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TV

리얼 스틸 (realsteel. 2011) - 언젠가 게임이 현실로 걸어나오게 될 것이다.

네그나 2011. 11. 29. 10:00
로보레스 (Robo wres 2001) 이라는 레슬링 게임이 있었습니다.  세가가 1986년에 제작한 게임인데, 오락실을 다녔던 게임키드라 한 번쯤 보았을 게임입니다. 동생이 이 게임을 참 좋아했죠. 로보레스은 2001년을 배경으로 사람이 아닌 로봇이 링위에서 레슬링을 한다는 설정입니다.

Robo wres 2001



Robo wres 2001



로봇답게 인간이 할 수 없는 동작을 보이고(게임이니까) 호쾌한 타격감을 선보여서 많은 인기를 끌었던 게임입니다. 기억상으로는 이런데 실제로 해보게 되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군요. 다시 해보면 어린시절에 가졌던 느낌과 많이 다르겠죠. 추억은 미화되기 마련이니까요.



영화 리얼스틸을 보고 있노라면 로보레스가 떠오릅니다. 시대배경은 2020년으로 사람이 아닌 로봇이 링으로 올라갑니다. 로봇 기술이 충분히 발전해서 인간의 동작을 그대로 구현할 수 있다는 시대설정입니다. 인간은 더 잔혹한 살상을 보여주기를 원하는데 인간을 대상으로 할 수 없으니 로봇들이 대리전을 합니다.


리얼스틸은 스크린이 아닌 진짜다.



로봇이 사람 대신에 링에 올라가서 싸우기는 하지만 트랜스포머처럼 영화의 주인공은 로봇이 아닙니다. 전직 복서인 찰리켄슨과 그의 아들인 맥스가 풀어나가는 이야기 입니다. 이야기 전개는 헐리우드 스타일 충실히 따라간 예상가능한 이야기 전개입니다.


리얼스틸




전국을 떠올아 다니던 찰리 켄튼에게 태어나고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던 자신의 아들을 여름동안 맞아서 돌보게 됩니다. 서로를 처음 본 둘은 불신하고 투닥거리고 됩니다.



둘의 성격도 다른데, 아버지인 찰리는 성격이 급하고 별 생각이 없는 반면, 아들은 맥스는 11살인데도 불구하고 생각이 깊고 조숙합니다. 애가 너무 어른 스럽게 나오는데요. 애가 어떻게 저래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아이디어맨이라는
책을 보고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아이디어맨은 마이크로소프트의 공통창업자인 폴 앨런의 자서전인데, 폴 앨런이 말하기를 빌 게이츠는 포춘지를 보면서 10살 때 부터 기업을 경영하는 꿈을 꾸었습니다. 빌게이츠가 최초로 이력서를 작성한 나이는 16살 때 이니 이런 걸 생각해보면 맥스의 어른같은 설정이 과하다고 볼 수 없겠습니다. 세계를 뒤져보면 저런 애들이 있겠죠.



부자임에도 서로 닮아 보이지 않은 두 사람 이 로봇복싱에는 큰 관심을 보입니다.  정이 없던 부자지간에서 로봇복싱에 참가해서 서로가 서로를 이해해 나갑니다.( 대충 이야기 전개가 어떻게 될지 상상이 가죠.)









스포츠 영화 공식 그대로



로봇이 링에 올라가서 싸우지만 로보레슬처럼 슈퍼로봇 같은 설정은 아닙니다. 팔이 날라가고 목이 날라가는 과격한 장면이 나오기는 합니다. 로봇들의 복싱이 호쾌하기는 하지만 인간의 설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것은 아쉬운 점입니다. 인간이 불가능한 동작이 나왔다면 더 좋았을 텐데, 그렇게 하면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서인지 인간일
할 수 있는 듯한 동작만 나옵니다.




리얼스틸은 전형적인 헐리우드 스타일 그대로입니다. 기존의 스포츠 영화에서 나왔던 공식을 그대로 따라갑니다.
여러 영화를 짬뽕한 듯한 느낌인데, 권투를 소재로 한 영화로 가장 유명하고 대중적인 인기를 끈 영화는 바로 록키죠. 실버스타 스탤론을 무명에서 스타로 만들어준 영화인데, 복싱장면을 보다 보면 록키생각이 많이 납니다.




스포츠 영화의 흔한 공식 이라면 무명의 선수가 혜성처럼 등장하고, 차례로 승리를 거두면서 챔피언에게 도전한다는 내용입니다. 리얼스틸도 똑같습니다. 정식리그에 오르기는 커녕 동물원, 불법경기장에서 벌어지는 하급 경기에서
이기기 시작합니다. 승리가 쌓일 수록 아톰은 유명해지고 공식경기에서 챔피언인 ‘제우스’와 맞붙게 됩니다. 스포츠 드라마 라면 바닥부터 시작해서 꼭대기까지 올라가야죠.




찰리 켄튼은 돈을 주고 산 로봇인 최신형 로봇이 ‘노이지 보이’가 고철로 변하고 부품을 구하기 위해서 고철처리장에서 쓸만한 부품을 가져오기 위해서 잠입을 하는데, 찰리인 아들인 맥스(다코다 고요)가 2세대 로봇을 발견하고 가져옵니다. 이 스파링 로봇에게 아톰 이라는 이름을 붙여줍니다.




스포츠 영화라면  이렇게 되겠죠. 길거리를 전전하던 무명의 복서나 깡패질을 하고 다니던 고등학생인 강백호를 누군가가(감독 혹은 코치가) 알아봐줍니다. 리얼스틸에서는 길거리나 고등학교가 아니라 고철처리장입니다. 스포츠영화에서는 가능성을 알아봐주는 사람이 꼭 한명씩 나옵니다.

스포츠 드라마 라면. 막장에서 정상까지는 기본




스포츠 영화나 드라마 주인공들의 특징은 기술은 부족하더라도 넘치는 체력을 가지고 있는 설정을 가지고 있습니다.록키는 계속 얻어 터지더라도 끝끝내 굴하지 않고, 슬램덩크의 강백호는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체력과 투지는 가져야 한다.



아톰은 2세대 로봇으로 이제는 한 물간 구닥다리 취급을 받습니다. 아톰은 원래 스파링 로봇입니다. 이 말은 맷집은 좋다는 거죠. ( 예상되겠지만 많이 얻어터집니다.) 영화의 주인공중 한 명은 찰리켄슨도 한 때 복서로 이름을 날렸지만 지금은 복싱용 로봇으로 조종하면서 돈이나 따는 3류 인생입니다. 사람이나 로봇이나 한 물간 구닥다리입니다.
쥐구멍에 볕드는 것, 꼴찌들의 반란 역시 스포츠드라마 공식이죠.




총평을 해보면, 로봇복싱을 배경으로 하는 리얼스틸은 남자들이 좋아할 만한 영화입니다. 남자들이 좋아하는 스포츠와 로봇일 결합되어 있는 영화이니까요.하지만 로봇이 복싱을 한다는 설정일 뿐 신선한 면이보이지 않습니다.록키에서 단지 로봇으로 바뀐 형태에 불과합니다. 너무 뻔한 전개가 식상합니다. 리얼스틸은 엄청나게 재미있는 영화는 아니지만 극장에서 부담없이 볼 만한 영화입니다. 완득이 볼려다가 극장에서는 리얼스틸이 낫겠다 싶어서 보았는데
볼만합니다.












로봇이 열어줄 미래



영화외적인 이야기를 해보면. 로보레슬은 ‘2001년도에는 로봇이 레슬링할거야’ 하는 설정으로 만든 게임이고, 리얼스틸은 ‘2020에는 로봇들이 격투를 할 거야’ 생각하고 만든 영화입니다. 리얼스틸은 고증이 철저한 영화는 아니니까 상관은 없는데. 8년후 로봇이 격투를 하는 것은 볼 수 없을 겁니다. 인간과 비슷한 로봇을 만들기에는 어려움이 많으니까요.




인간이라면 당연하다가 생각되는 걷고, 달리기 같은 것도 로봇으로 구현하도록 만들려면 굉장히 어렵습니다. 격투
로봇이므로 타격을 입으면 다시 중심을 잡아야 합니다. 다시 바른 자세 잡기를 구현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군사용
로봇으로 만든 말 같은 로보인 빅 독이 화제가  된적이 있었습니다. 빅 독은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회사에서 개발중인
군사용 수송 로봇입니다. 빅독이 4족보행으로 걷는 모습을 보면 아주 리얼합니다.










빅독이 화제가 된 이유는  사람이 걷어차거나 울퉁불퉁한 지형에서도 다시 중심을 잡는다는 단순한 이유 때문입니다. 인간이라면 혹은 동물에게는 간단한 동작도 로봇에게는 엄청나게 어려운 동작 이라는 걸 잘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빅독은 4족이니가 낫지 2족은 더하죠. 이런 단순한 동작을 구현시킬려고 똑똑한 사람들이 달려드는 것을 보면 어려움을 잘 알 수 있습니다.



미래학자인 레이 커즈와일은 인공지능과 로봇에 대해서 낙관하지만 리얼스틸과 같은 로봇이 현실세계에서 구현되기는 앞으로도 어려울 겁니다. 인간의 동작을 모방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에너지가 가장 큰 문입니다. 거대로봇이 격투를 한다면 에너지 소모가 엄청날겁니다. 현재의 고성능 컴퓨터가 엄청난 전력소모, 열을 배출하는 것을 감안하면
로봇이 가까운 미래에 현실화 되기는 어렵죠.


이런 로봇이 불과 5만달러 밖에 안한다.


리얼스틸에서는 최신형 로봇인 ‘노이지 보이’가 불과 5만달러 밖에 하지 않습니다. 자동차 한 대 살 가격으로 최신형 격투 로봇을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렇게 되기에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겁니다. 물론 언젠가는 그렇게 되겟지만
그때가 생각처럼 빨리 오지는 않을 겁니다.




로봇이 대중화 되면 세상이 바뀌겠죠. 전 세계를 연결시킨 인터넷은 세상을 엄청나게 바꾸어 놓았습니다. 로봇의 대중화는 인터넷 그 이상일겁니다. 로봇에게 육체노동을 다 맞겨 버릴 테고 세상이 근본적으로 변하게 될 겁니다. 리얼스틸은 로봇복싱이 주요한 장면이라서 배경에 대해서는 큰 설명이 없지만 분명히 지금과는 다른 세상이 될 겁니다.



아이패드로 로봇을 조종하는 날이 올지 모른다.





영화에서는 로봇을 움직이는 다양한 방법이 나옵니다. 음성인식과, 아이패드와 같은 태블렛, 비디오 게임에서 보이는 조이스틱, 사람의 동작을 그대로 따라는 동작인식이 있습니다. 지금도 초보적이기는 하지만 다들 시도하고 있는 움직입니다. 아이폰4S에서는 시리를 활용해서 음성으로 간단한 명령을 내릴 수 있습니다. 안드로이드 4.0 아이스크림 샌드위치에서는 페이스언락을 이용해서 사람의 얼굴을 인식합니다. 닌텐도의 위와 엑스박스360의 키넥트는 사의 동작을 인식합니다.  기술의 발전으로 조금씩, 조금씩 상상했던 것을 구현하고 있습니다.



게임에 사용되었던 기술이 로봇에게도 사용되고 있는데요. 맥스가 로봇을 잘 조종하자 찰리는 깜짝 놀랍니다. 맥스가 심드렁하게 대답을 합니다. “비디오 게임 많이 해봤어요.” 세상이 변하고 기술이 발전하게 되면 게임 조작 기술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미군이 엑스박스360컨트롤러를 활용해서 군사용 장비를 조종하는 것도 놀랄만한 일이 아닙니다. 군사무기에서 무인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 가장 좋은 방식이 바로 게임 컨트롤러를 이용하는 방법이니까요.





로봇복싱은 쇼인가? 스포츠인가? 게임인가?




영화 리얼스틸은 2020년 시대에는 사람이 조작하는 로봇복싱을 하는 시대입니다. 로봇복싱 (WRB, World Robot Boxing)라는 공식리그를 가진 인기스포츠입니다. 돈이 엄청나게 걸리고 사람이 사람들이 열광을 합니다.




그렇다면 로봇복싱은 쇼일까요7 스포츠일까요? 게임일까요? 승패를 겨루고 규칙이 존재하고 심판이 있는 것은 스포츠와 유사입니다. 그런데 사람이 없습니다. 사람이 무언가를 갈고 닦아서 기량을 겨루는게 아니라 뒤에서 조작을 하거나 명령을 내릴 뿐입니다. 이것은 바로 게임입니다. WWE처럼 쇼적인 면을 강조해서 사람들을 흥분시키는 것을 보면 쇼와 닮았습니다. 이 시대의 로봇복싱은 게임과 스포츠, 쇼가 결합한 신종 스포츠입니다. 지금은 바로 이런게 있습니다.





바로 스타크래프트 리그입니다. 스타크래프트 리그는 블리자드의 인기전략 게임은 스타크래프트를 스포츠화 시킨
것입니다.  규칙이 존재하고 심판이 판정을 내리고 경기의 승패를 겨룹니다. 사람들은 스크린을 보면서 환호성을
지르고 낙담하거나 눈물을 흘립니다. 지금 스타크래프트 리그는 1세대 이스포츠 입니다. 1세대는 스크린만을 봅니다.




버추어 파이터나 철권 캐릭터들이 현실로 튀어나오게 되면?




전략게임인 스타크래프트나  격투게임은 철권 혹은 버추어 파이터의 승부에는 몇몇 사람이 관심을 보입니다. 지금은 스크란 속에서만 존재하지만, 기술이 충분히 발전하면 이스포츠가 2세대, 3세대로 진화하게 될것입니다. 리얼스틸
처럼 게임속의 캐릭터가 현실로 걸어나오게 되는 겁니다.





리얼스틸을 경기하는 모습을 보면 프로 게이머와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조작하는 사람은 아이패드형 패드나, 조이스틱형, 동작인식등 게이머가 내리는 지시에 반응합니다. 지금은 그게 스크린에서만 일어날 뿐이지만 미래에는 스크린이 아닌 실세계에서 구현이 될 겁니다.




스타크래프트 리그가 발전하면 어떻게 될 까요? 가상전쟁을 경험하게 해줄 겁니다. 살육은 관전자의 안전만 보장되면서 구경할 수 있다면 최고의 구경거리입니다. 로마시대에는 이런 사람들의 심리를 잘 알고 있어서 검투사를 서로 싸우게 했고, 사자와 인간을 대결시켰습니다. 더 큰 스케일도 나왔습니다. 경기장에 물을 가득 채워서 배를 띄우고
해전 구현하기도 했습니다.




진짜 전쟁을 구경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지역을 전투기로 폭격을 할 때, 그걸 구경 하러 나온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폭탄이 떨어지고 터지는 광경이 재미있다고 보러나온 이스라엘 사람이 있었습니다. 뉴스 프로그램도 어떻게 보면 전쟁구경이죠.




전쟁 행위를 구경거리로 만드는 것을 실제로 하게 되면 도덕적으로 비난받겠지만 리얼스틸 처럼 시뮬레이션을 하면 됩니다. 미래에는 홀로그램으로 스타크래프트의 필드가 구현될 겁니다. 상암경기장 같은 곳에서 관중들은 홀로그램 이미지들의 전투를 구경합니다. 팝콘이나 콜라를 씹으면서 응원을 하거나 돈을 걸고 있겠죠. 선수들은 지금의 프로게이머처럼 조작을 하거나 지시를 내리게 될 겁니다.  콜로세움에서 싸우는 미래버전이 되겠죠.




로봇이 링에 올라가 싸우고 홀로그램 이미지들이 싸우게 되면 더 이상 인간의 근력은 필요치 않게 됩니다. 리얼스틸에서는 11세의 맥스가 조종을 하는 장면도 나오는데, 원격 조작을 하게 되면 나이는 중요하지 않게 됩니다. 에반게리온의 조종사들이 꼬맹이인것도 이해할 수 있죠. 꼬마가 챔피언에 오를 수도 있을 테고, 백박의 노인이나 여자가 될 수도 있겠죠. 필요한 것은 지략과 판단력 같은 두뇌활동입니다.




지금도 게임은 현실과 융합하고 있습니다. 미래에는 게임이 현실에만 머물러 있지 않을 겁니다. 현실과 가상이 뒤석이게 되겠죠. 게이머가 스포츠인이 되는 날이 올겁니다. 리얼스틸 처럼 그들이 엄청난 부를 가지게 되는 날도 올겁니다. 지금 세계적인 축구선수들은 천문학적인 수입을 올립니다. 축구경기가 처음부터 선수들을 부자로 만든게 아닙니다. 점차적으로 발전하면서 오늘날까지 이른거죠.




언젠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리얼스틸을 현실에서 보게 될 날이 올 겁니다. 게임이 현실이 걸어나오게 될 날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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