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살인의 심리학 - 당신은 사람을 향해 방아쇠를 당길 수 있는가?

네그나 2011. 9. 19. 13:50

전장에 나간다면 누구나 주저없이 적군을 향해서 총을 쏠 수 있을까?




신체건강한 한국 남성 이라면 병역의 의무를 수행하고 군대에서 총을 쏴볼 기회가 생깁니다. ( 선택받은 신의 아들들은 면제받기도 하지만.. ) 사격훈련장에서 표적지를 향해 총을 쏴보는 경험은 누구나 해보지만,  직접 사람을 쏴본 경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아주 극소수입니다. 강릉 무장공비 침투작전에  참가했던 사람이나 6.25전쟁을 경험한 사람을 제외한다면 거의 없죠. 한 번쯤 사격 훈련을 하면서 이런 생각을 해보았을 겁니다.




사람을 향해서 주저없이 총을 쏠 수 있을까?



이런 의문에 대해서 살인의 심리학이 그 답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살인의 심리학의 저자인 데이브 그로스먼에 따르면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인간은 선천적으로 같은 종인 인간을 살해하는데 강력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도 놀라운 통계가 있습니다. 제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미군 소총수 가운데 15%~20% 만이 적군에게 총을
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언뜻 이 통계만 놓고 보면 전쟁의 공포에 질려서인가?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목숨이 걸어야 하는 많은 임무 예를 들면 동료구출, 탄약확보, 메시지전달 등을 기꺼이 했지만, 일본군이 만세돌격을 감행할 때 조차 적군을 향해서 자신들이 지닌 무기를 발사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목숨이 위험한데도 사람을 향해서 총을 쏘는 것을 주저한다는 겁니다.




왜 그런가?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신과 같은 인간을 죽이는데 아주 강한 거부감을 느끼는게 그 이유입니다. 그 거부감은 너무 강해서 않은 경우 병사들은 그것을 극복할 수 있게 되기도 전에 죽음을 맞이합니다.  이런 사례는  남북전쟁, 제 1,2차 세계대전까지 계속 관찰됩니다.  사격거부는 특이한 사례가 아니라 흔히 관찰되는 사례라는 거죠.


살인의 심리학










같은 인간을 죽이는 것에 대한 강력한 거부감
- 헐리우드 영화는 사실을 말하고 있지 않다.-




프로이트는 통찰에 따르면 생의 본능(에로스), 죽음의 본능(타나토스)의 존재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개개인의 내면에서는  초자아(양심)와 이드(각자의 내면에 잠재적으로 도사리고 있는 파괴적인 충동)사이에 끊임없는 투쟁이 벌어지고 있으며, 이러한 투쟁이 자아(자기)에 의해 중재되어 있습니다.




전장에서는 우리는 이드, 초자아, 자아, 타나토스, 에로스 가 병사들의 내면에서 뒤죽박죽 엉켜져 있습니다. 이드는 타나토스를 몽둥이 처럼 희두르며 죽이라고 자아에게 소리칩니다. 초자아는 중화되어 나타납니다. 당국과 사회가
그전 까지 악한 일이라고 여겨졌던 행위를 하는 것이 선한 일이라고 말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무엇인가가 군인이 살인을 하는 것을 저지합니다.




동료 인간을 죽이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우리 안에 있으며, 그것은 본능과 이성, 환경, 유전, 문화, 사회적 요소들이 강력하게 결합된 결과 존재한다는 사실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가까운 거리에서 같은 종을 죽이지 않으려는 거부감은 너무나 커서 종종 자기 보호 본능과 지휘관의 강제력, 동료들의 기대, 동료들의 목숨을 보호할 의무등이 누적해서 미치는 영향을 가뿐히 넘어서고 맙니다. 전장에서 전투를 벌이는 군인은 이 비극적인 진퇴양난의 덫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살해에 대한 거부감을 밀쳐내고 근접 전투에서 적군을 죽이게 되면, 그는 영원히 죄책감을 짊어져야 하며, 죽이지
않기로 결심했다 하더라도 죽은 동료들의 대한 죄책감과 책무와 국가, 대의에 대한 수치심을 짊어져야 합니다. 죽여도 저주 받고 죽이지 않아도 저주 받는 딜레마입니다.




미디어와 헐리우드 영화는 병사들이 평생간직해온 살인에 관한 도적적인 금기를 쉽게 벗어던지고 전투에서 어떤 생각이나 죄책감 없이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것처럼 묘사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살해했던 사람들과 살해에 관해 말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키컨과 홈스의 책에서 발췌한 다음 인용문들은 살해에 대한 군인의 정서적인 반응을 정수를 보여줍니다.



살인은 한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저지를 수 있는 최악의 행위다. ---- 그 어떤 곳에서도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다. - 이스라엘 군 중위



나는 스스로를 파괴자라고 질책했다. 형언할 수 없는 불쾌감이 나를 덮쳤고, 나는 범죄자가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 나폴레옹 시대의 영국군 병사



누군가의 죽여본 것이 그 때가 처음이었다. 상황이 가라앉은 뒤에 나는 내가 죽인 독일군 병사를 보러갔다. 가정을 꾸릴 만한 나이라고 생각하며 아주 미안한 감정이 들었던 것이 기억난다. -제 1차 세계대전 영국군 참전 용사, 첫 살해 직후



나는 얼어 붙어 버렸다. 상대가 열두살 정도 되어 보이는 어린 소년이었기 때문이다. 소년은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보다가 느닷없이 고개를 완전히 돌아 서서 내개 자동화기를 겨누었다. 나는 깜짝놀라 스무 말의 총알을 그 아이에게 모두 퍼부었고, 아이는 그 자리에 쓰러졌다. 나는 무기를 떨어뜨리고 절규했다. - 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미군 특수부대 장교



나는 다시 총을 쐇고 어쩌다 그의 머리에 맞췄다. 피가 흥건하게 쏟아졌고 ..... 나는 토했다. 나머지 부대원들이 올 때까지 말이다. - 이스라엘 6일전쟁에 참전한 용사



람보, 인디애나 존스, 루크 스카이워커, 제입스 본드를 만들어 낸 문화는 사람들이 아무런 대가를 치르지 않고 전투와 살해를 벌일 수 있다고 믿어 싶어 합니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살해와 물리적 거리 - 당신도 멀리서는 친구로 보이지 않는다.







인간을 살해 하더라도 거리에 따라서 느껴지는 감정이 다릅니다. 장거리에서 살해행위는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고 느껴집니다. 포병,폭격기 승무원, 해군 함포 사수, 미사일 발사발원이 그렇습니다. 이들은 집단 면죄와 기계적
거리, 물리적 라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합니다. 장거리에서 살해행위는 트라우마를 일으키지 않습니다.



히로시마 원폭소문과는 달리 작전수행원들은 트라우마에 시달리지 않았다. 피해자들이 보이지가 않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인간은 얼마든지 죽일 수 있다.





살해를 넘어서 학살이라고 표현할 정도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폭투하를 사례를 보면 이들은 작전에 참가한
사람들은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원폭으로 인해서 7만명이 한꺼번에 죽였는데도 말이죠. 원폭투하 작전에 참여한 사람들이 자살을 시도하거나 정신적인 문제를 일으켰다는 것은 소문은 사실과 다릅니다.



장거리는 경우, 사람이 보이지 않고, 땀과 감정이 뒤엉킨 얼굴과 눈동자를 볼 수가 없기에 죄책감이 들지 않습니다. 반면에 근거리 살해는 다릅니다. 자신이 살인을 했다는 부인할 수 없는 증거가 있고, 공포와 증오로 일그러진 눈을
봐야 됩니다. 근거리에서 사람을 직접 살해하면 최책감을 느끼게 됩니다. 이로 인해 적을 살해하는데 거부감을 느끼게 됩니다.




얼굴을 정면으로 본 경우 밥을 먹거나 소변을 보는 등 지극히 인간적인 행위를 할 때도 살해하기를 주저하게 만듭니다. 반면 반대로 등을 보인 상대는 살해하기 쉽습니다. 즉 살해에 거부감을 느끼는 것은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을 볼 때 입니다.  저 사람도 나와 같은 사람이구나 생각이 들면 살해를 주저 합니다. 반면에 인간 이하의 취급하거나 사물로 취급하면 살해가 쉽습니다. 2차대전 독일은 인종우월주의에 빠져서 학살을 자행했습니다. 열등한 인종은 죽어여
한다는 거죠.  사람에게 사용하는 단어가 아닌 사용하면 더 쉽습니다.




양들의 침묵에 나온 연쇄살인마의 말투가 특이합니다.  연쇄살인마가 희생자를 우물에 가두어 놓고 하는 말이 주목할 만한 점인데, she 라는 인칭대명사를 사용하지 않고, it를 사용합니다. 사람을 물건을 보고 있다는 거죠. 단지 가죽을 얻기 위한 도구로 밖에 생각을 하지 않죠.




책을 읽다가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사실이 기억났습니다. 바로 공군의 변화 입니다. 이전에는 폭격수가 사람을 직접 볼 일이 없었습니다. 그저 명령대로 폭탄만 투하하고 표적에 명중했는지만 보면 되었죠. 이제는 기술의 발달로 사람을 직접 볼 수 있습니다.



콜 오비 듀티 모던 워페어2 UAV 기술의 발달로 생생한 화면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최근에 나온 프레데터 같은 무인기는 사람이 직접 탑승하지 않고, 영상을 보면서 원격조정을 하는데 이 조종사들이 심리적인 고통에 시달린 다는 겁니다. 영상이 실시간으로 전송되기에, 부상으로 괴로워 하는 사람을 생생하게 보게 됩니다. 또 자신이 그렇게 만들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더 괴로운 것은 동료들의 평가 입니다. 육군은 목숨을
걸고 전장에서 작전을 수행중인데 자신은 편하게 원격조종만 합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에게 괴롭다는 말을 하기도
꺼려집니다. ( 이런 고통을 이야기하면 넌 죽음의 위험이 없잖아. 말만 듣겠죠.) 다른 사람들이 자신이 겪는 고통을 이해하기가 힘들다는 거죠. 



고통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어떻게 되는지는 베트남 참전군인의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건 책을 통해서
보시실. 사람들의 평가와 의식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베트남 참전 사례로 나옵니다.





살해에 대한 거부감을 밀어젖히다.




사람을 살해하는 데에 람보 같은 남자다움은 없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순한 양이라서 사람을 살해하기를 주저합니다. 단 2%의 소수의 사람은 예외인데, 이들은 특수부대로 모인다고 합니다.




2차대전까지 사람을 쏘는데 주저했지만 이제는 바뀌었습니다. 사람을 살해하는데 거부감을 극복하는 장치가 개발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반복된 훈련과 정교한 모형으로 살인에 대해서 둔감하도록 만들고, 사람의 모양을 본뜬 표적을 쏘도록 훈련을 시키면서 자동적으로 반응하게 만들었습니다. 2차대전까지만 하더라도 사격비율은 20% 였지만 베트남 전쟁에서 미군의 사격비율은 무려 90~95%까지 올라갔습니다. 효과적인 군인을 만든거죠.




미디어와 게임이 둔감화와 조건형성에 기여하고 있다는 주장을 보니까, 콜 오브 듀티 모던 페어2가 생각이 납니다.  이 게임안에<  NO RUSSIAN > 이라는 아주 유명한 미션이 있습니다.



NO RUSSIAN 미션은 자신들이 테러리스트가 되어서 공항에서 민간인을 시민을 학살하는 것을 가상 체험하는 것입니다. 출시 당시에도 논란이 많았던 미션입니다. 책을 일어 보니 왜 테러리스트 미션을 수행하는게 거북한 느낌이
드는지 알 겠습니다. 신기한게 이 책의 사례처럼, 저도 사람들을 쏘는 것을 주저했습니다. 가상의 캐릭터인지 뻔히
알고 있고 허구 인지 알고 있는데도 그렇습니다.




주목할만한 감정은 옆의 동료 테러리스트는 사람들을 쏘고 있으니까, ‘나도 쏴야 되는 것 아닌가?’ 무언의 압박감을
받았습니다. 동료들의 기대에 부응을 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죠. 쏘기를 주저했는데 한 번 쏘니까 계속 쏠 수 있게 되더군요. 비록 가상의 캐릭터이지만 살해에 느끼는 감정이 둔감해졌다는 거죠.






no russian실제로 no russian 미션을 해보면 기분이 더럽다.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미션






책을 읽으니 콜 오브 듀티 NO RUSSIAN 미션이 감정에 얼마나 해악을 끼치는지 알겠습니다. 실제처럼 다른 미션에서는 엄격한 조건하에서 사격을 합니다. 하지만 이 미션에서는 아무에게나 갈겨도 상관없습니다. 최책감을 느낄 필요도 없고 사람을 둔감해지게 만드는거죠.  NO RUSSIAN 미션 때문에 콜 오브 듀티가 비판받아도 할 말이 없는거죠. 게임으로 사람의 감정을 무디게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을 쏠 때 드는 거부감을 희석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국내 특수부대 사례가 기억이 나는군요. 특수부대장이 똑 같은 고민을 했습니다. 비록 부대원들이 훈련을 잘 받은 상태이지만 이들이 사람에게 총을 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평소에는 사람에게 총을 쏘면 안된다는 사회규범을 잘 따르고 있는 상태라서 실전에서도 다른 반응을 보일지 의문이엇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했을까요?




사람을 직접 쏘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방탄복을 입혀 놓고 서로 쏘는 훈련을 시켰습니다. 사람을 쏘는 데 따른 거부감을 없애는 훈련이죠. 현대 군 조직에서는 이런 훈련이 상당히 잘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예전과 달리 총을 쏘는 비율이 올라갑니다.




노르웨이에서 테러를 일으킨 브레이 비크가 콜 오브 듀티를 즐겨 했다고 하는 보도가 나왔죠. 그도 이 미션을 통해서 내성을 길렀을지 모릅니다. 사람을 쏘는 거부감을 없애는 모의훈련을 했을 지도 모르죠. 보도를 보니까. 그래도 그도
인간 인것 같더군요. 살려달라고 하는 애원하는 몇명은 살려주었습니다. 물론 그 보다 많은 사람을 죽였지만요.
콜 오브 듀티 모던워페어2를 한다고 모두가 총기난사를 하게 된다는 것은 아니죠. 대부분은 게임을 하고 난 뒤에도,
사회규범을 잘 지키고 게임은 게임일 뿐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NO RUSSIAN 같은 미션은 해악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어보입니다. 노르웨이는 그 사고 이후 콜 오브 듀티 모던웨페어2가 판매하지 않고 있죠. 시선을 우려한 유통매장에서 자발적으로 철수시켰습니다.




저자는 현대사외에 만연하고 있는 폭력과 살인범죄, 사실적이면서 잔인해지는 영화와 게임에 대해서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폭력과 살인에 대해 사람들을 길들이고 있습니다. 우려해야 할 게, 우리는 같은 인간을 죽이는 거부감을 밀어젖히고 괴물을 불러들이는 방법은 알지만 괴물을 봉인시키는 방법은 잘 모릅니다.  문제는 여기에 있습니다. 



저자가 군경험에 육군 사관학교 심리학 교수를 역임했고, 아소칸 주립대군사학교 교수를 역임한 사람이라서 이론과
경험이 살아 있습니다. 살인의 심릭학은 살해학이라는 인간이 사람을 살해할 때 어떤 감정을 일으키는지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겪을 수 없는 감정이겠죠. 겪고 싶지도 않을테고요. 군관련도서라기 보다는 인간의 내면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게 만드는 좋은 책입니다.





아직 인간들이 왜 서로 싸우고 죽이는지 완전히 알지 못했지만 인간의 행동을 이해함으로써 변화를 꿈꿔 볼 수 있을 겁니다. 인간의 마음 속에는 자기 목숨이 달린 상황에서살해를 거부하게 만드는 강력한 힘이 있다는 것, 이것이 바로 이책이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내용입니다. 





살인의 심리는 살해학이라는 마주하고 싶지 않은면을 보여주지만 삶과 죽음은 분리되어 있지 않고 함께 존재하기에
더욱 잘 알 필요가 많습니다.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가? 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좋은책이니 한 번 읽어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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