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서울대에서는 누가 A+를 받는가? 공부로 보는 동서양의 차이

네그나 2014. 12. 15. 23:15


서울에 갔을 때 가보았던 장소가 한강, 남산, 경복궁 처럼 유명한 장소였습니다. 시간을 내서  서울대도 구경하러 갔습니다. 서울대가 어떻게 생겼는지는 봐야할거 같아서...  서울대를 얼핏 본 감상은 캠퍼스가 넓었고 기업 이름이 붙은 건물이 많았다. 아주 잠깐 둘러 보면서 느낀 인상은 이 정도 였습니다. 촌놈 인증을 하면서 찍어놓은 사진이 있었는데 지금 그 사진이 어디에 있는지 실종상태입니다.



서울대학교서울대학교 정문





두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서울대는 국내 최고의 인재들이 모이는 학교라 관심의 대상입니다. 매년 수능 시험 결과가 나오면 어려운 가정에서도 교과서를 중심으로 공부해서 서울대에 합격한 이야기가 한 편식 등장합니다. 한국에서 서울대 입학은 가난을 벗어나고 노력을 결실을 보여주는 인간승리의 한 장면이라고 표현됩니다. 보통은 여기까지 서울대에 입학하기 까지의 이야기입니다. 그러면 재학 중일 때는 어떨까?



<서울대에서는 누가 A+를 받는가?> 제목만 놓고 보면 ‘이렇게 공부하면 장학금 받는다’  보다 나은 학점 관리를 제안하는 실용서처럼 보입니다. 학점이 우수한 학생들을 주목하고 있지만 그 목적은 그 다릅니다. 성적인 우수한 서울대 학생들은 어떻게 공부를 하는지. 그렇게 공부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왜 학생들이 그렇게 되었는지 고찰하고 있습니다.



창의력과 성적의 함수. 그들은 어떻게 A+를 받는가?



성적우수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대상자들은 예상치 못한 고백들을 합니다. 자신들의 비판력과 창의성 사고력에는 좋은 점수를 주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창의력과 학점과는 큰 관계가 없다고 말하며 창의력이 뛰어나면 학점이 좋지 않다고 말합니다.



그들이 말하는 A+를 받는 법을 들어보면 수긍할 수 있습니다. 성적 우수자들은 수업시간에 앞자리에 앉으며 무식 하다고 느낄 정도로 필기를 많이 합니다. 교수가 하는 말을 하나도 놓치려 하지 않으려 하고 사소한 농담조차 받아적습니다. 중요한 단어나 키워드 위주의 요약된 필기가 아닌 있는 그대로 다 적는 미련스러운 필기가 가장 성적에 효과적이라고 증언합니다.



수업시간에는 교수의 말을 받아적는 1차 필기를 하고 수업후에는 이를 도식화하는 2차 필기를 합니다. 1차 필기와 2차 필기라는 이중적 필기 방식이 수업내용을 암기하는데 확실하게 도움이 된다고 말합니다.  수업을 끝나면 바로 복습을 하지만 대다수가 예습을 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수업시간에 질문도 하지 않으며 어쩌다 질문을 하더라도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부분에 대한 보충설명을 요구하기 위함이지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서울대에서는 누가 a+를 받는가




시험이나 과제에서 교수와 의견이 자신의 의견이 다를 경우 대다수가 자신의 의견을 포기한다고 답했습니다. 이 답은 개성을 중시할 것 같은 예술대 최우수생들의 경우에는 다르지 않았습니다.  교수와 나의 의견이 다르다면 당연히 나의 의견은 포기해야 한다는 생각, 당연히 교수의 의견이 더 옳을 것이라는 단정, 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더라도 어쨌든 시험이나 과제에서는 교수의 의견을 따라야 고학점을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성적 우수자들이 공유하고 있습니다.


무식하다고 싶을 정도로 필기해요. 무조건 전부 다

예습은 꼭 할 필요가 없는데요.

제 견해보다 학점이 우선이니까요.

학부생이니까 수용적인게 당연하지 않나요?

공부가 좋아서 하는 건 아니죠.


서울대에서는 스펀지 처럼 수업을 복사하고 그대로 복사하는 사람이 우수하게 평가 받습니다.



서울대와 미시간 대학생들의 공부방식



문화를 알고자 할 때 다른 문화권과 비교를 통해서 차이를 인식하면 새로운 관점으로 볼 수 있습니다.  서울대생의 공부 방식은 독특한 것인가? 이 공부 방식이 다른 나라에도 통용될 것인가? 저자는 서울대와 공립 명문대인 미시간대를 비교해 보았습니다.




서울대생과 미시간대생을 비교한 결과, 서울대생은 교수의 가름침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토를 달거나 하지 않고 최대한 그대로 흡수하려고 하는 반면, 미시간대 학생들은 교수와 다른 생각을 하거나 교수를 뛰어 넘으려는 노력을 합니다. 서울대에서의 공부는 교수 중심인 반면, 미시간대에서의 공부는 상대적으로 학생 중심입니다. 이 경향은 두 대학 모두 학년에 올라갈 수록 강화되고 있습니다.




교수의 모든 말을 하나도 빠짐없이 다 적고 이것을 시험 전에 다시 2차 필기로 정리하는 방이 고학점에 유리하다는 사실은 교수의 생각을 최대한 그대로 흡수하고 기억해 내는 것이 평가 기준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미시간대에서는 이런한 전략이 학점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은 평가 기

준이 다르다는 것을 뜻합니다.




팀 프로젝트 수업에서도 두 대학은 차이를 보이는데, 서울대에서는 뚜렷한 목표를 제시하고 명료하게 업무를 분담해서 프로젝트 진행상황을 체계적으로 쳌크하고 분명한 방향을 제시하는 디렉터형 리더를 좋은 리더로 생각합니다. 리더가 팀을 장악하야 강력한 디렉터 쉽을 이끌어 가는 경우에 일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효율적인 리더쉽이라고 평가합니다.




미시간대에서는 팀원이 고루고루 발언하고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배분하고 팀의 의견을 모아 함께 이끌어 나가는 중재자형 ‘코디네이터형 리더’를 좋은 리더라고 생각합니다.




미시간 대학교미시간 대학교




영화야 말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 협력하고 완성하는 팀 프로젝트의 예입니다. 여기서도 동서양의 차이가 있습니다. <라이프 오브 파이>의 감독 이안은 동양과 서양의 감독을 차이를 이렇게 비유했습니다. "동양에서 감독이 왕이라면 할리우드는 대통령이다."



동양에서는 감독이 서양보다 감독의 권한이 강하며 자신이 원하는 바를 쉽게 요구할 수 있습니다. 서양은 감독이 카메라 감독에게 지시할 수 없다는 걸 알았을 때 놀랐는데, 시나리오나 장면을 수정할 경우 감독이 원하는 대로만 이끌 수 없고  다른 사람들에게 타당한 이유를 제시해서 납득시키고 동의를 얻어야 된다고 합니다.




팀프로젝트에 있어서 공정의 기준이 다릅니다. 서울대 학생들은 팀원들 각각의 능력에 맞게 업무가 분담되는 것이 공정하다고 생각하지만 미시간대 학생들은 능력과 무관하게 모든 팀원이 골고루 참여하는 것이 공정하다고 생각합니다. 서울대 학생들에게는 부족한 팀원에게까지 기회를 주느라 최종 결과물의 수준이 떨어지는 것입 불공정한 것이고 미시간대 학생들에게는 뛰어난 팀원만 계속 더 많이 하고 부족한 팀원은 박탈당해 학습 기회의 빈익빈부익빈이 생기는 것이 불공정한 것입니다.




문화가 낳은 공부방식




동양은 집단주의로 대표되고 서양의 개인주의 대표됩니다. 집단주의는 집단의 목적과 이익, 그리고 사회적 규범을 개인적 가치보다 중요시합니다. 이에 반해 개인주의는 개인적 가치과관 행복을 집단의 규범이나 가치보다 중요시합니다.



각 개인에게 기회를 균등하게 주는 것이 공정하다는 미시간대 학생들의 생각과 팀의 성과를 위해 잘하는 사람이 더 많이 기여하는 것이 공정하다는 서울대 학생들의 생각 역시 개인주의와 집단주의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개인주의에서는 개인에게 주어지는 기회의 균등이 더 소중한 것이고 집단주의에서는 개인에게 기회가 덜 주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집단의 목표를 삼고 있는 최종 성과물이 질이 더 중요한 것입니다.(p.191)




동양과 서양의 사고차이동양과 서양의 사고차이를 보여주는 그림. 아래 소년을 보고 서양은 행복하다고 말하고 동양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서양은 무임승차에 대해서도 예민한데 논문을 쓸 때도 기여도가 없으면 지도교수라 하더라도 가차없이 공저자에서 제외됩니다. 느슨한 한국과 다른것입니다.




모르는 것이 있을 때 도움을 구하는 방식에도 차이가 드러납니다. 서울대 학생들은 모르는 문제가 생기면 일단 친구에게 물어보고, 그 다음에 자기가 혼자 해결해 보려고 하는 반면 미국 학생들은 모르는 문제가 생기면 일단 스스로 해결해 보고 정 안되면 그다음에 친구에게 물어봅니다. 도움을 구하기보다 자신이 먼저 해결해 보고자 하는 개인주의적 성향에 따른 행동인 셈입니다.




노트를 빌리는 경우에도 서울대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의 노트를 잘 빌려 보는 경향이 있지만 미시간대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에게 자신의 노트를 잘 빌려주거나 빌려달라고 부탁하지도 않습니다. 나의 노력으로 작성하지 않은 남의 노트를 보고 공부하는 것은 일종의 커닝과같은 부정행위로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동양과 서양의 문화차이는 그룹 내의 참여 다이내믹스(dynamics) 성향에 의해서도 설명됩니다. 연구에 의하면 팀이 구성되었을 때 서양사람들은 처음부터 바로 자신의 의견을 발언하고 남의 의견에 피드백을 보태며 주저없이 참여하지만 동양사람들은 처음에는 일단 눈치를 보고 분위기도 파악하면서 관망하다가 나중에 충분히 친해지고 때가 무르익었다 싶으면 헌식적으로 참여합니다.




무엇이 교육을 이렇게 만들었을까?




모두가 창의성에 관해서 한 마디식 하는 이시대. 암기 위주의 학습을 하는 학생들을 나무랄 수는 없습니다. 학사과정이 어떤 능력을 평가하는지 중요시하는지 알게 된다면  그에 맞출 수 밖에 없습니다. 암기가 중요하고 주어진 문제에서 정답이 찿는게 최선의 방식이라면 그에 따를 수 밖에 없습니다.



책에 설명된 내용은 서울대 최우수 생들의 공부법이 아니라 한국 학생들의 보편적이고 방법입니다.

다른 방식으로 학습하는 학생이 과연 몇 명이 될까?  이 거대한 구조속에서 서 있는 한 개인이 ‘질문하고, 비판적 사고 능력을 키워 나가기란 불가능할지도 모릅니다. 문화의 거대한 파도를 혼자만의 힘으로 극복하라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학생들은 ‘창의력이 없다’고 한탄하는 기성 세대에 불만을 가질 수 밖에 없을겁니다. 하나의 기준에 맞춰 일렬로 세우게 만들어 놓고는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해라.’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를 하라’는 말은 ‘못생긴 미녀’ 처럼 앞 뒤가 맞지 않게 들릴겁니다.




그럼에도 대열에서 이탈하는 사람이 나오기는 하는데 한국사회의 구조를 볼 때, 선천적으로 괴짜 기질을 가지고 있거나 규범과 원칙에 반항하는 아웃사이더 입니다. 현상을 놓고 반대로 질문해야 됩니다. 획일적인 구조, 하나의 기준을 추종하는 나라에서 다른 사고를 하는 사람이 나타나는지. 같은 교육을 받아도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 나온다는 사실에 신기하게 받아 들어야  됩니다.



줄세우기, 획일화 교육이 된데에는 국가가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 너무도 세세하게 정한것도 이유 중 하나라고 필자는 주장합니다. 국가 교육과정에 진도가 있으면 가르치는 내용과 방법이 일치해야 하고 진도를 방해하는 창의적인 질문은 앞 길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어버립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교사와 학교에게 더 많은 자율과 재량을 주어야  변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합니다.



자율, 지시하고 지시받는데 익숙한 한국 사회에서는 익숙치 않은 단어입니다. 공부라는 키워드로 한국을 보았는데 한국 사회가 명과 암이 다 보입니다. 단일한 사고는 합의된 목적(예를 들면 경제성장)높은 교육열을 전파시켰지만 쏠림현상,  다양성 부족을 낳았습니다. 이 현상은 공부 외에 사회, 경제 발전으로 보이는 모습입니다.



서울대에서 A+를 받는 방식과 사회에서 A+ 이라고 평가받는 크 게 다르지 않습니다. 보다 창의적인 사회라면 다양한 방식으로, 자기만의 방식으로 A+를 받겠지만 획일적인 사회에서는 오직 하나의 기준만이 적용됩니다.




한국의 교육 모두를 부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마바를 비롯한 서구의 학자들의 한국의 교육방식으 높게 평가합니다. 오바마 외에도 한국이 교육에서 보이는 높은 성취를 본받다고 말하는 사람은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경제성장과 평균을 높이는데 효과적이었음에는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 이상 나아간다면? 시키는 일은 잘하지만 남이 하지 않은 새로운 길을 걷는일은 적습니다. 다가오는 시대에는 이렇게 할 수 있을까 물으면 쉽게 답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 어떤 능력이 중요하게 여겨질까? 핵심적인 한가지를 선택하라면  질문하는 능력입니다. 인간과 기계와의 공생을 쓴 < 제 2의 기계시대>에서는 기계가 인간을 따라잡기 어려운 능력으로 질문하는 능력을 꼽고 있습니다. 수십년 전에는 인간만이 가진 창의적인 능력이라고 평가받았던 체스 두기는 기계에게 따라잡혔습니다. [각주:1] 자동자를 운전하는 능력 인간 고유의 능력이라고 여겼고 자동화하기 불가능한 분야라고 생각했지만 기술의 발전은 그마저 따라잡았습니다.[각주:2]




구글 무인자동차기계가 점점 똑똑해지는 시대에 인간의 마지노선은 질문하는 능력이 된다?




앞으로 더 인간이 가진 더 많은 능력이 따라 잡힐테고 기계의 도전과 그로인해 발생하는 변화와 실업은 불가피합니다. 앞으로 해야할 일은 좋은 질문을 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역설합니다. 20세가 아는 것인 힘이었다면 21세는 묻는 것이 힘인 시대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의 가장 큰 장점을 말하자면 질문하는 능력일테고 우리에게도 정답이 아닌 문제를 발견해 내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서울대에서는 누가 A+를 받는가

저자
이혜정 지음
출판사
다산에듀 | 2014-10-24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한국의 교육에 새로운 문제를 제기하는 도발적인 연구 프로젝트!많...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서울대 학생들의 공부법에서부터 시작해서 대학의 교육과 한국의 교육방식 더 나아가서 한국사회가 가진 문제로 넓혀서 파악하고 있습니다. 해결법은 패러다임이 변해야 합니다. 교육에서는 집어 넣는 교육에서 꺼내기를, 듣기 보다는 말하기를, 받아들이기 보다는 질문하기를 이것은 우리가 가져왔던 사고와 가치관이 변화기를 요구합니다.

  1. 1997년 러시아의 게리 카스파로프(Garry Kasparov)가 IBM 수퍼컴퓨터 '딥블루(Deep Blue) 체스 대결에서 패배했다. [본문으로]
  2. 구글 무인자동차는 11000km 주행기록을 달성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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