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누기

삼성은 갤럭시의 가치를 스스로 떨어뜨리지 않았나?

네그나 2014. 10. 1. 07:00

삼성은 2013년 3분기 10조라는 기록적인 이익을 달성했지만 이후 계속 하락하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에 야심차게 출시한 갤럭시S5는 방수, 심박수 측정,늘어난 배터리 등이 추가되었지만 판매 실적이 부진합니다. 여러 기사를 접해 보면 갤럭시S5는 판매가 이전같지 않은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실적 부진으로 삼성전자 주가도 현재 117만원입니다. 매일경제 신문 기사에는 삼성의 위기를 다음과 같이 진단합니다.


`1등 삼성` 만든 스마트폰 부진…체질개선 골든타임 놓칠라


외부적인 요인

1. 중국 저가폰의 공세

2. 유럽 경기의 부진

3. 과도한 유통 재고



외부보다 더 큰 문제는 내부적인 요인이라고 합니다.


1. 비대한 조직으로 인항 소통 문제

2. 과도한 자신감으로 인해서 가격과 물량 추정 실패

3. 생산과 개발의 불협화음 (불필요한 방수기능)



갤럭시S5성과가 좋지 않은 갤럭시S5



방수기능 추가로 인한 조립과 AS의 어려움을 지적했는데 동감이 가지 않습니다. 애플은 자사 전용인 iOS 사용하고 삼성은 구글이 만드는 안드로이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안드로이드를 삼성만 사용하는게 아니라 LG. 모토로라, HTC를 비롯한 다수의 기업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모두 동일한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므로 차별이 어려우므로 삼성의 하드웨어 집중할 수 밖에 없습니다. S5의 방수기능이 획기적이라고 말할수는 없겠지만 해볼만 시도라고 평가합니다. 오히려 많은 논란을 일으켰던 S5 디자인를 지적하지 않은 점이 의아합니다.  



S5가 공개되고 난 뒤 일부(혹은 많은?)'반창고가 생각나는 디자인' '컨베이어 벨트에서 찍어낸 싸구려 디자인' 이라는 혹평이 나왔습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디자인팀장 장동훈은 "갤럭시S5 뒷면 디자인이 요즘 트렌드" "고급 브랜드들이 많이 채용하는 패턴의 트랜드를 반영했다는 의미" 라면서 갤럭시S5가 명품 디자인이라고  주장했지만 사람들에게 어필하지 못 한 것으로 보입니다. S5의 디자인은 좋게 봐줘서 나쁘지 않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이지  좋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디자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디자인은 개인취향에 따라서 다르게 평가하기 때문에 이 의견이 옳다고만 할 수 없습니다.



비대해진 삼성 조직 내부적인 문제는 외부에서 알 수 없고 시장 상황이 변했습니다. 갤럭시S3까지만 해도 스마트폰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는 시기였습니다. 물이 들어오는 시기에 노를 잘 저었습니다. 지금은 누구나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고 성능도 충분합니다.필요에 의한 새로운 모델 구매는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혁신으로 느껴지던 스마트폰이 일상처럼 느껴지면서 호기심도 많이 줄었습니다. 새로운 모델이 나온다 한들 큰 차이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현재 약정이 끝난 갤럭시S3를 사용하고 있는 중인데 사용에 큰 불편함을 못 느끼고 있습니다. S3를 2년동안 써왔지만 2년 더 사용하더라도 괜찮을것 같습니다. 국내에서는 보조금 단속으로 인한 판매 부진과 곧 시행될 단통법이 제조사에게는 좋지 않은 영향을 주리라 예상합니다.




건재한 아이폰과 약화되는 갤럭시



삼성은 갤럭시S5 판매가 부진하고 영업이익도 떨어지는 가운데, 애플이 발표한 아이폰 6와 아이폰 6 플러스는 출시 3일만에 1,000 만대 판매를 기록함으로써 건재함을  보였습니다.  아이폰 6는 4.7인치로 커진 디스플레이, 애플페이를 비롯한 몇 가지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었지만 그리 대단하지 않습니다. 안드로이드에서 이미 제공되었던 기능이라 새롭게 느껴지지도 않습니다. 그럼에도 아이폰은 왜 그렇게 잘 팔려나갈까?



구글 회장 한 인터뷰에서 에릭 슈미트는 ‘삼성은 이미 지난 해 아이폰 6와 같은 제품을 만들었습니다.’라고 말했는데,  진행자가 삼성 갤럭시를 구입하기 위해 사람들이 긴 줄을 서지는 않는다고 말하자 마땅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아이폰 구버전 사용자들의 교체수요, 강력한 iOS, 충성스러운 고객 등으로 설명할 수 있지만 한 마디로 퉁치자면 '아이폰을 구입하는게 즐겁다'가 아닐까 싶습니다.






똑같은 커피임에도 다른 장소에서 비싼 돈을 주고 마실까? 맛이 좋아서 그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커피 그 자체를 소비하는게 목적이라면 같은 품질을 제공하면서 더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장소를 선택해야 합니다. 스타벅스는 커피라는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는게 아니라고 말합니다. 스타벅스는 경험을 판매한다고 믿고 방문하는 고객들이 커피 가격을 고민하지 않는다고 여깁니다.



아이폰도 스타벅스처럼 비싸게 주고 마시는 커피가 아닐까? 제품 디자인, UX. 앱스토어를 통한 경험이 가격을 고려치 않게 계속 선택하도록 만든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아이폰을 특성을 분해해서 기능은 안드로이드가 앞서 선보였고 디자인은 어떻고 식으로는 설명하는 일은 소용없어 보입니다.




삼성은 갤럭시를 고의적 진부화 시키지 않았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보는게 갤럭시 브랜드가 약화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갤럭시는 당대 최강의 성능으로 독보적인 입지를 누렸지만 하드웨어의 발전과 경쟁기종의 품질 향상으로 예전과 같지 않습니다. 그에 대한 타개책으로 제품수를 늘리는 선택을 했습니다. 삼성은 애플과 달리 하나의 상품만 판매할 수 없습니다. 전략모델에 변종을 추가하는 손쉬운 방법으로 올려 놓았던 브랜드를 깍아내렸습니다.



전략 모델이라고 출시하지만, 시간이 많이 흐르지 않은 시점에 기능이 향상된 새로운 모델을 내놓습니다.갤럭시S4 출시 이후 두달만에 갤럭시S4 LTE-A를 내놓았습니다. S5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신종균 삼성전자 정보기술모바일(IM) 부문 사장은 지난 3월 인터뷰에서 “갤럭시S5 외에 프리미엄 모델을 추가로 내놓을 것이란 기사가 있었는데 잘못된 것이다. 그런 건 없다”고 말면서 업그레이드가 된 후속제품이 출시될 거라는 루머를 일축했습니다.



S5출시 이후에는 석 달만에 디스플레이, AP, 램이 향상된 S5 광대역 LTE-A를 보란듯이 출시했습니다. 스스로 했던 말을 뒤집었습니다. 갤럭시S 시리즈를 조기에 구입한 사람만 뒤통수를 맞은셈입니다.



삼성의 행동은 자동차 기업이 사용했던 고의적 진부화(planned obsolescence, built-in obsolescence) 전략을 생각나게 만듭니다. 이 전략은 특정 제품의 시장 포화상태를 미리 타개하기 위해 기능이나 스타일 등 제품의 일부만을 변형시켜 공격적인 마케팅 정책을 전개하면서 시장에 내놓음으로써 이전의 제품을 일부러 진부하게 만듭니다. 스스로 제품을 깍아내리는 것입니다.



미국 빅3 자동차 기업들이 대공황을 타개하기 만든 고의적 진부화는 자동차 종수를 지나치게 증가시켰고 소비자들의 자동차 보유기간을 줄어들게 만들었습니다. 독일과 일본은 고의적 진부화 전략을 쓰지 않았습니다. 잘먹히던 고의적 진부화 전략은 부메랑으로 되돌아 옵니다. 미국 자동차의 성능 경쟁력을 좀먹어 이후 미국 자동차가 일본과 독일 자동차에 밀리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되었습니다.



폭스바겐 고의적 진부화1959년 독일의 폭스바겐(Volkswagen)은 우리는 고의적 진부화를 믿지 않습니다. 우리는 변화 그 자체를 위해 자동차를 바꾸지 않습니다(We do not believe in planned obsolescence. We don't change a car for the sake of change)"라는 광고 캠페인을 전개했다.



진부화되는 삼성의 제품을 구입하는게 즐거울까? 출시 초기 비싼 가격을 주고 구입했다면 그 만큼의 프리미엄이 있어야 됩니다. 구매자로 하열금 최신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어야 하지만 단 몇달로 줄여버렸습니다. 같은 일이 반복되면 어떻게 될까?  소비자는 바보가 아니므로 가격이 떨어지기를 기다리거나 후속 제품의 출시를 기다릴 겁니다.



삼성이  진부화 시키고 있으니 급하게 구매할 필요가 없습니다. 삼성 제품을 구입하는 일이 즐겁지 않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소비자가 삼성의 충성고객이 될까? 묻는다면 자신있는 답을 내놓기 어려울겁니다.



성능이 추가된 후속 기종 이외에도 갤럭시에는 변종이 많습니다. 액티브. 미니. 네오, 줌. 갤럭시 이름을 사용한 제품들은 갤럭시의 후광을 기댐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지만 좋지 않은 경험을 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갤럭시 변종을 구매하고 실망한 사람 분명히 있을겁니다.



삼성은 다수의 제품을 남발함으로써 갤럭시 브랜드를 스스로 깎아내렸습니다. 삼성은 보급형부터 고급형까지 팔아야 하므로 애플처럼 1년에 한 제품 판매하는 방식을 하지는 못하겠지만 충성 고객을 유지하고 확대는 전략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삼성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 전략 제품을 조기에 출시한다고 하는데 큰 효과 없을겁니다. 애플이 위상이 굳건하고 스마트폰이 가격경쟁으로 돌입한 상황에서 어떻게 하더라도 10조 이익을 내던 시절로 되돌아가지는 않을겁니다. 갤럭시가 빛을 발하고 있는 시점에서 제품수를 늘리기 보다 다른 가치를 만들어낼 방법을 고민해야 할겁니다. 갤럭시를 구입하는게 즐겁다는 느낌을 주지 못한다면 큰 변화는 오지않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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