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동하는 거리가 29,000km에 달하는 새가 있습니다. 남미 파타고니아의 리오그란데에서 캐나나 허드슨만의 사우샘프턴섬까지 날아갑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거리를 약 450㎞라고 잡으면 약65배입니다. 인간에서도 아찔할 정도로 거리입니다. 장거리로 이동하는 철새가 있다는 사실은 그리 놀랍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새가 있다는 사실 정도는 다큐에서 들었을테니까.
하지만 그 새가 스마트폰보다 가볍다면? 최신폰은 갤럭시S6 의 무게는 138g이고 아이폰6은 129g입니다. 그 새는 스마폰보다 가벼운 불과 113g의 몸으로 29,000km를 납니다. 이 주인공은 붉은가슴도요 중 루파라는 아종입니다.
추천사에서 붉은가슴도요를 끊임없이 바위를 올려 놓아야 하는 시시포스로 비유했습니다. 그럴만도 것이 그 작은 몸으로 매년 지구를 종단하기에는 너무 가혹한 일처럼 보입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시시포스처럼 노동하는 새라는 표현이 적절합니다. 이 새와 비교하면 우리의 명절 귀성길은 아무렇지도 않아 보입니다.
장거리 비행은 순탄치도 않습니다. 기력이 다해서 바다로 떨어져 버릴 수도 있고, 폭우에 휩쓸려 가거나 송골매처럼 호시탐탐 내리는 위험한 포식자도 있습니다. 어쨋거나 이 새는 생존과 번식을 위해 초장거리 비행을 계속합니다.이 새가 다른 새들과 비교할 수 있다면 가혹한 운명을 타고난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지 않았을까? '신은 왜 저를 이렇게 만들었나요?'
붉은가슴도요는 2000년부터 개체수가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전문가들이 추정하기로 현재 붉은가슴도요는 2만 5,000마리도 채 남지 않았다고 합니다. 짐작하겠지만 개체수 감소의 원인은 서식지파괴입니다. 붉은가슴도요가 한 번에 비행하지 않고 고속도로의 휴게소처럼 쉬어가는 기착지가 있습니다.
중간기착지에서 먹이를 먹고 기력을 회복하고 다시 비행합니다. 그 지역이 개발과 남획으로 파괴가 되었고 이로 인해 붉은 가슴도요라는 종에게는 멸종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습니다.
2011년 플로리다에서 촬영된 문버드 https://en.wikipedia.org/wiki/B95_%28bird%29
과학자들은 이 새를 관찰하기 위해서 발목에 인식표를 붙여 이동거리와 생존여부를 파악해 왔습니다. 그 중에서 슈퍼버드가 탄생했습니다. 1995년에 B59라고 붙여진 이 수컷은 무려 20년동안 생존했습니다. 모든 위험을 극복하고 수 많은 친구들이 낙오하는 왕복 2,9000km 비행을 20년동안 해온겁니다. 조류 애호가는 이 위대한 베테랑에게 문 버드(MOON BIRD)라른 별명을 붙여주었습니다. 달에서 다녀왔을 만큼 날았다는 뜻입니다.
책의 후반부는 이 놀라운 새를 지키기 위해서 힘을 쏟는 사람을과 노력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물새가 우리에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알아 보기 쉽지 않은 새를 위해서 개발을 최소하하고 서식지를 보호해야 할까?
투구게가 인간에게 유용한 의약품이 되었듯 동식물은 인간을 돕고 인간의 삶의 더 낫게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생명체가 반드시 이득을 주지 않더라도 어쨋거나 생명체는 신비롭습니다. 이 지구에서 많은 생명체들이 자신만의 생존전략을 가지고 살아가는 모습은 매혹적이고 아름답게 다가옵니다.
더 많은 생명체가 지구에서 복작거리고 사는게 녀석에게도 우리 인간에게 더 나을겁니다. 지금은 붉은 가슴도요일지도 모르지만 나중에는 우리 인간차례도 될지도 모릅니다. 붉은 가슴도요가 앞으로도 계속 날개짓을 하며 종단하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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