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요즘하는 고민. 책이 읽히지 않는다

네그나 2018. 5. 10. 23:13

왜 일까요? 언제부터인지 책이 참 읽히지 않습니다. FPS게임에서 표적을 조준하듯 독서를 하는 행위는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놈의 집중력이란게. 오랫동안 유지가 안됩니다. 잡생각이 늘었어요. 나이탓일까요? 무언가를 오랫동안 하나를 고민하고 생각하기도 어렵고, 쓸데없는 걱정거리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걱정한다고 해서 해결이 되지도 않을 그 걱정을 계속 합니다.


휴대폰에서 '날 좀 보세요'라고 울리는 알림은 물론이고, 알림이 없으면 스스로 찾아 나섭니다. 이왕 폰을 꺼내 들었으니 지나간 뉴스도 보고 (화제 거리가 뭘까?)  카톡도 확인합니다. 시간 참 잘갑니다. 별다르게 한 일이 없음에도 십여분이 휙 지나갑니다.


책에 가장 큰 방해물은 역시 디지털 기기. 스마트폰입니다. 이 놈 하나면 참 지루하지 않습니다. 잉여거리인 웹서핑만 해도 시간을 태울 수 있습니다. 시간을 태우고 싶은 사람이라면 나무위키 추천합니다. 궁금한거 하나 찾고 꼬리를 물고 다른 항목 찾아 들어가면 한 시간 금방입니다.


장문의 글 읽히지 않음. 이게 뭐 때문일까? 고민을 한 사람이 있습니다. 니콜라스 카의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디지털 기기에 의존할 수록 집중력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진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구글,페이스북, IT 기업들은 우리들에게 화려함으로 포장된 산만함을 선물했습니다.




요즘 학생들은 어떻게 하나 싶습니다. 저 때는 학교에서 공부는 하기 싫다. 그런데 시간을 때워야 한다. 그러면 책이라도 읽었어요. 수업시간에도 선생님 눈을 피해서 책 읽다가 걸리는 놈들도 많았고. 어려운 책은 당연히 읽지 않지만 유행하던 소설을 읽거나 무협지를 수권식 독파하는 인간들이 많았습니다. 지금도 기억나는게, 무협지를 그렇게 읽어 들이던 놈이. 다른 건 못해도 언어영역 하나는 기똥차게 찰했습니다.


지루함을 이기기 위해서 독서라도 했는데. 아마도 요즘 아이들은 스마트폰, 아이패드 가지고 놀겠지요? 이 녀석들만 있으면 몇 시간을 꼼짝도 하지 않는게 가능하지 않을까? 너무 재미있으니까. 대부분 태블렛으로 가지고 인강을 하더라만은. 이 도 대단한 절제력을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동영상 강의를 보는 대신에 고개를 살짝만 돌리면 아주 재미있는 것들이 유혹을 할테니까요.


책을 읽지 않으니까. 생각할 거리도 줄었습니다. 인터넷에 있는 글은 짧은 글이 많고, 대부분이 심심풀이 용도입니다. 그게 아니면 까는 내용입니다.  직장에 대한 불만, 연예인 험담, 정치인의 삽질, 등등 인터넷에 올려지는 글은 부정적인 내용이 많습니다.


<혐오의 미러링>이라는 책에서는 왜 메갈리아가 일베와 거울쌍인지 밝히고 있습니다.  책을 읽고 생각했습니다. 21세기의 심연은 인터넷입니다. 인터넷의 정보의 바다이다 소통의 창구가 될 수도 있지만 생각을 가두어 놓을 수 있는 감옥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어떻게 하면 연결이 될까 보다는 연결이 되지 않을까 고민해야 하는 시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독서가 줄다 보니 새로운 사상과 현상을 다르게 보는 관점도 줄고, 무엇보다 아하! 하는 느낌이 줄었습니다. 책을 읽다 보면 글에 빨려 들어 가면서 '딱! 머리에 꽂히는 순간'이 있거든요. 머리가 트인다는 느낌이랄까. 독서로 느낄 수 있는 쾌감입니다. 마지막으로 느낀게 언제인지도 모르겠어요.


책 읽기가 줄다 보니 생각의 크기도 줄고, 호기심도 줄어서 블로그에 글쓰기도 쉽지 않아요. 글을 쓸려고 키보드 위에 손을 올려 두어도 멍하니 있습니다. 과거에는 이러지는 않았거든요. '하! 이거 쓰면 시간이 많이 걸릴거 같은데... 에이, 귀찮아 다음에 쓰자' 였지. 글을 쓸 땔감이 부족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없어요. 책이 읽히지 않는다. 뉴스 조금 보다 20분이 지나서야. 이걸로 쓰자고 해서 여기까지 온겁니다.


이제는 책을 읽으려면 대단한 투쟁을 해야 합니다. 감각이 차단되는 도서관에 가던지. 하지만 이걸로는 부족합니다. 손에는 여전히 스마트폰이 있으니까요.  도서관에서 보면 책을 펼쳐 놓은채로 폰화면에 빨려 들어가 있는 사람들 많습니다. 아예, 전원을 내려 버립니다. 그리고 폰이 손에 닿지 않게 멀리 떨어뜨려 놓습니다.


스마트폰이 가져다 준 혜택은 이로 말 할 수 없지만, 판도라의 상자처럼 불행도 몰고 왔습니다. 아니 불행이라고 하면 너무 거창하고 불편함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가장 큰 건 이게 아닐까요. 더 이상 사람들이 그저 멍하니 가만히 있지 못한다는 것. 가만히 있음을 견딜 수 없게 되고, 멍하니 창 밖의 거리와 사람들을 바라보지 못하고 픽셀만 응시하는 하는 것. 남는 시간은 무엇이라도 채워 넣어야 한다는 사고일겁니다. 우리는 의지에 의해서 행동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포로의 행동 아닐까?


★ 나 참, 티스토리에 사진 등록이 안되는군요. 왜 이러지?  반드시 올려야 할 사진은 아니지만 글 만 올려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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