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누기

LG 프라다 3.0 - 아무것도 만들어 내지 않는 잉여는 사라져야 하는가?

네그나 2011. 12. 28. 10:30


LG의 회심의 역작인 프라다 3.0이 28일날 출시됩니다. 프라다 라는 명품 브랜드를 등에 업기는 했지만 출고가가 89만9800만원의 저렴한(?) 가격입니다.  KT와 SKT를 통해서 출시하고 U+를 통해서도 출시할 예정입니다.

LG 프라다 3.0

LG 프라다 3.0


프라다 3.0은 검은색의 중후한 이미지입니다. UI도 일쳐감을 주기 위해서 흑과 백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런

형태의 이미지는 심비안에서도 본 것 같은데요. UI가 조화를 이루는 것은 좋지만 추가적으로 설치되는 어플과 게임들은 어떻게 구현이 되는지 모르겠군요. 흑백으로 전환시키는 기능이 있을 것 같기는 합니다.



LG 프라다 3.0

LG 프라다 3.0


프라다 3.0 뒷면에는 프라다 고유 패턴으로 불리는 천연가죽 무늬의 사피아노 문양을 적용되어 있습니다. 




프라다 3.0은 스펙은 그리 뛰어나지 않습니다. 안드로이드 2.3 진저브레드 (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업그레이드 예정)

1.0GHz 듀얼코어 프로세서, 4.3형 WVGA(800x480),16GB 메모리 800만 화소 카메라 입니다.




개인적으로 스마트폰 같은 전자기기에 명품브랜드를 붙이는것은 회의적입니다.  전자기기에는 스펙이로 표현되는

숫자로 표현되는 자료가 있습니다. 전자기기에 명품브랜드를 붙여 놓아도 조금만 지나며 보급형 모델에도 밀립니다.




프라다 명품가방의 품질을 알고자 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알 방법도 없거니와 있어도 큰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그저 '비싸니까 좋겠지' '좋을 것이다'고 막연하게 생각합니다. 고급와인도 이와 비슷합니다. 고급와인의 차이를 느낄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 입니다. 그저 '비싼 와인이니까  더 좋을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명품 가방이나 고급와인은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습니다.




명품이란 '그럴 것이다'는 느낌을 줘야 합니다. 이성보다는 감성에 호소를 해여 하는데 숫자로 표현이 될 수 있다면 이성에 눈을 뜰 수 밖에 없습니다. 조금만 지나면 프라다 3.0도 구식모델이 되어 버리겠죠. 물론 디자인이라는 요소에

더 큰 가치를 두는 사람들에게는 각광을 받겠지만요.





스마트폰에 부진한 LG는 프라다 3.0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을 텐데요. 힘들더라도 남의 브랜드를 사용하기 보다

독자적인 브랜드를 개척해야 합니다. 삼성이 안드로이드에 진출을 하고서, 새로이 내놓은 브랜드가 갤럭시 입니다.

갤럭시S같은 경우에는 대표적인 모델로 자리 잡았습니다. 제대로만 만든다면 갤럭시S3는 전작 이상의 성과를 거두겠죠. 반면 LG는 옵티머스 시리즈를 밀고 있는데 대표모델이라고 하기에는 아직까지는 부족한 느낌이죠.






프라다 3.0은 다음 글을 쓰기 위한 떡밥이었고요. 진짜 쓸글은 이제 부터 입니다.



LG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왜 뒤쳐졌을까?
[집중분석] 제조업 무시, 기술개발 소홀…LTE, 묘책 될까?


LG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왜 뒤쳐졌는지에 대한 기사입니다.다음 5가지 이유를 들면서 뒤져졌다고 말합니다.

1. 제조업·기술 경시, 스마트폰 초기대응 늦어져
2. 여전히 떨어지는 기술
3. 파트너 MS의 몰락
4. ‘LG전자는 늦다’ 굳어진 이미지
5. 애플의 철옹성, 삼드로이드 동맹


LG전자는 3분기 영업손실이 319억원입니다. 그 중에서도 휴대전화 사업을 총괄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가 138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MC 부문은 2010년 2분기 이후 여섯 분기 연속 적자입니다.



휴대전화는 포기할 수 없는 분야입니다. 사람들이 2년마다 100만원에 가까운 기계를 교체하는 분야는 흔하지 않습니다. 휴대폰 말고 2년 마다 바꾸는 기기가 있나요? 휴대폰이 유일합니다. 이렇기에 스마트폰이 레드오션이 되고, 경쟁이 치열해 지더라도 포기할 수 없습니다.



중요한 휴대전화 시장에서 LG는 왜 뒤쳐졌을까요? 2010년 1월 “2012년 세계 2위 휴대전화 제조업체가 되겠다”고
선언할 정도였는데요. 실제로 그 때의 말을 허언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기사의 원인을 다시 한번 짚어보겠습니다.



1. 예측의 실패 - 미래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2007년 LG전자가 경영 컨설팅을 의뢰한 모 글로벌 컨설팅회사에서 “스마트폰 시대 이전에 ‘고품질(high-end) 피처폰’ 시대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을 믿고 전략을 세웠습니다. 그 컨설팅 회사가 맥킨지라는 것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입니다. 그 후의 LG의 행동을 보면 컨실팅회사의 보고서 대로 행동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시장은 LG 의 바램과는 달라 급격하게 스마트폰으로 이동을 하게 됩니다.






예측이 실패했다고 해서 책임을 물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신이 아닌 이상 그 누구도 정확한 미래는 알 수 없죠.
예측이란 항상 틀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측의 실패는 어쩔 수 없습니다. 맥킨지를 너무 신뢰했다는 말도 나오던데
이성적인 사고만 하면 그럴 수 있습니다. 숫자와 잘 구성된 보고서를 맹신하면 그럴 수 있습니다.




컨설턴트나 애널리스트 말을 다 믿을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아예 안 볼 수도  없는 게 사실입니다. 누구나 불확실한 미래를 들여다 보고 싶어하니까요. 남들 보다 먼저 미래를 안다면 아는 만큼 이익을 얻을 수 있으니까요



시장은 주식이나 환율 처럼 예측하기가 아주 어렵습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과 같습니다. 어디로 튈지 모른다면 예측하기 보다 대응을 하는게 낫습니다. LG는 그 대응이 늦었습니다.



2. 잘못된 선택. 동아줄인줄 알고 잡았는데 알고보니 썩은 동아줄



성공이 올바른 선택의 연속이라면 실패는 잘못된 선택의 연속입니다. LG가 미래예측을 실패했지만 그것 만이 다는
아니겠죠. 삼성도 미래 예측에는 실패했을 겁니다. 삼성도 이렇게 빨리 스마트폰 중심으로 변할거라고 예측을 했을까요? 그들도 몰랐을 겁니다. 아는게 이상한 겁니다.



삼성과 LG를 갈라놓은 것 중 하나는 선택입니다. 삼성은 안드로이드가 부상하자 재빨리 말을 바뀌 탓습니다. 그덕에
삼성은 위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었습니다.  LG는 여전히 마이크로소프트를 믿었습니다.


김운호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LG전자 내부적으로 ‘구글 OS 안드로이드는 여기, 저기서 다 이용하고, 아직 OS로서 검증되지 않았으니 우리는 PC에서 인정받은 MS로 가자’는 의사 결정을 내렸는데 이게 패착(敗着)이었다”고 분석했다. 결국 시장은 안드로이드 대 아이폰으로 갔고, LG전자는 안드로이드에 대한 대응력이 떨어졌다.


이 말 그대로 였을 겁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라던가 '안드로이드는 일시적인 유행'이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지금 보면 LG의 선택은 어리섞어 보입니다. 하지만 그 당시의 기준으로 판단을 해보면 LG는 합리적인 판단을 한 겁니다.



IT관련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면서 느끼는 것 중 하나가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맹신입니다. 이 사람들은 이렇게
말 합니다. '스마트폰도 결국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배하게 될 것이다.' '왜 그런가?' '마이크로소프트 이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돈이 많으니까.' 더 정확하게 말을 하자면 PC를 윈도우가 지배했듯이, 엑스박스 360이 결국 가정용 게임기 시장의 한축이 되었듯 스마트폰 시장도 결국 똑같이 될 것이다 라는 주장입니다.



한줄 요약을 하면 '마이크로소프트만 믿고 가면 된다' 입니다. 바로 이와 같은 생각은 LG 경영진들의 생각과 같습니다. 지금도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당시에는 오죽했겠습니까?



마이크로소트의 저력과 능력이 대단하고 윈도우폰이 앞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있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무조건 성공한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과거를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한다면 그럴 수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다시 탈환할 수 도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을 가능성도 엄연히 존재합니다. 이런 가능성조차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과거를 바탕으로 예상한다면 이와 같은 일은 예측할 수 없다. 1000일후에 칠면조의 목이 날아가는 것 처럼 피쳐폰의 수요가 갑자기 떨어져 버렸다.



맥킨지가 왜 피쳐폰이 지속된다고 예상했을까요? 과거를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했기 때문이죠. 현실은 선형그래프가 아닙니다. 잘 나가다가 갑자기 그래프가 꺽이게 되는 일이 다반사로 벌어집니다. (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바로 서브프라임 금융위기 입니다. 과거의 데이터만으로 서브프라임 위기를 예측할 수 없습니다. 그거 아세요. 서브 프라임 금융위기는 기존의 예측모델을 적용하면 2조년에 한번 일어날 확률입니다. 참고로 지구탄생은 45억년 전입니다.) 그래프 처럼 피쳐폰의 수요가 갑자기 뚝 떨어지는게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습니다. ( 물론 늘  일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잘못된 선택을 한 대가 결과,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하고 희비가 얼갈렸습니다. 절대강자인 노키아는 추락을 했고,
대신에 삼성, HTC, 모토로라, 소니에릭슨은 수혜를 입었지만 LG만 노키아와 같이 추락을 했습니다. LG의 또 다른 잘못된 선택은 인텔과 협력입니다. 인텔과 협력해서 신모델을 내놓을 계획이었지만 이것도 엎어졌습니다. LG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이라는 썩은 동아줄을 연속으로 붙잡았습니다. 그 대가는 바로 나타났습니다.


3. 진출타이밍을 놓치다.


적절한 타이밍에 러쉬하지 않으면 괴로워 진다.


미래예측 실패, 전략의 오류, 잘못된 선택, 능력 부족으로 LG는 제 타이밍에 진출하지 못했습니다. 스타크래프트와 시장의 공통점은 진출타이밍을 잘 잡아야 한다는 겁니다. 타이밍을 놓치면 상대방에게(시장에게) 끌려다닐 수 밖에 없습니다. 한번 주도권을 잃어버리면 되찿아 오는게 쉽지 않는 것도 시장과 게임의 공통점입니다.




4. 마케팅과 브랜드에 집중하다. 대신에 무엇을 잃었나?



2007년 1월 LG전자 CEO로 취임한 남용 전 LG전자 부회장은 “대표적인 제조회사인 LG전자를 ‘세계 최고의 마케팅 회사’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제품개발(R·D)보다 마케팅, 디자인에 방점을 찍었다. 인력을 재배치했고 30~40대 젊은 마케터와 외국인을 과감히 채용했다.


마케팅과 브랜드 이미지를 확립하겠다는 것은 좋은 일이죠. 현대사회에서 마케팅과 브랜드의 힘은 대단하니까요.
하지만 R&D를 희생하고 마케팅과 브랜드에 신경을 쓴것이 문제입니다.



최근에 읽은 브랜드 강박증에서도 비슷한 경고를 하더군요. 미국기업들이 R&D투자하기 보다 브랜드와 마케팅에 더 신경을 쓴다는 겁니다. 반면 아시아기업들은 R&D에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다고 지적을 했습니다. 브랜드만 신경을 쓰는 현상이 언젠가 미국기업에게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거라고 경고합니다. 그 말대로 된 게 바로 LG입니다.



R&D에 투자하는 것은 길고 지루한 작업입니다. 당장 성과가 나타나지도 않고 차라리 그돈으로 마케팅과 브랜드에
이미지 구축하는데 사용하는게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습니다.그러면 비용은 줄어들고 매출과 수익이 더 늘어
날 수 있습니다. R&D 부서를 왜 남겨두어야 할까요? 만약 R&D 부서가 아무것도 만들어내지 못하더라도 남겨두어야 할까요? 성과가 없어도 남겨두어야 할까요?




답은 '그렇다.'  입니다.








아무것도 만들어 내지 못하는 R&D 부서에 투자는 왜 필요한가?



국내에 아이폰이 도입되고, 아이폰 열풍이 불어닥칩니다. 국내기업에게 위기론이 등장했습니다. 애플을 따라 잡지
못할거라는 거였습니다. 이시기에 삼성이 옴니아2로 불명예를 얻었고 수 많은 안티를 가졌을 때 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삼성을 보면서 '쉽게 따라 잡지 못할 것' 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삼성은 전자회사이고 소프트웨어에서 취약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무섭게 따라 붙었습니다. 삼성이 이렇게 단기간에 성과를 낼 거라고 예측한 사람 얼마 없을 겁니다. 물론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없었다면 이와 같은 결과도 안 나왔겠지만 능력이란 다가온 기회를 어떻게 살리냐 입니다. 안드로이드는 모두에게 주어졌는데 삼성만큼 해낸 기업도 없으니까요.




'어떻게 삼성이 이렇게 빨리 따라 잡을 수 있었을까?' 의문을 가졌습니다. '공돌이와 엔지니어를 갈아넣었나?'
그러기도 했겠지만 마찬가지로 갈아넣은 LG는 성과를 못냈습니다. 



'이상하다.'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답을 찿았습니다. 최근에 읽은 < 비지니스의 속임수> 라는 책을 보에서 주목할
만한 내용이 나옵니다.  아무것도 만들어 내는 못하는 R&D가 필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오랫동안 경제학자들을 비롯해서 경영조직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창출하는 일이 R&D부서의 일이라고 굳게 믿었습니다. 제대로 된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상품화 하여 수익을 올려야 R&D 부서에 투자할 가치가 있다는게 그들의 논리였습니다. 아무도 만들어 내지 못하는 R&D부서는 돈만 낭비하는 꼴이라는 거죠.



그런데 웨슬리 코헨 교수와 다니엘 레빈탈 교수는 흥미로운 연구결과를 내놓았습니다. R&D가 아무것도 내놓지 못해도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아무것도 내놓지 못하는데 어떻게 도움이 된다는 것인가?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들은 붐이 부는 순간 순식간에 퍼지기 마련입니다. 다른 기업들은 신기술 또는 신제품을 쉽게 모방할 수 있습니다. 경제학자들은 모방에는 전혀 비용이 들지 않는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길바닥에 동전 줍듯이 그냥 모방하면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손 안대고 코 푸는 격이라는 거죠.



하지만 그런 관점은 크게 어리섞은 것이었습니다.
경쟁사를 모방하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R&D에 투자한번 못해본 기업은 모방하라도 등을 떠밀어도 못합니다. 그에 반해 어수룩한 천재들만 모여서 제대로 하는 일이 없는 R&D 부서라도 들 수 있는 기업은 남을 모방하는데 휠씬 유리합니다.  이것이 바로 R&D부서를 운영할 때 생기는 예상 밖의 수익입니다. R&D부서가 없으면 남의 기술을 제대로 이해해서 자사의 제품이나 기업 운영에 활용할 수 없습니다.



운명의 여신은 준비된 기업의 편입니다. R&D에 투자를 할 때, 두가지 이점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는
새로운 것을 발명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남들이 생각해내고 것을 이해하고 모방을 통해서 자사의 상품이나
기술로 활용하는 능력입니다.


R&D투자 하는게 모방하는 데 유리하다는 겁니다. 아이폰을  모방하라도 던져준들 그대로 모방할 수 있는 기업이
적다는 겁니다. 이건 마치 컨닝과 비슷합니다. 시험 컨닝0도 공부를 한 사람이 더 잘합니다. 공부를 한 사람이라면
약간의 힌트만 보면 답을 적어내겠지만 아무런 공부를 하지 않는다면 답을 보여주어도 적어내지 못할 겁니다.



안드로이드가 오픈소스로 공개되기 했지만 그것을 활용할 수 있는 기업은 소수입니다. 그냥 하드웨어에다가 올리면 되는게 아니었죠. 아이리버도 안드로이드에 진출을 시도했지만 큰 성과는 없습니다. 모방하는 것도 그대로 따라 만드는 것도 쉬운일이 아닙니다. 모방이 붕어빵 찍어내듯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거죠.






잉여는 왜 필요한가? 잉여가 필수가 될 때가 있기 때문이다.




개미를 상대로 한 흥미로운 실험이 있습니다. 일개미들 70% 퍼센트는 일을 하지만 30%는 전혀 일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 노는 30% 개미를 따로 떼어 놓으면 다시 일하는 70%와 노는 30%로 갈라진다고 합니다. 과학자들은 왜
노는 개미가 발생한는지에 대한 답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노는 개미가 알지 못하는 기능을 수행
할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노는 개미들이 지금은 잉여이지만 나중에 다른 역할을 하게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개미들은 노는 개미를 놔두는 이유가 분명히 있을 겁니다.  자연은 빡빡하므로 단순하게 잉여를 남겨놓지를 않을 겁니다. 잉여를 무시했다가 멸종이 길을 걸은 생물이 있습니다. 바로 도도새입니다. 도도새는 멸종의 아이콘입니다.



도도(Dodo)는 마다가스카르 앞바다의 모리셔스 섬에 살았던 새입니다. 비둘의 친척인 도도는 날지 못하는 새입니다.
처음에는 날 수 있었지만 날개가 퇴화하여 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도도가 날개를 왜 포기했을까요? 날개가 퇴화한 이유는 도도새가 살던 땅에는 위협할 만한 맹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멸종의 아이콘인 도도새. 날개와 포식자에 대한 공포를 잊은 대가는 컷다.



진화는 오랜시간에 걸쳐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수백년이 지나더라도 포식자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면 날개를
포기해도 된다고 결론이 내렸을 겁니다. 날개를 포기한 선택은 잠깐 동안은 옳았지만 재앙이 되었습니다. 대항해
시대가 열리고 1505년 포르투갈 인들이 최초로 섬에 발을 들여 놓게 됨에 따라 도도새에게는 비극이 닥칩니다.




도도새는 고기를 원하는 선원들에게는 매우 좋은 사냥감이었습니다. 왜내하면 도도새는 날개를 퇴화한 것도 모잘라서 포식자에 대한 공포 마저도 잃었습니다. 선원들이 몽둥이로 두들겨 패도 도망가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고 합니다. 사냥으로 인해 많은 수의 도도새가 죽어갔고 섬에 유입된 생쥐, 돼지 그리고 원숭이들은 바닥에 둥지를 트는 도도새의 알을 쉽게 잡아먹어서 확인사살을 했습니다. 결국 도도새는 멸종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세상이 변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 포식자에 대한 공포, 도망치기 위한 날개를 포기한 도도새는 멸종했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도도새가 지금 발견되었다면 전혀 다른 대우를 받았을 겁니다. 애완동물의 첫번째 원칙은 순해야 한다는 겁니다. 두들겨 패도 가만히 있을 정도로 온순하다면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을 겁니다. 개나 고양이처럼 전세계 퍼져서 전 세계인이 도도를 기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사람이나 생물이나 때를 잘 만나야 하는 것은 똑같습니다.



지금 당장 필요하지 않더라도 나중을 위해서 잉여기능을 남겨놓았다면 도도의 운명이 달라졌을 지도 모릅니다.
위기시에 빛을 발했을 겁니나.



LG는 마케팅을 강화하고 R&D투자를 줄였을 당시에는 성과를 보여주었습니다. 잉여가 제거되고 효율이 극대화 되니까요. 하지만 변화가 일어나서 모방이 필요할 때는 그 선택이 부메랑으로 돌아왔습니다. 변하고 싶었는데 R&D투자가 부족하니 할 수가 없었을 겁니다. 도망치고 싶어도 도망치는 방법을 모르는 도도새처럼요.




삼성이 빠르게 따라 잡을 수 있었던 것도 R&D역량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삼성이 운이 좋아서 지금과 같은 결과가
나왔을까요?  그렇지는 않았을 겁니다. 삼성은 바다를 준비하는 등 여러가지로 대비가 되어있었던 걸로 보입니다. LG가 증자의 대부분을 스마트폰과 연구개발에 투자하겟다는 것을 보아도 R&D투자가 중요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 불필요하다고 버리는 순간, 나중에 재앙이 되어서 돌아올 수 있습니다. 세상은 계속해서 바뀌기 때문입니다.
도도새처럼 '세상은 변하지 않아'라고 믿으면 안됩니다.




기업에서 R&D투자는 군대를 보유하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군대는 평상시에는 쓸모도 없이 밥만 축내는 조직이지만 위기시에는 진가를 발휘합니다. 로마의 베제티우스는 '평화를 원하는자 전쟁을 준비하라'고 말을 했습니다. 위기에 힘을 발휘할려면 평시에 얼마나 투자했는지가 관건입니다. 전략게임인 스타크래프트에서도 자원을 짜내서 공방 업그레이드 하면( 즉 연구개발을 하면) 나중에 큰 힘을 발휘할 때가 있습니다. 




평상시 쓸모 없다고 아무것도 만들어 내지 않는다고 푸대접하면 나중에 후회할 날이 옵니다. 잉여가 쓸모가 있어
지는 날이 한번은 옵니다. 준비하지 않고 나서 나중에 후회한들 그 때는 늦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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