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는 빈번하게 한국 교육의 우수함을 칭송하며 본받자는 말을 합니다. 한국은 국제 학업성취도평가(PISA) 1,2위를 보이고 문맹률이 0에 가깝습니다. 반면에. 미국은 학생 1인당 교육비에서 세계 2위이지만 학생들의 2009년 국제학업성취도평가 수학시험에서는 26위, 과학에서는 17위, 독해 능력에서는 12위를 기록했을 뿐입니다. 게다가 미국은 고등학교를 마치지 못하는 인원도 상당하므로 한국의 교육성취를 높게 평가 하고 부러워하는건 당연할지도 모릅니다.
한국의 교육 현실을 잘 알고 있는 우리로서는 오바마의 한국 칭찬을 그대로 받아 들이지 않습니다. 높은 교육성취에 따른 부작용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외국 사람들은 한국이 교육에 이룬 성취에 대해서 많이들 궁금한가 봅니다. 타임지 기자인 아만다 리플리는 세계에서 공부를 잘 하는 나라를 직접 방문하여 그 비밀을 알아 보려고 했습니다. 교육탐사 프로젝트를 위해서 선택한 나라는 높은 교육열로 유명한 한국, 교육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칭송하는 핀란드. 최근 급속히 성적이 향상된 폴란드 입니다.
한국 교육을 칭찬하는 버락 오바마
외국인이 다른 나라에 방문해서 교육과 문화를 알아보는건 기자라도 한계가 있기 마련입니다. 교환 학생의 눈과 관계자 인터뷰를 통해서 서로의 문화와 교육을 비교합니다.
교육형식에 따라 다음과 같이 분류합니다.
핀란드는 유토피아적입니다.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우수한 성적을 받아 혹독한 과정을 거야합니다. 학생들은 교사가 뛰어난 사람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고 이런 신뢰를 바탕으로 과독한 경쟁이나 부모의 간섭없이 높은 교육 수준을 유지합니다. 폴란드는 환골탈태한 모델입니다. 뒤떨어진 교육성취도와 미국과 비슷한 아동 빈곤이 존재하지만 새로운 교육 시스템으로 가파른 성적 향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폴란드의 사례는 성적을 급격하게 향상시킬 수 있다는걸 보여주는 예입니다.
한국은 어떤식으로 정의했을까? 바로 압력 밥솥형입니다.
압력밥솥형 한국식 교육
압력 밥솥형이라는 단어를 보기만 해도 아마 한국인들은 ‘아’ 하고 이해를 할겁니다. 미국인이 받는 충격에 이런 장면이 있습니다. 미네소타에서 부산의 남산고로 온 교환학생 에릭은 첫 날 인상적인 장면을 목격합니다.
‘반 아이들의 3분의 1이 잠들어 있었다. 그냥 꾸벅꾸벅 조는 것이 아니라 머리를 책상에 박고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는 기색이 전혀 없이 푹 자고 있는 것이 아닌가’, 여학생 하나는아예 특별히 이런 용도로 디자인된 베개를 자기 팔에 끼우고 그 위에 머리를 얹고 자고 있었다. 미리 계획된 수면이었다‘
에릭은 혼돈에 빠졌습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수학, 읽기/독해, 과학 모든 분야에서 미국을 따돌린 그렇게 공부를 열심히 한다던 한국 학생들 아닌가? 수업시간이 꺼림낌 없이 잔다는 한국 학생들에 대해서 읽어 본 적이 없는데?’
에릭은 교환 학생이기 때문에 2시 10분에 하교 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학생들은 밤 9시가 되어서야 정문을 나서고 다른 일과로 ‘학원’이라고 알려진 사립교육 기관으로 향합니다. 학원에서 진짜 공부를 하게 되는데 밤 11까지 수업을 받습니다. 그러고 나서 집으로 가고 다음날 오전 8시까지 등교를 합니다.
에릭은 아이들의 일과를 보면서 두려움을 쌓였습니다. 어떻게 십대 청소년들이 공부 외에 아무것도, 진짜 다른 아무것도 하지 않고 살 수 있단 말인가’. 에릭은 학교에서 빠져나가고픈 생각이 간절해졌습니다. 결국 에릭은 예정된 기한을 채우지 못하고 6개월만에 남산고등학교를 빠져나와 새로운 삶을 선택합니다.
에릭을 포함한 외국인들은 금세 ‘교육 강국’ 한국의 비결을 알아냅니다. 엄청나게 많은 것을 배우고, 그렇게 하기 위해 말도 안되는 긴 시간을 투자했기 때문입니다.
재미있는건 저자가 한국에서 만나 사람들은 이주호 교육부 장관, 메가 스터디 학원 강사를 비롯해서 모두 한국의 교육에서 대해서 부정적이라는 겁니다. 해외로 나간 우수 인재들이 한국에 되돌아 오지 않으려 하는 이유 중 하나로 한국사회의 지나친 교육열을 꼽을 정도입니다.
한국 교육의 확장판, 한국사회
한국의 교육만 보아도 한국 사회를 볼 수 있습니다. 한국교육 확장판 버전이 바로 한국 사회입니다. 스타크래프트 게임으로 비유를 하자면 ‘스팀팩 맞은 마린들’입니다. 과도한 학습시간으로 대입을 뚫으러 가는 모습은 야근이 일상화되어 과도한 근무시간을 보내는 성인과 다를바 없습니다.
한국의 연간 노동시간은 2012년 기준 2092시간으로 OECD국가 중 멕시코(2317시간), 칠레에 이어 세 번째로 깁니다. 노동시간이 짧은 독일(1317시간), 네덜란드(1334시간)에 비해서는 연간 700시간 이상 더 일합니다. 하루 평균으로는 우리나라 근로자들이 독일, 네덜란드보다 하루에 3시간 이상 더 근무합니다. 그래서 칼퇴근은 직장 선택의 중요한 기준중 하나가 됩니다. 사실 칼퇴근이라는 단어 자체가 한국의 현실을 보여줍니다. 모두가 칼퇴근을 한다면 칼퇴근이라는 단어 자체가 나오지 않았을테니까요.
한국의 연간 노동시간. 멕시코, 칠레에 이어 3번째를 차지하고 있다. 교육이나 노동이나
한국의 생산성이 높지 않습니다. 당연합니다. 스팀팩 맞은것처럼 잠깐 동안 그럴 수 있겠지만 늘 그럴게 지낼 수는 없습니다. 환경에 사람들이 적응한 결과는 적당히입니다. 한 외국인 한국 회사에서 근무한 경험으로 커피와 휴식시간이 많다고 지적합니다. 어차피 정시퇴근이 안되니까 쉬엄쉬엄 하는것입니다. 학교에서 자고 야간에 학원에서 공부를 하는 학생들처럼 쉬었다가 몰아서 합니다.
한국은 과도한 노동(학습)으로 여유가 없고 저녁이 보장되지 않는 삶입니다. 학생들이 게임에 중독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사실 게임 말고 딱히 할 만한 활동이 보이지 않습니다. 확장판인 사회에도 이런 특징이 반영되어 있는데, 여유 시간이 없으니 여가를 즐기는 활동도 빠르게 소비할 수 있는것을 선호합니다. 할게 없어서 영화를 본다거나 폭탄주를 말아넣어 빨리 취하려 합니다.
한국은 압축 성장을 해왔습니다. 서구가 300년에 걸쳐서 이루었던 일을 불과 30~40년만에 해치웠습니다. 문맹률 0에 가까운 한국교육 덕에 짧은 시간에 급속한 경제성장의 동력을 만들어 낸 것도 사실입니다. 문제가 가볍게 볼 수 있지 않고 부작용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자유방임형 미국의 명암
한국이 압력밥솥형이라면 미국은 방식은 어떨까? 여기서 각 나라의 배경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미국은 연방제 국가라 교육 정책도 주 별로 다릅니다. 또 미국은 서로 다른 민족과 인종이 뒤섞여져 있는 환경입니다.
현상을 단순하게 해석하면 미국은 자유방임형입니다. 강제적으로 주입하려 하기보다 하기보다 자율을 존중하면서 격려를 하고 의욕을 고취시키려 합니다. 미국에서 한국처럼 강제로 붙잡아 놓는 방식의 교육은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미국에서 강제적으로 야간학습을 한다는것 생각도 하기 어렵습니다. 설사 그것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고 장래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할지라도 안됩니다.
저자는 한국, 핀란드, 폴란드가 공부를 잘하고 열정적인 교육 문화를 만들어 내는데에는 단일 민족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추측도 합니다. 일리가 있는 추측입니다. 단일 민족에는 단일한 문화를 공유하므로 생각과 분위기가 다민족 사회보다 전파되기 쉽습니다. 서로 다른 민족과 문화가 존재하면 하나의 생각과 분위기로 모이기가 쉽지 않지 않습니다.
핀란드, 한국, 폴란드는 아이들이 세상에서 잘 살기 위해서 고도의 사고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는데 국민적인 동의를 합니다. 핀란드, 한국, 폴란드 고등학교는 목적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미국인들은 미식축구와 같은 체육활동을 중요시한다는 점입니다. 미식축구에 대단히 진진하게 접근하는데 한국이 교육을 진지하게 대하는 태도와 다르지 않습니다.
한국과 미국의 교육중에서 한국의 ‘쳇바퀴’와 미국과 다른 여러 나라의 ‘바운스 하우스’를 고르라면 망설이면서도 저자는 결국 쳇바퀴를 선택할 것 같다고 말합니다. 쳇바퀴 나라에 사는 아이들은 복잡한 생각과 육탄전을 벌이고 자신들이 편안하게 느끼는 범위 너머로 사고를 확장할 줄 안다. 실패의 맛이 어떤 것인지 알고 더 열심히 노력해서 끝내 더 나은 결과를 이뤄낸다”고 말합니다. 글쎄?
분명히 한국식 교육이 빠른 효과를 보이고 상대를 따라 잡는데에는 유리합니다. 미국의 어느 빈민가에서 한국식 교육을 사용해서 학교 성적을 올렸다는 뉴스도 보았습니다. 한국의 다람쥐 쳇바퀴는 성취 만큼이나 많은 문제를 가져왔습니다. 기쁨 없는 배움은 좋은 시험 성적이라는 결과를 가져왔지만 회복력이 좋은 탄력있는 세대를 만들어 내는데 실패했습니다. 그런식의 끊임없는 공부는 결코 오래 지속될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자율이라는 가치가 훼손됩니다.
사람은 항상 불만족하는 존재이고 다른 대상과 비교를 통해서 가치를 평가합니다. 미국의 한국은 높은 평균을 부러워한다면 미국은 창의적인 환경을 부러워합니다. 한국의 주입식 교육, 압력밥솥형 환경이 창의적인 환경을 조성하는데 유리할까 라고 묻는다면 ‘예’라고 말할 사람이 몇 안될겁니다. 미국의 혁신환경이 주입식, 압력밥솥형 환경이라면 나올 수 있었을지는 의문입니다. 미국의 자유방임형은 전체 평균을 떨어뜨릴지는 모르지만 의욕있는 사람들에게는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해 준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교육방식과 특징을 완전히 부정할 필요는 없지만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 어딘지는 명확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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