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번 밝힌적이 있지만 (아니 계속 말했나?) 히어로 영화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쫄쫄이 복장을 하고 세상을 구하겠다는 사명감을 가진 캐릭터들에게는 매력을 못 느끼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호평을 받았던 다크 나이트 마저도 별로였으니까요. 어벤저스는 개인적으로 보고 싶지 않았지만 다함께 보는 영화를 선택할 때에는 나만의 취향을 강조하기 어렵고 무난한 영화를 선택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맥주를 홀짝거리며 영화를 혼자 보는게 편합니다.
5월 연휴기간 극장 풍경은 방학의 모습을 방풀케 했습니다. 더위를 피해서 모두 영화를 보러 나온 그 분위기 말입니다. '예약 따위는 하지 않는다' 자세를 지녀 고생을 사서 하는 편인데 이번에도 같았습니다. 할 수 없이 조금 기다렸다가 여유가 있는 시간대를 선택해 관람했습니다.
마블 히어로 캐릭터가 충돌하는 어벤져스는 예상 했다시피 예상 가능한 전개입니다.(이런 영화에서 뭘 바래?) 치밀한 개연성을 바라지는 않지만 뚝뚝 끊기는 전개는 계속 보기에는 지루했습니다. 인공지능으로 탄생한 피조물인 울트론이 자신을 낳은 아버지인 인간에게 반항하는 설정은 익히 보았습지만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 발전으로 인해 다시 보였습니다.
인공지능은 단기적으로 실업 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전망되고 만약 사람과 같은 지능을 가진 존재가 인공적으로 탄생한다면 울트론 처럼 인류를 호의적으로 생각하게 될지 의문입니다. 인간과 같은 인공지능이라면 이성과 함께 감성도 성격도 반영될 것이므로 크게 보면 두 종류가 등장하지 않을까?
사람에게도 좋은 사람이 있고 나쁜 사람이 있듯이 인류의 대해서 서로 다른 결론을 내리는 인공지능이 등장하는 모습을 상상했습니다.만약 그 날이 온다면 인류를 보존해야 한다는 쪽과 존재할 필요성이 없다고 쪽이 논쟁이 일어나지 않을까? 인간들이 좌파, 우파로 나누어 싸우는거 것처럼. 결론이 나지 않고 평행선을 달린다면 인공지능 대 인공지능의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까?
어벤져스는 서울 로케도 화제가 되었는데, 스토리상 없어도 되는 장면으로 양념에 불과합니다. 호들갑 떨 정도는 아닌 수준이란 말. 어벤져스 때문에 수현이라는 배우는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어벤져스 무대가 되었다고 해서 일부에서 주장한 한국 이미지 제고나 서울 알리기가 효과가 있을지 의문입니다. 한국을 어떻게 알리고 인정받겠다는 자세도 자존감 부족으로 보여서 좋아하지는 않지만요.
영화가 끝이 나자 앞좌석에 있던 꼬마 아이가 미소를 지은채 엄마를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너무 재미있다" 확실히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영화입니다. 나도 저 나이라면 좋아했을까? 아마 그랬을 겁니다. 영웅들이 모여서 악당을 때려 부수는데 신이 낫을 듯. 하지만 지금의 시각으로 보자면 헐크는 무매력, 토르나 캡틴 아메리카는 유치하고 그나마 아이언맨이 현실적으로 보여서 마음에 듭니다. 무언가를 순수하게 좋아 하기에는 너무 늦어 버렸군요. 가지고 있던 재미 마저 사라지는 판이라.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 (2015)
The Avengers: Age of Ultron
- 감독
- 조스 웨던
- 출연
-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크리스 헴스워스, 마크 러팔로, 크리스 에반스, 스칼렛 요한슨
- 정보
- 액션, 어드벤처, SF | 미국 | 141 분 | 2015-04-23
마블 캐릭터 올스타로 히어로 영화를 좋아한다면 제격이고 아니라면 저 같은 평가입니다. 그래도 예상했던 것에 비해, 히어로 영화를 싫어하는 걸 감안하면 볼만은 했습니다. 평점은 6점(보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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