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금정산 야간 산행기 1 : 인생의 선택과 비슷한 야간산행

네그나 2012. 11. 4. 23:30

난생 처음 말로만 듣던 야간 산행을 해보았습니다. '산에는 햇빛이 짱짱하게 비칠 때 올라가는 것이다.'는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다 이렇게 생각을 할 듯. 말로만 듣던 야간 산행을 직접 해보게 되리라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이번 야간 산행은 늘 그렇듯. 急 만남 急 출발, 무계획, 돌발적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저는'야간에 산에 올라가는 게 아니다.'고 반대했으나 야간 산행을 해봤다는 놈 강력하게 주장해서 결국 올라갔습니다. 목적지는 금정산. 부산에 있는 가장 높은 산입니다. '야간에 금정산이라. 과연 괜찮을지.' 변변한 장비 없이 휴대폰 LED에 의지해서 산에 올라갔습니다. 숲속으로 들어가니 암흑입니다. 나무들에 달빛마져 가려졌습니다. 어둠속을 헤치고 나가야 하니 주간 산행보다 힘이 더 들어갔습니다. 그래도 IT시대라서 스마트폰으로 현 위치를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산에서도 LTE는 터지네요. 한 녀석은 유플러스가 괜찮다고 칭찬을...


야간산행을 머리속에 든 생각이 인생의 선택과 비슷하게 느껴졌습니다. 앞에 어떤 길이 있을지 알 수가 없습니다.산을 올라가면서 중간에 길이 사라지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 때, 결정을 해야했습니다. 다른 길을 찿아 볼까? '무리해서

라도 바위를 타고 올라간 다면 더  빨리 올라갈 수 있는데.' '아니야. 무리하다가 야간에 다치면 대책이 없어.'내려갔다가 다시 돌아갈까? 인생의 선택도 산행과 비슷합니다. 이직,퇴직. 취업, 사업, 진학 같이 인생의 중대한 기로에서 고심을 한 뒤 선택을 합니다. 하지만 내가 한 선택이 미래에 어떤 결과를 낼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그 선택으로 후회를 할 수도 아주 큰 행운이 될 수도 있겠죠.


또 하나 든 생각은, 인간의 조상은 원시시대에 어떻게 살았을까요?  지금 금정산에 있는 위험동물이라고 해봐야 멧돼지 정도인데 과거에는 달랐을 겁니다. 맹수들이 눈을 번득이며 식사 거리를 찿으러 돌아다녔을 겁니다. 야간에는 시야확보가 안되서 더 불리하죠. 인간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집단으로 뭉쳐서 대항하는 방법 밖에 없었을 겁니다. 결국 인간은 살아남아서 맹수들을 차례로 멸종시켰고 야간에 산에 올라가도 안전합니다.



헉헉 거리면서 내려갔다가 올라가기를 반복한 결과. 산 정상은 아니더라도 금정산 능선에 도착했습니다. 야간에 등산한다고 고생을 했지만  그 고생을 부산의 야경이 보상을 해주었습니다. 대륙봉도 괜찮은데 금정산 정상은 더 좋을 듯.


금정산 야간 산행기 : 대륙봉에서 바라본 야경

금정산 대륙봉에서 바라본  야경.

금정산 야간 산행기 : 대륙봉에서 바라본 야경


역시 똑딱이로 야경은 한계가 있습니다.


금정산 야간 산행기


어둠속으로..


금정산 야간 산행기


어둠속에 나 홀로.는 아니였고. 일행과 함께. 하지만 야간에 산에 혼자 있다면 두려움 그 자체일 듯.


금정산 야간 산행기

젠장. 체력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금정산 야간 산행기

야간에는 길을 찿기가 어렵습니다.


금정산 야간 산행기


스마트폰으로 위치 확인.



산을 타고 계속 올라가면 대륙봉입니다. 주간에는 붐볐을 대륙봉이지만 야간에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대륙봉에서 펼쳐진 부산의 야경이 멋집니다.컴팩트 카메라로 야경을 담는데에는 한계가 있군요. 삼각대라도 가져왔다면 더 좋았을 것을. 풀 프레임 카메라를 사용하면 더 멋진 사진이 나오겠지만 아무리 좋은 카메라로 사용한다 한들. 라이브로 보는게 生生한 느낌을 줄 수 없을 겁니다. 대륙봉에서 누워 하늘을 감상하는 것도 아주 좋았습니다. 별이 많이 보였다면 더 좋았을 텐데.


금정산 야간 산행기 : 대봉에서 본 광안대교


저 멀리 광안대교가 보입니다.



처음 야간 산행을 해봤는데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밤이 보여주는 산은 주간의 산과 확실히 다릅니다. 조용함과 고요함. 설레임과 두려움의 교차랄까. 준비만 잘하고 한다면 야간산행도 매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다음에도 할지는 모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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