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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의 거리 마지막회 후기 : 사람은 어떻게 변하는가?

네그나 2014. 11. 12. 09:00

마무리가 어떻게 될지 궁금해했던 드라마 <유나리 거리>가 50회를 마지막으로 끝을 맺었습니다.  서민 배경으로 사람 냄새가 물씬 풍겼던 드라마였는데 동화적인 엔딩이었습니다. 유나는 대기업 회장 부인으로 새출발한 엄마의 딸로 밝혀졌고  세진실업 회장의 신임을 얻은 창만은 사회적 기업인 '도란도란'을 운영을 맡게 되는 모습은 그동안 드라마가 그려왔던 그림과는 다릅니다. 현실의 어려움 속에 소박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끝내주기를 바랬지만 호박마차와 유리구두가 등장했습니다. 새로운 출발에 판타지는 필요한것인가?



유나의 거리 캐리커쳐




마무리가 다소 아쉬웠지만 유나의 거리가 관통하는 메시지는 변화입니다. 창만은 사회적 기업 '도란도란'을 준비하면서 전직 소매치기 출신들을 직원으로 모으기 시작합니다. 그 중에는 노래방에서 만난 호스트바 출신 민규도 있습니다. 본 봉반장은 정색을 하면서 민규는 안된다고 말합니다.창만은 사람에게 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봉반장은 사람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 아직 세상을 덜 살아봐서 그런거라고 말합니다.




'사람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 봉반장이 소매치기를 단념하게 하려는 창만을 만류하면서 반복했던 말입니다. 다른 사람들도 입을 모아 하는 말입니다. '불가능한 일이다.'  사람들을 변화시킨 인물은? 창만이 때문입니다. 창만이는 아주 특이합니다. 다른 인물들은 양면적인 묘사를 합니다. 좋은 모습을 보이기다가 뒷통수를 치기도 하고 나쁜줄 알았던 사람이 의외의 행동을 합니다. 강준만 교수는 "김운경 작가의 작품을 좋아하는데요, 가장 중요한 이유가 이분 드라마에는 선악이분법이 없어요. 선한 사람도 악하지 않더라도 안 좋은 면도 있고, 안 좋게 말한 사람도 봤더니 선한 면도 있고..."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창만은 비현실적입니다. 매사에 적극적이며 낙천적임에 동시에 정도 많아 힘이 닿는데까지 다른 사람을 도와주려고 애쓰는 인물입니다.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메시지에 창만만큼 적합한 사람도 없습니다. 그는 순수한 희망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한 사람을 바라보는 순정남입니다.




<유나의 거리>를 보면서 생각난게 < 이상한 바다의 나디아>와  <포레스트 검프>입니다. 두 작품다 한 여자만을 바라보는 지고지순한 남자가 등장하는데, 장은 진절머리가 날 정도의 나디아의 짜증을 다 받아주면서도 곁에 있고 포레스트 검프(톰 행크스)는 온갖 일을 겪으면서도 오직 제니(로빈 라이트)만을 생각합니다.그 일편담심들이 닫혀져 있던 마음의 문을 열게 만듭니다. 창만도 유나의 닫히 마음에 지치기도 하지하지만 사랑이란 열쇠로 닫혔던 문을 여는데 성공합니다.




결코 변하지 않을 것 같았던 유나를 변화시킨데에는 창만의 도움이 컸습니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맞는 말입니다. 혼자만이라면 그렇습니다. 스스로의 의지만으로 변화를 일으키기에는 너무 버겁습니다. 우리는 크던 작던 변화를 위한 결심을 하지만 실패로 되돌아 오는 걸 봅니다. 유나가 소매치기를 그만두겠다고 스스로 마음 먹었더라도 그만둘 수 있었을까? 의지만으로는 어렵습니다. 곧 현실의 벽에 부딪혔을테고 격려와 응원이 없으므로 중도에 포기하게 될겁니다. 변화를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손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유나의 거리관심과 보살핌이 있는 이상적인 공동체



드라마의 주요 배경인 다세대 주택은 이상적인 공동체로 묘사됩니다. 어려움이 있을 때 손을 내밀어주고 서로 보살펴주는 마을처럼 묘사됩니다. 요즘처럼 옆 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세상에 보기 어려운 모습입니다.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서 출연 인물들은 변화의 과정을 거칩니다. 가장 큰 변화를 보이는 인물은 한사장(이문식)입니다. 콜라텍 사장인 그는 초반에 쌀쌀맞고 냉정하게 그려지지만 이야기가 전개될 수록 사실은 따뜻한 남자라고 말합니다. 그가 다른 사람들이 없었다면 (특히 도끼 형님)변할 수 있었을까?



유나의 거리보살핌으로 변하는 한사장




많이 기억하는 대사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이 말을 들으면 '왜 사랑이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니?' 묻고 싶습니다. 과학적으로는 사랑의 유효기간이 3년이라고 합니다. 누군가 그런말을 했는데 '우정이 영원하다고 믿으면 깨지기 쉽다' 반면에 우정을 깨지기 쉽다고 생각하면 조심스럽게 대하면서 오랫동안 지켜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랑이든 우정이든 무엇을 영원히 지켜내고 싶다면 깨지기 쉽다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유나의 거리>에서는 '사람이 어떻게 변하니?'라고 끊임없이 묻습니다. '이걸 보라고. 사람은 결코 변하지 않아' 그렇지만 창만이란 존재, 서로 손길을 내밀고 기댈 수 있는 사람을 통해서 '그렇지 않아. 사람은 변화할 수 있어. 변화를 위한 선택의 기회가 없었던 뿐이야'고 답합니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서로의 연대가 있습니다. 다세대 주택의 공동체와 사람들끼리 기대어 있기. 마지막회에 작가가 메시지를 던진 사회적 기업. 재벌기업을 등장시켜서 사회적 기업을 설립하는 이유도 사회적인 차원의 손길과 의무의 필요성을 주장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동화적인 마무리를 끝을 맺었지만 김운경 작가가 인간에 대한 긍정이 많은 것 같습니다. 호스트바 출신 민규가 창만에게 '나 같은 나쁜놈도 인간으로 봐줘서 고맙다'고 말합니다. 인간은 불완전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골치아픈 존재입니다. 쉽지 않겠지만 인간은 애정을 갖고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하는 걸로 들립니다.



'인간을 인간으로 보면 고맙게 보인다.'




유나의 거리

정보
JTBC | 월, 화 21시 40분 | 2014-05-19 ~ 2014-11-11
출연
김옥빈, 이희준, 이문식, 신소율, 정종준
소개
불량한 세상과 진검 승부를 벌리러 나타난 이 시대의 착한 사나이 김창만이 극도로 양심 불량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다세대 주택에...
글쓴이 평점  


그동안 드라마를 보지 않았는데 사람이 50회나 되는 유나의 거리를 다보았습니다.  인내심이 바닥이라 끝까지 볼 수 있는지 몰랐는데 흡입력이 좋아 마지막회까지 보았습니다. 신기한 드라마입니다. 크게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면서도 계속 보게 되었던 이상한 드라마. 캐릭터가 잘 구축되어 있다는 점이 크겠지요. 허투루 쓴 캐릭터가 없었는데 3,000원을 빌리는 장면으로 찬미까지 다시 들여다 보게 만들줄은 몰랐습니다. 세세한 묘사가 이 드라마의 매력입니다.



유나와 창만이는 새로운 출발을 하겠지만 행복으로 끝은 아니겠지요. 그와 그들은 손을 잡으면서도 서도 투닥거리고 폐도 끼치면서 다시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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