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언제가 한 번 해볼 생각이었던 오리와 눈먼 숲. 최근에 후속작인 도깨비불이 나왔으니 이전작을 해보는 게 배경 이해를 높일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엑스박스 유저는 혜자 서비스인 게임패스 가입자라면 구매할 필요 없이 즉시 플레이해볼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되었습니다. 할 때마다 느끼는 '게임 패스 정말 좋죠?'

 

플레이해보고 나서야 아름다운 배경의 2D 플래포머 게임인 줄 알았습니다.  누구나 처음에는 이렇게 생각할 겁니다.

먼저 게임에서 충격을 받은 부분은

 

1. '아니? 시작부터? 비극적인 도입부.

 

동화적인 그래픽 아름다운 배경이 눈을 잡습니다. 음악이 좋아서 타이틀 화면을 가만히 보고 있을 정도였습니다. 스토리 초반부는 흔해빠진 비극적인 연출입니다. 왜 이렇게 감성적으로 느껴지는지? 우울한 일이라도 있었다면 눈물 한 방울 터트렸을  거 같았습니다. 게임 시작. 음악 감상하면서 부담 없이 즐기면 될 줄 알았습니다. 곧 아니라는 걸 깨닫습니다.

 

비극전야. 즐거운 한 때.

 

2. 나는 과연 몇번이나 죽었을까?

 

알아봤어야 했습니다. 인터뷰 뉴스를 보니까 오리와 눈먼 숲을 플레이하면서 누군가 600번 죽었다고 하더라고요. '뭐 그럴 수 있지' ' 게임을 못하나 보다' 나는 2D 플래포머 게임을 좋아니까 까짓 거. 어려워 봐야 얼마나 어렵겠어?  정말 한 숨 나올 정도로 쉽지 않았습니다. 삭제시킬까? 말까 고민을 할 정도.

 

여기까지면 해도 아름다운 게임으로 알았는데.

 

 

오리. 게임하면서 무슨 생각을 했냐 하면.

  • 제작진은 다크소울에 큰 감명을 받았나 보다. 정말 끝도 없이 계속 죽네. 2D 다크소울을 노렸나?
  • 개발진 중에 분명히 고통받는 게이머를 보면서 즐거워할 사람이 있을 거 같다.
  •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난이도를, 레벨 구성을 한 거야? 배경은 왜 이렇게 아름답고.

 

오리는 아름다운 그래픽과 배경음악을 가릴 정도로 솔직히 짜증 나는 난이도입니다. 나름대로 게임에 익숙하다고 여기는 사람도 이 정도로 느낍니다. 초보자나 어린 유저들은 과연 어떨지?  배경이나 아트에 공을 들여놓으면 뭐하는지. 어차피 대부분은 가보지도 못하고 중간에 때려치울 거 같은데 말입니다. 하드코어 한 배경이라면 또 모르겠는데, 배경은 정말 아름다운데 난이도는 지랄 같으니.

 

 

 

반복되는 주인공 오리의 사망 ( 보통은 낙사 )에 한 숨 쉬다보면 점점 짜증 게이지가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다음 단계 제작진 욕을 하기 시작. 분노가 솟구쳐서 '때려치우고 만다.' 잠깐 숨을 고르고 '그래도 한 번만 더 해보자.'

 

오늘은 말고 다음날. 짜증 -> 분노 -> 그래도 꾸역꾸역 스테이지 클리어. 같은 과정 반복. 저도 잘 모르겠네요. 왜 이렇게 짜증까지 내면서 게임 엔딩을 본 건지 모르겠습니다. 요 며칠간에 닌자 가이덴 2 등 어려운 게임을 계속해서 그런가?

 

 

이 그림에 절대 속으면 안된다.

 

 

 

오리가 정말 쉽지 않다고 느끼는 구조.

1. 실수를 허용하지 않는 자비 없는 칼 타이밍과 숙달된 조작을 요구한다는 점.

2.  보통. 이 정도 했으면 끝났겠지 예상하지만. '힝! 속았지?' 뒤통수 한 번 때리기 변태식 구성.

3. 편리함과 고통을 동시에 주는 기가 막힌 세이브 방식. 어디서나 세이브할 수 있지만 ( 일부 불안정한 스테이지 제외 ) 게이지를 신경 쓰지 않으면 낭패 보는 구조. 없으면 못하죠.

4. 들어갈 때도 고생이지만 나갈 때도 쉽게 보내주지 않는 극악함. ( 좀 그냥 보내주면 안 돼? )

 

600번 죽었다는 사람과 저는 몇 번대일까? 500은 넘지 않았습니다. 440으로 끊었습니다. 좋아해야 하나? 웃긴 게 이 게임은 오리가 몇 번 죽었는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리 죽음 통계를 떡 하니 메뉴에 박아 놓은 거 보면 분명 개발진 중에 변태가 있다니까요.

 

오리는 원래 어려운 게임이라고 말을 하면 할 말은 없습니다. 게임 밸런스 측면을 보자면 좋게 보이지 않습니다. 짧은 플레이 타임을 가리기 위해 도전적인 난이도로 구성을 한 걸로 보입니다. 보통은 대부분의 유저들은 중도 포기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코나미의 이가가 나와 만든 악마성 계승작 블러드 스테인드가 너무 쉽다고 느꼈습니다. 오리를 해보고 난 뒤에 아주 적절한 난이도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조금만 노력을 하면 엔딩을 볼 수 있거든요. 제작진이 열심히 만들어 봐야 플레이어가 도달하지 못하면 무슨 소용입니까?

 

게임 시스템 측면에서도 미니맵이 없이 일일이 메뉴 버튼을 눌러서 확인을 해야 하는 게 불편합니다. 워프 존 간의 거리가 너무 멀기도 하고요. 전체적으로 아름다운 배경과 대조적으로 플레이어를 배려하는 게임은 아닙니다. '어! 한 번 할 테면 해봐.' 말하는 매우 도전적인 게임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iFAf0-EsuZ4&feature=emb_title

Ori and the Blind Forest OST 제작 과정. 음악은 참 좋다.

 

 

3. 나이가 들면 인내심이 줄어드는 거 같다. 정말로.

 

엔딩까지 플레이 시간은 한 10시간 정도. 다시 확인하니 9시간이 채 안됩니다. 분명 오래 걸리는 게임은 아닙니다. 왜 이렇게 힘들게 느껴지는 것일까? 얼마 전 클리어한 <용과 같이 제로>는 엔딩까지 가는데 40간 걸렸지만 오리가 훨씬 힘들게 느껴집니다. 오리를 해보고 이렇게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어렵지 않은데요?' 더 어렸다면 이 처럼 생각하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의 뇌에서 인내심이 없어짐을 깨닫고 있는 것이. 게임하다 중간에서 막히는 부분이 그렇게도 짜증 납니다. 길을 잃고 다시 찾는 게 즐거운 과정으로 느껴진다면 젊은 게 아닐까? 라떼도 그런 감정이 있었지. 누군가는 도전적으로 느꼈을 수 있지만 저에게는 오버를 하자면 지옥 같은 짜증으로 다가온 오리와 눈먼 숲이었습니다.

 

 

'무엇하러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게임을 하나?' 정신건강을 생각한다면 이런 게임 하지 말자고 느꼈습니다. 분명 게임을 하고 나면 즐거워야 하는데. 클어를 해도 찝찝함만 남는 건 뭐지...  감정적인 글이라 신뢰할 수 있는 게임 리뷰인지 모르겠습니다. 게임 내내 고통을 받았다는 느낌밖에 없어서 평가 못하고 점수는 생략합니다. 그래도 한 줄로 평가를 하자면 아름다운 꽃에 날카로운 가시가 박혀있던 게임 <오라와 눈먼 숲>이었습니다.

자비없는 마지막 스테이지

짜증을 내면서 기어코 클리어! 끝내고 나서야 마지막 인지도 몰랐습니다. 그래도 '이제 끝났구나' 안도하고 긴장을 풀었을 때. 굿 타이밍입니다. 찌잉잉~~~~ 소리를 내며 엑스박스 다운! ( 정신 차려? 3d 게임도 아닌데 왜 다운이 되는데?)  게임이 열 받게 하더니 엑스박스까지 저를 엿을 먹이네요. 짜증과 분노에 찬 채 다시 플레이 클리어했습니다. 나는 대체 왜 게임을 하는 걸까? 묻습니다.

반응형
댓글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