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세상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ㅣ 모래더미 게임에서 보는 통찰

네그나 2015. 3. 31. 22:40


단순한 모래더미 게임이 우리에게 무엇을 알려줄까?


세상에 큰 충격을 주는 사건들, 예를 들어 전쟁, 지진, 산불, 태풍, 대량멸종, 주가폭락은 어떻게 일어까? 간단한 실험이 힌트를 알려줄 수 있습니다. 모래알을 하나씩 계속 떨어 뜨립니다. 실험이 계속되면 모래알이 모여 넓은 모래산이 되고 점점 높이 쌓이게 됩니다. 예상할 수 있듯이 모래산은 무한정 계속 쌓이지 않습니다. 모래더미가 커지면서 경사가 가팔라지게 되고 나중에는 모래알이 경사면을 타고 조금씩 흘러 내리게 됩니다. 모래산은 커졌다가 줄어들기를 반복합니다.




이 실험을 고안한 물리학자 세명은 모래더미 게임을 컴퓨터로 반복되해서 돌려보았습니다. 모래 더미 하나를 떨어뜨렷을 때, 다음에 일어날 사건은 얼마나 클 것인가?떤 때는 모래알 하나가 구르는 것으로 끝났고, 백 개 또는 천 개가 한꺼번에 구르는 결과를 만들어 내기도 했습니다. 또 어떤 때는 수백만개의 모래알이 한꺼번에 굴러내려서 모대 더미 전체가 무너지는 격변이 일어났습니다. 다음 모래알이 어떤 결과를 일으킬지 알 수 없었고 예측도 불가능했습니다.



pile of sand모래더미에서 세상을 통찰하다




과학자들이 모래실험에서 밝혀낸 사실이 재앙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 물리학자들은 도발적인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이 불안정성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지진, 산불, 태풍, 대량멸정과 같은 구조에 나타는 불안정성과 동일합니다.



임계상태와 멱함수 법칙



모래더미에서 나타나는 과도하게 민감한 상태를 임계 상태(critical state)라고 부릅니다. 임계상태란  두 가지 완전히 다른 조건이 칼날 위에 서 있는것처럼 불안정한 상태를  발합니다. 아주 사소한 원인에도 과도한 반응을 보여 격변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지진을 봅시다. 거의 백년 동안이나 과학자들은 지진을 예보하려고 노력해왔습니다.  지진의 발생주기, 행성과 태양의 배치, 동물들의 행동등 지진 예측에 돌파구를 열었다는 주장들은 조사 과정에서 허점이 드러내 기각되었습니다. 지진 예보는 예측 실패의 무덤으로 이렇다할 발전이 없었습니다.



전세계 지진의 기록을 조사한 결과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A지진이 B 지진보다 에너지를 두배로 방출하면 A지진은 B지진보다 네 배 드물게 일어납니다. 다시 말해서 에너지가 두 배로 되면 지진은 네 배 드물게 일어납니다. 물리학자들은 이 관계를 멱함수 법칙이라고 합니다. 



후쿠시마 원전 누출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 누출. 아무도 이 사건을 예상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 멱함수 분포를 보이는 현상이 도처에 일어나고 있습니다. 냉동된 감자를 벽에다 던지면 여러 조각으로 깨지게 됩니다. 감자가 산산히 조각이 나 골프공만한 것, 앵두만한 것, 콩알이나 포도씨만한 것도 생깁니다. 감자파편의 크기는 어떻게 될까? 그렇습니다. 멱함수 법칙을 따르고 있습니다. 조각의 무게를 두 배로 할 때 마다 그런 크기의 조각의 숫자는 6배로 줄어듭니다.  냉동감자가 부서지는 방식이나 지진이 일어나는 방식이 매우 복잡하고 매번 다르지만 여기에 단순함이 있습니다.




산불의 규모와 크기도 멱함수 분포였습니다. 산불의 피해 면적이 두 배이면 그런 산불은 2.48배 드물게 일어납니다. 산불이 번지는 방식은 엄청나게 복잡하지만 얼마나 큰 산불이 자주 일어날지 보여주는 분포는 단순한 규칙성을 보입니다. 최초의 산불은 자신이 얼마나 커지게 될 지 예측이 불가능합니다. 산불 자신 조차도 미래를 알 수 없습니다.



대량멸종에서도 멱합수 법칙이 일어납니다. 사멸의 숫자가 두 배이면 그러한 사멸은 네 배로 드물어 발생합니다. 멱함수 법칙은 진화에서 발생하는 대량멸종도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는 암시를 줍니다.




인간세계에서 발생하는 멱함수 법칙



어쨋든 멱함수 법칙을 따르는 현상, 자연에서 나타나는 일은 특별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인간세계어서는? 경제에서도 보입니다. 지진 예측처럼 경제에 대한 예측은 형편 없습니다. 무수히 많은 경제학자, 경제기관과 기구들이 예측을 내놓지만 지진예측과 같은 초라한 결과나 나왔습니다.



경제에서 발생하는 지진은 주가 대폭락입니다. 한 예로, 1987년에 일어난 대폭락은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어떤한 징조도 없이 지진과 마찬가지로 예보없이 찾아왔습니다. 분석가들은 사건 발생 후 온갖 불확실한 설명을 내놓았습니다.



대폭락의 가장 신뢰할만한 이론은 포트폴리오 컴퓨터 프로그램이라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이론은 왜 전세계 주가가 동반 하락을 하는지 왜 하락이 멈추는지 설명하지 못합니다. 게다가 1986년부터 87년까지 한결이 시장하락이 불가능한 이유로 포트폴리오 프로그램같은 안전장치가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반대되는 설명했습니다. 스탠다드 & 푸어 500 지수 조사 결과 변동폭이 2배로 커질 대 마다 지수변화가 16배 드물게 일어났습니다. 주가와 상품가격에서도 멱함수 법칙이 작동합니다.



멱함수 법칙에서 변이의 전형적인 값은 없습니다.  갑자기 일어나는 변화에 설명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틀려 보입니다. 직관과 충돌하지만 급격한 지수변동도 일상적인 일에 불과합니다.






어떤 도시는 성장하고 다른 도시는 작게 유지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수도 없는 사회 경제적 원인이 작용했고 역사적이고 지리적인 요인도 작용합니다. 게다가 사람들은 자신들의 의지에 따라 이곳에서 저곳으로 이사를 합니다. 이 도시에도 규칙성이 발견됩니다. 하나의 도시에 대응해서 인구가 절반은 도시가 네개 있습니다. 이것은 전세계에서 나타나는 현상이고 인간세계의 보편적으로 나타는 규칙성입니다. 도시의 성장은 거대한 불안정성 가장자리에 있습니다.



멱함수 법칙에 따르면 산불처럼 한 도시가 얼마나 커질지 처음부터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뉴욕,도쿄가 그렇게 커질 요인은 하나도 없다는 것입니다. 만약 역사를 다시 되돌린다면 어딘가에 대도시가 생기겠지만 거기서도 도시들의 멱함수 법칙은 남아있을겁니다.




어떤 사람들은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이 되는가? 여기에는 출생, 교육기회, 지역, 능력 등이 고려하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설명하겠지만 단순한 규칙성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재산의 절반을 가진 사람들은 네 배로 늘어납니다. 즉, 10억달러를 가진 사람들에 비해 5억 달러를 가진 사람들의 수가 네배 많습니다. 그 아래로 계속 이런 패턴이 이어집니다.



멱함수 법칙은 누가 부자가 될지 가르쳐 주지는 않지만 한 가지 사실은 확실하게 알려줍니다. 모두를 부자로 만들어 주는 시스템은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아마도 영원히..) 누군가 부자가 된다면 누군가는 반드시 거지가 됩니다. 어떻게 보면 슬프고 냉혹한 현실입니다. 만약 모두가 부자가 될거라고 그렇게 떠들고 있다면 무언가 잘 못 돌아가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전쟁 역시 멱함수 법칙을 따르는데 사망자수로 계산해 본 결과 사망자수가 두 배로 늘어날 때 마다 전쟁의 수는 4배로 줄어들었습니다. 인간세계에서 펼쳐지는 재앙과 자연재해가 유사한 형태로 돌아갑니다. 어떻게 인간의 의지가 개입되는 사건에 자연에서 보이는 규칙성이 일어나는 것일까?







불안정한 세상에 대한 이해


과학자들이 보여준 모래더미 게임에서 우리는 무엇을 알 수 있을까? 우리가 사는 세상이 임계상태에 놓여있다는 사실입니다. 다음에 떨어지는 모래알이 어떤 결과를 낼지 알 수 없듯이 사소한 원인으로도 격변이 일어날 수 있는 세계입니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가 어렵지만 임계성이 보여주는 구조는 아주 단순합니다.



세상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저자
마크 뷰캐넌 지음
출판사
지호 | 2004-09-13 출간
카테고리
과학
책소개
21세기의 과학혁명이라 일컬어지는 네트워크 과학의 주요개념들을 ...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어쨋거나  과학으로 확인한 사실은  우리네 삶이 평탄할 수 없다는 아주 평범하고 익히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삶은 불안정하고 굴곡이 있을꺼야'굳이 말해주지 않아도 다 알고 있으나 과학으로 멋지게 표현했습니다.



역사에서는 원숭이에게 물린 상처 요인이 있습니다.


원숭이 두 마리가 있었다. 한 원숭이가 개를 공격했다. 그러자 그 개의 주인이 원숭이를 말렸다. 그것을 본 다른 원숭이가 달려들어 개 주인을 물었다. 이것이 사건의 전부였다. 그런데 원숭이에게 물린 상처가 감염되었다.



1920년에는 항생제가 없었기 때문에 이 남자는 그 감염이 원인이 되어 사망했다. 이것은 분명 비극이었지만 그 남자와 남자 가족을 제외한 다른 사람에게는 별로 중요한 일이 아니었다. 심지어 그 남자는 그리스의 국왕 알렉산더였지만, 이런 사실이 그 사건의 중요성을 부각시키지는 못했다.



왜냐하면 명목적인 통치자였던 알렉산더의 권력은 실질적인 것이 아니라 상징적인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 어떤 이유를 들더라도 갑작스러운 그의 죽음은 정치적으로 사소한 사건일 뿐이었다.



그러나 나비의 날갯짓과 마찬가지로 이 사소한 사건이 터키에서 거대한 회오리바람을 일으켰다. 이 일이 예상치 못한 여당의 선거 패배, 국민투표, 추방되었던 왕의 귀환, 잘못되고 마는 군사적 움직임 등으로 점차 고조되는 사건들의 계기가 되어 결국 약 25만 명이 살해되었다. 후 에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은 이 사건을 두고 "원숭이의 이빨 자국 하나로 인해 25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라고 썼다. <앨빈 토플러와 작별하라 중에서>


이렇게 어이없는 일이 나비의 날개짓이 되어 폭풍우를 몰고 올 수 있습니다.



문득 든 생각. 모래더미에서 얻은 통찰을 연예계에도 적용할 수 있을까? 강남 스타일로 발생한 산사태는 주가 대폭락처럼 세상에서 그저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일까? 그렇다면 강남 스타일의 성공원인을 밝히려는 노력은 무의미할 겁니다.



최근에는 아이돌 그룹 EXID가 난데없이 떳습니다. 원숭이가 사람을 무는 사건과 25만명의 사망의 인과 관계를 예견할 수 없듯이 누군가 올린 직캠 하나가 몇 사람의 운명을 바꾸놓았습니다. 연예계처럼 격변의 가장자리에 서 있는 사람, 산사태를 맞이하는 사람들도 없을 겁니다.  대중의 연예계를 향한 주목도 역시 멱함수 법칙을 따르지 않을까 가설을 제기해 봅니다. 부의 불평등처럼 인기와 명성이 같은 패턴을 보이리라 예상하는데 똑똑한 누군가가 파고 들었으면..



이 현상을 이해한다 하더라도 개인에게 어떠한 답이나 지침을 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서 있는 세계의 복잡함 속에 숨겨진 단숨함이 있고 여기서 얻은 통찰을 바탕으로 한 발자국 더 나아 간다면 인류 역사에 적용이 가능 하거나 불가피한 실수를 줄여 줄지도 모릅니다. 



임계상태니 비평형상태, 멱함수 같은 어려운 단어가 등장 하지만  과학에 관심이 있다면 세상에 돌아가는 현상에 관심이 있다면 아주 재미있게 읽힐 책입니다. 책을 보기가 힘들다면 SBS 스폐셜 '세상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다루었으니 참고하세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