나의 생태계로 보게 되고 시선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우리의 몸은 하나의 숲인셈입니다. 건강을 보는 관점도 달라집니다. 숲을 보호하자고 살충제를 마구잡이로 뿌리지 않듯이 장내 미생물, 피부 미생물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항생제와 항균, 살균 제품의 남용은 줄어야 합니다. 지나친 위생의식은 미생물이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미생물 전달 과정을 안다면 모유수유와 자연분만을 권장해야 합니다.



식습관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몸에 좋은 것만이 아니라, 미생물에게 좋은 것 까지도 고려해야 합니다. 답은 평범하지만 익히 들은대로 입니다. 균형잡힌 식단, 채식위주입니다. 특히 채식하는 것은 착한박테리아들이 장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을 도와주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채식을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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