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말콤 글래드웰 다윗과 골리앗, 거인에게 맞서는 약자

네그나 2014. 4. 19. 09:00

다윗과 골리앗 / "언더독들이 승리하는 이유는?"

david and goliath by Malcom Gladwell



<블링크> ,< 티핑포인트>,<아웃라이어>,<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 내놓은 책마다 화제를 일으키던 말콤 글래드웰이 이번에는 <다윗과 골리앗>을 내놓았습니다. 말콤 글래드웰은 얼핏 사소해 보이는 부분에 주목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성공의 이유를 개인의 능력과 노력으로만 분석할 때, <아웃라이어>에서는 IT거물들의 성공은 출생연도가 영향을 끼쳤다는 설명을 합니다.[각주:1] 현상을 넓게 봐서 배경에 초점을 맞추는 독특한 시각입니다.  물고기와 배경, 성공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말콤 글래드웰은 언더독(underdog)[각주:2]이 승리하는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유명한 사례가 다윗과 골리앗입니다. 항상 지기만 하는 언더독들이 어는 날에는 이기는가? 그 이유는 무엇인가? 이기리라 생각했던 거인이 왜 패배하는가? 일반적인 시각으로 보자면 강자에게는 강점과 유리함과 약자에게는 약점과 불리함만 주목합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약점과 강점을 가르고 정하는가? 다윗과 골리앗이 제기하는 질문입니다.



말콤 글래드웰




다윗은 골리앗을 어떻게 이겼을까?



워낙 유명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지만. 골리앗과 다윗의 전투를 살표봅시다. 골리앗은 청동투구를 쓰고 몸에는 전신갑옷을 두르고 있었으며 키는 2미터 10나 되는 거인이었습니다. 골리앗의 무기로는 던지는 창과 찌르는 창, 칼을 차고 있었습니다. 기세등등한 골리앗은 이스라엘을 향해 이렇게 외쳤습니다.


"너희는 한 사람을 택해 내게로 보내라! 그가 나와 싸워 나를 쓰러뜨리면 우리가 너희의 노예가 될 것이다. 그러나 만일 내가 이겨 그를 쓰러뜨리면 너희가 우리의 노예가 되어 우리를 섬겨야 할 것이다."


이스라엘측에서는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당연하게도 저런 거인과 맞붙는 일은 누구나 피하고 싶은 일입니다. 그 때

베들레헴에서 온 양치기가 자원해 앞으로 나섰습니다. 처음 사울왕은 양치기를 보고 승낙하지 않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으므로 골리앗과 대결을 허락했습니다. 다윗은 자신을 향해서 달려오는 상대를 보고 이렇게 외쳤습니다.


" 네 개로 오라. 내가 네 살점을 공중의 새들과 들짐승들에게 주리라"



곧이어 역사상 가장 유명한 전투가 시작되었습니다. 다윗은 돌 하나를 가죽 주머니에 넣고 골리앗을 이마를 향해 날렸습니다. 골리앗은 그 돌에 맞아 쓰려져 기절하고 다윗은 재빨리 달려가 그의 칼로 목을 베었습니다. 승자는 골리앗이 아닌 양치기 다윗이었습니다.






골리앗은 이스라엘 사람들을 향해서 일대일 대결을 요구했습니다. 고대 세계의 관행이었습니다. 전면적으로 벌어지는 대규모 유혈사태를 막기 위해서 진영을 대표하는 전사 한 명을 뽑아 결투를 벌이게 했습니다. 골리앗은 자신과 같은 전사가 나와서 백병전으로 붙으리라 예상했습니다. 골리앗이 착용한 방어구도 그 생각에 맞춰 준비했습니다. 골리앗은 청동 비늘 수백개를 중첩시켜 만든 정교한 갑옷을 입고 있었고 그 무게는 족히 45킬로그램을 넘었을겁니다. 청동으로 된 무릎 보호대, 무거운 금속투구도 쓰고 있었습니다. 무기는 근접전투에 최적화 된 던지기 창, 칼, 찌르기창이었습니다.



골리앗에 맞선 다윗은 달랐습니다. 사울왕은 다윗과 싸우도록 자신의 칼과 갑옷을 주려고 했으니 다윗은 거부했습니다. 돌 다섯개를 주워 어깨에 맨 가방에 넣었을 뿐이었습니다. 골리앗은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소년을 보고 모욕감을 느꼈습니다. 맞붙을 상대가 노련한 전사로 일줄 알았는데 보잘것 없고 천한 일을 하는 양치기 였으니까요. 보잘것은 없은 양치기가 상대로 등장하자  골리앗이 방심을 하게 만든 요인이었을 겁니다. 거북이와 경주하는 토끼와 비슷했을겁니다. 그가 한 말을 보면 심정을 알 수 이습니다.



"네가 나를 개로 여기고 막대기를 들고 내게로 나아오는 것이냐?"



골리앗과 다윗은 상성 싸움이었습니다. 고대의 군대에는 세 종류의 전사가 있었습니다. 기병으로 말 또는 전차를 탄 군인입니다. 두 번째는 칼과 방패를 든 보병입니다. 세 번째는 오늘발 포병에 해당하는 발사병으로 궁수와 투석병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셋이 서로 물고 물리는 구조가 되어 마치 가위,바위,보 게임과 같은 구도를 보입니다.



보병은 긴창과 갑옷으로 기병을 맞설수 있었고 기병은 빠른 움직임으로 발사병을 무찌를 수 있었습니다. 발사병은 보병에게 치명적이었는데 무거운 갑옷을 입어 느릿느릿 움직이는 목표물을 맞추는건 식은죽 먹기나 다름없었습니다. 골리앗은 중보병이었습니다. 골리앗은 백병전으로 싸우리라 예상했지만 다윗은 기동성으로 승부를 보았습니다. 질럿 잡으로 가는 벌처라고나 할까? 다윗은 게임의 룰을 따르지 았습니다.[각주:3]



역사학자 로버트 토렌웬드는 "다윗과 맞선 골리앗이 가진 승산은 칼로 무장한 청동기 시대의 전사가 45구경 자동 권총을 가진 적과 맞섰을 때와 마찬가지이다."



무적으로 보이던 골리앗에게도 약점은 있었습니다. 골리앗은 완력이 센 전사로 여겨지고 있었지만 성경은 골리앗이 얼마나 느리게 움직였는지를 강조했습니다. 많은 의학전문가들은 골리앗이 심각하게 안 좋은 건강 상태 였을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골리앗에 대한 묘사는 뇌하수체의 악성종양인 말단 비대증을 앓고 잇는 사람과 유사합니다.



이 종양은 성장 호르몬을 과도하게 만들어 내는데 골리앗이 엄청난 몸집을 가진 이유를 설명할 수 있습니다. 말단 비대증은 시력에 문제를 일으켜 시야가 좁아지고 한 개의 물체가 두개로 보이는 복사증을 앓게 합니다. 골리앗은 왜 싸움의 규칙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늦게 알았을까? 다윗이 가까이 다가올 때까지 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는 내게로 오라고 말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멀리 있다면 보이지 않으니까)



골리앗스타크래프트의 이족보행 전투병기 골리앗





다윗은 무시무시한 거인이었지만 이 거대한 몸집을 선사한 바로 그것이 최대 약점의 원천이기도 했습니다. [각주:4]거인과 맞서 싸우는데 필요한 교훈이 있습니다. 강력하고 힘센 것들이 언제나 겉보기와 같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그 속에는 그와 반대되는 특징이 숨어져 있습니다. 다윗과 골리앗은 불가능해 보이는 승리에 대한 은유적인 표현으로 사람들의 머리속에 기억되고 있습니다. 제목이 의미하듯이 <다윗과 골리앗>은 보통사람들이 거인을 만났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에 관한 책입니다. 여기서 거인이란 군대와 힘센 전사에서 부터 불운, 장애, 그리고 압제에 이르는 모든 종류의 강력한 적을 뜻합니다.




거인에게 맞서기



정치학자 이반 아레권 도프트(Ivan Arregun Toft)는 매우 큰 나라와 매우 작은 나라가 전쟁을 했을 때 얼마나 이겼는지 알아보았는데 71.5%였습니다. 세 번 중 한 번이 조금 안되는 확률로 약소국이 이겼습니다. 약소국이 비전통적 또는 게릴라 전술을 사용해서 강대국이 원하는 방식을 거부했을 때는 승률은 28.5%에서 63.6%까지 급등했습니다. 일반적인 통념은 약자의 승리가 불가능하다고 결코 그렇지 않으며 골리앗처럼 강자도 우리의 예상보다 자주 패배합니다.



한 예로 여자 농구팀의 사례가 난옵니다. 그 팀은 구성원이 대단하지 않았고 무언가 특별한 점이 없었습니다. 농구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열정적으로 플레이 하는 팀에게 질 게 뻔해습니다. 그들은 모든 경기에서 풀 코트 프레스로 경기를 한다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에 기술을 가르칠 수 없었고 대신 체력이 월등했습니다. 체력을 키우고 게임에 대한 이해를 심어주는데 주력했고 그게 통했습니다. 또한 풀 코트 프레스는 좋은 외곽 슈터가 없었다는 단점을 감출 수 있었습니다. 이 전략으로 전국 선수권 대회 결승진출했습니다. 농구팀 사례는 2002년 월드컵을 지휘한 거스 히딩크 감독이 선수들의 체력을 키우는데 공을 들였던 일이 연상됩니다.  그러고 보면, 히딩크도 거인과 맞서 싸우는 법을 알았습니다.



강자가 예상하지 못하는 것은 의외의 방향입니다. 강자가 예상치 못한 방향은 전쟁에서 자주 볼 수 있습니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나갈 무렵, 영국은 터기에 저항하는 아랍을 지원하고 있었습니다. 아랍의 반란을 이끌었던 T,E 로렌스. 였습니다. 터키는 최신의 군대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로렌스는 제멋대로인 베두인 부대를 거느리고 있었고 이들은 총 한 번 제대로 쏴보지 않은 유목민에 불과했습니다. 대신에 강인하고 기동성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하루에도 180km를 이동할 수 있었고 사막에서도 물을 찿는데 능했습니다.



로렌스는 “우리가 가진 카드는 파괴력이 아니라 속도와 시간이었다. 우리가 가진 가장 큰 자원은 정규전 경험이 없는 부족민들로 이들에게는 기동성과 인내, 개인적인 지능, 이 나라에 대한 지식, 그리고 용기가 재산이었다”



로렌스는 항구도시 아카바(aqaba)에 공격을 할 때는 방어막이 없는 사막을 가로질러 동쪽에서 공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를 위해 대담하게도 1,000킬로미터에 이르는 원형 루트로 부대를 이끌었습니다. 터키군은 설마하니 적들이 사막을 통해서 들어올정도로 미친 짓을 할거라고 생각하지 못해습니다.[각주:5]



T. E 로렌스는 전형적인 영국군 장교와 거리가 멀었습니다. 최상급 군사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지 못했고 몽상으로 가득찬 산문을 썼으며 직업은 고고학자였습니다. 베두인족 전통의상을 입고 아랍어를 원어민처럼 구사했으며 능숙하게 낙타를 다루었습니다.  전통적인 농구팀이 풀 코트 프레스를 생각하지 않았듯이 로렌스는 군대에 기성질서에 아무것도 엮인 것이 없었습니다 양치기가 칼 대신 돌로 거인과 싸우는 모습처럼 전통적인 관습이 얽매이지 않았던 것이 오히려 장점이 되었습니다.




큰 연못과 작은 연못



환경에 렌즈를 들여다 보는 말콤 글래드웰은 이번에는 명문대에 초점을 맞춥니다. 이런 가정을 해봅시다. 당신이(혹은 당신 자식이) 아이비 리그 대학과 그보다 떨어지는 대학을 갈 수 있다면 어디를 선택하게 될까? 대부분은 아이비 리그 대학을 선택할 겁니다. 명문대에 입학 할 경우에 학교가 주는 명성,우수한 인맥을 얻을 수 있고 입학시 더 많은 자원과 더 많은 우수학생과, 실력이 뛰어난 교수진이 있습니다. 명문대 재학은 당연히 장점 혹은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그런가?



최상위 성적으로 고등학교르 마친 ‘캐롤라인 색스’는 어린 시절부터 과학에 관심이 많았고 적성을 살려 과학자가 되기를 희망했습니다. 메를랜드 대학과 브라운 대학 중에서 명문인 브라운 대학을 선택합니다. 명문대에 입학한 기쁨도 잠시 그녀는 좌절을 맛 봅니다.
그녀는 유기화학 수업을 따라가기가 벅찼습니다.두각을 나타내는 학생들 사이에서 평범했습니다. 이제는 자신이 학급에서 가장 똑똑한 학생이 아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교수가 던지는 문제를 5분만에 풀어내는 학생들을 보며 무력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고민끝에 더 이상의 공부는 무의미하니 전공을 포기하기로 결정합니다.



학급에서 뒤처지는 자신을 바라볼 때 ‘완전히 실패한 사람처럼 느껴졌습니다. 색스는 경쟁이 치열한 명문 대학교에서 수업을 들었다는 사실입니다. 전 세계의 모든 학생을 일렬로 늘어놓고 순서대로 순위를 매긴다면 아마 상위 1 퍼센트 안에 들었을겁니다. 색스는 전세계 모든 학생과 비교하지 않고 브라운 대학의 학생들과 비교했습니다. 뛰어난 학생들과 비교한 경험은 자신감을 부수었고 바보가 아니지만 바보처럼 느끼는 효과를 내었습니다.



이 때 느끼는 감정이 상대적 박탈감입니다. 우리는 가장 넓은 시야에서 자신을 보는 것이 아니라 한 배를 타고 있는 사람들과 비교함으로써 우리의 인상을 만들어갑니다. 칠레의 가난한 사람과 온두라스의 가난한 사람중에서 누가 더 행복할까? 언뜻 생각하면 두배나 돈을 더 많이 버는 칠레 사람들이 더 행복할거라고 생각됩니다. 칠레 사람들은 더 좋은 집에 살고 더 나은 음식을 먹고 더 나은 물질적 서비스를 이용합니다. 행복지수를 비교하면 온두라스가 칠레를 뛰어넘습니다. 왜 그럴까? 온두라스 사람들은 온두라스 사람들만 신경씁니다. 온두라스 사람들은 평균 소득 격차가 칠레보다 작기 때문에 더 행복하다고 느낍니다.



우리도 그렇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한국 사람과 비교합니다. 한국 사람들 중에서도 주위에 보이는 사람들과 비교합니다. 이건희와 나를 비교하면서 괴롭다고 말하는 사람은 얼마 안될겁니다. 시야에 보이는 동료, 친구, 친척과 비교하고  나에 대한 평가를 합니다. 한국 사람들이 누리는 생활은 전 세계 인구 60억을 놓고 볼 때 상위권입니다.  차(편리한 대중교통), 머물수 있는 집 ( 자기집이 아니더라도 난방과 온수가 되고 언제든지 공급되는 식수), 사회보장, 의료서비스, 스마트과, 인터넷, 신뢰할 수 있는 치안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지만 경쟁적이고 다른 사람과 비교하기 좋아하는 한국인들은 결코 행복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상대적 박탈감이 어떤식으로 작용할까? 과학, 기술, 수학을 전공하는 미국 학생들 중 절반 이상이 1학년 2학년을 마치고 중퇴합니다. 대신에 덜 혹독하고 경쟁이 치열한 인문계로 바꿉니다. 동료들이 더 똑똑할수록 자신은 바보처럼 느껴집니다. 자신이 바보처럼 느껴질 수록 과학전공을 중도에 포기할 확률은 더 높아집니다. 하지만 명성이 조금 떨어지는 대학에 진학했을 때 압도적 다수는 원하는 학위를 받아 엔지니어와 과학자가 됩니다. 명성이 있는 학교에 다니는 하위권은 기가 꺽이는 경험을 하고 꿈을 중도에 포기합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똑똑하느냐가 아니라 교실안에 있는 학생들과 비교했을 때 얼마나 자신이 똑똑하느냐 느끼는입니다.




뛰어난 학교일수록 자신의 학업능력에 대해서 더 나쁘게 느낄 수 있습니다. 괜찮은 평가를 받았더라도 경쟁이 치열하므로 쉽게 바닥으로 떨어질 수 있습니다. 어린시절부터 똑똑하다, 수재, 영재 소리들었으며 학교 성적은 늘 상위권이었는데 어는 순간 뒤로 미끌어진다면 부정적인 감정을 떨쳐버리기 쉽지 않을겁니다. 그 주관적이고 비이성적이고 그런 느낌은 중요하고 이는 동기부여와 자신감 형성에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네오워즈>,<첫눈>,<블루홀 스튜디오>를 창업한 장병규는 카이스트에 진학했습니다. 대학 시절 수학을 가장 열정적으로 공부했다고 하지만 수학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학우를 보면서 전산학을 전공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볼 때, 장병규에게 그 결정이 좋게 작용했지만 어느 물에서 노느냐는 인생의 진로를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가게 만들 수 있습니다.[각주:6]



결핍은 우리에게 어떤식으로 작용하는가?



난독증은 바람직한 장애가 될 수 있을까? 무언가 이상한 말입니다. 바람직한 장애라니. 그러나 그것이 실제로 가능할 수 있습니다.

유명한 혁신가중 난독증을 가진 사람이 있습니다. 버진 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휴대전화 선구자인 크레이그 맥코먼, 시스코의 ceo 존 체임버스가 그렇습니다. 이들은 단점이라고 생각할만한 그 난독증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스티브 잡스와 빌게이츠스티브 잡스와 빌게이츠. 입양된 스티브 잡스는 부모를 한 번 잃은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기 때문에 비범해질 수 있지 않았을까?



1960년대 초 마빈 아이젠슈타트 라는 심리학자는 창조적인 사람들의 패턴과 경향을 찿기 위해 혁신가, 예술가, 기업가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어린시절에 부모를 여의었습니다. 이것은 우연에 불과한가?  아이젠슈타트는 추가적인 조사를 통해서 (거의 10년간의 조사를 통해) 573명의 걸출한 사람들 가운데 1/4은 열 살이 되기전에 부모를 잃었고 34,5 퍼센트는 열다섯살이 될 때까지, 45%는 20살이 될 때까지 적어도 부모 한 명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아내었습니다.



미국 대통령에게서도 같은 패턴이 나타났습니다. 조지 위싱턴에서부터 버락 오바마까지 44명의 미국대통령 가운데 12명이 젊었을 때 아버지를 여의었습니다. 그렇다면 교육을 위해서 고아가 되거나 부모와 사별하는게 더 좋다는 뜻인가? 그것은 아니지만 뛰어난 사람들이 된 고아들이 존재하는 사실은 어떤 상황에서는 결핍이 미덕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메가스터디 창업자 손주은이 <어떻게 창업하셨습니까>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하더군요.



“우리가 조직의 장을 시켜보고 중간 역할을 시켜보면 잘하는 친구와 못하는 친구가 있죠. 그걸 파고 들어보면 인생의 경험이 영향을 많이 미침을 볼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부모님이  일 정한 소득을 안정적으로 얻고 가정적으로 문제가 없는 집 안에서 커온 아이들은 비즈니스를 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고민이 없으니까. 선택이냐 결단을 해야 할 순간이 없었으니까. 오리혀 어려운 환경이나 부모가 늘 결단하고 판단해야 하는 상황을 어렸을 때 많이 해 본 친구들이 중요한 순간에 결단을 잘 합니다. 삶의 과정에서 그런 경험치가 쌓이거든요“

결단의 중요성.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에서 선장의 결단이 아쉬습니다. 승객을 갑판에 대기시켰더라면 지금과 같은 사고 규모는 아니었을테고 더 많은 사람이 구출되었을 겁니다. 경찰 조사결과가 나와야 정확한 정황을 파악할 수 있겠지만 선장은 당황해서 적절한 대처를 못한듯 보입니다. 시간이 충분해 보였음에도 중요한 순간 결단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만약 대피시켰다가 인명사고가 날경우에 책임을 감당하지 어려워 망설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세월호 침몰중요한 순간에 결단을 내렸다면 피해가 작았을텐데.

미국 포브스지 “선장의 제일 중요한 책무는 제일 먼저 승객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다. 21세기에 선장이 배와 운명을 같이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해도 제일 먼저 배에서 탈출한 것은 터무니없는 행동” 기사처럼 선장의 행동은 어처구니 가 없습니다. 결정적인 순간에 처했을 때,리더가 결단을 내린다는 것 참으로 중요한 일입니다. 어느 순간이 되면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데 책임이 두려워 결단조차 내리지 못하는것은 리더의 자격이 없습니다. 경영과 위기상황은 다르겠지만 결단이 요구된다는 점에서는 같습니다.



손주은의 말과 달리 안정적인 가정에서 사업에 성공한 사람도 많습니다.[각주:7] 사실 둘 다 맞는 말입니다. 어려운 환경이었으나 그것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풍족한 환경의 빌 게이츠는 ‘~ 였기 때문에’ 였고 결핍의 환경에 있던 사람들은 ‘~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각주:8]



말은 이렇게 하더라도 자녀에게 결핍을 물려줄 부모는 없습니다. 난독증임에도 성공한 사람들은 자녀는 절대 난독증을 앓지 않기를 바랍니다. 유년시절, 부모 없는 어려움을 겪었고 그것을 발판으로 성공한 사람들도 자신의 자녀들에게는 안정적이고 풍족한 생활를 누리게 해주려 합니다. 부모가 주고 싶은 환경은 결핍이 아니라 풍요입니다. 하지만 그 풍요는 자식을 망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너무 거대한 풍요는 오히려 타락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각주:9] 성공한 사람도 자식 농사는 뜻대로 되지 않는다며 한탄합니다.[각주:10]




약점이 강점으로, 강점이 약점으로



현상이 놓고보면  한 가지 방향으로 일방적으로 작용하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거대함은 좋은가 나쁜가? 명문대의 큰 연못은 유리한가? 불리한가? 난독증 같은 장애나 유년 시절 부모의 결핍은 좋은가? 나쁜가?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습니다.



요는 자신의 가진 힘과 특징을  어떻게 정의 하느냐입니다. 강점이 항상 강점으로 남지않고 약점이 항상 약점으로 남지 않습니다.

힘이란 어떤 상황에서 어떤식으로 정의되는냐에 따라서 다르게 변합니다. 그래서 약자에게도 기회가 오고 절대 쓰러질 것 같지 않았던 거인도 언더독에게 무릅을 꿇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힘의 충돌은 일방적인 우위를 낳는다고 생각하지만 거인에게 힘을 주는 요소는 때때로 커다란 약점을 낳는 원천이 되기도 합니다. 자신이 약자(underdog)라는 사실라는 사실은 때때로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사람들을 바꿀 수 있고 증명되고 있습니다. 약자로 인식하는 것은 문을 열어 기회를 만들고 자신을 가르치고 일깨우며 그런 처지가 아니었다면 생각할 수 없었던 것을 가능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말콤 글래드웰



물론 현실에서 언더독의 승리는 자주  보기 어렵습니다. 일반적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에 책에서 소개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불가능하지는 않습니다. 손자 병법의 유명한 구절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각주:11] 자신과 상대방의 상황에 대하여 잘 알고 있으면 백번 싸워도 위태로울 것이 없다는 뜻입니다. 다윗과 골리앗의 전투와 다르지 않은 말입니다.



언더독의 승리를 이야기하는 다윗과 골리앗은 거인에 만나는 약자에 대해서 이야기하지만 뒤집어 보면 강자도 새겨 들어야 할 이야기입니다. 손에 쥐었던 승리의 트로피는 언젠가 예상치못한 언더독이 나타나 가로채 버릴 수 있음을 암시하니까요.보잘것 없는 양치기를 깔봤다가 무거진 거인은 과거에 많았고 미래에도 그럴겁니다. 단단히 무장한 거인보다 돌팔매를 하는 양치기가 세상을 바꾸고 놀래킬 수 있습니다. 표지의 글귀로 글을 마칩니다. '세상은 거대한 골리앗이 아니라 상처받은 다윗에 의해 발전한다.'




TED 말콤 글래드웰 강연 [다윗과골리앗]

  1. 각주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애플의 스티브 잡스, 구글 회장 에릭 슈미츠는 1955년생이다. 국내에서는 86학번이 인터넷 벤처 1세대를 주도했다. 이해진, 넥슨 김정주. 엔씨소프트 김택진. 시대가 이들은 만들었나? 아니면 이들이 시대를 만든건가? [본문으로]
  2. 투견 경기에서 언더독(Underdog)은 싸움에 져서 밑에 깔린 개를, 탑독(Topdog)은 위에서 이기고 있는 개를 뜻한다. 언더독 효과는 절대적인 강자가 존재할 때 상대적으로 약자가 강자를 이겨주기를 바라는 현상으로, 질 것이 예상되는 개에게 응원심리가 유발되는 것을 설명한다. [본문으로]
  3. 여기서 군복무 시절에 대대장이 했던 말 ‘전쟁은 스포츠가 아니다.'이 떠오른다. 경기와 규칙을 정해놓고 따라야 하는 스포츠와는 달리 전쟁은 이기면 장땡이다. 역사는 승자가 기록을 하게 되므로 이겨놓고 봐야한다. [본문으로]
  4. 1967년 6월 승리를 이끈 전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 모세 댜얀은 다윗에 대한 에세이를 남겨 “다윗과 싸운 골리앗은 열세가 아니라 반대로 우세한 무기를 지니고 있었다. 또한 그의 위대함은 자신보다 강한 적을 상대로 싸우겠다고 나간 것에 있지 않다. 나약한 사람이 자신의 장점을 파악해 더욱 강해질 수 있는 무기 활용법을 잘 아는데 있었다. [본문으로]
  5. 역사를 보면 이렇게 미친짓을 시행하는 인물들이 종종 등장한다. 코끼리 부대와 함께 알프스 산맥을 넘었던 한니발이 그 예다. [본문으로]
  6. 큰 물고기 작은 연못 이론은 심리학자 허버트 마시(herbert Marsh)가 개척했다.“많은 사람들이 학문적으로 선별된 학교에 가는 것이 좋으리라 생각하지만 현실은 복합적입니다. [본문으로]
  7. 가장 유명한 예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빌게이츠가 있다. 변호사 부모를 둔 빌게이츠는 풍족한 환경에 있었으므로 다양한 경험을 얻을 수 있고 보통 사람들이 접하기 어려운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고 아웃 라이어에서 설명한다. [본문으로]
  8. 가난에 대한 상반된 명언을 들어보자. 1. 가난은 한 가지 재능을 분발시키는 반면 백 가지 재능을 죽인다. -J.W 가드너 2. 역경과 가난함은 호걸을 단련하는 용광로와 망치다. -채근담 [본문으로]
  9. 양극단은 똑같은 위험을 초래한다. 부유함은 가난과 마찬 가지로 친구들을 잃게 할 수 있다. -A. 카울리 [본문으로]
  10. 연예인 차승원은 풍족한 환경을 제공해 주었겠지만 그의 자식은 뜻대로 안되는것처럼 보인다. [본문으로]
  11.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를 지피지기 백전백승 혹은 지피지기 백전불패로 잘못 알고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 그 의미는 비슷하지만, 엄밀히 말해 서로 다르다. 그리고 불태(不殆)라는 단어는 위태롭지 않다는 뜻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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