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누기

가상화폐 광풍을 보는 시각 : 실체라는 것은 뭘까?

네그나 2018. 1. 12. 23:11

1. 나도 저 판에 뛰어 들었으면 좋겠다.


원래도 핫했지만 법무부 장관이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발언을 하고 난 뒤에 더 화끈해졌습니다. 지난번에는 썻지만 가상화폐에 관해서는


"나도 저판에 한 번 뛰어들어 봤으면" 입니다. 못하는 이유는 소심하고 원체 겁이 많아서요. 내가 뛰어들고 나면 그 뒤로 추락하는 그림이 그리지고, 본인을 어리석음을 또 다시 탓하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그려져서 못하는 것일 뿐입니다.


"이건 투기판이다." 라고 하지만 그 투기판에서도 돈을 벌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면 뛰어들겁니다. 누구는 쉽게 돈을 벌면 안된다고 말합니다.  왜요? 훼손되는 노동의 가치? 솔직해집시다. 누가 노동이 좋아서 아침부터 일어나서 영혼 없는 상태로 회사로 출근하나요. 노동은 원래 싫은겁니다. 힘든건 더더욱이요.




박명수가 항상 하는 말이있습니다. "더울 때 더운 곳에서 일하고, 추울 때 추운곳에서 일한다" 물론 앞에 붙는 문장은 "지금 공부안하면" 추운 겨울 영하의 온도에서 힘들게 일하시는 분들 많은 겁니다. 하지만 그런분들보다 히터 나오는 따뜻한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돈을 더 잘 벌겁니다. 간간히 인터넷 보면서 댓글 한 문장 달 수 있는 여유도 있을테고요.


얼마전에 친구를 만났는데, 지난 회사에 있던 차장은 아무런 일도 하지 않고 그저 회사에서 인터넷만 보다 돈을 받아 간다고 화를 내더군요. 힘들게 돈을 버는 사람도 많지만 편하게 벌어가는 사람. 생각보다 많습니다. 솔직하게 말하면 할 수 있다면 하고 싶은거죠.


자식들 죽어라 공부시키는 이유가 바로 그것 아닙니까? 내 자식만큼은 편한 곳에서 편하게 돈을 벌었으면 좋겠다는 거. 편하게, 더 많이, 잘살고 싶어 하는 욕망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겁니다. 뒤틀린 욕망이랄 수 있지만 욕망 그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2. 누구나 행복한 시간.


행복에 대해서 다양하게 정의할 수 있겠지만 경제적인 상황만 놓고 볼 때, 가장 행복한 시기는 언제일까요? 일본을 보고 있으면 가장 좋았던 시기를 부동산 거품이 일어났을 때를 꼽는 사람이 많습니다. 누구나 돈이 많고 흥청망청 하던 시기. 우리나라도 90년대 초기를 행복한 시기로 꼽는 사람이 있습니다. 돌이켜 봐도 저도, 주위에서도 큰 걱정이 없었던 시기였던것 같습니다.


지금 거품도 그래 보이지 않나요? 서로 얼싸 앉으며 '가즈아'를 외치는 모습이. 행복하죠. 물론 그 끝이 있고 곧 올겁니다. 이 때까지 보여왔던 그 모습으로. 반대로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모두가 행복한 시기'라는 건 거짓이라는 것. 현실에서 행복이라는 건 모두에게 돌아갈 수 없고 누군가는 불행한 상태로 있어야 한다는 냉정한 사실.


잠시나마 거품의 행복에 취하는 건 좋을까요? 나쁠까요?



3. 실체가 없다. 실체라는 건 뭘까?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가 비판받는 이유입니다. 도대체 이게 실체가 있는 것일까? 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실체란게 뭘까 싶습니다.


얼마전에 읽은 <천재들의 대참사>란 책이 있습니다. 제목만 보면 천재들이 실패한 것 같은데. 전직 저널리스트가 유망한 스타트업으로 이직하면서 격은 에피소드를 쓴 책입니다. 그도 입사하고 나서야 자신의 순진함을 깨닫습니다. IT라는 건 거짓 환상을 팔 수 있다는 사실을




체계가 없는 조직 ( 이건 다들 하는 말이라. ) 제품의 연구개발 보다 홍보와 마케팅에 신경을 쓰며, 한 번 쓰고 버리기 쉬운 저임금 노동자를 고용해 성과를 달성하고, 어쨋든 거품속에서 돈 만 벌면 된다는 아무 생각없는 투자자와 적자가 나오든간에 회사를 상장만 시키켠 끝이라는 경영진. 회사 실체도 모른체 '가즈아'를 외치는 매수 보고서. 다시 말하면 실체보다 부풀려 사람들을 현혹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동안 자신이 생각하는 IT 스타트업은


'기발한 아이디어로 소개해 투자를 받고,  연구개발한 제품을 시장에 내놓아서 사회에서 인정을 받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건전하고 청교도적인 윤리.


지난 번에도 적었지만 사람들의 행동이 동화 '벌거벗은 임금님'과 비슷하게 보였습니다. 아무것도 없는데. '자 이것 보세요. 어때요. 멋지죠?' 하며 믿게 만드는. 읽다 보면 저자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된 것 처럼 보였습니다.


회사에서 정이 떨어질때로 떨어져 버린 저자의 말을 100% 다 믿을 수도 없겠지만 평소 보아왔던 IT 이미지와 달라서 흥미로웠습니다. 실리콘밸리. IT가 생각보다, 우리가 보아왔던 모습보다 더 추할 수도 있겠고 금융산업 못지않게 탐욕스러울 수 있을거라는 것. 더 웃긴건. 금융에 종사하는 사람은 자신이 탐욕스러움을 인정하지만. IT종사자들은 자신들이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건방진 생각을 한다는 사실입니다.


한 기업을 실체보다 부풀러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는거나 다른 사람이 사줄거라고 기대하며 투기를 하는 가상화폐투자 별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물론 감시와 규제가 있는 제도권과는 다르다고 하지만 뭐. 근본적으로는요.


3. 피가 필요할지도 몰라. 거품이라는 피가


저 사례를 보고 있자면, IT는 환상을 파는 업계처럼 보입니다. 모든게 다 신기루일까. 그건 아니겠지요. 엄연히 가치를 만들어내고 실체가 있는게 사실이니까. 반대로 보자면 저런 현상이 불가피 하다는 의미입니다. 큰 홈런 한방을 노리는 투자자는 실체보다 부풀리는 없는 옷이 있다는 재단사들을 끌어들이고 다시 대박신화에 홀린 개미들을 끌어들일겁니다.


만약에 말입니다. 투자자와 시장이 완전한 정보를 가지고 있고 냉정하고 현실적으로 판단한다면 투자가 이루어질까요. 성공확률이 1퍼센트도 되지 않을텐데. 투자하는게 정신나간짓이 아닐까요.


미국의 IT 경쟁력을 말할 때. 실리콘 밸리, 우수한 인재, 세계최대 내수 시장과, 군산복합체 등 여러가지를 말할 수 있겠지만. 하나가 거품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라고 봅니다. 이 거품으로 누가 이득을 볼까요? 대부분 이득을 못 볼꺼라고 봅니다. 특히 개미는요. 그 눈먼돈이 들어옴으로써 말도 안되는 투자가 이루어지고 환상이 실체가 됩니다. 한국이 안되는게 이 환상을 유지하는 능력이라고 봅니다.



연어와 곰이 생각납니다. 산란을 위해 올라가는 연어는 곰에게 아주 좋은 먹이감입니다. 올라가는 연어가 워낙 많다 보니 곰에게는 행복한 시간입니다. 곰은 잡은 연어를 대충 먹고 버립니다. 그런데 이 버러진 연어가 숲에서 영양분으로 되돌아 간다고 합니다.


눈먼 돈을 싸들고 가는 투자자는 곰에게 먹히고 영양분이 되어 IT라는 숲을 지켜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자신이 거름이 될 운명을 모른채.


가상화폐는 실체가 없다는 주장을 보며. 생각합니다.  주식이든 코이이든 실체라는 건 뭘까?  실체를 알고서 구입하는 것일까? 안다고 착각하며 구입하는 것일까? 단지. 미디어에 나온 이미지를 실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그 차이를 구분해낼 수 있는가?


4. 뭘까? 이 다음은?


가상화폐 광풍을 보면서. 와! 정말 십년마다 돈 벌 기회가 오는구나 고 느꼈씁니다. 코인으로 피자 한 판 사먹는 걸 보며 '재미있는 에피소드네' 하고 말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누군가는 큰 돈을 벌어들인게 현실이 되었으니까. 수백억이 되었다는 그 사람처럼. 설령 투기라하고 하더라도 말입니다. 물론 내가 코인을 가지고 있다하더라도 참지 못하고 환전해 버렸을 겁니다.


전 이후가 뭘지 궁금합니다. 가상화폐 열풍이 거품이라는 건 다 아는 사실이고 끝이 보일겁니다. 그런데 이 다음이 뭘까요? 가상화폐 투자 열풍이 나비효과로 연쇄적이 파동을 일으킨다던가. 아니면 여기서 파생된 무엇가가 피바다를 뚫고 나와 새로운 싹의 시작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고 한 십년즈음 지나면 그 새로운 게 세상을 주목을 받고 또 이런 말을 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아, 그 때 그거 샀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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