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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카운터스(bean counters) : 누가 GM을 망쳤는가?

네그나 2013. 6. 29. 09:00


빈 카운터스(bean counters) 숫자와 데이터로 기업을 망치는 사람들

Car Guys vs Bean Counters
The battle for the Soul of American Bussines
Bob Luts



세계최대 자동차 기업인 GM은 금융위기 여파로  2009년 파산보호 신청을 해야만 했습니다. GM의 파산은 미국 역사상 네번째로 파산규모가 컸습니다. 자동차 산업은 국가 기반 산업중 하나이며 많은 사람을 고용하고 있기 때문에 GM의 파산은 충격이었습니다.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므로 GM의 파산을 그대로 내버려 둘 수 없었습니다.

GM은 미국 정부로부터 500억달러의 지원 자금을 받고 증시에서 퇴출되었습니다. ( 이 때문에 오바마 정부는 우파로부터 사회주의자라는 비난을 듣기도 했습니다.) GM 2010년 미국과 캐나다에 재상장되었고 구조조정을 거친후 GM은 도요타에 빼앗긴 자리를 되찿으면서 부활했습니다.

GM의 파산과 회복은 큰 말은 잘 죽지 않는다는 대마불사(大馬不死) 예 중 하나이겠죠. 기업이 덩치가 커지게 되면 규모의 경제를 통해서 비용절감을 노릴 수 있습니다. 쉽게 죽지 않는다는 점도 (죽일 수 없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이렇기 때문에 기를 커질려고 하는걸지도 모릅니다. 모든일이 그렇듯이 큰 말이 되는것에는 대가도 따릅니다. 덩치가 크면 신속하게 방향을 바꾸기 어렵습니다. 조직이 비대화 되면서 관료화됩니다. 급변하는 외부 환경에 신속하게 대처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GM은 왜 파산까지 하게 되었을까?  그 이유는 무엇일까? < 빈 카운터스 >에서 실마리를 찿을 수 있습니다. 빈 카운터스의 저자인 밥 루츠는 47년 동안 자동차 분야에 종사했습니다. 이력이 굉장히 화려합니다. GM을 거쳐, BMW부회장, 포드 부회장, 크라이슬러 부회장, 납축전지 1위 업체인 엑사이드 테크놀로지 대표를 역임했습니다. 2001년 부터는 GM에 부회장에 복귀해서 GM이 어떻게 쇠락하게 되었는지 목격했습니다. 자동차 업계 거물이 진단하는GM의 문제는 무엇이었을까?



GM LOGO





GM을 둘러싼 악재



GM의 문제로 외부환경과 내부 문제(GM 내부문제)로 설명합니다.  외부적인 문제 중 하나는 일본자동차의 부상입니다.  일본자동차가 왜 부상했을까? 요일 쇼크 이후라고 설명합니다. 오일쇼크이후 석유 값은 치솟습니다. 세금을 조금씩 높아갔으면 좋았겠지만 세금을 올린다는 계획은 유권자에게 인기가 없습니다. 정부는 인기없는 정책을 무시하고 그 부담을 자동차 업계에 지웠습니다. 평균 연비 제도는 1978년 부터 모델부터 리터당 평균 7.7 킬로미터로 높이고 1985년까지 평균 11.7 킬로미터로 높은다는 계획은 당시로서는 가혹한 처사였다고 말합니다.

새로운 연비기준은 미국 자동차에게만 큰 타격이 되었습니다. 소형차만 생산하던 일본차는 이미 이 기준을 충족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일본자동차 회사들은 중형차를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는 반면, 반대로 빅3 였던 GM, 포드, 크라이슬러 전체 사량을 모두 소형화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저자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미국 정부가 유럽이 했던것처럼 석유에 매기는 세금을 점진적으로 높여갔다면 소비자들도 기름값을 따져보고  8기통 대신, 6기통 엔진의 차를 사고 대형차 대신 중형차를 갈아탓을거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세금을 점진적으로 높여가는 정책을 추진할 정치인은 없었습니다.

새로운 연비 기준 도입은 외국자동차 회사들에게 더 없이 좋은 기회였습니다. 일본자동차들의 연비가 좋아지고 품질이 높아지고 미국자동차가 불량문제에 시달리게 되자 소비자들은 미국 자동차를 기피하는 풍조가 생겨났습니다. 일본 자동차 회사들은 일본인의 지혜와 검소함을 언급하면서 뛰어난 기술력과 소비자들 위하는 마음이 하나로 합쳐졌기에 미국 회사들과 다른 연비기준을 충족시켰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기업에 대해서 비판적인 시선을 가진 미국 언론 매체들은 이런 보도 자료만 나오면 덥썩 물었다고 합니다.



밥 루츠는 미국 언론에 대한 불만을 많이 표시합니다. 개인 시각이기는 하지만 미국기업이 미국 언론으로부터 차별받고 있다는 말하는 게 신선합니다. 한국을 보면 언론이 한 목소리로 삼성, 현대,LG를 찬양합니다. 언론 본연의 역할을 의식한 듯 가끔 비판하기는 하지만 대체적으로 긍정적이고 좋은 기사들입니다. 보도자료를 그대로 쓰는 것은 물론이고 ( 글자한자도 안고치고 그대로 쓴다는게 보일 정도입니다.) 보다보면 신문인지 사보인지 헷갈릴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국내 언론 기사를 읽을 때 필요한 능력 중 하나가, 광고와 정보 거르기, 사실과 주장 거르는 능력을 길러야 됩니다. 사실 처럼 설명하다가 하고자 하는 주장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책에서는 나오지 않았지만 일본차의 미국 공략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게 되었던 건 직접 진출도 있습니다. 미국이 시장 점유율을 늘려나가는 일본자동차 업계를 압박하기 시작하자, 이를 피하기 위해서 현지에 공장을 지으면서 생산체제를 갖춥니다. 때문에 더 압박하기 어려줘였습니다. 일본자동차 기업들은 미국에서 사람도 고용하고 지역사회와 긴밀해졌기 때문입니다. 도요타 리콜 사태가 터졌을 때도 도요타 공장이 있는 주의원들은 형식적인 비판에 그쳤습니다.



빈 카운터스





GM을 발목을 잡은 건강보험 문제



GM에 큰 부담을 준 원인중 하나로 건강보험을 들고 있습니다. 미국 자동차 노조 덕분에 건강보험 지원비용은 3년마다 재계약 하면서 올라갔습니다. 이런 비용은 경쟁사도 똑같지 않냐고 물을 수 있는데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일본이나 유럽은 국가가 운영하는 건강보험 제도가 잘 갖추어져 있기에 자동차 회사들이 건강보험 비용을 거의 부담하지 않아도 되는 이점이 있습니다. 반면, 미국은 제조업체가 건강보험 비용을 떠안습니다. 건강 보험 비용 부담이 없다는 것은 일본과 유럽 경쟁사들의 강점 중 하나였습니다.

저자에 따르면 유순한 CEO가 취임했던 GM은 건강보험과 관련된 모든 것을 노조에 내주었다고 합니다. 건강보험 확대외에도 퇴직자에게 건강보험 비용을 대주기로 하는등 노조의 모든 요구를 수용했습니다. GM은 기존 퇴직자들도 많았는데 인구 고령화에 따라 이들을 위한 비용은 휠씬 더 많이 늘어날 터였습니다. 이 때문에 GM은 막대한 타격을 입게 되었습니다.




식코미국 건강보험의 문제를 다루었던 마이클 무어의 식코


미국 건강보험과 비용에 대한 글을 인터넷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높은 청구서를 보면서 '미국은 왜 저렇게 하는지 모르겠다' 고 생각합니다. 이건 한국사람들 생각이고 미국인들의 생각은 다릅니다. 저자가 말하듯 국가가 건강보험을 운영하게 되면 서비스도 나빠지고 질도 하락하게 될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와 같은 생각은 '개인의 일은 스스로 책임진다'는 미국식 사고가 바탕입니다.  물론, 국가가 운영하는 건강보험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국가가 운영하는 건강보험에 모두가 찬성하는 건 아니라는 겁니다.



기업을 위한 지원만이 아니지만  건강보험이 중요한 국가의 지원입니다.  한국도 측면 지원이 많습니다. 보험외에도 저렴한 전기요금, 수도 요금,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각종 지원이 있습 한국이 기업하기 나쁘다고 주장하는 걸 볼 수 있는데 다른 나라와 비교한다면 마냥 그렇지도 않습니다.



자동차 기업이라 노조에 대한 불만이 있을거라고 생각했으나 노조는 크게 다루지 않습니다. 자동차 노조보다는 편파적인(저자가 주장하기에) 언론 보도에 분노의 목소리가 더 큽니다. 좌파 언론인들이 반기업 정서에 빠져있다고 외국업체에게 역차별 받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지구온난화에 대한 주장은 수긍할 수 없지만 자동차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이니 이런 생각을 가질 수도 있겠죠.


일본자동차, 언론, 정부규제 외부여건도 있지만 가장 큰 문제가 된 GM내부였습니다. GM은 스스로 무너졌습니다.



브랜드 관리 실패. 자동차를 치약처럼 관리하게 되면?



199년대 중반에 이루어진 많은 조치들 중에서 잘못된 사례로 '브랜드 관리'가 이었습니다. 빅3에 소비자 용품 CEO였던 사람이 이사로 재직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들은 수십년간 세제나, 치약을 만들어왔던 경험에서 브랜드 관리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믿었습니다. 브랜드 관리를 이렇게 했습니다. 똑똑하고 젊은 마케팅 담당자를 뽑아서 치약 브랜드를 관리합니다. 치약이 향이나 포장을 바꾸고 싶다면 전문가에게 찿아가서 이렇게 저렇게 바꿔달라고 합니다.



그렇게 바꾼 치약을 1만개정도 빨리 만든 후 작은 도시를 하나 골라서 테스트합니다. 그 도시에서만 치약을 유통시킨 후 그 도시에서만 광고를 합니다. 반응이 좋으면 전국에 유통시킬 수 있고 반응이 없으면 크게 손해를 본 것은 아니므로 거기서 접어버립니다. 비누, 세제, 치약은 이런방식이 효과적입니다.


자동차 회사에서는 이런식으로 하게 되면 문제가 됩니다. 자동차 회사에서는 소규모 테스트가 불가능하고 차의 디자인이나 엔지니어링을 바꾸는데 수천억원의 비용이 들며 시간도 3년 이상이 걸립니다.정부에서는 모든 차량에서 대해서 안전도 검사에 합격할 것을 요구합니다. 치약은 그냥 실패하게 되면 버리면 되지만 정적인 테스트가 나온 차는 버림받은 고아로 방치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대규모 제조기업은 돌다리도 두들겨 가면서 이동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한 번 시도 해보고 접는다는 건 매우 큰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시도했다가 실패하게 되면 생산, 판매, 유통, 재고 문제가 생깁니다. 생활 용품과 비슷하게 IT기업(소프트웨어, 서비스) 방식도 비슷합니다. 빨리 하고 일단 시도해 보는게 좋습니다. 실패 하더라도 제조업보다 타격이 덜합니다. 구글은 이런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다가 안되면 그냥 접습니다. 접을 때 사용자들에게 무책임하다고 욕을 먹기는 합니다.접게 되더라도 제조기업보다 타격이 덜합니다.

구글이 휴대폰 제조기업인 모토로라를 인수하고 살릴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전형적인 IT기업인 구글이 제조기업을

어떻게 살리는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있을 겁니다. 분명한 건 구글처럼 모토로라를 운영할 수는 없을 겁니다.


GM의 가장 큰 문제, 디자인 부서장도 싫어하는 디자인을 내놓다.



저자인 밥 루츠가 GM에 복귀하기전 회의 참가하면서 출시될 제품 모형을 보게 되었습니다. 차 디자인을 보면서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달았다고 합니다. 그 후, 호텔에서 머물고 있던 GM 디자인 부분 부회장인 만나서 작업중인 프로젝트 사진을 보게 되었습니다.  사진을 본 느낌은 '그건 정말 호러쇼였다'고 말합니다. 눈 뜨고 봐줄 수 있는 수준이 아니였습니다.

바인더에 있는 사진을 보았을 때 디자인 부서장은 차를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습니다. 상처주는 말을 하지 않기 위해 최대한 돌려말하면서 "괜찮은 부분도 있지만 균형이 맞지 않군" 디자인 부서장도 "저도 이 디자인이 마음에 안듭니다. 정말 엉망이죠" 라는 이상한 말을 합니다. 자신이 만든 디자인이 싫다고 말하는 이상한 상황이 계속 벌어지자 어떻게 디자인 부서를 총괄하는 사람이 자기가 만든 디자인을 싫다고 말할 수 있는지 묻습니다. 디자인 부서장은 이유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도요타를 따라서 만든 개발총괄 임원(VLE)들이 있는데 주로 엔지니어 출신인 그들이 모델의 처음 스케치 단계에서부터 최종 생산단계까지 지휘하거든요"



디자인 부서장과의 대화에서 GM의 문제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GM의 VLE들이 다른 자동차 회사와 달랐던 점은 디자인 업무까지도 담당했습니다. VLE들은 주로 남성이었고 노련하면서도 자신의 업무에 헌신적으로 매달렸습니다. 디자인 평가나 최종 결정은 모두 VLE의 몫이었습니다. 디자인에 대해서 비판하더라도 VLE들은 무시했습니다. VLE의 관심 사항은 자신들이 받을 연봉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목표 달성에만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비용, 투자액수, 하자보증비용, 차 한대당 조립시간, 부품 재활용률 같은 오로지 수치에만 매달렸습니다.



VLE들은 신차 개발시간를 줄이는데 집중을 했습니다. 언론이 신차 개발속도만 관심을 기울였고 토요타가 그 시간을 단축하고 주목을 받으면서 개발시간을 줄이는게 회사의 경쟁력이라고 믿어기 때문입니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내부 심사에서 디자인이 부적격 판정을 받아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것은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타이밍을 놓치지 않아야 하니까 문제가 된 부분만 고치가 넘어가자"고 결정합니다.


VLE들이 시장에서 실패할 것이 뻔한 디자인을 고집할까? 디자인이 엉망이라고 돌려보내면 디자인 때문에 신차 개발 프로그램이 지연됩니다. 그러면 VLE들은 조직내에서 비난받고 보너스도 못 받고 더 큰 피해도 받을 수 있습니다. 디자인을 책임지는 것은 VLE들이었습니다. 그래서 VLE들은 디자인을 무조건 통과시켰습니다. 문제가 보여도 괜찮다고 우기는 겁니다. 실패 원인을 숨기면 최소 2년은 버틸 수 있었습니다. 2년이 지나가게 되면 그 VLE는 승진해서 다른 자리로 가거나 회사를 옮길 수 있습니다. 문제를 감추고 안 좋은 것은 최대한 늦게 알리는게 GM의 오랜전통이 되었습니다.



GM내부에서 디자인 부서의 입지가 너무 약했다는 사실은 노키아가 떠오르게 만듭니다.  노키아는 세계 1위 휴대폰 제조기업이었다 아이폰 열풍 이후 추락에 추락을 거듭합니다. 노키아가 스마트폰을  몰라서 당했을까?



아이폰 5매력적인 디자인으로 유혹하는 아이폰



노키아도 아이폰과 같은 스마트폰을 만들 능력이 있었습니다. 노키아는 엄청난 연구개발비를 쏟아붇는 걸로 유명했습니다. 개발진에서 터치스크린 시제품을 만들어 보엿지만 경영진은 비용이 많이 든다고 개발을 취소시켰습니다. 애플의 앱스토어와 같은 온라인 장터 아이디어도 있었지만 이 또한  무시했습니다. 심비안을 개선시킬 500가지 아이디어를 내놓았지만 하나도 채택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GM이 VLE의 힘이 강했던 것처럼 노키아 소프트웨어 부서는 디자인 부서처럼 힘이 없었습니다.



밥 루츠는 자동차 디자인의 중요성을 설파하면서 내부개혁에 착수를 합니다. 첫 번째 목표는 매력적인 디자인입니다. 그러기 위해 VLE의 입김을 차단하고 디자인 부서에 힘을 실어주기로 합니다.



피터 슈라이어는 현대·기아자동차 디자인 총괄사장입니다. 피터 슈라이어는 BMW의 크리스 뱅글(Chris Bangle), 아우디의 월터 드 실바(Walter De Silva)와 함께 유럽의 ‘3대 자동차 디자이너’에 꼽힙니다. 아우디에서 디자이너 생활을 시작을 한 후, 2006년 기아로 스카우트 되고 자동차 디자인 수준을 끌여올렸다고 평가받습니다. 그 공로로 외국인으로는 처음 사장의 자리까지 올라갑니다. 피터 슈라이어가 사자이 된데에는 디자인의 가치와 중요성이 커졌다는 걸 말해줍니다.
 

과거, 기아차는 매우 평범했다. 당신이 도로에서 기아차를 봤을 때, 그 차가 한국차인지 아니면 일본차 인지 정확히 알 수 없다.…내가 생각하기에 딱 보자마자 단번에 기아차라는 걸 알 수 있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아이폰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도 매력적인 디자인이 한 몫합니다. 아이폰은 스티브 잡스의 디자인에 대한 철학과 집착이 잘 반영되어 있습니다. 아이폰은 마치 패션 아이템 처럼 인식되고 있고 패션을 중시하는 여성들에게 큰 인기입니다.

아이폰 말이 나와서 그런데 디자인만 중시하다가 일을 그르칠 수 있습니다. 아이폰의 수신불량사태가 예입니다. 개인적인 추측에 불과하지만 아이폰 수신 불량 사건은 디자인을 너무 중시하다가 기능을 손상시킨 예라고 봅니다. 엔지니어들이 수신 불량에 대한 우려 목소리를 내지 않았을까요? 그 정도도 모를까요? 똑똑한 사람들이니 말했을 겁니다.



스티브 잡스는 엔지니어들의 우려를 묵살한 적이 있기 때문에 비슷하게 생각했을 겁니다. 이것도 아니라면 엔지니어들이 아예  말을 하지 않았을 겁니다. 어차피 말해도 듣지 않을 거라면 말하고 욕먹느니 입을 다물고 있는게 낫습니다. 진짜 문제는 문제를 말하지 않는 것입니다. 아이폰 수신 불량 사건에 보면서 느낀건 '애플 내 하드웨어 부서가 디지인 부서에 밀려 제 목소리를 못내고 있는가 보다'였습니다.



GM을 망친건 빈 카운터스 때문이었다.



빈 카운터스(bean counters) 숫자놀음꾼, 직역하면 '콩 세는 사람'으로 숫자와 데이터로 모든 문제를 바라보고 위험을 회피해 제품과 서비스 혁신을 어렵게 만드는 재무, 회계 담당자를 일컫는 말입니다.


밥 루츠는 GM을 망친 것 숫자를 맹신하는 사람들. 빈 카운터스. 콩세는 사람들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이들은 반드시 필요한 존재이나 행동이 지나쳤습니다. 모든 것을 숫자로 파악하고 디자인 같은 감성적인 요소를 간단히 무시해버렸습니다.





GM은 30년동안 분석적 계량적 사고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성공으로 이끄는 전략까지 제시해준다는 믿음을 가져왔습니다. GM뿐만이 아니라 미국의 다른 제조기업들도 비슷합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밥 루츠는 이렇게 말합니다. 경영의 학문적 열등감 때문입니다. 물리학자, 화학자들은 자연의 법칙을 발견하면서 복잡성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물리학자들은 신의 입자를 탐구하면서 이해의 지평을 넓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경영학자도 회계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는 식의 평가를 받지 못합니다. 경영학 교수들이 시도한 건 과학화입니다. 컴퓨터를 사용한 최적화 모델을 만들고 수학공식이 가득한 논문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똑똑한 학생만이 그 수학공식을 이해할 수 잇었고 그 중에서 일부가 학자가 되어 과학으로 승화시킬 수 있었습니다. 입에서 주옥같은 말을 줄줄이 하는 학생들이 나왔고 미국기업들은 이들을 중시하게 되었습니다. 똑똑하고 mba가 있고 학점이 최소 3.5가 되는 인재가 아니라면 관심이 없었습니다. 유명 경영대학원에서 가르치는 분석적인 기법만이 진리라는 편견 때문에 숫자와 현란란 용어에 능숙한 임원을 고용하지만 이들은 비용절감과 단기실적에만 눈이 멀었습니다.


경영대학원은 무엇이든 수치로 분석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뛰어난 직감을 지난 창의적인 인간을 길러내야 한다고 말합니다. 엑셀과 씨름하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해결책을 찿아내는 사람들입니다.



개 사료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고 합시다. 식품화학 기술을 사용하고 좋은 원료를 최적화된 저렴한 비용으로 조달할 수 있습니다. 자동화시설을 이용해서 제조공정과 포장 작업을 할 때 드는 비용도 절감할 수 있습니다. 마케팅이나 광고를 할 때도 설문조사를 거치고 꼼꼼히 연구해 완벽한 결과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제품유통은 컴퓨터로 모델링해서 적시에 채워놓고 최고의 판매인력을 고용해 가장 좋은 자리에 배치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만든 사료를 개에게 주었는데 개가 먹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입니다.  개가 사료를 먹지 않으면 사료회사는 망합니다. 자동차를 만들어도 소비자의 흥미를 끌지 못하고 차를 구입하지 않으면 그 회사는 망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하면 만족스러운 차를 만들어낼까 입니다.


차를 잘 만들려면 차를 이해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경영 스타일 독재가 더 낫다?

자동차 회사의 미래가 달려있는 복잡한 제품 개발과정은 이상하게도 독재자처럼 굴어야 잘 돌아간다고 합니다. 수많은 성공사례가 뒷받침하는데 여기에는 전제 조건이 있습니다. 그 독재자가 자동차 산업을 잘 이해하고 뛰어난 감각과 기술, 직관을 갖고 고객의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됩니다.

밥 루츠가 이런 말을 하는데 GM 조직이 관료화 되고 부서 이기주의가 극심해짐에 따라서 나온 생각으로 보입니다. 책을 읽다보면 GM이 파산을 했어야 살아날 수 있었겠구나 생각이들 정도입니다.


언제나 제품이 최우선이다.



밥로츠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사회는 창의적인 우뇌형 사람( 스티브 잡스와 같은 인물) 을 CEO로 앉히는 일은 드뭅니다. 그런 사람이 CEO가 되면 앞날을 예측하기도 힘들고, 좌뇌형 인간들이 꼼꼼하게 만들어 놓은 예상 시나리오를 읽지 않습니다. 자주 진로를 바꾸고 말과 감정표현이 너무 많습니다. 어쩌다 뽑더라도 곧바로 제거해 버립니다. 빌게이츠, 스티브 잡스, 리처드 브랜슨 같은 사람들이 뛰어난 성과를 올리것을 보면서도 여전히 우뇌형 CEO가  과감하게 신제품을 개발하거나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는 것을 불안해합니다.



뛰어난 제품을 만들어야만 성공할 수 있고 뛰어난 제품을 만들겠다는 전략은 열정에서 나옵니다. 변화를 위해서는 숫자놀음꾼이 아닌 열정을 가지고 상품이나 서비스를 공급하는 제품전문가에게 경영의 주도권을 넘거야 된다고 주장합니다.

신발 만드는 회사는 신발을 잘 아는 사람이 경영해야 하고, 컴퓨터 프로그램 회사는 프로그램을 잘 아는 사람이,  게임은 게임을 잘 아는 사람이, 영화는 영화를 이해하는 사람이, 슈퍼마켓은 슈퍼마케을 잘 아는 사람이 경영해야 합니다. 재무전문가나 조언이나 도움이 필요할 때도 있지만 최정결정은 실제로 고객을 상대하고  이들의 생각을 이해하는 사람들이 내려야 합니다. 탁월한 상품과 서비스를 팔겠다는 열정으로 노력하는 사람이 모든 것을 냉정하게 분석하는 사람들을 앞서기 마련이라면서.





콜벳




절대공식을 찿으려면 망한다.



진시황이 있지도 않은 불로초를 찿으려고 노력한 것처럼 사람들은 있지도 않은 절대공식을 찿습니다. 로버트 맥나마라 장관이 이끄는 수재집단이 수학을 최적화 모델을  사용했습니다. 맥나마라는 무기 물자 보급, 관리 방법을 개선, 폭탄 투하계획을 짯습니다.

미군은 이런식으로 독일 잠수함 유보트의 격침률을 높였습니다. 주먹구구식으로 폭탄을 던지는게 아니라 통계를 이용했습니다. 독일은 격침률이 높아지자 미군이 새로운 무기를 개발했다고 믿을 정도였습니다. 이 방법은 미군이 베트남에서도 그대로 썻습니다. 결과는? 안 통했어요. 독일의 유보트에게는 통했지만 정글에 숨어있는 베트콩을 폭격하는데 도움이 안되었습니다. 여기서 어떤 답을 얻을 수 있느냐?

경영에 절대 해법이 있을 수 없습니다. 지금은 통하더라도 다른 지역, 다른 시대에는 통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있지도 않은 절대 공식을 찿다가는 반드시 실패했습니다. 인생도 마찬가지 아니겠어요. 누구에게나 통하는 공식이 있을 수 없습니다. 각자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조건이 다르고, 성격과 능력이 다릅니다. 정석은 있을지 몰라도 절대 법칙은 있을 수 없습니다. 세상은 모든 조건이 동일한 실험실이 아니니까요.


빈 카운터스는 비용절감, 영업이익, 숫자만을 따지다가 위기에 빠진 GM을 보여줍니다. 경영의 맹목적인 과학화가 위기에 빠지게 된 요인이라면서 제품이 최우선으로 하는 기본으로 돌아가야 된다고 말합니다. 어느 시점이 되면 재무, 회계, 인사와 같은 관리직이 득세를 하게 됩니다. 이들은 관리를 잘하는데 모험은 못 합니다. 어는 순간이 되면 모험이 필요한 순간이 옵니다. GM의 문제는 권력 순환 문제라고  볼 수 있겠죠.  애플을 경우를 보면 팀쿡이 스티브 잡스에게서 지휘봉을 넘겨받았는데 어떻게 운영할지 관심입니다.



빈카운터스는 거대기업이 격는 문제를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자의 주관적인 생각에 동의할 수 없는 부분도 있고 업계 사람이라서 가려서 들어야 할 부분도 있지만 한 번 읽어볼만한 책입니다.



쇠락하는 과정은 다들 비슷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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