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누기

미국인들의 사고는 확장지향적인가?

네그나 2014. 4. 11. 00:10
일본게임은 왜 쇠퇴하는가 글에서 그 이유로 일본인들이 축소지향적이지 않을까 적었습니다. < 일본 게임은 왜 쇠퇴하고 있는가? 열린 사회와 그 기회들 > 반대로 미국은 확장지향적이라고 간략하게 소개했습니다. 미국의 확장지향에 대해서 < 인물과 사상 > '프론티어는 미국의 유전자인가?에 잘 소개되어 있습니다.

미국사  연구를 획기적으로 바꾼 역사학자 프레더릭 잭슨 터너(Frederick Jackson Turner, 1861~1932)는 < 미국 역사에서 프론티어의 의미 > 라는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터너의 주장은 '프런티어 사관' '프런티어 이론'으로 불리게 되었는데 요지는 이렇습니다.

미국 역사의 중심축은 서부의 역사이며 서부에 펼쳐 있는 광활한 개방지(free land)에서 신분과 지위에 상관없이 누구나 새로운 삶을 개척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하면서 미국 민주주의가 형성되었다는 것입니다.  서부를 향해서 나아간  280여년간의 세월과 과정속에서 유럽/유럽인들과 확연히 다른 미국/미국인이 만들어졌다는게 터너의 주장입니다.


Frederick Jackson Turner



터너는 프론티어 생활의 특징은
1) 야비하고 힘을 자랑하는 반면에 날카롭게 캐기를 좋아하는 것
2) 편리한 것을 재빨리 발견하려고 마음을 실제적이고 창조적인 방향으로 돌리는 것
3) 효용성이 뛰어난 물질적 사물에 대한 능수능란한 지배
4) 부단한 신경과민이라 할 정도로 정력을 과시
5) 철저한 개인주의와 그로 인한 자유가 낳은 명랑성, 풍족감

터너는 미국식 삶을 역동적으로 만든 두가지 꿈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1) 대륙의 풍요로운 자원을 차지하기 위해 무제한 경쟁할 수 있는 개인의 자유
특히 이 부분이 중요해 보이는데 2) 미국의 민주주의는 헐값이나 무료로 차지할 수 있는 땅이 넓다는 것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프론티어는 유럽인을 새로운 유형의 인간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서부는 다양한 국적을 인종과 국적을 가진 사람들을 하나로 용해시켜 미국화 함으로써 영국의 영향력을 약화시켰습니다. 미국의 내셔널리즘과 정치 제도의 성장은 프론티어의 영향을 크게 받았으고, 미국 민주주의 통제에 대한 혐오, 특히 직접적 통제에 관한 강한 혐오감은 프론티어의 산물입니다.

총기에 강한 집착이나 정부의 통제 반대. 공공의료 도입 반대하는 것은 한국식 사고로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이지만 개인의 자유와 스스로의 결정으로 자신의 삶을 책임진다는 미국인들의 생각. 프런티어 사고를 통해서 비추어 보면 이해할 수 있습니다.


터너는 서부개척을 통해서 미국 고유의 문화가 정착되었으며 개인주의, 평등주의, 자치주의, 낙천주의, 미래주의, 애국심은 물론 심지어 고급문화에 대한 무관심과 폭력 문화까지도 이 때에 형성되었고 주장합니다.터너는 '서부의 문제'라는 글에서 " 지난 3백년 동안 미국의 삶에 있어서 지배적인 양상은 바로 팽창이었다." 며 프런티어의 종언으로 인해 팽창의 에너지가 중단될 것으로 보는 것은 성급한 예단이라고 지적하면서 미국은 강력한 외교를 통해서 미국밖으로 나갈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터너의 전망대로 미국의 팽창은 서부를 넘어서 세계 밖으로 향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은 하와이, 푸에르토리코, 쿠바, 필리핀을 시작으로 니카라과, 도미니카 공화국, 멕시코등으로 세력을 키워나갔으며 팽창주의적 전통은 훗날까지 지속하게 됩니다. 냉전이 시작되고 소련이 세계최초로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자[각주:1] 뉴 프런티어의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케네디와 존슨시대에는 우주정복이 미국 프런티어 정신에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되었습니다.

이라크 전쟁독재종식과 민주주의 전파를 명분으로 내세운 이라크 전쟁


미국의 역사를  보면 팽창과 확장의 역사입니다. 프론티어 사관이 미국의 해외팽창 자극했고 사상의 전파에도 이론적인도구로 활용되었습니다.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할 때 내세운 미국에 내세운  명분은 민주주의 전파입니다. 미국인들은 영토 확장 뿐 아니라 머리속의 영토라 할 수 있는 사상의 전파에도 열심입니다. 소프트 파워에도 미국은 강한데 영화, 팝 음악, 패션, 게임,철학,제도와 같은 문화도 전파하고 확장합니다. 세계를 미국화시키면서 문화제국주의적인 모습도 보입니다.  미국에서 성공하면 곧바로 글로벌 스탠다그가 되어버리것도 세계의 현실입니다.


이렇게 보면 '1990년대 인터넷 시대' 열리게 되었을 때 미국이 앞서나갔는지 알  있습니다. '인터넷은 공짜'라는 슬로건은 터너의 "공짜 땅(free land)"개념과 일맥상통하는 것입니다. 미국의 IT기업들은 세계로 뻗어나가며 영토를 확장합니다. 세계의 IT환경은 미국에 종속되어 있는데 기술에 대한 숭배, 방대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한 규모 경제도 있겠지만 끝없이 뻗어나가고 정복하고자 하는 프론티어 사고도 한 몫 했을겁니다.

구글 상품미국의 대표적인 IT기업 구글. 검색으로 시작해서 온갖 분야로 뻗어나는 확장지향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프런티어적이고 확장지향적인 미국은 언제나 성장하고 팽창하기를 원하며 게임에서도 마찬가지라 할 수 있습니다. 하드웨어 성능이 높아지면서 표현영역이 넓어지는것은 개척해야 할 땅이 많다는 말과 같습니다. 그들은 황무지를 보면서 아주 기뻐하며 달려들고 있습니다. 반면 일본인들은 무한히 넓은 황무지에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것 같습니다. 미국의 소설 주인공 허클베리 핀은 계속 모험을 선택하지만 일본 소설 < 도롯코 >는 료헤이는 밖으로 나갔다 두려워져 다시 되돌아 옵니다. 일본 게임도 한 때는 모험을 했었습니다. 특히 세가 아케이드 게임은 최첨단을 달리며 기술정점에 있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각주:2]


강준만은 글을 끝맺으면서 ' 미국의 국제적으로 난폭하게 구는 카우보이 기질, 엄청난 자원 낭비, 에너지 소비는 물질적이고 소비주의적인 삶은 미국적인 것이다. 노다지를 잡으려는 한 탕 속성이 강하나 그것이 이른바 '아메리카 드림'으로 미화되었다고 말합니다.[각주:3] 하지만  동전의 양면처럼 그 이면의 특성이 미국의 활력이자 저력이라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고 마무리짓고 있습니다. 프론터어는 미국의 유전자인가? 그들의 유전자에 프런티어 사고가 박혀있다고 말한다면 우스운 일이겠지만 문화적 유전자라고 표현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겁니다. IT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을 이해하려면 프런티어 사고는 빼놓을 수 없을겁니다.
  1. 스푸트니크는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으로 1957년 10월 4일 발사되었다. 스푸트니크는 러시아어로 ‘어린 동반자’라는 뜻이다. [본문으로]
  2. 세가의 모델 기판을 사용한 게임은 신기술을 많이 사용했다. 모델 시리즈는 록히드 마틴과 개발한 고성능 기판이었다. ( 성능이 좋은만큼 아주 비쌌다.) 모델 기판 게임들은 사람들을 계속 놀라게 만들었는데 특히 1996년 9월에 발매된 버추어 파이터 3는 믿어지지 않는 래픽을 보여주었다. 버추어 파이터 3편은 역사적인 발명품으로 인정받아 미국의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소장되었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들은 도롯코의 료헤이처럼 집으로 되돌아와 모험을 그만두는 모습을 보였다. 세가만이 이런 선택을 한게 아닌것같다. [본문으로]
  3. < 인물과 사상. 2014. 4. 강준만의 미국 이야기에서 발췌 >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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