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살고 있는 곳. 여기 부산의 주류시장이 변화가 보입니다. 그전까지는 소주를 주문하면 묻지도 않고 '좋은데이' 였습니다. 갑자기 다들 '대선'소주를 마시더군요. 변화가 어리둥절합니다.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정말 어는 순간이었습니다.
거슬러 올라가면 무학 C1을 많이 먹기는 했었습니다. '좋은데이'가 순한맛으로 치고 올라왔고, 무학이 먹튀 논란이 일어나면서 순식간에 부산 소주 시장 판도가 변했었습니다.
최근에는 좋은데이가 위기를 많이 느끼는 모양입니다. 이벤트를 하는 알바생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좋은 데이 홍보 포스터가 더 많아졌습니다. 경쟁이 소비자에게 득이 되는 모양새랄까. 소비자가 기업에게 일방적인 충성을 해봐야 좋을 것 없겠지요. 호구소리 밖에 더 들을까?
시원에서 좋은데이로 다시 대선으로 시장판도가 변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어요. 브랜드 이름 바꿨기 때문에? 연예인 김건모를 사용해서? 도수가 더 낮아져서?
이 사람을 얼마나 알까? 나도 처음들은 인상파 화가 구스타브 카유보트. 그림은 괜찮네.
의외로 전혀 엉뚱한 이유일지도 모릅니다. 최근에 일은 <히트메이커스>에서는 인상파 화가인 마네·모네·세잔·드가·르누아르 그림이 사람들에게 왜 인기가 있는지를 다룹니다. 그림이 좋은니까 유명해졌을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기 쉽지만 이유는 전혀 달랐습니다.
화가 이자 동료 인상파화가들의 후원자였던 카유보트가 가난과 씨름하던 그들의 그림을 적극적으로 사주었습니다. 후원을 위해서 구입한 그림도 인기없는 그림을 선택했습니다. 카유보트는 죽으며 남긴 유서에서 수집한 작품을 프랑스 국립박물관에 기증하며 전시해달라고 남겼습니다.
카유보트의 유언은 기성세력에게 즉각 반발을 일으켰는데, 쓰레기 같은 작품을 유증이라는 핑계를 통해서 전시하려 한다는게 반대의 이유였습니다. 당시 인상파 그림은 그림으로 취급받지 못했으니 그럴만도 합니다.
논란끝에 르누아르의 중재를 통해 7인의 작품 절반가량이 결국 국립미술관에 전시되게 이릅니다. 카유보트 논란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미술관 전시는 대성공합니다. 이 모든게 카유보트의 설계라면? 인터넷 표현대로 어그로라면... 그는 대성공한겁니다.
알고보면, 수많은 인상파 화가 작품중에 우리가 기억하는 건 카유보트의 선택을 받은 작품입니다. 동료 화가들의 돕기위해서 사들였던. 유언을 통해서 알리고자 했던 인상파 작품. 이게 가장 결정적인 이유였다는 겁니다.
소주는 왜 그럴까요? 잘 모르겠어요. 부산처럼 시장판도가 빠르게 변하는 시장에서 탐구해 보면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올텐데. 성공의 전혀 의외의 이유일 수도 있고. 한국의 사례가 잘 없습니다. 그저 해외사례를 소개만 할뿐.
사실 가장 성공 이유를 알고 싶은 건 만들어 파는 그들이겠지요. 하지만 그들도 정확한 이유를 모를 겁니다. 이럴 것이다. 저럴 것이다. 추측만 할 뿐. 다음에 똑같이 해보면 안될껄요? 그게 아니니까.
소주도 그렇지만 음주문화가 바뀌어 가고 있음을 느낍니다. 친구가 이야기하다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요즘에는 회식가도 반은 술을 안마셔' 강제적인 회식 참석도 줄어들고 있고 사람들이 술을 점점 더 적게 마시고 있습니다. 다 그렇게 느끼지 안나요? 회식문화가 점점 바뀌어 가고 있음을요. 좋은 변화라고 봅니다. 회식도 결국 일이 되는 한국 문화를 변화시키려면.
국내 주류 판매량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군요. 몇차 까지 가고 부어라 마셔라 하는 문화가 사라지고 있으니까요. 마음이 맞는 소수의 사람끼리 뭉쳐서 혹은 따로 홀로 마시게 되니 자신의 취향에 맞는 음주를 하게 되고, 한국 맥주가 맛이 없다는 논란이 나오는 것과 대규모 회식문화의 퇴조는 어느 정도 상관관계가 있지 않을까 추측합니다.
자영업 문화도 조금 바뀔게. 예전처럼 회사점퍼 입고와 한자리 차지 하면서 마시는 모습도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듯 합니다. 물론 지역에 따라 상권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큰 흐름은 그렇게 보여집니다. 음주문화가 소량 소비, 개인화, 파편화 되고 있음을요. 어떻게 보면 개인사업자들에게 좋은 시절 끝이 난거죠. 개별화되고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키려면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는 안될테니까요.
저조도 소주를 보며 그게 소주냐고 하지만 변화하는 흐름을 읽어보면 답이 나오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변화 속에 대선처럼 부활하거나 새로운 기회를 붙잡는 사람도 나오겠죠.
좋은데이 포스터를 보면서 든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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