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진기자의 글 중에서, 사진 기자가 현장에 나가면 촬영을 해야 하는 장소가 있습니다. 그곳은 사진촬영을 하려는 많은 사람들로 가득찹니다. 사람들이 같은 구도로 같은 사진을 찍으니 결과물은 같습니다.누가 찍은 사진 인지 구분이 가지도 않습니다. 그곳에서 나와 다른 장소에서 사진 촬영을 하게되면 결과는 둘 중 하나입니다. 완전히 망하던가 아니면 누구도 보지 못한 독창적인 장면을 포착하던가.
남들과 같은 사진을 가지고 오면 개성은 없지만 욕은 먹지 않습니다. 반면 남과 다른 선택을 했을 때는 남들이 하는것 조차 가져오지 못할 수도 있거나 아주 기막힌 장면을 포착해서 사람들의 관심을 모을 수 있습니다. 사진기자의 현장 선택은 주식 투자, 진로 선택 모두 마찬가지겠죠. 남과 같은 길을 걸을 것인가? 다른 길을 걸을 것인가?
닌텐도를 보고 있자면 '어디서 사진을 찍을 것인가?' 닌텐도는 패미컴, 슈퍼패미컴 시기에는 가정용 게임시장의 왕으로 군림했습니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으로 무너지게 되고 닌텐도 64, 게임큐드를 내놓았지만 암울한 시기를 보냅니다. ( 이익을 냈다고 하지만 체면이 말이 아니죠.) 그런 닌텐도가 결정한 것은 '다른 곳에서 사진을 찍자.'
닌텐도 위는 체감형식을 도입해서 신선한 반응을 일으켰습니다. '닌텐도 같은 기업이 왜 우리나라에는 없는가?' 라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한 기업이 성공하게 되면 나오는 배우자는 말도 나왔습니다. 위 까지는 좋았지만 그 바톤을 이어받아야 하는 게임기 위 유(Wii U)는 부진합니다. 위 유는 얼마나 팔리지 않는 걸 보여주는 것이 이번 분기 16만대 팔렸다고 합니다.
위유는 새로이 출시된 게임기라는 점,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차세대기도 발매되지 않은 상황이라는 이점을 전혀 살라지 못하고 있습니다. 플스4나 엑스박스 원이 출시되면 위 유가 어떻게 될지는 뻔합니다. 그렇게 많이 팔린 위 조차도 기존의 다른 별종 취급받았는데 팔리지 않은 위유는 말할 것도 없을 겁니다.
위 유의 부진은 야심차게 선보였던 태블렛형 게임패드가 큰 반응을 일으키지 못한 점이 클 겁니다. 게임패드를 위해서 다른 요소를 희생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게임패드를 제외하면 그저 그런 게임기도 안됩니다. 닌텐도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아이패드, 넥서스와 같은 태블렛을 사용한 사람들에게 흥미를 일으키지 못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태블렛 출시전에 나왔다면 결과가 달랐을지도 모릅니다.
닌텐도가 부진했을 때, 새로운 곳에서 사진을 찍자는 결정이 잘 먹혔습니다. 그러나 이 시도는 계속 먹히지 않았습니다. 닌텐도는 성공이 강박으로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늘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야 하고 기존과는 달라야 한다는 생각.
경쟁자와 항상 달라야 한다는 생각. 한 번쯤은 무난하게 남들이 사진 찍는 장소에 가더라도 나쁘지 않을텐데요.
늘 남과 같은 장소에서 사진을 찍는 것도 문제이겠지만 항상 남과 달라야 한다는 생각도 문제일 수 있습니다. 쓸만한 사진을 가지고 오지 못하면 제풀에 쓰러질 테니까요. 문제는 언제 남과 달라야 하고 같아야 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시간이 지나서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요. 그래서 선택은 참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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