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대로 고르세요 (The Myth of Choice)
켄트 그린필드(Kent Greenfield)
자유의지. 자신의 원하는 바에 따라 행동하겠다는 의지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바를 믿고 선택을 한다는 걸 의심하지 않습니다. 어떤 차를 살까? 대학원에 진할을 할까? 취업을 할까? 어떤 배우자를 선택할 것인가? 우리의 선택이 우리를 만듭니다. 알베르트 카뮈는 "인생이 자신의 선택을 합쳐 놓은 집합체"라고 말했습니다. 우리가 한 행동의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 실제로도 그렇게 합니다.
자신의 선택에 따라서 정의되고, 선택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개념은 미국식 사고의 핵심입니다. 특히 미국식 성공 이야기는 개인의 의지와 노력을 강조합니다. 누군가가 자유의지에 따라서 선택을 하고 행동을 했다 주된 내용입니다.
이런 개념은 단지 사고로만 그치지 않습니다. 선택의 개념의 광고와 정치, 법제도에 투영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가진 선택의 믿음은 강렬합니다. 나는 나의 의지대로 사고하고 행동한다. 그런데 생각보다 우리의 선택능력이 보잘 것 없었다면? 우리가 내리는 선택이 실제로 느끼는 것 보다 경제, 문화, 권력, 신체의 요구에 더 많이 휘둘린다면? 당신의 의지가 생각보다 보잘 것 없다면?
위험을 감수한 선택은 자기 책임?
당신이 수공일을 한다고 가정해봅시다. 작은 공장에서 손도끼에 색을 칠하는 작업입니다. 색칙한 도끼는 머리 위 건조대에 올려놓고 말립니다. 그 공장은 당신은 수년동안 일했습니다. 어느날 고용주가 도끼 건조대를 새로 설치했는데, 새로 설치한 선반이 불안합니다. 만약 선반이 무너지면 사고를 입을 게 틀림없어 보입니다. 그래서 고용주에게 새 선반이 위험하니 다시 설치해야 한다고 미리 말을 합니다.
그러나 고용주는 선반을 고치지 않겠다고 합니다. 그건 일하는 사람의 선택이라고 말합니다. 위험을 무릅쓰고 일을 하던지 마음에 안들면 나가라는 말이었습니다. 일자를 잃기 싫어 입을 다물고 위험한 선반 아래서 계속 일을 합니다.
이렇게 묵묵히 일을 하는것이 진짜 선택일까? 이 사건은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선반에서 실제로 도끼가 떨어져 헨리 램슨은 부상이 입었고 실제로 소송도 걸었습니다. 당시 매사추세츠 법워은 사건을 판결하면서 고용주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판사는 선반이 위험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일하기로 한 결정은 위험을 감수하기로 개인의 한 선택이라고 말했습니다.
판사의 논리에 잘못은 전혀 없습니다. 헨리 램슨은 선반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위험을 피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기분 좋게 내릴 수 있는 선택은 아니겠지만 일을 그만두면 됩니다. 판사의 생각에 램슨은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져야 했습니다.
램슨이 자신과 가족의 부양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일을 해야 했지만 일터로 복귀한 것은 결국 개인의 선택이라 판결에 영향을 주지 못했습니다. 물론 이 사례는 과거의 일이고 지금은 다르게 생각합니다. 고용주는 안전한 작업환경을 제공할 책임이 있다고 믿습니다.
상황이 선택을 이끈다
2005년 8월 걸프만을 초토화 시킨 허리케인 카트리나. 카트리나는 약 20만명의 뉴올리언스 주민을 강타했습니다. 이들은 폭풍 상륙 하루 전 발령된 강제 대피령에도 불구하고 집에 남아있기로 선택했습니다. 이들 대부분이 가난한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었고 재방이 무너지자 20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재앙이 발생하고 며칠 뒤, 일부 비평가들은 피해의 원인은 주민들에게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미리 경고했음에도 사람들이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상원 의원 릭 샘토림은 집에 남아 있기로 결정해던 사람들은 형사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일부 언론 비평가들은 희생자들은 가난에 찌들어 스스로 황천길을 자초한 것이나 다름없고 모든게 그들의 책임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이 관점에서 본다면 카트리나 참나에 대한 비난을 받아야 할 대상은 자신입니다. 가난을 스스로 자초했으며 대피하지 않겠다는 결정도 잘못된 선택입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
폭풍이 와도 집에 남아있기로 한 결정은 헨리 램슨이 위험한 작업장에 그대로 남아있겠다고 결정한 선택과 마찬가지로 실제로 선택을 한 것입니다. 그러나 개인의 책임이라는 주장은 수그러들었고 동정적인 여론이 일어났습니다.
개인의 책임이라는 주장이 승리를 거두지 못하게 된 이유는 많습니다. 대피령은 허리케인이 육지에 상륙하기 불과 20시간 전에 내려졌고, 주민 넷 중 하나는 대피령을 듣지 못했습니다. 집에 남아있던 사람들은 대부분이 떠날 방편이 없었고 겨우 20%의 주민들만이 피난처로 머물 친적이나 친구들을 확보한 상태였습니다. 남아있던 주민들 상당수가 장애인을 돌보고 있었고 무엇보다 제방이 안전하다는 당국의 말을 수년간 듣고 마음을 놓은 상태였습니다.
이런 사례와 비슷할겁니다. 북한과 남한이 곧 전쟁을 하게 될 것을 다른 사람들 보다 미리 알게 되었다고 가정을 해봅시다. 그러면 어떤 선택을 내릴까? 전쟁을 피해서 다른 나라로 떠날 수 있습니다. 전쟁터를 피한다면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전쟁에서 무의미한 죽음 당하는 것보다 그게 낫습니다.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요? 연고도 없고 언어도 통하지 않습니다. 아무런 기반도 없이 다른 나라로 가겠다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닙니다. 말로는 다른 나라로 가겠다고 할지 몰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선택권은 없습니다.
부유해서 다른 나라로 이동을 하는게 큰 제약을 없거나 위험을 적극적으로 피하겠다는 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한다면, 위험한 작업장에서 일한 헨리 램슨처럼, 카트리나를 맞이하는 뉴올리스 주민들 처럼 대부분은 그대로 위험을 맞이할 겁니다. 어떤 의미에서 선택은 선택입니다. 자신이 선택을 한 것이죠. 위험을 감수하기로 한 선택입니다.
가장 완벽한 강요는 마치 선택처럼 보이게 만든다.
지금 부터 50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당시의 사회상을 바라보면.( 미국의 경우입니다.) 여성은 직업 선택의 자유가 없었습니다. 이 책의 필자의 어머니가 구할 수 있는 직업은 비서, 간호사, 교사 세가지 선택중에서 하나였습니다.
시대의 변화를 보여주는 우스개가 생각납니다. 힐러리 클린턴이 어렸을 때 우주비행사가 되고 싶다고 나사에 편지를 보냈습니다. 나사의 대답은 여자는 우주비행사가 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힐러리 클린턴은 국무장관이 되었다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힐러리는 국무부 장관이 되었다.
50년전 그 시대의 여성들에게 변호사나, 의사, 대통령이 되고 싶나는 열망이 있다고 물어본다면 대다수는 아니라고 했을 겁니다. 이런 생각은 사회, 문화적인 틀안에서 형성되었고 생각을 좁혀나갑니다. 필자의 어머니가 의사가 되지 않기로 '선택'한 거라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에게 기회가 생기지 않는 일을 하지 못한다면 그건 선택이 아닙니다.
누군가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사실을 깨워주는 건 다른 아닌 완벽한 강요이고, 가장 완벽한 강요는 선택처럼 보이기 마련입니다.
권위에 대한 복종. 거부할 수 없는 선택.
"그에게 거부 할 수 없는 제안을 해보겠다" 영화 <대부>에서 비토 코르레오네의 말
인간의 자유의지를 꺽는 대표적인 사례는 권위에 대한 복종입니다. 이것을 보여주는 스탠리 밀그램이 실시한 유명한 실험이 있습니다.참가자가 실험실에 도착하게 되면 한 사람과 짝을 이루게 됩니다. 한 문제를 내고 다른 사람은 답을 합니다. 참가자는 문제를 내는 사람. 교사 역할을 맞고 답을 하는 사람은 전기충격 의자에 앉아있습니다. 틀린 답이 나오면 문제를 낸 사람이 벌로 전기충격을 주게 됩니다. 문제를 계속 틀리게 되면 전압을 계속 올리고 충격을 당하는 사람의 신음소리는 커집니다. 전압은 15볼트 부터 450볼트까지 있습니다. 450볼트는 별다른 지식이 없다라도 위험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전기의자는 가짜이고 앉은 사람은 연기자입니다. 충격을 받을 때 마다 고통스러운 척 연기를 할 뿐입니다. 실험이 진행되면서 전기 충격 강도가 점점 높아져 갑니다. 150볼트의 강한 충격을 주면 고통스러운 신음소리를 냅니다. 걱정이 된 참가자는 못하겠다고 말을 하지만 연구원은 "무슨 일이 있어도 실험은 계속 진행을 하는게 중요합니다.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어요. 반드시 계속 진행을 해야 합니다." 고 말을 합니다.
외부에서 볼 때, 정상적인 사고의 소유자라면 이렇게 할 겁니다. '나는 이런 미친 실험을 할 수 없다'고 말하며서 문을 박차고 나갈겁니다. 그런 후, '경찰 아저씨, 여기 미친 과학자가 있어요' 말하며 신고할 겁니다. 그러나 실험결과는 희망사항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설문조사를 결과, 실험 전에는 모든 사람들이 일정한 시점에서 실험을 그만둘 것이라고 자신했습니다. 대부분은 정신이 나간 사람만이 가장 극심한 충격인 450볼트까지 가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심리학자들은 1000명에 한 명꼴로 연구원의 말에 끝까지 복종할 것이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나 60%이상의 참가자가 연구원의 말에 끝까지 따랐습니다. 80%이상의 참가자 고통스럽다고 말하면서 소리를 지르며 풀어달라고 하는데도 끝까지 강도를 높여서 충격을 가했습니다.
밀그램의 실험에서 참가자는 언제든지 실험을 그만둘 수 있었습니다. 연구원이 단호한 목소리로 계속 하라는 말을 하는 것 이외에 별 다른 상황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실험 후 가진 인터뷰에서는 참가자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변명했습니다. 한 참가자는 명령을 따라야 했다고 말을 했고, 또 다른 사람은 해야만 했다 고 표현했습니다. 또 다른 참가자는 불가능한 상황에서 완전한 무력감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밀그램의 실험은 권위가 인간에게 어떻게 작용하는지 확실히 보여주었습니다. 밀그램이 이 실험을 계획한 것은 나치 독일 때문이었습니다. 선해보이는 사람들이 유대인을 비록한 다른 민족을 대량 학살했을까?
"우리 문화를 비롯한 어느 문화에나 명령을 따르도록 이끄는 유도조건이 존재한다. 물론 사람들이 그런 명령을 한 번 더 생각을 해보는 것 같다. 밀 그램의 실험처럼 자신의 내부 신념을 지키려는 충돌이 일어나기 때문에 확실히 모든 사람이 명령을 따르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러한 소신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결국 명령을 따른다"
이 실험은 1960년초에 실시되었고 지금은 다를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2010년 프랑스 다큐먼터리 영화 제작사는 가짜로 꾸민 쇼를 제작했습니다. 이 게임에서는 '경연자들'은 전기의자로 보이는 의자에 묶인 남자에게 질문을 했습니다.경연참가자도 관중도 전기의자가 가짜라는 사실은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80% 참가자들이 남자가 틀린 답을 말하며 풀어달라고 말을 애걸하는데도 계속 충격을 가했습니다. 어떤 참가자는 관중에게 계란 세례를 받아가면서도 남자가 죽은 것 처럼 보일 때 까지 전기 충격을 가했습니다.
선택의 한계를 인정하고 선택하기
동물 농장은 정말 명작
영국의 작가 조지 오웰 < 코끼리를 쏘다 > 산문이 있습니다. 조지 오웰은 버마에서 식민지 경찰로 복무했습니다. 관할지역에서 코끼리가 난동을 피웠고 신고를 받은 조지 오웰은 출동을 했습니다. 현장에 도착을 하자 코끼리는 진정이 되어 있었고 평화롭게 보였습니다. 상황이 끝났으므로 코끼리를 그대로 놔두어야 했지만 조지 오웰 뒤에 따라오는 군중은 행동을 해주기를 코끼를 쏴주기를 바랍니다. 글에는 오웰이 받았던 압박감이 그래도 전해집니다.
나는 길에서 멈추었다 코끼리를 목격한 순간 쏘아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분명히 들었다. 부려먹는 코끼리를 죽인다는 것은 중대한 문제였다. 그것은 값비싼 거대한 기계를 파괴하는 것과 같은 것이었다. 그래서 피할 수만 있다면 절대로 죽이지 말아야 한다. 게다가 멀리서 저렇게 평온하게 풀을 뜯고 있으니 황소보다도 위험해 보이지 않았다.
나는 오랫동안 그 놈을 지켜보고 있다가 다시 난폭해질 기미가 없는지 확인한 후 집으로 갈 생각이었다.그 순간 나는 내 뒤를 따라오던 군중을 힐끗 쳐다보았다. 적어도 2천명은 족히 돼 보였으며 계속 불어났다. 군중은 길 양쪽을 저 멀리까지 꽉 채우고 있었다. 나는 번쩍거리는 색깔옷들 위에 떠 있는 누런 얼굴의 바다를 보았다. 이 조그만 구경거리에 들떠있는 행복한 얼굴들.. 그들은 코끼리가 곧 사살될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그들은 마술을 시작하려는 마술사를 보듯 나를 지켜보았다. 그들은 나를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내가 마술과도 같은 총을 들고 있으니 잠시동안 지켜볼 가치가 있는 사람이 되었다. 갑자기 나는 결국 코끼리를 쏘지 않을 수 없음을 깨달았다. 사람들이 나에게 기대를 걸고 있으니 그 일을 수행해야만 했다.
거부할 수 없는 상황이 힘이 방아쇠를 당기도록 만들었고 결국 코끼리를 죽게 만들었습니다. 다른 사람의 기대,상황의 힘으로 인해서 꼭두각시 되어버린 것입니다. 코끼를 쏴 죽이거나 살인을 하지 않더라도 거부할 수 없는 상황의 힘에 굴복한 경험은 다들 있을 겁니다.
우리는 의지대로 행동하고 싶어하고 삶을 개척하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상황의 영향, 경제, 문화, 권위가 우리의 선택에
많은 영향을 끼칩니다. 필자가 제시하는 4가지
방법은 '상황의 위력을 인식하라', '자신의 비이성적인 성향을 인식하라' '습관에 유념하라' '문화의 영향을 인식하는 능력을
개발하라' 입니다. 현실은 의지로만 선택할 수 없고 상황이 우리에게 많은 끼치는 영향을 인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상황의 영향력을
인정하는 것은 운명에 따른다거나 무기력한 것은 아닐 겁니다.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고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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