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도서관에 태블릿과 휴대폰을 하루 동안 놓아두면 어떻게 될까?

네그나 2025. 1. 16. 09:25

아침 루틴은 이렇습니다. 잠이 살며시 깨면 누워서 뒹굴거리다가 램프를 켭니다. 형광등을 켜기는 싫고 적당한 빛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들고 한참 동안 있습니다. 갤럭시 탭 S로 유튜브를 조금 보다가 태블릿이 커도 귀찮을 때가 있습니다. 성능이 떨어져도 한 손에 쥘 수 있는 태블릿이 필요한데. 가방에 놔두었군. 주섬주섬 가방을 뒤적거리는데. 엉? 없습니다. 태블릿이 없습니다. 휴대폰도 없습니다.

 

눈이 번쩍 뜨였습니다.(개안🤨) 자! 기억을 되돌려 보자. 어제, 무슨 일이 있었지. 있어야 할 게 없다. 어제 도서관에 갔다가 태블릿과 폰을 충전시키고 나올 때 잊어버렸습니다. 아! 결국 한 번에 겪게 되는구나. 도서관에 찾아가 봐야겠죠. 오후나 저녁에 갈 수도 있지만 그 시간 동안 머릿속에 남겨진 태블릿과 폰이 울부짖을 겁니다. 마음의 평화를 위해서 도서관에 가기로. 새벽 아침은 여전히 춥습니다. 겨울이니까요. 그래도 상쾌함이 있다.

 

도서관에 이리도 일찍 온 건 오랜만입니다. 입구에 분실한 태블릿을 찾아가라는 안내문이 붙여져 있습니다. '어? 난가?' 안내 데스크에 경비원 아저씨가 없습니다. 태블릿을 놔두었던 열람실에 가보았습니다. 두근두근하며 문을 열었습니다. 아!  안도의 한숨😯 태블릿과 스마폰이 멀티탭 옆에 그대로 놓여 있었습니다. 관리인이 치우지 않고 그대로 놔두었네요. 다른 이용자들도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하루동안 도서관에서 숙박을 한 태블릿은 무사했습니다.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찾으니까 기쁘네요. 고맙기도 하고요. 가져가지 않은 사람들도 대단하고요. 가져가더라도 락이 걸려있기 때문에 건드리지 않을 수 있지만. 한국의 신뢰의 한 면을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국사회의 불신도 높아져 가는 듯 보이지만 믿는 면도 있거든요. 남의 집 앞에 놓여있는 택배상자를 건드리지 않는다던가. 열린 택배차에서 가져가지 않는 다던가. 테이블에 놓여 있는 휴대폰이 그대로 둔다던가 하는 거요. 이게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어떻게 보면 대단한 겁니다. 다른 사회, 나라에서는 꿈꿀 수도 없는 일일수도 있습니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도덕적인 행동과 사고를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분실할 수도 있습니다. 자전거가 대표적이고, 텃밭을 하는 사람이라면 공감을 할 텐데. 그렇게 훔쳐 가는 사람도 많다고 하죠. 들킬 위험이 없다고 생각을 하고, 보는 눈이 적다고 판단 다면 도둑질을 할 유인이 생깁니다. 아버지가 하시던 배추와 기타 농작물이 몇 번이나 도둑을 맞았다고 하니까.

 

그래도 대단하네요. 옛날 도서관에서 플레이어를 잊어버린 거 생각을 한다면. 사회가 참 많이 변했습니다. 아침부터 도서관에 갔다 와야 해서 피곤은 했지만 기분 좋게 시작하는 하루입니다. 도난당할 위험은 적어졌지만 그래도 관리를 잘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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