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부산을 보다

휴가시즌이 끝난 해운대. 어라! 한산하잖아

네그나 2017. 8. 13. 22:05


모름지기 여름이라면 몸에 물칠을 해줘야 잘 보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래 저래 하다보니 기회가 없었습니다. 멀리 나가지도 못할 상황. 가까운 바다나 갔다 왔습니다. 바다가 가깝다. 부산의 장점 중 하나입니다.


전통적으로 ( 제 기준) 물놀이하러 송정으로 갔습니다. 사람도 없고, 파도도 제법 거세서 튜브타고 두둥실 떠내려 가는 재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는 해운대로 갔습니다.


한번쯤 들어봤을만한 질문. "부산 사람들은 해운대 안간다는데 사실인가요?" 사실 해운대 가기는 가죠. 산책으로 종종 가고 물놀이하러 잘 안가서 그렇지. 물놀이 하러는 가까운 바다를 가지 않죠. 멀리 갑니다. 제 친구는 이번 여름 부산에 내려와서 배내골로 갔더군요. 거기도 참 괜찮았죠.


오늘 아침 밖을 바라보았을 때, 갈지 말지 고민을 했습니다. 구름이 잔뜩 있어서 물놀이 하기에는 마땅치 않은 날씨. 그래도 칼을 뽑았으니 무우라도 썰 심정으로 가기는 갔는데. 이번에는 바람이. 오늘 물놀이 못하나? 했지만 정오 무렵에는 날도 개이고 햇빛도 내리 쬐여 꽤 더웠습니다.

해운대 해수욕장 엘시티 해변


날씨가 다행이 개였습니다. 불뚝 솟아난 엘시티 저거 정말 꼴보기 싫습니다.


해운대 해수욕장 튜브



해운대일행 아님

파라솔 빌렸습니다. 대여료는 8,000원. 물론 튜브도 빌리고 없으면 재미가 없으니까. 여름마다 쏠쏠한 벌이가 되겠다 싶습니다. 이에 대해서 비판적인 의견도 있지만 납득이 가지 않은 가격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사람들에게 해변 관리도 담당을 하겠죠.

물놀이 후 샤워를 해야 하는데, 코인기를 이용할 수도 있고 샤워부스를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한번에 2,000원데. 이게 가장 쏠쏠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해운대 해수욕장

밝아져서 다행


해운대 해수욕장

하지만 곧 다시 구름이 끼고

해운대 해수욕장

오후에는  비행선이 뽈뽈거리며 날아다녔고

해운대 해수욕장


신기! 농심부스도 있네요. 시티카드도 있었습니다. 시티은행은 한국에서 철수하니 마니 하던데.

이벤트를 하는군요.


해운대해운대 끝에는 이런 선착장도 있답니다.

해운대에 놀고 난 후 소감. 역시 송정이 낫다. 해운대는 파도가 너무 약해서 재미가 없어요. 송정에서는 한번에 해변까지 쭈욱 가는데. 해운대는 뭐. 옜다 파도. 수준. 해변 근처에서 놀아야 랜덤하게 큰 파도가 옵니다.


더 문제는 해운대가 수심이 갑자기 깊어집니다. 얼마 가지도 않았는데 푹 들어가고, 튜브에서 꼼지락 거려도 발이 닿지 않습니다. 위기상황이 발생해서 바닷물 드링킹 한 번 했습니다. 짧은 다리를 원망해야 하나. 해운대 바닷물은 정말 짭군요.


휴기시즌이 끝나기는 했지만 해운대가 한산했습니다. 날씨의 영향도 있었겠지만 해운대의 명성이 예전만 못한것은 아닌지. 기사를 보아하니 이번년 해운대 방문객수가 줄어들었다고 하더군요.


국내관광객수 감소를 다룬 기사의 댓글은 항상. 바가지 때문에 해외여행 간다고 주장합니다. 해외여행의 증가는 저가항공의 대중화로 인한 비용 감소와 이게 가장 크다고 생각하는데. 한국에서 어딜가도 색다른 느낌을 받기 힘듭니다. TV에서 늘 보던 풍경과 모습. 거기가 거기 같죠. 한마디로 식상하다는 겁니다.


이게 극복하기 힘든 점입니다. 일상에서 분리된 느낌을 줘야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국내여행은 짧은 일정으로 소화하고 해외여행은 보다 길게 가는 패턴이 보입니다.


체력이 떨어져서 꼬박꼬박 휴식을 해줘야 했습니다. 옜날에는 물에 들어가 있던 시간이 쉬는 시간보다 많았지만 비중이 점점 뒤바뀌고 있습니다. 어른들이 물에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 자고 있던 모습이 이해가 되기도 하고.


파라솔 사이로 치킨과 시원한 맥주 있다고 외치는 사람이 주기적 다녔습니다. 한번 먹어볼까 했는데 양이 적어서 그냥 패스. 쉬고 있는 동안 다른 사람들을 관찰했습니다.


확실히 한국인들은 몸을 가립니다. 일광욕 하는 외국인들(서양인)들은 비키니나 수영복만 입고 있지만 수영복에 티셔츠를 입고 팔을 다가리고 있습니다. 한국인들은 수영복만 입고 있는 사람이 아주 소수입니다. 그러고 보면 '공공의 적'으로 떠오른 래쉬가드가 오히려 한국인의 취향에 맞는게 아닐지. 이 차이가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 노출을 하기 싫어서? 아니면 한국인의 피부가 자외선에 약해서일까? 그도 아니면 다른 사람도 싸매고 있으니 덩달아?


우리 뒤에 있는 파라솔은 부부에 아주 귀여운 여자아이였습니다. 애가 귀여워서 계속 보고 있었는데. 여자는 문신을 하고 있더군요. 아마 헤나겠죠? 지워지는. 젊은사람들의 유행인지 문신(헤나)를 많이 하고 있었습니다. 여기서도 세대차이가 나는 것일까? 난 공짜로 해준다 해도 하고 싶은 생각이 없는데요. 여자도 문신이 있으면 성적 매력이 떨어져 보이고.



그렇지만 시간이 더 지나면 인식이 바뀔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중에 네 딸이 문신하겠다고 하면 너 어떻게 할래?' 라고 친구에게 물었더니 웃으면서 "다리 몽둥이를 부러뜨러야지" 훗날 그런 아버지를 보면서 미래세대는 우리를 아주 답답한 사람으로 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 그렇게 되겠죠. 지금의 우리들이 아버지 세대를 보면서 답답해 하는 것 처럼.



부부가 파라솔을 비우고 새로운 사람들이 왔습니다. 오! 이번에는 외국인 관광객. 중국인이었습니다. 오자마자 치맥을 하네요. 어디서 배웠나?  그 옆에는 컵라면이 먹고 있는 부부. 여행이든 뭐든 한국인은 라면을 먹어야.


가장 한가로워 보이는 건 해변에 턱 누워서 독서 삼매경에 빠져 있는 외국인처자였습니다. 우리는 (나는) 이게 안될까요? 나도 책 읽는 거 좋아하는데. 여행에서 책이 안 읽어질까?


물놀이 후 남은 건 발에 난 상처. 예상 못했는데. 치맥으로 마무리 하며 하루를 잘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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