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드로이드를 이끌 고 있는 앤디 루빈, 현 구글 부사장 >
마이크로소프트의 킨과 안드로이드가 둘 다 앤디 루빈(Andy Rubin)의 영향이 있었군요.
앤디 루빈이 안드로이드를 만들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킨 에도 영향을 끼쳤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의 킨(kin)은 사내 정치 문제로 좌초 했다고 합니다.
권력 투쟁과 구형의 운영체제 탑재가 킨의 패인 이라고 합니다.
마이크로 소프트가 킨에 내린 현명한 결정은 빠른 포기라고 하니 할말이 없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것도 결과론 일뿐. 킨이 성공했다면 전혀 다른 보도가 나왔을 겁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사내에서 구성원들 간의 긴장감을 유발하도록 하고 경쟁의식을 고취시켰다."
이런 식의 보도가 나왔겠죠.
결과를 보고 추측하는 것일 뿐이지 비지니스에서 실패와 성공 요소를 명확하게 밝히기는 힘듭니다
킨이 실패하기는 했지만, 마이크로 소프트의 전략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고 봅니다.
실패한 전략이라고 해서 싸잡아서 비판할 수는 없습니다.
전략의 실패라고 하기보다는 전술의 실패라고 보여집니다. 실행과 조직관리의 문제였죠.
킨은 실패를 했고 대조적으로 안드로이드가 성공적으로 세를 확산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구글도 모두 다 성공하는 시키는 것은 아니죠.( 때 마침 구글 웨이브를 접는다는 발표도 하네요.)
넥서스원을 발표하면서 오프라인 유통 전략을 시도 했지만 큰 호응은 못 얻었습니다.
발상 자체는 구글 답다고 느꼇지만 여러가지 문제가 노출되었습니다.
구글이 넥서스원의 오프라인 유통을 시도해보고 '오프라인 유통'은 우리와 맞지 않다고 느꼈을 겁니다.
휴대폰 오프라인 유통이 지금은 안먹혀도 시기가 지나고 다시 재활용 한다면 먹힐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과거의 실패전략을 다시 활용할 수 없을까 고민을 해봐야 합니다.
왜냐하면 실패 했다고 하면 대부분 사람들이 관심을 끊습니다. 해봤는데 안된다는 거죠.
이렇게 경쟁자가 없는 상황에서 좋은 계획을 수립하면 성공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킨의 실패는 사내정치 문제 뿐만이 아니라 시기상 으로도 좋지 않았습니다.
진출 타이밍을 너무 늦게 잡은것이 실패 요인 중 하나죠.
(이렇게 늦게 출시하게 된 이유가 사내 정치 때문이기도 하니까 서로 영향을 끼치는 군요.)
안드로이드와 아이폰이 승승장구 하고 있는데 킨은 차별화가 부족했습니다. 이도 저도 안되니 안드로이드와 아이폰에 싸먹혀서 퇴출당했습니다.
갤럭시A 사용기를 작성하면서 제가 생각하는 안드로이드의 성공 요인을 적었는데요.
삼성의 안드로이드폰 갤럭시A 사용 후기 3부 총평, 구글의 전략
안드로이드의 성공은 경쟁자가 없는 상태에서 빠르게 치고 나온게 크죠. 러쉬 타이밍이 좋았습니다.
이렇게 사람과 상품, 서비스의 성공은 시기가 매우 중요합니다.
안드로이드가 구글로 인수되었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고요.
앤디 루빈이 삼성에게 안드로이드를 팔려고 했다는 기사도 보았는데, 구글로 인수되어서 이만큼 성공할 수
있었죠.(삼성에 인수되었다면 과연 이 정도 성공할 수 있었을지 모르겠습니다.)
구글에게 인수가 안되었다면 독자 생존이 힘든 벤처업계에서 안드로이드는 퇴출 당했을 겁니다.
구글의 힘을 빌리기는 했지만 앤디 루빈은 만족하겠죠. 자기가 만든게 뻗어나가는 걸 보면 흐믓 할겁니다.
기사에서는 킨의 패인을 마이크로소프트의 내부문제를 지적을 합니다.
즉 사내 정치가 큰 영향을 끼쳣다는 겁니다. 결국 기업을 이끌어 나가는 것은 사람이고, 이들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비지니스에서 승패가 갈리게 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 동안 생각 해보았던 조직구성에 대해서 적어 볼려고 합니다.
성공하는 방식은 다양하지만 몰락과 실패는 모두들 비슷하게 합니다.
기업이든 국가이든 실패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이와 같은 내부 정치 문제입니다.
국가를 다스리든 회사를 경영하든 조직을 어떻게 관리에 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조직 관리에 실패한 대표적인 회사가 엔론입니다.
엔론을 간단하게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위키피디아 링크
엔론은 텍사스 휴스턴에 본사를 둔 미국의 에너지 회사였다. 2001년 하순에 부도가 나기 전까지 엔론은 22,000여 명의 사원과 2000년
1110억 달러의 매출액을 보고한, 세계에서 가장 선도적인 전기, 천연 가스, 펄프 및 제지, 통신사업 회사 가운데 하나였다. 《포천》지는 엔론을 6년 연속 "미국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선정했다. -출처 위키피디아-
한창 때 고수익을 올렸고, 모두들 우러러 보았습니다. 포춘지에 연속으로 오를 정도로 기세를 떨쳤지만
회계 부정으로 인해 파산해 버렸습니다.
( 여러 기업을 살펴보면 포춘지에 스타기업으로 선정되는 것은 축복이 아니라 저주 받는 느낌입니다.
이제 내려갈 일만 남은 거죠.)
< "엔론 스캔들 : 세상에서 제일 잘난 놈들의 몰락" 이란 책은 엔론의 실패를 다루고 있는데, 엔론의
실패 요인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요인은 조직관리의 실패입니다.>
< 말콤 글래드웰의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 의 책에서도 엔론을 다루고 있습니다. '인재 경영의 허울, 똑똑한 사람들의 가치는 어떻게 과대평가 되었나? 챕터에서 엔론은 인재경영 때문에 망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을 제기합니다. 이 책은 강력하게 추천하는 책이니 읽어보세요. 이외에도 아웃라이어, 티핑포인트, 블링크등 말콤 글래드웰의 책은 무조건 추천입니다.>
< 엔론의 CEO 였던 제프리 스킬링 , 회계 부정 사건으로 24년형을 선고 받고 복역중. 이걸 보고 드는 생각 국내 법원도 회계 부정이 일어나면 이런 중형을 선고 할 수 있을까?>
맥킨지 컨설턴트 였던 제프리 스킬링은 엔론의 CEO로 취임하면서 맥킨지식 경영을 도입합니다.
맥킨지에서 배웠던 대로 극단적인 인재경영을 추구합니다. 엔론 캐피탈 트레이드 센터라는 사업부를 신설하면서 명문대학과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최고의 인재를 꾸준히 영입했습니다.
엔론은 연공서열이나 경험과 상관없이 승진시키고 보상을 했습니다.
엔론의 말 그대로 인재를 중심으로 돌아갔습니다. 뛰어난 인재가 회사를 살린다는 논리입니다.
인재 중심하면 생각나는 말이 있습니다.
" 한 명의 천재가 10만명을 먹여 살린다 "
삼성의 이건희 회장이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내세운 천재론 입니다.
이 사상을 엔론의 스킬링이 그대로 추구합니다.
스킬링은 오로지 능력만 있으면 된다는 사고 방식이었습니다.
자기가 배운 그대로, 자기가 성공한 사고 방식을 회사에 이식합니다.
오로지 돈만 벌어다 주면 다른것은 신경도 쓰지 않았습니다. 스트립쇼 매니아 라도 상관없었고, 성적 취향도 문제 삼지 않았습니다. 결함이 있더라도 능력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직원의 성격이나 윤리도 신경쓰지 않았고, 직원들이 화목하게 지내는 것도 관심이 없었습니다.
협동은 커녕 서로 물어뜯는 경쟁을 해야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에 가둬놓고 살아남는 놈이 가장 강력하고, 강력한 사람을 모아 놓은 집단이 최강이라는 논리였습니다.
이런식의 경영은 인사평가에도 그대로 반영됩니다.
다면평가를 통해서 A,B,C 3그룹으로 나눈뒤 최우수인 A그룹은 아주 후한 보상을 하고 B그룹은 분발을 촉구하고 C그룹은 퇴출시켯습니다.
엔론은 실험을 제대로 했습니다. 무슨 실험인가 하면 생존프로그램인 '배틀 로얄' 입니다.
만화 '배틀로얄' 에서는 중학생들을 섬에 가둬 넣고 살아 남으라고 합니다.
어떻게?
'내가 살기 위해서는 너를 죽어야 한다' '너를 죽이지 못하면 내가 죽는다'
배틀로얄에서 살기위해서 서로를 죽이는 것처럼
엔론 내부에서도 배틀로얄식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가동됩니다.
모두들 자기 자신이 살기 위해서 경쟁을 합니다. 당연히 협력은 안됩니다. 나 보다 평가가 더 좋다면 나에게 위협으로 돌아올테니 철저히 자신만을 위해야 합니다.
엔론이라는 한 울타리에 있지만, 각 사업부가 다른 사업부로 인재를 대놓고 빼갑니다. 이로 인해 다른 사업부가 곤경이 빠지는 것은 자기 와는 관계없는 일입니다.
어떻게 되었든 '나만 잘되면 된다'는 논리입니다.
엔론은 고수익을 가져다 주었던 트레이딩 사업부에게 후한 보상을 내립니다.
다른 사업부에서 몇 달 혹은 몇 년에 걸쳐서 만들어낼 수익을 단 몇일, 몇시간 만에 만들어 냅니다.
그들은 스스로 회사는 우리가 먹여 살린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천재야 우리가 다른 사람을 먹여 살리고 있어"
트레이딩 사업부 직원 들은 점점 오만해져 갑니다.고수익을 가져더 주니 회사 경영진들도 어떻게 하든지
내버려 둡니다. 그들은 정도가 점점 심해져서 경영진들까지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에 다다릅니다.
돈으로만 움직이는데 길들어져 버려서 '왼쪽으로 가라'고 명령하면 '왼쪽으로 가면 얼마를 줄껀데?' 식으로
나옵니다.
여기서 딜레마가 있습니다. '회사에 큰 공헌을 하는 유능한 직원이 반기를 든다면 어떻게 해야하나?'
회사가 잘나갈 때는 상관없겠지만 어려울 때는 큰 힘이 되니 고민이 되겠죠.
제가 생각할 때는 아무리 유능해도 공공연하게 도전해 오는 직원은 무조건 잘라야 합니다.
삼국지에 이런 비슷한 사례가 있죠. 유명한 고사성어죠.
읍참마속 (泣斬馬謖)
´눈물을 머금고 마속을 벤다´는 뜻으로 ´법의 공정을 지키기 위해 사사로운 정을 버림´을 비유.
´눈물을 머금고 마속을 벤다´는 뜻으로 ´법의 공정을 지키기 위해 사사로운 정을 버림´을 비유.
제갈공명이 군기를 잡기 위해서 눈물을 먹금고 마속을 베었다는 것처럼, 규율을 유지하기 위해서 잘라내어 합니다.
결국 읍참마속을 하지 못한 엔론은 몰락을 길을 걷게 됩니다.
큰 돈을 벌어다 주었던 사업부는 윤리를 망각하고 점점 대담해져서 회사를 파멸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습니다.
트레이딩 사업은 한 꺼번에 큰 돈을 벌 수 있지만, 한 꺼번에 잃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우리는 이걸 서브프라임 사태로 잘 보았죠. 경영진들이 그 사실을 알았을 때는 이미 늦어버렸습니다.
( 서브프라임 사태에서도 드러난 것이 파생상품은 전문가 들도 이해 하기 힘들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엔론 경영진들도 트레이딩 사업부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몰랐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관심도 없었고, 그저 돈을 많이 번다는 사실만 중요했었습니다.)
결국 엔론은 인재 지상 주의로 망했습니다.
제가 모든(신념, 사상, 중심주의) 바벨탑은 붕괴한다는 글을 작성했었는데
모든 바벨탑은 붕괴한다.
인재지상주의, 천재지상주의 바벨탑은 쌓아 올리던 엔론은 그것으로 성공하고 그것으로 무너졌습니다.
엔론의 몰락은 복잡한 요인이 있을 겁니다. 성공과 실패는 단순히 이것 때문이다 라고 단정할 수는 없죠.
인재지상주의 하나 때문은 아니겠지만, 이게 가장 큰 문제 중 하나 입니다.
엔론을 보면 경영학이나 조직관리론을 모르는 사람이 봐도 문제가 많다는 사실을 대번에 알 수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보면 저런 조직이 잘 굴러갈리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스킬링은 맥킨지에서 배운 사고 방식인 '조직의 틀을 벗어나서 사고할 수 있는 인재를 찿아라'로 강조를
했지만 모두가 조직의 틀 밖에서 사고하면 조직에 문제가 생긴다는 단순한 사실조차 알지 못했습니다.
스킬링은 구성원들을 경쟁만 시킬줄 알았지 협력시킬 생각은 안했습니다.
그 자신도 협력하는 방법을 배운 적이 없습니다. 경쟁만 해서 살아남은 사람이 었습니다.
자기가 성공한 방식으로 결국 실패 했습니다.
엔론은 협력하는 방법을 모르는 똑똑한 바보들의 집단이었습니다.
엔론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
엔론의 인재 경영의 실패는 많은 시사점을 안겨줍니다.
천재나 유능한 인재로 구성된 집단이 만능이 아니라는 겁니다.
성공적인 기업을 보면 조직과 시스템이 중요하다는 원칙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우스 웨스트 항공은 경영대학원 출신을 많이 뽑지도 않고, 급여를 많이 주지도 않고, 연공서열 방식을 채용하지만 미국 항공사들중 가장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P&G 도 인재시스템으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하버드나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사람드이 엔론에서 흥미로운 신사업을 추진하며 3배나 많은 돈을 벌 수 있는데 세제 파는 일을 할리가 없죠.
P&G는 화려한 일을 하지도 않고 주목받지도 않습니다.
말콤 글래드웰의 말대로
P&G의 최고 인재들과 엔론의 최고 인재들이 퀴즈 대결을 벌였다면 틀림없이 엔론팀이 이겼을 겁니다.
하지만 비지니스는 산수나 시험문제가 아닙니다.
시험에서는 협력을 하면 컨닝이지만 비지니스 같은 활동은 협력이 절실하게 요구됩니다.
P&G는 천재가 없을지라도 잘 조직된 경영체제와 마케팅을 통해서 인기상품을 연달아 내놓아서 100년동안 소비상품을 지배해 왔습니다.
맥킨지식 천재, 인재 지상주의가 먹히는 기업도 있을 겁니다.
지식을 파는 컨설턴트 기업이나, 제조설비가 없이 라이센스만으로 먹고 사는 기업, 기초과학을 연구하는
연구소,정교한 금융 상품을 설계하는 기업,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필요한 광고업계 정도겠죠.
공통점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필요한 기업이 아니라는 거죠. 소규모의 정예 집단으로 구성된 기업에게 알맞은 겁니다. 엔론처럼 대규모의 인력을 부려야 하는 기업에게는 맞지가 않습니다.
사람들은 성공을 아주 단순하게 생각합니다.
여러가지 요소를 볼 생각을 안하고 한가지 요소만 볼려고 합니다.
말콤 글래드웰의 다른 책인 '아웃라이어'에서는 개인의 능력만 주목하는 세태를 비판합니다.
개인의 능력만 보지 말고 다른 요소도 보라고 강조합니다.
책에서는 성공의 중요한 요소 중에 출생년도 주목을 합니다. 운동선수와 CEO에게 출생년도가 큰 영향을
끼쳤다는 겁니다. 빌게이츠, 에릭슈미츠를 비롯한 사람들이 50년대생 인 것이 큰 기회 였습니다.
세상이 바뀌고 기회의 문이 50년대생 에게 열렸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책을 참고하세요.)
서론에서 '나무가 가장 크게 성장 할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의문을 제기하는데.
자질만 중요시 하는 사고방식이라면 '씨앗의 품질이 좋아야 된다. 유전자가 뛰어나야 한다.'
고 말할 겁니다.
씨앗만 좋으면 가장 큰 나무가 될까요?
씨앗이 비옥한 토양에 안착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다람쥐나 벌레 같은 천적에게 괴롭힘을 당하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전염병에 걸리지 않는 것도 중요하고 번개를 맞거나, 산불이 일어나서 불타버리는 일도없어야 합니다.
크게 자라기에 전에 태풍이나 홍수에 떠내려 가지 않는 일도 중요합니다. 나무의 가장 큰 적인 인간에게
베이지 않는 다는 점이 지금으로서는 가장 중요한 일이겠죠.
인간에게 보호를 받아야 가장 큰 나무로 성장을 할 수 있습니다.
이중에서 나무가 할 수 있는 일은 좋은 유전자를 가지는 것과 전염병에 견딜 수 있는 일 밖에 없습니다.
나머지는 나무의 의지와 능력 밖의 일입니다. 전적으로 운이 달린일이죠.
나무의 성장을 인간의 성공으로 바꾸어보면
인간의 의지와 능력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어느정도 일지 궁금해지죠. 인간에게도 물론 능력은 중요하지만
다른 요소인 환경, 예기치 못한 돌발 변수, 운도 중요하겠죠.
이런 전체적인 요소를 보지 않고 한 면만 보면 이런식의 사고가 생깁니다.
'저 기업 방식이 잘 나가니까 우리도 그대로 따라 하면 성공하겠지'
'저 CEO가 있을 때 아주 성과가 좋았다. 그러니 우리에게 데리고 오면 성과가 좋을 것이다'
'우리의 성공은 이러 했다.'고 장황하고 세밀하게 설명하면 이해하기 복잡합니다.
그들도 어떻게 성공했는지 모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항상 나오는 말이 '우리는 운이 좋았습니다' 입니다.
성공비밀을 한 명의 CEO의 역할로 설명하거나, 경영 기법으로 설명하면 기업 홍보에 유리합니다.
사람들이 이해하기 쉬운 단순한 방식이고 다른 기업에도 적용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문화, 규모를 고려치 않고 성공했다는 사실만 집중을 하면 이런 오류를 범합니다.
스킬링은 맥킨지에서 적합한 사람이었을지 몰라도 엔론에게는 맞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결국 한 분야에서 성공적인 전략이니 경영기법이 다른 분야 에서는 먹히지 않는 다는 단순한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패스 하는 북산 VS 패스 하지 않는 엔론
최근에 스포츠 만화 '슬램덩크'를 다시 보았습니다.
슬램덩크는 아마 500번이상 보았을 텐데( 한 때 전집을 사다 놓기도 했는데 어디로 갔는지..)
볼 때마다 느끼는 건데 정말 잘 만든 성장 만화입니다. 확실히 일본만화의 전성기는 90년대입니다.
만화이기는 하지만 배울 점이 많습니다.
옛날에는 스포츠에만 집중을 했는데, 이제는 다른 면도 보게 됩니다.
현실에서도 마찬가지 이지만, 보통 주목을 받는 사람은 화려한 기술을 선보이는 윤대협이나 서태웅인데
조직이나 팀에서는 변덕규 같은 보이지 않는 사람도 중요합니다.
북산과 능남전에서
재치수 보다 기량이 떨어지는 변덕규는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내가 빛이 나지 않아도 된다.
내가 득점을 하지 않더라도 윤대협이나 황태산에게 공을 넘기면 득점 할수 있다는 거죠.
자신이 화려하게 빛이 나지 않더라도 묵묵히 도와 주면 팀을 승리를 이끌어 낼수 있다는 겁니다.
윤대협이나 황태산이 아무리 잘 해도 뒤에서 믿음직 스럽게 버티던 변덕규가 없으니 팀이 흔들리게 되죠.
이렇게 조직이나 팀을 위해서 희생하는 사람들을 볼줄 알아야 합니다.
이런 깨달음은 변덕규가 재치수에게 다시 가르쳐 줍니다.
변덕규는 북산과 산왕전에서 한 수 가르쳐 줍니다.
채치수는 자신이 신현철을 이기지 못한다면 팀이 질거라고 생각을 하지만 변덕규로 인해 깨달음을 얻습니다.
화려한 기술을 가진 신혈철은 도미지만, 채치수가 도미가 될 수 없으니 가자미가 되라고 합니다.
빛이 나지 않는 진흟투성이가 되라고 합니다.자신이 빛이 나지 않더라도 다른 팀원들이 빛을 낼 수 있습니다.
자신은 신현철에게 질 지 몰라도 그게 북산의 패배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거죠.
이런 깨달음은 서태웅에게 이어지죠.
안선생님에게 '너는 윤대협을 이기지 못한다'는 말을 듣고 이해를 못합니다. 산왕과 경기를 하면서,
정우성과 1 대 1만 고집하던 서태웅이 판을 크게 볼줄 아는 눈이 생깁니다. 협력하는 방법을 깨닫게 된거죠.
패스를 이용하고 팀원들을 이용하니 최강이라는 정우성도 흔들리죠.
북산과 산왕전를 보면,
이건 농구경기가 아니라 진리탐구나 깨달음을 얻기 위한 수행과정으로 보일 정도입니다.
단순히 공을 던지고 받는 것만 해도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죠.
슬램덩크에서 가장 좋은 장면은 강백호에게 나타납니다.
강백호는 가장 성장이 빠르지만(만화니까.. ^-^;) 산왕전에서 가장 큰 성장을 합니다.
덩크를 넣는다는 기술적인 측면이 아니라 정신적인 면입니다.
강백호가 허리에 부상을 입은 뒤, 단호한 결의를 가지고 경기에 임하면서 기본적인 생각이 바뀌게 됩니다.
슬램덩크에서 가장 좋은 장면을 꼽으라면 강백호가 서태웅에게 자신의 의지로 패스를 하는 장면입니다.
이 씬 에만 집중해 보죠.
서태웅의 공격이 산왕의 블러킹에 막히고 그 공을 강백호가 서태웅에게 패스합니다.
이 장면 자체만을 놓고 보면 전혀 멋지지 않습니다. 덩크나 앨리후프 처럼 화려한 기술이 아닙니다.
이 장면이 멋지다는 걸 알려면 그 과정을 봐야 합니다.
강백호는 늘 자기가 주목을 받아야 하고, 자기가 팀을 승리를 이끈다는 나르시즘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질은 있으나, 실력은 부족한데 늘 천재라고 말하고 다니고 다른 사람을 무시합니다. 성격도 더러워서 선배,감독 가리지 않고 반말을 합니다. 친구들은 항상 패버립니다. 실제로 이런 성격의 사람이 있다면 곧바로
왕따 당할 겁니다.
< 강백호의 능력만큼이나 중요한 주변 사람들의 도움 >
하지만 강백호의 친구들은 얻어맞더라도 항상 응원해 줍니다. 소연이도 양아치 같은 강백호를 무서워하지
않고 친철하게 대해주고, 안경선배는 인자한 어머니 역할을 하고 채치수는 엄격한 아버지 역할을 합니다.
한 때 호랑이 감독이었으나 부처로 변한 안선생님은 강백호의 무례한 행동도 다 받아주고 그 특유의 포스로
강백호를 제압합니다.
한미디로 말하면 슬램덩크는 만화 전체가 '강백호 길들이기' 입니다.
주위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서 천방지축 야생마인 강백호를 명마로 탈바꿈 시키는 과정입니다.
강백호의 능력도 물론 중요하지만 주위 사람의 도움이 없었다면 농구선수 강백호는 없었을 겁니다.
위에 소개했던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에서 세잔의 성공에 대해서 설명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세잔의 성공이 슬램덩크 처럼 주위 사람들의 도움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책에 따르면 에밀 졸라, 카미유 피사로, 볼라르 그리고 물직적인 후원을 해준 아버지가 세잔의 성공의 밑바탕 입니다. 이 들이 없었다면 화가로서 명성을 떨치지 못 했을 거라는 겁니다.
세잔이 능력만 가지고 성공한게 아니라는 거죠. 사실 세잔은 능력이 좋지 않았다고 합니다.
천재 피카소와 달리 세잔은 '만들어진 천재' 였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책을 참조. 글이 길어져서...^-^;)
나르시스트 강백호가 드디어 주목받기를 거부합니다. 자신이 덩크를 넣어서 해결할 생각을 하지도 않습니다.
오로지 팀을 승리를 위해서 '볼품없는 패스를 싫어하는 서태웅에게 합니다'
강백호는 스스로 빛이 나기를 거부한 겁니다. 진흙투성이가 된 겁니다.
하지만 스스로 빛이 나기를 거부함으로써 역설적으로 가장 밝은 빛이 되었습니다.
< 서로 신뢰하면 강한 팀을 이길 수 있다. >
기량이 떨어지는 팀이나 조직이라도 믿고 협력하면 좋은 결과가 나옵니다.
조직 구성은 산수가 아니죠. 단순히 인재를 모아 놓는다고 그 조직은 구성원의 합으로 되는 것은 아닙니다.
1+1 의 답이 마이너로 갈 수 있는게 조직이고 2배 3배로 튀어 오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할려면 화려하게 보이지 않는 요소나 구성원들을 인정해 줄 주 아는 안목도 필요합니다.
우리는 이게 부족합니다. 잘 보이지 않는 요소를 주목해 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이번 월드컵에서 나온 말이 유능한 수비수가 부족하다는 한탄입니다.
왜 유능한 수비가 부족한가? 수비수를 안할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왜 안할려고 하나? 주목을 못 받고 인정안해주기 때문입니다.
축구에서 골이 터지는 과정은
수비 잘 해서 역습 찬스를 얻고, 패스를 잘하고, 어시스트를 잘해서, 골로 연결시키는 과정입니다.
그런데 항상 언론이 하는 말은 과정은 생략하고 'OOO가 골을 넣었다' 입니다.
결국 그 공격수는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고 인식을 하게 됩니다. 물론 부와 명예를 독차지 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수비수를 하는 게 이상한거 아닌가요?
이러니 좋은 수비수가 부족하고, 수비가 안되니, 공격도 제대로 안됩니다. 팀이 제대로 안굴러 갑니다.
이번 월드컵에서 본 것처럼, 브라질 같은 강팀이라도 수비에서 뚤려버리니 제 기량이 안나옵니다.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공격수에게 집중됩니다.
이건 기업에게도 똑 같습니다. 항상 잘 나가면 공격수인 CEO가 잘해서 입니다.
이러니 '스티즈 잡스가 최고' '삼성은 이건희가 있어야 된다'는 말이 나옵니다.
지도자만 볼려고 하고 화려하고 주목받는 요소만 볼려고 합니다.
다른 요소는 보지도 않습니다. 더 정확하게 말을 하면 볼 생각을 안 합니다.
< 매의 눈을 가진 히딩크 >
히딩크가 아르헨티나 전을 앞두고 조언을 해주었죠.
아르헨티나는 수비를 하는 것을 싫어한다. 공격하는 걸 좋아하고 주목받기를 원한다. 그런 요소를 공략해서
호랑이처럼 거칠게 밀어붙여라. 즉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진흙투성이가 되기를 싫어한다는 거죠.
아르헨티나가 우리에게는 이겼지만, 조직력을 앞세운 독일은 아르헨티나를 거칠게 밀어 붙여서 4 : 0으로
대승 했습니다. 독일은 아르헨티나 처럼 유명 스타는 없을 지라도 구성원들이 똘똘 뭉쳤다는게 눈이 보이더군요.
차범근 해설이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좋은 팀으로 지목한 나라가 독일과 스페인 입니다.
화려한 요소는 없을 지라도 탄탄한 조직력이 강점이라고 합니다.
스포츠에서건 비지니스 에서건
공을 패스 할 줄 아는 팀이나 조직은 강할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단순히 패스만 한다고 해서 만능이 되는 것은 아니고, 최강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 만큼 구성원들에게 믿음과 협력이 있기에 저력을 발휘 할 수 있는 팀이고 가능성이 보이는 팀입니다
모든 조직은 동료에게 패스(협력)를 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혼자 빛나고 할려면 아무것도 안됩니다.
모두가 눈에 보이는 공격을 하겠다고 나서면 누가 진흟투성이 수비를 합니까? 그 팀은 이길 수 있을까요?
그나마 스포츠경기에서는 수비가 보이기라도 하지 비지니스에서는 보이지도 않습니다.
협력하고 신뢰 하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지만 뒤에서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을 칭찬해 주어야 합니다.
주목받는 선수가( CEO, 잘나가는 부서 등)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공(BALL)을 패스를 하면, 자신이 골로
성공시키더라도 공(功)을 다른 사람에게 돌릴 줄도 알아야 합니다.
북산은 패스가 있었지만 엔론은 패스가 없었습니다.
이 작은 차이가 큰 결과를 만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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