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은 방울방울

90년대 게임잡지 스타들의 인터뷰를 다시 보니

네그나 2017. 11. 12. 19:31

집안에 남아 있는 잡지를 정리하고 있는 중입니다. 옛날 책은 참. 타임머신 같은 느낌입니다. 문득 집어든 책을 펼쳐 보면서 "그때는 그랬지" 현재를 잊은채 잠시 시간 여행을 떠나게 만듭니다. 남아 있는 책은 90년대 왕성하게 활동했던 게임월드입니다. 책이 아주 많았지만 다 정리해 버렸고 남아 있는 책 마저도 정리를 해서 집에서 사라질 겁니다.


기념삼아 남겨둘 책은 창간호 정도. 90년대에는 게임에 한창 빠져있을 때라. 연예인, 연예계에 전혀 관심이 없었습니다. 게임기사가 아니면 읽어 보지도 않고 넘거 버렸는데 지나서 보니 새롭군요.


게임월드 4월호 철이와 미애.

당시 앨범 판매량은 30만장 정도.

<확실히 90년대 앨범 판매의 전성기>


90년대 게임월드 철이와 미애


기자 : 아니. 철이씨 옷에 철판을 달고 다니는 이유가 있나요?

철이 : (음악소리 때문에 시끄러운 점을 감안, 귓속말로 ) 있잖아요. 우리는 신세대거든요. 굳이 목에는 목걸이만 걸어야 될 이유는 없잖아요. 이것도 마찬가지예요. 정해진 형식을 탈피해서 신세대다운 면을 보여 드리기 위해서 이런 시도를 한거예요.


아마도. 90년대를 대표하는 단어를 말하면 신세대가 아닐까. 이제는 신세대라는 단어자체가 아주 촌스럽게 느껴지네요. 프로필을 보니 철이가 1968년, 미애가 1970년 생입니다. 이 둘은 지금은 뭐하려나...?


게임월드 5월호. 모두 잠든 후에 스타덤에 오른 김원준.


90년대 게임월드 김원준


제일기획의 오렌지 파플러 팀에서 신인가수 공모전이 있었는데 그 떄 우연히 선배님 권유로 참가했다가 뽑혀서 가수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연예인이 청소년들의  동경의 대상이 지금에 보면.  200 : 1의 경쟁률은 아무렇지 않게 보이는군요. 직업분야에서도 공무원이 상종가를 칠줄은 몰랐지요. 이 때만 해도 IMF 전이고 한국은 절정의 호황기를 맞고 있었기 때문에. 윤종신이 90년대 IMF 이전의 썰을 푸는 말을 들어봐도 돈이 흘러 넘치던 시절이었다고 합니다. 우리집도 부유하지는 않아도 풍족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 일 이후로 모든게 바뀌어 버렸지만...




게임월드 1992년 12월호. 탤런트 신윤정.

누구인지는 모르겠군요. 연예계에 관심이 없는건 여자 연예인도 같아서.  지금봐도 미인이기는 합니다.  본인을 내성적인 성격이라고 밝히고 있는데. 의외로 연예인들이 내성적인 성격의 소유자들이 많습니다. 철이도 스스로를 내성적이라고 하더군요. 프로필을 보면 1970년생 출신들이 이 시기에 많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90년대 게임월드 신윤정


게임월드 1992년 9월호 탤런트 김찬우


90년대 게임월드 김찬우

MBC 연속극 <사랑이 뭐길래>에 출연. 이름은 몰랐는데. 얼굴을 보니 알아보겠습니다. 평범한 인터뷰를 하는데. 눈에 띄는 건. 형이 어려서 부터 컴퓨터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었고 청계천 상가에서 애플컴퓨터를 구입해 틈나면 컴퓨터와 사는 광이었다고. 그 당시 게임이었던 < 인베이더 >와 < 갤럭시 > 게임을 즐기면서 전자오락을 알게 되었다고. 


집에서 컴퓨터 오락을 할 때면 화면이 온통 외국어로 되어 있어 일일이 사전을 찾아가면서 한다는게 안타깝고 국산게임이 부족한 현실이 아쉽다고.


게임잡지와 인터뷰라서 PC게임이야기를 한 거 같기도 합니다. 90년대 게임하던 사람이라면 사전에서 단어 정도는 찾아봐야.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때문에 일본어를 익힌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었으니. 세상이 좋아져서 웬만한 게임은 한글로 나와주고 있습니다. 국산 게임도 굉장히 많아졌고 블루홀의 배틀그라운드는 PC판 판매량만 2천만자을 달성하는 등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게임월드 1992년 6월호 개그맨 이경규.


90년대 게임월드 이경규

(게임월드 이렇게 재미 있어도 되는 겁니까? ) 이런 립서비스는 지금의 이경규라면 안 할거 같군요. 본인의 캐릭터에 맞게 버럭할 듯.


나른 서른 둘에 쥐띠. 무수한 유행어와 재치있는 유모어(90년대식 단어) 세상을 웃기고 있지만 아직 결혼을 미루고 있는 이경규씨는.


90년대에는 남자는 30살이 넘어가면 노총각 취급했던걸로 기억합니다.  그러고 보면요. 어린 시절에 30대에 접어든 사람들이 대단히 나이가 많아 보였습니다. 연예계에서도 30대에 접어들면 슬슬 일을 접고 다른 길을 걸어갔던 걸로 기억합니다. 30대는 현역이 아닌 은퇴를 생각해야 하는 시기였습니다. 지금도 그렇기는 하겠지만 과거와 비교하면 확실히 수명이 더 늘어났습니다. 30대들이 주도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이제는 아이돌 마저도 꽤 오래가더군요. 은퇴했다가 다시 컴백을 하지 않나.


이경규도 곧 사라질거라고 생각했지만 웬걸 20년 지난 지금 시점에서도 왕성하게 활동하게 있습니다. 본인역량과 자기관리가 뛰어나기도 했겠지만 예전에 비해서는 관대한 시선이 있어 보입니다. 그 나이에 아직도 해? 신선이 다소 누그러졌습니다.



영화 복수혈전 소개하는 걸 보면 영화 홍보차 게임잡지와 인터뷰를 한 모양. 복수혈전은 이경규의 흑역사로 기록이 되지만. 실패에 굴하지 않고 영화에 도전하는 모습을 대단하게 보입니다.



지금의 대부분의 연예인들은 돈을 벌면 건물을 사들이는 투자를 합니다. 이경규는 실패확률이 매우 높은 영화판에 뛰어들고 있으니까요. 본인이 재테크를 하지 않고 투자를 놓친걸 후회하는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사람인 이상 후회는 들기는 할 겁니다. "그 돈 이면..." 하는 생각이 들겁니다.

나이 들어서도 꿈을 유지하는게 그거 정말 대단한 겁니다.


자신의 한계와 차가운 현실을 깨닫고 문을 닫아 버리는 게 압도적 다수입니다. 나이 먹으면 이야기 하는게 다 똑같아요. 주식이야기, 차 이야기, 집이 어떻다더라, 어디가 올랐다 더라. 애가 있으면 육아로 가고. 더 현실적으로는 퇴직하면 어떻게 할까? 뭘로 먹고 살까? 여기서 꿈에 관련된 건 없습니다. 삶이 재미가 없어지는 이유는 꿈꿀 기회가 사라지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행복하려면 꿈을 꾸어야 할까요? 그게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희망으로 작용해 현실을 잊게 만들지도요. 누구나 알다 시피 현실을 바라보는건 참 쉽지 않은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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